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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1권 3-50

매월당 시집 제1권 3-50

3 술회述懷

 

50 유거幽居 그윽한 살림

 

송하모재정松下茅齋靜 소나무 아래 띳집이 고요한데

유거사부범幽居思不凡 그윽한 살림에 생각도 범상치 않다.

백년동일지百年同一指 백년도 같은 손가락으로 세고

만사부삼함萬事付三緘 만사萬事는 삼함三緘에 부쳤구나.

 

풍송월계정風送月溪艇 바람은 달 밝은 시내의 작은 배 보내고

운장천가암雲藏天架巖 구름은 하늘의 시렁 바위 감춘다.

소창성독의小窓成獨倚 작은 창에 홀로 기대어 있노라니

산취습청삼山翠濕靑衫 산 푸른 것 청삼靑衫을 적셔 주네.

 

 

유거幽居 그윽하게 살기

 

소나무 아래 초가집은 늘 조용하니

그윽하게 살기로 작정하여 비범하게 선택한 곳이네.

인생 백년은 노래 한가락 같으니

만사에 입놀림을 삼가 하라는 뜻이네.

 

바람이 달밤의 개울에 뜬 배를 떠나보내고

구름은 하늘로 솟은 바위산 뒤로 숨네.

작은 창에 홀로 기대고 있자니

비취색 산색이 푸른 적삼을 적신다오.

 

 

►재계할 재/집 재齋 집家. 서재書齋. 재실齋室

►부범不凡 비범非凡함

 

►일지一指 노랫가락의 하나.

평조와 계면조界面調에 있어서 협종夾鐘과 고선을 기음基音으로 한 조調

 

►삼함三緘 입놀림을 삼감.

몸과 입, 뜻 세 가지를 삼가라는 佛家의 警句로 절의 큰방 뒷벽에 붙여놓는 글

공자가 주周나라 종묘에 들어가 보니 오른쪽 섬돌 앞에 쇠로 사람을 만들고

그 입을 세 번 꿰매어 놓았는데 이것은 말이 화禍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으니

입을 아예 꿰매고 말하지 말라는 교훈이다/<孔子家語 觀周>

 

►가암架巖 깎아지른 높은 바위

 

 

●유거幽居 마음 편히 살면서/위응물韋應物(737-804)

 

귀천수이물貴賤雖異物 귀하고 천한 신분 모두 다르지만

산문개유영山門皆有營 문밖에 나서면 제각기 영리를 추구한다

독무외물견獨無外物牽 나만 홀로 명리에 끌리지 않아

수차유거정遂此幽居情 끝내 이곳에서 한가히 사는 내 마음이라오.

 

미우야래과微雨夜來過 보슬비 밤에 내려 지나갔으니

부지춘초생不知春草生 밖의 풀은 얼마나 자라났을까.

청산홀이서靑山忽已曙 청산엔 벌써 날이 밝아오는데

조작요사명鳥雀繞舍鳴 새들은 집을 둘러싸고 울어 댄다

 

시여도인우時與道人偶 때로는 도사와 만나 짝이 되고

혹수초자행或隨樵者行 때로는 나무꾼 따라 걷기도 한다

자당안건열自當安蹇劣 우둔하고 졸열함이 스스로 편하니

수위박세영誰謂薄世榮 누가 세상 영화를 경멸한다 하더냐

 

 

●유거幽居 한가히 살다/혜심慧諶

분득요산인分得樂山仁 산을 즐기는 사람 인자함을 알아

간산진전신看山眞轉新 산을 바라보니 진정 새로워진다.

안록당재정眼綠當在淨 눈의 푸름은 깨끗함에 있어야

흉차불생진胸次不生塵 가슴 속에는 풍진이 생기지 않아.

 

정소운다사靜笑雲多事 구름이 일 많음을 조용히 웃어주고

한요월작린閑邀月作隣 떠오르는 달이 이웃됨을 한가히 맞는다.

구구이명로區區利名路 구구한 이익과 명예의 길을

치축피하인馳逐彼何人 쫓아 달리는 저 사람들은 누구일까

 

►혜심慧諶(1178-1234) 고려 후기의 승려. 속성은 최崔. 자는 영을永乙. 호는 무의자無衣子.

신종 4년(1201)에 태학에 들어갔으며 보조 국사 밑에서 출가하였다.

저서에 <선문강요禪門綱要><선문염송집> 따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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