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5권 10-38
10 화초花草
38 야초野草 들풀
야초부지명野草不知名 들판의 잡초 이름을 알지 못해도
동풍취우생東風吹又生 봄바람이 불어오니 또 살아나네.
몽용미소경蒙茸迷小徑 어린 풀이 나서 좁은 길 흐릿한데
총천요장정蔥蒨繞長程 푸르른 초목이 먼 길을 둘러싸네.
별포상춘의別浦傷春意 이별의 물가에 춘정을 애태우고
지당득구정池塘得句情 못과 방죽에 정이 있는 구절 얻네.
처처화세애萋萋和細靄 우거지니 미미한 아지랑이 응하고
록욕애인행綠縟礙人行 번다한 초록빛 사람 길 방해하네.
들풀은 이름도 모르는 것
동풍만 불면 다시 살아 나오네.
어지러이 난 풀 속 좁은 길이 희미한데
더부룩하게 긴 길을 빙 돌러 있네.
별포別浦에는 봄을 슬퍼하는 마음 서려 있고
지당池塘에는 시귀詩句를 얻은 정일세.
무성하여 고운 아지랑이와 함께 어울렸는데
푸르름 깔려 있어 사람 가는 길 막아 주네.
►야초野草 들에 절로 나는 풀.
►동풍東風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봄바람. 샛바람. '샛'은 동쪽을 의미하며 동쪽에서 부는 바람.
西風 하늬바람 '하늬'는 서쪽을 의미하며 서쪽에서 부는 바람.
南風 마파람 '마'는 남쪽을 의미하며 남쪽에서 부는 바람.
北風 된바람 북쪽에서 부는 차고 강한 바람.
►몽용蒙茸 풀이 어지럽게 난 모양. 物件이 어지러운 模樣. 또는 어지럽게 뛰는 模樣.
►총천蔥蒨 초목이 푸른빛을 띠고 무성한 모양.
►춘의春意 이른 봄에 만물이 피어나는 모습, 춘정.
►지당池塘 못. 넓고 오목하게 팬 땅에 물이 괴어 있는 곳. ‘못 지, 강 이름 타, 제거할 철池’
►처처萋萋 무성하다, 우거지다. 다복하다.
►록욕綠縟 짙푸르고 무성하다.
●야초野草/김구용金九容(1338-1384)
섬섬야초자개화纖纖野草自開花 작고 여린 들풀은 절로 꽃을 피우고
장영여룡수면사檣影如龍水面斜 물에 비친 돛 그림자인양 물에 빗겨있다.
일모매의연저숙日暮每依烟渚宿 날 저물면 언제나 안개 낀 물가에 기대서니
죽림심처유인가竹林深處有人家 대숲 깊은 곳에 사람 사는 집들이 보인다.
►김구용金九容(1338-1384) 고려 후기의 문인. 학자.
본관 안동. 초명 제민齊閔. 자 경지敬之. 호 척약재惕若齋·육우당六友堂.
김방경金方慶의 손자, 묘昴의 아들이다.
공민왕 때 16세로 진사에 합격, 그 뒤 문과에 급제하여
덕녕부주부主簿를 거쳐 민부의랑民部議郞 겸 성균관직강直講이 되었다.
1367년(공민왕 16) 성균관이 중건되자 정몽주鄭夢周·박상충朴尙衷·이숭인李崇仁 등과
성리학을 일으키고 척불숭유의 선봉이 되었다.
친명파로서 1375년(우왕 1) 삼사좌윤으로 있을 때 이숭인·정도전鄭道傳·권근權近 등과 함께
北元에서 온 사신의 영접을 반대하다가 竹州에 유배되었다.
1381년 풀려나와 좌사의대부左司議大夫, 이듬해 대사성 ·전교시판사가 되었다.
명나라와의 외교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던 1384년에 행례사行禮使로서 명나라에 가던 중
요동에서 붙잡혀 난징[南京]으로 압송, 영녕永寧현에서 병사하였다.
사장詞章을 잘하였으며 <동문선>에 8편의 시가 전한다.
문집에 <척약재문집> 저서에 <선수집選粹集><주관육익周官六翼> 등이 있다.
●야초野草 들풀/홍직필洪直弼(1776년 영조52-1852 철종3)
아애야전초我愛野田草 들밭의 풀을 사랑하니
경추자방화經秋自放花 가을이 지나도 저절로 꽃이 피네
무인해유상無人解幽賞 그윽한 감상 아는 사람 없으니
상로호천파霜露護天葩 서리와 이슬이 하늘의 꽃 보호하네.
►홍직필洪直弼(1776년 영조52-1852 철종3)
조선의 학자. 자는 백응伯應, 호는 매산梅山. 시호는 문경文敬. 본관은 남양南陽.
동돈령同敦寧 홍이간洪履簡의 아들.
근재近齋 박윤연朴胤淵에게 배웠으며 젊어서부터 과거엔 뜻이 없고 오직 수양하고 학문에 정진하여 당대의
儒宗이 되었으며 노주老洲 오희상吳熙常ㆍ송환기宋煥箕ㆍ이직보李直輔 등 당대의 賢士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순조가 그 명성을 듣고 돈령부참봉敦寧府參奉을 내린 후 다시 익위사세마翊衛司洗馬를 내렸으며
헌종 조에 벼슬이 올라 집의執義에 이르렀다.
헌종이 죽고 철종이 즉위하자 1851년(철종 2) 대사헌에 발탁, 지돈령ㆍ형조 판서에 올려 주었으나 사퇴하였다.
조선 중기의 우수한 유학자로서 많은 門下를 양성하였지만 그의 뛰어난 점은 문장文章에 있었다.
<매산집梅山集>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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