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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1권 3-52

매월당 시집 제1권 3-52

3 술회述懷

 

52 우제偶題 우연히 짓다

 

야래풍급지창명夜來風急紙窓鳴 밤 사이에 바람 급하여서 종이 창이 울었는데

한청공계락엽성閑聽空階落葉聲 한가로이 빈 뜰에 낙엽 소리 듣고 있다.

운유기심서성권雲有機心舒成卷 구름은 기심機心있어서 폈다 거뒀다 하는데

월다정서예환명月多情緒翳還明 달은 정서情緖 많아서 가렸다가도 명랑하네.

 

산성추모객초도山城秋暮客初到 산성山城에 가을 깊자 나그네 처음 오고

수국연소주자횡水國煙銷舟自橫 수국水國에 연기 걷혀 배 스스로 떠 있구나.

로아십년무사지老我十年無事地 늙은 나 십년 동안 일 없는 땅이거니

일신종부조공명一身終不釣功名 이 한 몸 끝내 공명은 낚지 않으리.

 

 

우제偶題 우연히 지은 글

 

밤이 오니 거센 바람이 종이창문을 울리고

빈 섬돌에 낙엽 떨어지는 소리를 한가로이 듣는다오.

구름은 무슨 꿍꿍이로 피어났다가는 말려서 흩어지고

달님은 정도 많아서 구름에 숨었다간 금방 밝아진다오.

 

가을날 산성의 해질녘에 나그네가 막 도착해보니

물에는 안개 걷히고 조각배하나 옆으로 떠있네.

늙은 나는 세상과 십년을 등지고 살아서

죽을 때까지 공명은 낚아보지 못할게요,

 

 

►기심機心 기교지심機巧之心.

기회를 보아 움직이는 마음. 거짓이라도 교묘하게 꾸며 만드는 마음.

 

►‘깃 일산 예翳’ 그늘. 방패防牌

 

 

●우제偶題 우연히 짓다/이상은李商隱(812-858)

 

수정한면미취소水亭閑眠微醉消 물가 정자에서 한가한 잠에 술이 깨어

소류해백지상교小榴海柏枝相交 작은 석류나무와 측백나무 가지가 엉겨있다.

수문점상호박침水紋簟上琥珀枕 물결무늬 대자리, 호박으로 만든 베개

방유타채쌍취교傍有墮釵雙翠翹 곁에 떨어진 비녀, 한 쌍의 비취빛 취교 비녀.

 

 

●우제偶題/정포鄭誧(1309-1345)

천지생성기유사天地生成豈有私 천지가 생성됨에 어찌 사사로움이 있었으며

불유거세여연치​不遺巨細與姸蚩 크고 작은 것과 곱고 추한 것을 남기지 않았다

조매지행군휴괴​早梅遲杏君休怪 일찍 핀 매화꽃과 늦게 핀 살구꽃을 이상하게 생각마라

​추국춘란자유시​秋菊春蘭自有時 가을 국화 봄 난초도 저마다 때가 있느니라

►연치姸蚩→미추美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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