매월당 시집 제5권 9-5
9 목木 나무
5 송락松絡 소나무 겨우살이
유석차아천만장有石嵯峨千萬丈 높은 바위 솟아 천만 길이나 되고
유송사아삼백척有松楂牙三百尺 소나무처럼 뗏목처럼 삼백 자나 솟아있다.
검극찬천마벽운劍戟攢天磨碧雲 칼과 창이 하늘을 뚫어 푸른 구름에 닿아
삼사장차청사락鬖髿長此靑絲絡 이곳에 푸른 겨우살이 수북이 자라있어라.
직녀초세금견사織女初洗金繭絲 직녀가 고치실을 처음으로 씻어내어
쇄차창벽고송지晒此蒼壁枯松枝 이곳 푸른 벽 마른 소나무 가지에 말리었다.
내명비렴전소거乃命蜚廉轉繅車 바람의 신 비렴에게 명하여 물레를 돌리게 하니
소거무성만상뢰繅車無聲漫相儡 물레는 소리도 없이 아무렇게나 걸려있구나.
직녀하고우피창織女下顧憂彼猖 직녀는 내려다보며 저 미친 짓을 근심하며
노찰화운포간방怒拶和雲拋澗傍 노여워 구름과 마주쳐 골짜기에 던져버린다.
연연간수갱련세涓涓澗水更練洗 졸졸 흐르는 골짝 물에 다시 익혀 씻어
담벽가직운금상淡碧可織雲錦裳 옅은 푸른빛을 구름 비단 치마 짜는구나.
영령여혹상민아英靈如或相憫我 영령의 혹시라도 나를 불쌍히 여긴다면
혜아일량응불방惠我一兩應不妨 내게 한 두 벌을 주어도 무방하리라.
►차아嵯峨 (산이) 높고 험險함.
►삼사鬖髿 머리칼이 더부룩함.
유객유객호동봉有客有客號東峯 손이여, 손이여 호는 동봉이라,
삼사백발다용종鬖髿白髮多龍鍾 백발이 더부룩하여 늙고 병들었네./김시습金時習 <동봉6가東峯六歌>
►견사繭絲 누에고치와 실. 고치에서 뽑은 실. ‘고치 견繭’
►‘쬘 쇄晒’ (볕에)쬐다 (볕에)말리다 (볕이)나다
►비렴蜚廉(?-?) 전설에 나오는 원고遠古 때 사람. 풍백風伯이다. 능히 큰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일설에는 신금神禽으로 몸은 사슴이고 머리는 참새[雀]며 뿔이 있고 뱀 꼬리가 달렸으며,
꽃무늬가 있어 표범을 닮았는데 바람을 불러온다고 한다.
►소거繅車=소사거繅絲車. 거중기擧重機에 장치된 밧줄을 감는 얼레.
►‘꼭두각시 뢰(뇌)儡’
►연연涓涓 (시냇물 따위의)흐름이 가늚. ‘시내 연, 우는 모양 현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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