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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1권 3-20

매월당 시집 제1권 3-20

3 술회述懷

 

20 만성漫成 뜻 없이 짓다

 

로대장하적老大將何適 늙은 뒤에는 장차 어디로 가려는가?

소연일실공翛然一室空 훤하게 방 하나 비어 있구나.

갱무형물역更無形物役 물질의 노예 됨이 다시는 없고

유유주인공唯有主人公 꿋꿋한 주인공만 있을 뿐일세.

 

월상신이오月上辛夷塢 개나리꽃 핀 언덕엔 달이 떠오르고

풍래고죽총風來苦竹叢 가는 대 포기에 바람이 부네.

타공음부진拖筇吟不盡 지팡이 끌고서 노래 그치지 않는데

화영소루동花影小樓東 작은 다락 동쪽에 꽃 그림자 지네.

 

 

만성漫成 우연히 짓다

늙어지면 어디로 가야하나

소연히 방 하나 비어있구나

물질에 얽매이는 일 다시 없고

오직 눈앞에 주인만 있을 뿐

 

개나리 언덕에 달 떠오르고

어려운 대숲에 바람이 분다

지팡이 끌면서 끝없이 노래하고

작은 누대 동쪽에 꽃 그림자 인다

 

 

►신이辛夷 개나리의 잘못. 물푸레나뭇과의 낙엽활엽관목落葉闊葉灌木.

‘매울 신辛’ ‘오랑캐 이夷’

 

►둑 오塢 제방堤防. 마을. 보루堡壘(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튼튼하게 쌓은 구축물)

►타공拖筇 질질 끌다

‘끌 타拖’ 끌다. 끌어당기다. 마음대로 내버려 두다

‘대 이름 공筇’ 공죽筇竹(지팡이를 만드는 대) 지팡이

 

 

●만성漫成 부질없이 읊다/오숙

세로유다난世路猶多難 세상 길 어려움이 많나니

오생가면우吾生可免憂 내 생애인들 어찌 근심을 면할까.

소렴사일조疏簾斜日照 듬성한 발에 지는 햇살 비치고

만초소정유蔓草小庭幽 덩굴 풀은 작은 뜰에 그윽하다.

 

서질수능검書秩誰能撿 책들은 누가 능히 살피며

금현역자휴琴弦亦自休 거문고 줄도 스스로 쉬는구나.

의란잉곤수倚闌仍困睡 난간에 기대니 곤하여 곧 잠들어

권수잠지두拳手暫支頭 주먹 쥔 채로 잠시 턱을 고인다

 

 

만성漫成 편히 짓다/조식曺植(1501-1572)

평생사가허허이平生事可噓噓已 한 평생의 일들에 한숨만 나올 뿐인데

​부세공장골골하浮世功將矻矻何 뜬 구름 같은 세상 부귀공명 힘써 무엇 하나.

​지자귀무여아의​知子貴無如我意 알겠노라, 그대는 귀하여 나 같은 뜻 없음을

나수신상태화과​那須身上太華誇 어찌 몸이 화산에 올라 과시해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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