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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3권 5-29

매월당 시집 제3권 5-29

5 시절節序

29 하일夏日 여름날 2首

 

1

화운증울작기봉火雲蒸鬱作奇峯 불같은 구름이 찌고 엉켜 기이한 봉우리 지었는데

량점방상수미농凉簟方床睡味濃 서늘한 돗자리 네모 평상에 잠 맛이 참말 진하네.

진일곤인성부득盡日困人醒不得 진종일 사람을 곤하게 하여 깨어나지 못하는데

벽간훤인세요봉壁間喧咽細腰蜂 허리 가는 나나니벌 벽 새서 꽤나 떠드네.

 

 

2

석량모옥유만기石梁茅屋有灣碕 돌다릿가 띳집이 물굽이 앞에 있어

류수천천도량피流水濺濺度兩陂 흐르는 물 철철 넘쳐 양쪽 언덕을 스쳐 가네.

청일난풍생맥기晴日暖風生麥氣 맑게 갠 날 더운 바람 보리 기운 내는데

록음유초승화시綠陰幽草勝花時 짙은 녹음에 우거진 풀이 꽃 피는 때보다 낫더라.

 

►하일夏日 여름날

日 최고 기온이 25℃ 이상이 되는 날을 말함.

日 최고온이 30℃이상인 날을 진하일眞夏日(tropical day) 이라고 하고

이러한 구분은 어느 곳에서도 더위를 나타내는 기후지수氣候地數로 이용.

 

►‘흩뿌릴 천, 더운 물 뿌릴 찬濺’ 흩뿌리다. 더럽히다

 

 

●초하즉사初夏卽事 첫여름에 즉흥으로 읊다/왕안석王安石(1021-1086)

 

석량모옥재만기石梁茅屋在灣碕 돌다리 띳집 후미 굽은 방천에

류수천천도양피流水濺濺度兩陂 시냇물 졸졸 두 언덕 사이를 지나다.

청일난풍생맥기淸日暖風生麥氣 갠 날 다스한 바람에 보리가 향기롭고야.

록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 푸른 잎 꽃다운 풀이 꽃철보다 나으이.

/번역〈정지용鄭芝溶(1902-1950) 시인〉

 

 

●하일夏日 여름날/ 정약용 丁若鏞(1762-1836)

무진하戊辰夏 재다산在茶山 무진년(1808) 여름 茶山에 있었다.

 

림초창량서색미林杪滄凉曙色微 숲나무 끝 서늘하고 새벽빛 희미해도

호변원옥이조휘湖邊遠屋已朝輝 멀리 호숫가 지붕에는 벌써 아침 햇살 비치리.

쇠용흡주삼간몽衰慵恰做三竿夢 게으른 내가 해 높이 솟도록 잘 수 있는 것은

위유동봉압간비爲有東峯壓澗扉 동쪽 봉우리가 시냇가 사립을 가리고 있기 때문.

 

►삼간三竿 해 높이 솟도록

‘일삼간日三竿’ ‘일상삼간日上三竿’이라고 하며 해가

대나무 장대 3개의 높이만큼 뜬 것을 이르는 말로 오전 8~9시 무렵을 뜻한다.

 

송宋나라 소식蘇軾의 시 〈계음당溪陰堂〉에

주성문외삼간일酒醒門外三竿日 술 깨니 문밖의 해는 세 장대쯤 솟았는데

와간계남십무음臥看溪南十畝陰 시내 남쪽 긴 그늘을 누워 바라보네. 하였다.

 

정약용은 1801년(순조1) 신유옥사로 장기현에 유배되었다가

황사영백서 사건에 연루되어 강진으로 이배되었다.

1808년 5월, 다산서옥에서 기거할 때

아침이 다 지나도록 게으름을 피우며 한가한 기분에 젖어서 이 시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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