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경起世經 해제
이 경은 대루탄경과 함께 장아함경 四분 세기경世記經의 이역으로 수隨의 문제文帝 개황開皇 五년에서 인수仁壽 四년 사이에 한역된 경으로 수隨의 천축삼장天竺三藏 사나굴다闍那崛多등이 번역하였고 十권 十二품으로 구성되었으며 약 七만三천八백자로 짜여져 있다. 또 이경의 이역으로는 세기인본경世起因本經이 있다.
불교에서는 자신이 일생을 살아가는 의지처인 몸을 정보正報라 하고 이 몸이 생활해 가는데 불면이 없이 갖추어진 물질계의 모든 것을 의보依報라 한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간다.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생태계와 심지어 지구라는 물체까지도 다른 것들과의 상관속에서 서로 보이지 않지만 유기적인 연관을 주고받으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공기며 햇볕이며 구름이며 바람이며 이 어느 것 하나 정보와 의보의 두 가지로서 모두 중생들의 업에 의하여 생성되고 성립되며 쇠퇴하여 파괴되지 않는 것은 없다.
이러한 사상은 세기경世記輕만이 아니라 번역 [異譯]본인 대루탄경大樓炭經과 기세경起世經에도 보인다.
이러한 세계의 성립과 파멸에 관하여 설하게 된 것과 부처님의 말씀이 여러 곳에 수록되어 별역본으로 여러 경인 경우도 많지만 이러한 세기경, 대루탄경, 기세경의 세 권이 현존하고 있다는 것은 예나 이제나 할 것 없이 世界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라 보겠다.
물론 스님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라 불교를 전파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욕구와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어야만 할 당위적인 요구도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불교에서는 언제나 현실에서의 문제를 주로 다루었으며 이 경의 첫 머리에서 세계가 구성된 것을 설명하기에 앞서 수행자가 가져야 할 두 가지 마음가짐에 대하여 언급되어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무릇 집을 나온 사람은 두 가지 법을 행해야 한다.
첫째는 현성의 침묵이요, 둘째는 법어法語를 강론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강당에 모여 있으면서 또한 이와 같이 현성의 침묵과 법어를 강론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이여 !
너희들은 여래가 하늘과 땅, 그리고 모든 三天大天世界까지도 부서지고 이루어져서 이 하나의 부처님 국토를 이루는 것과 중생이 사는 국가와 촌·읍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듣고자 하는가?”
세기경世記經은 장아함경長阿含經의 제4부분에 수록되어 제18권부터 제22권까지 모두 5권이며
염부제주품閻浮提洲品 제1, 울단왈품鬱單曰品 제2, 전륜성왕품轉輪聖王品 제3, 지옥품地獄品 제4,
용조품龍鳥品 제5, 아수륜품阿修倫品 제6, 사천왕품四天王品 제7, 도리천품忉利天品 제8, 삼재품三災品 제9,
전투품戰鬪品 제10, 삼중겁품三中劫品 제11, 세본연품世本緣品 제12로 짜여 있다.
이 세기경은 계빈국罽賓國(펀자브(Punjab 북쪽, 카불Kabul 동쪽에 있던 고대 국가) 삼장三藏인 불타야사佛陀耶舍(Buddayassa)가 낭주凉州의 축불념竺佛念과 함께 후진後奏 홍시弘始 16년(西紀 413)에 왕의 명을 받아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이 장아함경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소승교의 총칭으로 4아함 중에서 비교적 장편을 모은 장아함長阿含으로 현존하는 파알리어 佛典 장부長部(Dīgha Nikāya)에 대응하는 북방에 전하여 온 경전이다.
이 세기경은 한글대장경 장아함부의 제18권에서 22권까지 5권으로 번역되어 115페이지로 수록하고 있다.
또 다른 별역본別譯本인 대루탄경大樓炭經은
1 염부리품閻浮利品 2 울단월품鬱單越品 3 전륜왕품轉輪王品 ①②
4 지옥품地獄品 5 아수라품阿修羅品 6 용조품龍鳥品 7 고선사품高善士品 8 사천왕품四天王品
9 도리천품忉利天品 10 전투품戰鬪品 11 삼소겁품三小劫品 12 재변품災變品 13 천지성품天池成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대루탄경大樓炭經은 서진西晋 혜제惠帝(290∼1306) 때에 서진사문西晋沙門 법립法立과 법거法炬가 함께 한역漢譯한 것으로 약4만6천자로 되어 있다.
한글대장경 아함부에 13품 121페이지로 수록되어 다음의 기세경起世經과 함께 실려 있다.
다른 번역 본[異譯本] 가운데 하나인 기세경起世經은 천 10권이다.
1 염부리품閻浮利品 2 웃타라쿠르품鬱單越洲品 ①② 3 전륜성왕품轉輪聖王品 ①② 4 지옥품地獄品 ①②③
5 여러 용과 금시조품(諸龍金翅鳥品) 6 아수라품阿修羅品 ①② 7 사천왕품四天王品 8 삼십삼천품三十三天品 ①②③
9 전투품戰鬪品 10 겁주품劫住品 11 세주품世柱品 12 최승품最勝品 ①②로 구성되어 있다.
이 기세경은 역시 장아함경의 세기경世記經의 다른 번역본[異譯本]으로 수隨의 문제文帝(581∼604) 개황開皇 5년(서기 585)에서 인수仁壽 4년(서기 604) 사이에 한역된 경으로 수나라 천축삼장天竺三藏 사나굴다闍那崛多(523-600) 등이 번역하였으며 약7만3천 8백자로 짜여져 있다.
또 이 경의 이역으로 세기인본경世起因本經이 있다.
한글대장경에는 아함부에 180페이지로 번역되어 실려 있다.
대루탄경의 염부리품閻浮利品에
“이같이 들었다(聞如是) 한 때 사위성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대비구大比丘들 1천 2백 5십인과 함께 계시었다.”
로 시작한 이 경은 대부분의 경이 “이 같이 나는 들었다(如是我聞)”는 형식과는 약간 달리하고 있다.
이 경은 이어서 이 하늘과 땅이 파괴하는 것은 무엇이며 이루어지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하여 비구들이 강당에 모여서 토론하는 것을 서술한다.
여기에서 강당이란 불교의 전통적인 공부 장소였음을 알 수 있고 부처님 당시부터 이 강당이 설립되어 보존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부처님께서는 삼천대천세계까지도 괴멸하고 이루어져서 하나의 부처님 국토를 이룬다.
이러한 국토 가운데는 수미산의 남쪽에 잠브드비이파(閻浮利)라고 이름하는 세계가 있는데 넓이와 길이가 각각 이상 팔만리이며 북쪽은 넓고 남쪽은 좁다고 설하신다.
이 잠브드비이파에는 큰 나무와 꽃의 못과 큰 코끼리와 용왕이 있다.
또 선주왕수善住王樹라고 하는 큰 나무 밑에 선주라고 하는 코끼리의 왕이
팔천의 코끼리를 거느리고 있으며 나무의 북쪽에는 마나마摩那摩라고 하는 욕지洛池가 있다.
물은 맑고 시원하며 깨끗하여 온갖 빛깔의 연꽃을 피운다.
코끼리 왕 선주는 그의 거느리는 코끼리들과 함께 이 연못에서 논다.”
여기에 나오는 선주善住는 마음을 잘 조절하여 탈육하지 않고 성내지 않으며 어리석어 삿된 생각을 하지 않으며
고요하여 산란하지 않고 맑아 졸립지 않는 마음의 평온한 상태를 비유한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큰 코끼리 왕처럼 언제나 큰 나무 아래에 등을 돌리고 앉아 명상에 잠기곤 했었다.
이 큰 코끼리왕은 바로 부처님 자신에 대한 비유임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산란하여 생각이 흩어지지 않고 혼침하여 막막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수행자는
어떤 것이냐 어느 곳에도 두려움이 없다고 한다.
그처럼 잠브드비이파도 수미산須彌山의 남쪽에 있으며 철금산과 대철위산 중간, 짠물 바다에 있는 大洲이다.
이를 다른 곳에서는 예주穢洲(穢土)·예수성穢樹城이라 번역했는데 염부나무가 번성한 나라라는 뜻이다.
승금주勝金洲·호금토好金土라고도 했는데 이 뜻은 염부단금을 산출하는 나라라는 말이다.
염부수염閻浮樹(Jambu)는 인도에 널리 분포된 교목으로서 학명은 Eugenia Jambolana이다.
잎의 길이는 12∼15cm이고 엽맥葉脈이 가늘고 엽면葉面은 미끄럽고 광택이 있다.
4,5월 경에 누르스름한 작은 꽃이 핀다. 과일은 새알만하고, 익으면 자색이 되고 맛은 떫고 시다.
불교에서는 세간世間, 세계世界로 로가타도라 음역한다.
세간의 뜻에 세世는 천류遷流, 격별隔別의 뜻이고 간間은 간차間差의 뜻이다.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에 천류하는 바가 되면서도 가지가지의 모든 법은 서로 차별하여 섞이지 않는다.
또 세世는 가뢰괴可毁壞 유대치有對治의 뜻이고 간間은 간차의 뜻으로 유루법有漏法은 반드시 나고(生), 머물고(住), 달라지고(異), 소멸(滅)되는 네 가지 과정을 번갈아 가면서 찰나 찰나에 훼손되고 부서지게 된다.
또 번뇌의 더러움이 없는 무루성도無漏聖道의 상대자 된다하여 유대치라고도 한다.
세계世界라 할 때 계界는 방분方分의 뜻이어서 시간적으로 과거, 현재, 미래에 통하여 변화하고 파괴되며 한편 공간적으로 피차, 동서의 구분이 정해져 있어서 서로 뒤섞이지 않음을 말한다.
이러한 세계(世는隔別의 뜻. 界는 種族의 뜻)는 각각 다른 종류가 차별하여 서로 같지 않음을 통틀어 말한다.
이 세계는 영원한가 그렇지 못한가?
지금 밖은 광막한 어둠이거나 밝은 햇볕일 것이다.
어둠에는 빛이, 밝음에는 깜깜한 칠흑이 대치된다.
이러한 상대적인 세계는 결코 완전한 평화와 자유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가 아닌 화합에는 안정과 해탈이 영원으로 트이게 된다.
모든 삼천 대천세계까지도 괴멸하고 이루어져서 이 하나의 부처님 국토를 이룬다./月刊 海印
염부주閻浮州 등의 정세와 삼재三災 그리고 그 뒤에 오는 세계의 갱생更生에 관해 일하고 있는 이 경의 품별品別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一 염부주품閻浮州品
여시아문如是我聞
한 때 바가바의 사바제성안 가리라 石室에 계시었다.
이때 여러 비구들이 식사를 마치고 상설법당常說法堂에 모여 상의하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의 이 중생들이 살고 있는 국토와 천지에서는 무엇이 괴멸하고 있으며 또 무엇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고 문제에 대해서였다. 또 부서져 흩어지고 다시 성립한다면 거기 무엇이 安住하는가 하고 문제에 대해서였다.
이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가서 말씀하셨다.
“저 三千大千世界는 동시에 성립하고 그와 동시에 부서지고 흩어진다.
괴멸과 동시에 다시 이루어지고 성립한 그 곳에 안주함을 얻는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모든 세계가 그와 같고
그와 같은 세계 중에는 수미산 사방에 각각 주洲가 있고 그 주 또한 그와 같다,
수미산 남쪽의 세계를 염부주閻浮州라 한다.
이 주에는 염부라고 하는 큰 나무가 있고 많은 산이 있고 큰 코끼리가 살며 龍王이 산다.
二. 울단월주품鬱單越洲品
이 곳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고 다양한 산들이 있고 그 산에는 온갖 나무들이 있고 이 곳에 사는 백성들은
「나」에 대한 집념이 없고 「나」와 「남」을 분별하지 않으며 다른 三洲에 비해서 가장 뛰어나고 오묘한 곳이다.
三. 전륜성왕품轉輪聖王品
염부주에는 전륜성왕이 출현한다.
그는 자연이 일곱 가지 보물을 갖추어 갖고 왕의 몸은 네 가지 신통력을 갖고 있다.
四. 지옥품地獄品
四대주, 八만의 小洲 그리고 온갖 산과 수미산 이외에 별도로 하나의 산이 있다.
척라라(斫迦羅(鐵圍山)이라고 하며 금강金剛으로 이루어졌다.
이밖에도 하나의 중대철위산重大鐵圍山이 있는데 이 두 산 사이에는 八大地獄이 있고 각각 十六의 작은 지옥이 있다.
五. 제룡금시조품諸龍金翅鳥品
일체의 용 종류와 금시조에는 각각 태난습화胎卵濕化에 의해서 생하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
그리고 금시조는 이 네 가지 용을 잡아먹고 살지만 먹을 수 없는 용이 있다.
그것은 난타용왕難陀龍王 우바난타용왕優波難陀龍王 등이다.
六. 아수라품(阿修羅品)
수미산 동쪽으로 一천 유순由旬을 가면 큰 바다가 있고 그 大海 밑에는 비마질다라아수라왕鞞摩質多羅阿須羅王의 국토와 그가 거처하는 궁전이 있다.
너비와 길이는 八만 유순이며 일곱 겁의 성벽이 처져 있고 이밖에도 다른 여러 아수라의 거처가 있는데 이와 같다.
七. 사천왕품四天王品
수미산의 동쪽에 유건타산由乾陀山이 있다.
그 산 위에는 제두뢰타천왕提頭賴陀天王의 거처하는 성이 있다.
칠보七寶를 가지고 장식하였다.
이 밖에도 남서북 3곳에 각각 천왕이 사는데 그들의 성도 제두뢰타천왕의 성과 같다.
八. 三十三天品
또 수미산의 頂上에는 33천의 궁전이 있다.
그 너비와 길이는 八만 유순이며 일곱 겹의 성벽은 모두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다.
그 성안의 동산은 장엄하여 노닐며 즐기는데 뜻과 같지 않은 점이 조금도 없다.
또 부처님께서는 이 밖의 四洲와 구름과 번개에 관해서도 설한다.
九. 전투품戰鬪品
부처님께서는 「나 옛날 일을 이같이 기억한다」고 하는 형식으로 설한다.
그것은 옛날 諸天과 아수라 사이에 큰 싸움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다.
이때 帝釋은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을 체포하여 다섯 묶음으로 포박하고 아수라왕의 욕설을 용서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제석은 오늘의 世尊 자신임을 설한다.
또 이때 제천과 아수라의 싸움은 군사를 동원하여 싸우기도 하였으나 토론의 싸움을 벌리기도 했음을 설한다.
一0. 겁주품劫住品
세간에는 3가지 中劫이 있다.
하나는 도병刀兵이며 둘은 기근飢饉이며 셋은 질병疾病이다.
도병의 겁에 사는 사람에게는 바른 행(正行)이 없어서 그 수명이 十세를 지나지 않았다.
기근의 겁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는 法行이 없고 법행이 없기 때문에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고 때문에 세간은 기근이 휩쓴다.
질병의 겁에 사는 백성들은 正法을 행하고자 하나 병을 얻어 목숨이 다하면 천상에 태어난다.
一一. 세주품世住品
세간에는 三災가 있다.
一은 화재火災 二는 수재水災 三은 풍재風災이다.
화재 때에는 광음제천光音諸天이 그 화를 면하고 수재 때에는 변정제천遍淨諸天이 그 화를 면하고
풍재 때에는 광과제천廣果諸天이 화를 면한다.
이렇게 삼재로 인하여 세간은 괴멸했다.
一二. 최승품最勝品
세간이 무너져 흩어지고 다시 성립할 때 光音天에서는 그 복이 다한 중생이 있어 下生하여 이 세간에 태어난다.
이때는 태어나는 자 몸이 아름답고 남녀의 구별이 없다.
그러나 땅의 기운이 쏘이고 차츰 곡식을 먹기에 이르러서는 남녀를 구별하게 되고 부부생활을 하게 되며 사람이 늘어나면서 네 가지 종족이 생긴다.
'經 > 장아함경長阿含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루탄경大樓炭經 해제 (2) | 2023.01.20 |
---|---|
제 22권 30. 세기경世紀經 ⑫ 세본연품世本緣品 (0) | 2023.01.19 |
제 22권 30. 세기경世紀經 ⑪ 삼중겁품三中劫品 (1) | 2023.01.19 |
제 21귄 30. 세기경世紀經 ⑩ 전투품戰鬪品 (0) | 2023.01.19 |
제 21귄 30. 세기경世紀經 ⑨ 삼재품三災品 (0) | 2023.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