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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2권 7-9

매월당 시집 제2권 7-9

7 한적閑適 한적한 것

 

9 취향醉鄕 취한 세상

 

취향일월역가재醉鄕日月亦佳哉 취한 세상에 세월도 역시 좋더라

의구광심걸차괴依舊狂心傑且魁 의구한 미친 마음 호걸이요 또 제일이라.

신세부유미사제身世浮游微似稊 신세는 떠도니 작기가 가라지 풀 같고

건곤확락대어배乾坤濩落大於盃 천지는 확락濩落하여 술잔보다 더 크네.

 

이호시측종교방二豪侍側從敎倣 두 호걸 옆에서 모시니 따르라고 가르치나

천장류흉맥지래千丈流胸驀地來 천길 흐르는 가슴 속에 곧장 오는 것

일두백편아희이一斗百篇兒戯耳 한말 술에 백수 시가 아이들의 장난일 뿐

하인회득취향회何人會得醉鄉恢 어떤 사람이 취한 세상의 넓은 줄을 알리오?

 

 

취향醉鄕 술에 취한 별천지

 

취한 눈에는 세월도 마냥 호시절이니

예나 지금이나 미친 내 맘이야 째어나고도 크다네.

떠돌이 신세라 몸뚱어리야 논의 피 같다만

하늘과 땅은 쓸데없이 내 술잔보다 크다네.

 

두 호걸을 곁에서 모시니 따르라며

가슴속 천 길을 흘러 돌연히 나타났다네.

술 한말만 있으면 시 백편 짓기는 아이들 장난일 뿐

그 누가 술 취한 세상이 이리 광대한 줄 깨닫기나 할까.

 

 

►취향醉鄕 술이 거나하여 즐기는 별천지別天地.

술에 취한 속의 세계. 술을 마시어 느끼는 즐거운 경지.

唐나라 왕적王績이 <취향기醉鄕記>에서 설정한 가상의 세계임.

 

약비입취향若非入醉鄕 만약 취향에 들어가지 않으면

구박하시휴拘迫何時休 얽매임과 핍박이 언제 그치리/<김극기金克己 유감有感>

 

고래이척동진古來夷跖同盡 옛날의 伯와 盜이 함께 없어졌고

취향유유성현醉鄕唯有聖賢 취향에는 오직 맑은 술과 탁한 막걸리만 있구나.

/<권민수權敏手 병중무료녹정우암구화病中無聊錄呈寓菴求和>

 

►재哉 어조사語助辭. 비롯하다

►의구依舊 옛 모양과 變함 없음.

►걸차괴傑且魁 뛰어나고도 큼

►제稊 돌피(볏과의 한해살이풀)

►확락濩落 흐트러지다. 속이 비어 못쓰게 됨

‘퍼질 호, 삶을 확濩 (널리)퍼지다. 풍류風流의 이름

 

►이호二豪 두 호걸

완적阮籍의 주덕송酒德頌에 貴介公子와 大人先生을 이호二豪라 한다고 하였다.

 

►맥지蓦地 갑자기. 돌연히 ‘말 탈 맥驀’ 말을 타다. 뛰어넘다. 곧장

►이耳 ~ 뿐

►회득會得 마음속에 깨달아 앎.

►넓을 회恢 넓다. 광대廣大함. 크다

 

 

취하니 세월마저 좋은데

언제나 미친 마음 높고도 크구나.

몸은 떠돌아 천함이 가라지 풀 같으나

하늘과 땅은 넓어 술잔보다는 크구나.

 

두 호걸을 곁에서 모시니 따르라며

천길 흐르는 가슴 속에 땅을 달려온다.

한말 술에는 백편의 시가 아이들 장난

그 누가 취한 세상 넓은 줄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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