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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6권 1-7

매월당 시집 제61-7

1 나물

7 관소灌蔬 채소밭에 물 대기

 

소산유인사蕭散遺人事 쓸쓸하고 한가히 사람 일만 남았으니

지표관소원持瓢灌小園 바가지 가지고서 작은 뜰에 물을 주네.

풍과채화락風過菜花落 바람이 지나치니 채소 꽃이 떨어지고

로중우경번露重芋莖飜 이슬이 무거워 토란 줄기가 뒤집히네.

 

지험휴정단地險畦町短 땅이 험하니 밭과 밭두렁은 짧은데다

산심초수번山深草樹繁 산이 깊으니 풀과 나무만 무성하구나.

만년근학포晚年勤學圃 늙은 나이에 채소밭 부지런히 배우며

불시효여번不是效如樊 마땅히 어수선함 배우려는 것 아니라네.

 

적적하여 인생만사 잊어버리고

바가지를 들고 작은 밭에 물을 준다.

바람이 스치자 야채 꽃 떨어지고

이슬이 거듭 내리니 토란 줄기 넘어진다.

 

땅이 험해 밭두둑은 짧고

산이 깊으니 초목이 무성하다네.

늙어서 채소밭 가꾸는 법 배우기를 권하지만

번지처럼 본받으라는 것은 아니라오.

 

►관소灌蔬 푸성귀에 물을 대다.

‘물 댈 관, 세찬 모양 환灌’ 물을 대다. 따르다, 붓다

‘푸성귀 소蔬’ 푸성귀. 낟(곡식의 알) 성기다

 

►소산蕭散 한산하다 흩어져 있다 쓸쓸하고 적적하다 드문드문하다 등의 뜻이다.

►‘밭두둑 휴畦’ 밭두둑, 밭두렁. 지경地境(땅의 가장자리, 경계) 쉰이랑(밭 넓이 단위)

►‘밭두둑 정, 빈터 전町’ 밭두둑, 밭두렁. 밭, 경작지耕作地

 

만년근학포晚年勤學圃 늙은 나이에 채소밭 부지런히 배우며

불시효여번不是效如樊 마땅히 어수선함 배우려는 것 아니라네.

 

미련尾聯과 관련된 이야기가 <論語 子路>편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번지청학가樊遲請學稼 번지가 농사짓는 법을 배우기를 청하니

왈오불여로농曰吾不如老農 공자 왈, “나는 늙은 농부만 같지 못하다.”

 

청학위포請學爲圃 번지가 채소 가꾸는 법 배우기를 청하니

왈오불여노포曰吾不如老圃 공자 왈, “나는 채소 가꾸는 늙은 농부만 못하다.”고 하셨다.

 

번지출樊遲出 자왈子曰 번지가 나가니 공자 왈,

소인재번수야小人哉樊須也 “번지는 소인이구나! 번수여! (수須는 이름이고 지遲는 字)

상호례즉민막감불경上好禮則民莫敢不敬 윗사람이 예를 좋아하면 백성이 감히 공경치 아니 할리 없고

상호의즉민막감불복上好義則民莫敢不服 위에서 의를 좋아하면 백성이 감히 복종하지 않을 리 없으며

 

상호신즉민막감불용정上好信則民莫敢不用情

위에서 믿음을 좋아하면 백성이 감히 實情대로 하지 아니할 리 없을 것이니

 

부여시즉사방지민夫如是則四方之民 이렇게 되면 사방의 백성들이

강부기자이지의襁負其子而至矣 자기 자식을 들쳐 업고 올 것이니

언용가焉用稼 어찌 농사 짓는 것을 쓰겠느냐?”고 하셨다.

 

여기에서 ‘학포번學圃樊’ 또는 ‘학포소인수學圃小人須’라는 성어도 생겼다.

이 시의 尾聯은 위 논어속의 번지처럼 젊은이가

삶의 목표로 채소밭 가꾸기를 배우라는 뜻은 아님을 말하였다.

/네이버 블로그 : 맑은 마음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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