悟道頌涅槃頌 ⓭
●금오태전金烏太田선사(1896-1968)
오도송悟道頌
투출시방승透出十方昇 시방세계를 철저히 꿰뚫으니
무무무역무無無無亦無 없음과 없음의 없음이 또한 없구나.
개개지차량個個只此兩 낱낱이 모두 그러하기에
멱본역무무覓本亦無無 아무리 뿌리를 찾아보아도 역시 없고 없을 뿐이로다.
►금오 문중 법맥 : 경허 - 만공 - 보월 - 금오 - 월산
보월선사(40卒) 대신 만공 선사에게 받은 전법게
덕숭산맥하德崇山脈下 덕숭산맥 아래
금부무문인今付無文印 지금에 무문인無文印을 부치노니
보월하계수寶月下桂樹 보배 달 비록 계수에서 졌으나
금오철천비金烏徹天飛 금 까마귀 하늘에 사무쳐 나르네.
►덕숭德崇 문중(불국사. 법주사, 금산사, 수덕사)
‘무늬 없는 인을 부친다’ 뜻은
‘비록 지금 세상에는 없지만 보월의 법을 대신 전한다.’
●묵담黙潭선사(1896-1981)
오도송悟道頌
청천벽력명靑天霹靂鳴 푸른 하늘에 뇌성벽력이 울릴 적에
천지파도기天地波濤起 하늘과 땅에 큰 파도가 일어나지만
아즉상안한我卽常安閑 나는 항상 편안하고 한가하여서
료여산화소聊與山花笑 산에 꽃이 피는 것을 바라보네.
열반송涅槃頌
월피법계독존성越彼法界獨尊性 저 법계를 초월한 법성이야
기구생사윤회상豈拘生死輪回相 어찌 생사윤회 상에 걸림이 있으리오.
약인문아래거처若人問我來去處 만일 누가 나의 오고 간 곳을 물으면
운재청천수재병雲在靑天水在甁 구름은 청천에 있고 물은 병에 있다 하겠노라.
●금타벽산金陀碧山(1898-1948)
오도송悟道頌
하단릉첨시진실荷團稜尖是眞實 연잎 둥글고 뾰족한 모서리가 바로 진실이며
풍취우타비환경風吹雨打非幻境 바람 불고 비가 뿌리는 일이 허망한 경계 아니로다.
서접비처생련화絮蝶飛處生蓮花 버들개지 날리는 곳에 연꽃이 피고
추단경면방금광錐端鏡面放金光 송곳 끝과 거울 바닥에서 금빛이 빛나도다.
●전강영신田岡永信선사(1898-1975)
오도송悟道頌
작야삼경월만루昨夜三更月滿樓 어젯밤 삼경에 달빛은 누각에 가득하더니
고가창외로화추古家窓外蘆花秋 고가의 창밖엔 갈대꽃 만발한 가을이로구나.
불조고덕상신명佛祖高德喪神命 부처와 조사도 여기서는 신명을 잃었는데
잔잔류수과교래潺潺流水過橋來 다리 아래 잔잔히 흐르는 물은 多怯을 지나오는구나.
●고암상언古庵祥彦선사(1899-1988)
오도송悟道頌
선정삼매禪定三昧 호중일월壺中日月 선정삼매는 항아리 속 일월 같고
양풍취래凉風吹來 흉중무사胸中無事 시원한 바람 부니 가슴 속엔 일이 없네.
열반송涅槃頌
“나 오늘 가야겠다. 조심해서 살 거라. 인과因果는 분명하니라."
그리고 살며시 눈을 감는 것이었다.
"스님, 스님 한 말씀 해주셔야지요."
스님은 다시 한 번 방안을 둘러보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가야산색방정농迦耶山色方正濃 가야산에 단풍잎이 곱게 물들었으니
시지종비천하추始知從比天下秋 이로부터 천하는 가을이로세.
상강엽락귀근동霜降葉落歸根同 상강이라 낙엽지면 뿌리로 돌아가니
국추망월조허공菊秋望月照虛空 구월의 보름달은 허공에 빛나느니라.
1988년 10월25일 오후8시 고암스님은 세수90, 법납 70으로 열반에 드시었다.
●해안선사海眼禪師(1901-1974) 릉가산楞伽山 내소사來蘇寺 주련柱聯
오도송悟道頌
탁명종낙우죽비鐸鳴鐘落又竹篦 목탁소리 종소리 또한 죽비소리에
봉비은산철벽외鳳飛銀山鐵壁外 봉황은 은산철벽을 넘어 날았다네.
약인문아희소식若人問我喜消息 내게 기쁜 소식을 누가 묻는가.
회승당리만발공會僧堂裏滿鉢供 회승당 안의 만발공양이라 하노라.
열반송涅槃頌
생사부도처生死不到處 생사 없는 곳에
별유일세계別有一世界 따로 한 세계가 있으니
구의방락진垢衣方落盡 :때 묻은 옷이 떨어져 다하면
정시월명시正是月明時 바로 이 달 밝은 때 이니라
1974년 음 3월 9일 세수 74세, 법랍 57세로 입적
●벽안당碧眼堂 법인法印(1901-1987)경북 경주시 내남면 출생
오도송
대도원래무계박大道元來無繫縛 대도는 원래 얽매임이 없으니
현기하처관형성玄機何處關形成 현묘한 기틀 어찌 모양에서 찾으랴
구순마검한상백九旬磨劍寒霜白 구순 안거에 서릿발 같은 지혜의 칼을 가니
격파조관각방행擊罷祖關各方行 조사관을 격파하고 마음대로 노닐리라
열반송涅槃頌
영취편운靈鷲片雲 영축산의 구름
왕환무제往還無際 오고 감에 때(時)가 없네
홀래홀거忽來忽去 홀연히 왔다가니
여시여시如是餘時 때가 이와 같네
●청담靑潭스님(1902-1971)
오도송悟道頌
상래불조둔치한上來佛祖鈍癡漢 예로부터 불조는 어리석기 그지없으니
안득료지자변사安得了知慈邊事 어찌 현학의 이치를 제대로 깨우쳤겠는가?
약인문아하소능若人問我何所能 만약 나에게 능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로방고탑경서방路傍古塔傾西方 길가 고탑이 서쪽으로 기울어졌다 하리.
●정행보월淨行寶月선사(1902-2000)
열반송涅槃頌
여시래여시거혜如是來如是去兮 이와 같이 오고 이와 같이 가나니
백년생애찰나간百年生涯刹那間 백년 생애가 찰나로구나
만리장천일양색萬里長天一樣色 끝없는 하늘은 한 모양이니
청산부동백운류靑山不動白雲流 청산은 의연하고 흰 구름은 유유할세
●이목서운二木瑞雲선사(1903-1995)
열반송涅槃頌
무형고지즉유영無形叩之卽有靈 형상이 없으나 두드리면 곧 신령스러움이 드러나고
삼독화탕과평생三毒火湯過平生 삼독의 화탕지옥에서 한평생을 보냈나니
탈각체로환본향脫却體露還本鄕 이제 몸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한월공산속진인寒月空山屬眞人 차가운 달 빈 산이 진리의 몸이로세
●백봉白峯 김기추金基秋(1908-1985)
오도송悟道頌
홀문종성하처래忽聞鐘聲何處來 홀연忽然히도 들오는 종소리는 어디서 오나
료료장천시오가廖廖長天是吾家 까마득한 하늘이라 내 집안이 分明하네.
일구탄진삼천계一口呑盡三千界 한 입으로 三千界를 고스란히 삼켰더니
수수산산각자명水水山山各自明 물은 물, 산은 산 스스로가 밝더구나.
열반송涅槃頌
白峯居士가 하얀 천 위에 써서 禪院 入口 대나무 長대 위에 걸어둔 當身의 偈頌 ‘最初句’가 涅槃頌이 된 셈이다
무변허공일구래無邊虛空一句來 가없는 虛空에서 한 句節이 이에 오니
안산답지대원경案山踏地大圓鏡 허수아비 땅 밟을 새 크게 둥근 거울이라.
어차막문지견해於此莫問知見解 여기에서 묻지 마라 知見 풀이 가지고는
이삼륙이삼삼구二三六而三三九 二三이라 여섯이요 三三이라 아홉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