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3권 5-18
5 시절節序
18 추흥秋興 가을 흥취
류류저률락동계纍纍樗栗落東溪 송이송이 달린 산 밤[山栗] 동쪽 시내에 떨어져
기서래투즐즐제飢鼠來偷喞喞啼 굶주린 쥐들이 훔치느라 찍찍 울어대네.
차시일년추흥로此是一年秋興老 이게 바로 일년 중 가을 흥취의 노련한 때라
계연고초사인미溪煙枯草使人迷 시내 연기 마른 풀이 사람을 미혹케 하네.
► ‘맬 루(누), 쌓을 뢰(뇌), 맬 류(유)纍’ 매다. 얽히다. 累(간체자), 累(同字)
루루累累 지쳐서 초라한 모양. 실망한 모양.
새끼로 잇달아 꿴 모양. 주렁주렁한 모양.
●제총요祭塚謠 무덤에서 제사 지내는 슬픈 모습을 노래함/이달李達(1561-1618)
백견전행황견수白犬前行黃犬隨 흰둥이는 앞장서고 누렁이는 뒤따르니
야전초제총루루野田草際塚纍纍 들밭 끝의 풀 가에는 무덤들이 늘어섰네
노옹제파전간도老翁祭罷田間道 할아버진 祭끝내고 밭 사이의 길을 따라
일모취귀부소아日暮醉歸扶小兒 해지는데 술에 취해 아이부축 받고 오네
●감시感時 시절에 대한 느낌/金時習
천촌만촌교화개千村萬村蕎花開 천 고을 만 동네에 메밀꽃이 피어 있고
일성양성홍안래一聲兩聲鴻雁來 한 소리 두 소리 기러기도 날아온다.
절물쟁영인이로節物崢嶸人已老 철 만난 만물은 무성한데 사람은 벌써 늙어가니
감시소객심유재感時騷客心悠哉 시절을 느끼면서 시인의 생각은 끝이 없다.
이문촌사수신도已聞村舍收新稌 촌사람들 벌써 메벼를 거두었다고 들었는데,
부도화치종모래復道火菑種牟來 다시금 화전에 보리 심고 온다 말하는구나.
노자산중유생애老子山中有生涯 이 늙은이 산속에서 살아가는 중이라
소포자두수류류小圃紫豆垂纍纍 작은 밭엔 붉은 콩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십년위객서부동十年爲客西復東 십년을 나그네 되어 동으로 서로 다니다 보니
불각한서상추이不覺寒暑相推移 추위와 더위가 서로 뒤바뀐 것도 몰랐구나.
여금쇠병와산구如今衰病臥山丘 지금에는 쇠하고 병들어 산언덕에 누웠으니
세관일세춘부추細觀一歲春復秋 한 해가 봄 되고 가을됨을 자세히 보게 된다.
공명세상호사이功名世上好事耳 공으로 세상에 이름나면 사람들 귀라도 즐겁게 할 텐데
아독무심공백두我獨無心空白頭 나는 홀로 생각도 없이 쓸데없는 일에 머리만 희게 하였구나.
장지미마세월주壯志未磨歲月遒 큰 뜻은 닦지도 못한 채 세월은 끝나가니
정반혜고명조추亭畔蟪蛄鳴啁啾 정자 옆의 여치가 찌륵찌륵 울어 댄다.
►즉즉喞喞 (文體에 쓰이어)풀벌레가 우는 소리.
‘두런거릴 즉, 두런거릴 즐喞’
① 베 짜는 소리.
●목란시木蘭詩/작자미상 ①
즐즐복즐즐喞喞復喞喞 덜컹덜컹 또 덜컹 소리를 내며
목란당호직木蘭當戶織 목란木蘭은 문 앞에서 배를 짜는데
불문기저성不聞機杼聲 오늘은 배틀 소리 들리지 않고
유문녀탄식惟聞女歎息 오직 여자의 탄식소리 들릴 뿐
문녀하소사問女何所思 여자여! 너는 누구를 사모하고
문녀하소억問女何所憶 누구 생각을 추억하고 있느냐고 물으니
여역무소사女亦無所思 여자는 사모하는 사람도
여역무소억女亦無所憶 또한 추억할 사람도 아무도 없다고 한다.
작야견군첩昨夜見軍帖 목란은 지난 밤 군의 소집장을 보았는데
가한대점병可汗大點兵 가한이 크게 병사를 모으고 있으며
군서십이권軍書十二卷 군의 서류는 12권이나 되며
권권유야명卷卷有爺名 매권 마다 아버지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아야무대아阿爺無大兒 아버지에게는 큰 아들이 없고
목란무장형木蘭無長兄 목란에게는 큰 오빠가 없다.
원위시안마願爲市鞍馬 그래서 목란은 자기를 위한 말과 안장을 사서
종차체야정從此替爺征 지금부터 아버지 대신으로 出征하려고 생각했다.
② 가을 밤 벌레 우는 소리.
단문사벽但聞四壁 충성즉즉蟲聲喞喞 다만 사방에서 벌레 우는 소리가 연하여 나면서
여조여지탄식如助余之歎息 나의 탄식을 돕는 것같이 들릴 뿐이다.
/<구양수歐陽修 추성부秋聲賦>
즉즉명충야전유喞喞鳴蟲夜轉幽 찍찍 벌레 우는 소리에 밤은 더욱 그윽한데
허창무몽수경주虛窓無夢數更籌 빈 창에 잠은 없어 시각 알리는 숫자만 세어보네.
/<이의무李宜茂 추야서회秋夜書懷>
●中秋夜新月 가을밤에 달을 보며 2首/김시습金時習
1
반륜신월상림초半輪新月上林梢 새로 커진 반달이 나무 위로 떠오르니
산사혼종제일고山寺昏鐘第一鼓 저문 산 속 절집에서 종소리 들려오네
청영점이풍로하淸影漸移風露下 산 빛은 야금야금 찬 이슬에 젖는데
일정량기투창요一庭凉氣透窓凹 뜨락 채운 가을 기운 창틈으로 스미네
2
백로부부추월연白露溥溥秋月娟 맑은 이슬 맺히고 가을달빛 고운데
야충즉즉근상전夜蟲喞喞近床前 밤벌레 우는 소리 침상 앞까지 들려오네
여하감아한전지如何撼我閒田地 어쩌자고 한가로운 마음을 흔들어놓는가
기독구변사일편起讀九辯詞一篇 자려다 말고 일어나 구변 한 편 읽어보네
③ 참새 소리.
●청작가靑雀歌 콩새의 노래/왕유王維(699/701-759)
청작시우단靑雀翅羽短 콩새는 날개가 짧아
미능원식옥산화未能遠食玉山禾 멀리 옥산의 벼를 먹지 못하지만
유승황작쟁상하猶勝黃雀爭上下 황작이 상하로 다투는 것보다 낫구나.
즐즐공창복야하喞喞空倉復若何 지저귀며 빈 창고를 다시 또 어찌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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