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5권 10-11
10 화초花草
11 폭포서원瀑布書院 상해당賞海棠 폭포서원에서 해당화를 감상하다.
자괴아위해당숭自怪我爲海棠祟 스스로 의심하는 나를 위해 해당화 모였으나
조모지주부득해朝暮踟躕不得解 아침저녁 망설이며 깨달음을 얻지 못하였네.
록엽점홍뇌살인綠葉點紅惱殺人 푸른 잎과 붉은 점은 사람들을 몹시 괴롭히니
종유천금가능매縱有千金可能買 비록 일천 금이 있다면 사는 것이 가능하겠네.
아조자시척당도我曹自是倜儻徒 나의 무리는 진실로 옳고 기개가 있는 무리라
매향화전기취파每向花前期醉罷 매양 꽃 앞에 나아가 취하여 마치길 기약하네.
불린천금오화마不吝千金五花馬 일천 금에다 다섯 색의 말에 인색하지 않으니
왕왕속사호위해往往俗士呼爲駭 이따금 평범한 사람들을 불러서 놀라게 하네.
금견화선서원중今見花仙書院中 서원 가운데서 신선의 꽃들을 지금 바라보니
요야풍류량소쇄妖冶風流兩瀟洒 아름다운 풍류에 아울러 맑고도 깨끗하구나.
부대박비청향래不待撲鼻淸香來 코를 찌르는 맑은 향기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야사소인흔예사也使騷人欣曳躧 또 시인으로 하여금 신발 끌게 하니 기쁘구나.
정신전재반개시精神全在半開時 정신이 온전히 있어 때마침 반 쯤 피었지만
지공명조풍우파只恐明朝風雨擺 다만 내일 아침 비바람이 흔들어 털까 두렵네.
►해당海棠=해당화海棠花=매괴화玫槐花.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관목.
<해당海棠> 해당화/소동파蘇東坡(1037-1101)
동풍묘묘범숭광東風渺渺泛崇光 봄바람 솔솔 불어 환한 불빛 띄웠는데
향무공몽월전낭香霧空濛月轉廊 향기로운 안개 자욱한 속에 달은 낭하로 돌아든다.
지공야심화수거只恐夜深花睡去 밤 깊으면 꽃이 잠들어 떨어질까 걱정되어
고소은촉조홍장高燒銀燭照紅妝 일부러 긴 촛불 밝혀 붉은 얼굴 비추네.
►‘높을 숭崇’ 높다. 높이다, 높게 하다. 존중尊重하다
►지주踟躕 일을 딱 잘라서 하지 못하고 머뭇거림, 망설임. ‘머뭇거릴지踟’ ‘머뭇거릴 주躕’
►뇌살惱殺 몹시 괴롭힘.
►척당倜儻 뜻이 크고 기개가 있음. ‘기개 있을 척, 어긋나게 뻗을 주倜’ ‘빼어날 당儻’
►오화마五花馬 靑色[청색], 白色[백색] 등의 斑文[반눔]이 있는 말.
갈기를 다듬어 다섯 갈래로 땋아 장식한 말.
►왕왕往往 이따금, 때때로.
►속사俗士 학예나 견식이 뛰어나지 아니한 평범한 선비나 평범한 사람.
►요야妖冶 요야하다, 요염하고 아름답다.
►소쇄瀟洒 맑고 깨끗함.
►소인騷人 시인과 문사.
►‘신 사, 신 새躧’
● 해당海棠/이희승李熙昇
대지 잘린 곳에
바다 펴는 곳에
내 홀로 모래밭에 섯노라
붉은 넋으로 이 몸 태워
계절 속에 그 연기 풍기어
해저 깊이 피어오르는
산호에 혼란한 전설을 캐며
어죽 품고 숙설거리는
유구한 자장가 건져 보려노니
저 창공의 피부 찔러 보려
이 몸에 가시도 기르노니
무수한 모래알의
한없는 얘기로
태고의 정일에 귀가 젖노라
기름진 땅 다른 꽃 맡기고
내 홀로 모래밭에 웃노라.
/시집<박꽃>일조각,1961년(초판, 백양당, 194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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