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經/禪

悟道頌涅槃頌 ⓮

悟道頌涅槃頌 ⓮

 

●석주당昔珠堂 정일正一(1909-2004)

 

열반송涅槃頌

회고구십육년사回顧九十六年事 96세의 무상한 세월 되돌아보니

유여회주용작담猶如懷珠傭作擔 마치 장자의 아들이 구걸함과 같았네.

일조지득의중보一朝知得衣中寶 보배를 지니고도 품팔이 하였으나

본지풍광고여금本地風光古如今 지금과 옛 모습 조금도 다름이 없네

 

●구산수련九山水蓮선사(1910-1983)

 

오도송悟道頌

심입보현모공리深入普賢毛孔裡 깊이 보현의 터럭 속에 들어가

촉패문수대지한促敗文殊大地閑 문수를 붙잡으니 대지가 한가롭구나.

동지양생송자록冬至陽生松自綠 동짓날에 소나무가 저절로 푸르르니

석인가학과청산石人駕鶴過靑山 돌사람이 학을 타고 청산을 지나가네.

 

열반송涅槃頌

만산상엽홍어이월화滿山霜葉紅於二月花 산 가득한 서리에 붉게 물든 落葉은 二月의 꽃보다 좋고

물물두두대기전창物物頭頭大機全彰 하나하나 萬物의 큰 기틀이 모두 뚜렷하다.

생야공혜사야공生也空兮死也空 삶도 空이요. 죽음도 空이라.

능인해인삼매중미소이서能仁海印三昧中微笑而逝 부처님의 海仁三昧 속에 미소 짓고 가노라.

 

●상월원각上月圓覺(1911-1974)

 

오도송悟道頌

산색고금외山色古今外 산색은 고금을 벗어나 있고

수성유무중水聲有無中 물소리는 유무 가운데 있구나.

일견파만겁一見破萬劫 일견하니 만겁이 무너지고

성공시불모性空是佛母 본성이 공하니 이것이 곧 불모구나.

 

산색은 고금 밖이요,

물소리는 있고 없고 중간이로다.

한 번 보는 것이 만겁을 깨뜨리니

성품 空한 것이 부처님 어머니로다.

 

열반송涅槃頌

제불불출세諸佛不出世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오시지도 않았고

역무유열반亦無有涅槃 또한 열반에 드신 적도 없다.

사생본공적死生本空寂 생사가 본래 텅 비었으니

영허일월륜盈虛一月輪 차고 기우는 것은 달이 한 바퀴 도는 것이로다.

 

●향곡혜림香谷惠林선사(1912-1978)

 

오도송悟道頌

홀견량수전체활忽見兩手全體活 홀연히 두 손을 보고 전체가 드러났네.

삼세불조안중화三世佛祖眼中花 삼세의 佛祖들은 눈 가운데 꽃이로다.

천경만화시하물千經萬話是何物 숱한 경전과 이야기들은 이 무슨 물건인가?

종차불조총상신從此佛祖總喪身 이로 쫓아 부처와 조사가 상신 실명하였구나.

 

봉암일소천고희鳳岩一笑千古喜 봉암의 한 번 웃음 천고의 기쁨이요

희양수곡만겁한曦陽數曲萬劫閑 희양산 몇 곡조는 만겁에 한가롭다.

래년경유일륜월來年更有一輪月 내년에도 둥근 달은 다시 있겠지

금풍취처학려신金風吹處鶴唳新 금풍이 부는 곳에 학의 울음 새롭구나.

 

열반송涅槃頌

목인영상취옥적木人嶺上吹玉笛 목인은 잿마루에서 옥피리를 불고

석녀계변역작무石女溪邊亦作舞 석녀는 시냇가에서 춤을 추네

위음나반진일보威音那畔進一步 위음왕불 이전으로 한 걸음 나아가니

역겁불매상수용歷劫不昧常受用 역겁에 불매하고 언제나 수용하리.

 

●성철性徹스님(1912-1993)

 

►出家詩

미천대업홍로설彌天大業紅爐雪 하늘에 넘치는 큰일들은 붉은 화롯불에 한 점의 눈송이요

과해웅기혁일로跨海雄基赫日路 바다를 덮는 큰 기틀이라도 밝은 햇볕에 한 방울 이슬일세.

수인감사편시몽誰人甘死片時夢 그 누가 잠깐의 꿈속 세상에 꿈을 꾸며 살다가 죽어 가랴

초연독보만고진超然獨步萬古眞 만고의 진리를 향해 초연히 나 홀로 걸어가노라.

 

►悟道頌(29세)

황하서류곤륜정黃河西流崑崙頂 황하수 곤륜산 정상으로 거꾸로 흐르니

일월무광대지침日月無光大地沈 해와 달은 빛을 잃고 땅은 꺼지는 도다

거연일소회수립遽然一笑回首立 문득 한번 웃고 머리를 돌려 서니

청산의구백설중靑山依舊白雪中 청산은 예대로 흰구름 속에 섰네.

 

►涅槃頌(1993)

생평기광남여군生平欺狂男女群 일생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미천죄업과수미彌天罪業過須彌 하늘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

활함아비한만단活陷阿鼻恨萬端 산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데

일륜토홍괘벽산一輪吐紅掛碧山 둥근 한 수레바퀴 붉음을 내뿜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

 

►종정 취임시 법어(1981)

卍 원각圓覺이 보조普照하니

적寂과 멸滅이 둘이 아니라

보이는 만물은 관음觀音이요

들리는 소리는 묘음妙音이라

보고 듣는 이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니

아아, 시회대중示會大衆은 알겠는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부처님의 원만한 깨달음이 사방에 두루 비추니

고요한 상태는 사라지며 없어지는 것은 둘이 아니며

보이는 온갖 세상은 관세음보살의 자비요

들리는 소리는 매우 아름답고 훌륭한 소리인지라

보고 듣는 이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니

여기에 모인 법우님들은 알겠는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 것을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로다.

산은 물이요. 물은 산이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서옹상순西翁尙純선사(1912-2003)

 

오도송悟道頌

상왕빈신사자후象王嚬呻獅子吼 상왕은 위엄 떨치고 사자는 울부짖는다.

섬전광중변사정閃電光中辨邪正 번쩍이는 번갯불 가운데서 사와 정을(邪正) 분별하도다.

청풍름름불건곤淸風凜凜拂乾坤 맑은 바람이 늠름하여 하늘과 땅을 떨치는데

도기백악출중관倒騎白岳出重關 백악산을 거꾸로 타고 겹겹의 관문을 벗어나도다.

 

열반송涅槃頌

임제일갈실정안臨濟一喝失正眼 임제 스님의 한 번의 할은 바른 눈을 잃어버리고

덕산일방별전단德山一榜別傳斷 덕산 스님의 한 번의 몽둥이질은 교외별전이 끊어지도다.

임마래임마거恁摩來恁摩去 이렇게 와서 이렇게 가니

백학고봉월륜만白鶴高峯月輪滿 백학의 높은 봉에 다 바퀴가 가득하도다.

 

운문일영무인지雲門日永無人至 운문에 해는 긴데 이르는 사람 없고

백암산정설분분白巖山頂雪紛紛 백운 산정에 눈이 분분하네

(유유잔춘반락화猶有殘春半落花 아직 남은 봄에 꽃은 반쯤 떨어졌네)

일비백학천년적一飛白鶴千年寂 한 번 백학이 나으니 천년 동안 고요하고

세세송풍송자하細細松風送紫霞 솔솔 부는 솔바람 붉은 노을을 보낸다.

 

●향곡혜림香谷蕙林(1913-1979)

 

오도송悟道頌

홀견양수전체활忽見兩手全體活 홀연히 두 손을 보고 전체가 드러나니

삼세불조안중화三世佛祖眼中花 삼세의 불조가 다 눈 속의 꽃이로다.

천경만론시하물千經萬論是何物 수많은 경전과 법문이 다 무슨 물건인가

종차불조총상신從此佛祖總喪身 이를 좇아 불조가 다 몸을 잃었도다.

 

​봉암일소천고희​鳳岩一笑千古喜 봉암의 한 웃음은 천고의 기쁨이요

희양수곡만겁한曦陽數谷萬劫閑 희양의 골짜기는 영원토록 한가롭네

내년갱유일륜월來年更有一輪月 수레바퀴 둥근 달은 내년에도 다시 있겠지

금풍취처학려신金風吹處鶴唳新 금풍이 부는 곳에 학의 울음이 새롭구나

 

열반송涅槃頌

목인령상취옥적木人嶺上吹玉笛 나무 사람은 고갯마루에서 옥피리를 불고

석녀계변역작무石女溪邊亦作舞 돌 여인은 시냇가에서 춤을 추네

위음나반진일보威音那畔進一步 위음나반으로 한 걸음 나아가니

역겁불매상수용曆劫不昧常受用 영원히 밝고 밝아 언제나 수용하리

 

►1947년 성철스님으로부터

다 죽은 사람을 다시 죽여야 활인을 볼 것이요,

다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야 참으로 죽은 사람을 볼 것인데,

그 뜻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무심 삼매에 들어가 21일 동안 침식을 잊고 정진하다

마침내 확철대오(단박에 크게 깨침)의 경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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