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4권 3-28
3 우설雨雪 비와 눈
28 풍우風雨 비바람 3首
1
만정풍우뢰개문滿庭風雨瀨開門 뜰에 가득 찬 비바람에 문 열기도 게을러
무사퇴연와소헌無事頹然卧小軒 일 없이 쓰러진 듯 소헌小軒에 누워 있다.
청몽초회추색만淸夢初回秋色晚 맑은 꿈 막 깨니 가을빛도 늦어서
분분황엽추동원紛紛黃葉墜東垣 분분한 누런 잎 동쪽 담에 떨어진다.
►퇴연頹然 무너지는 모양. 낙담한(실망한) 모양. 풀 죽은 모양.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는 모양.
●춘일취기언지春日醉起言志 봄날 취해 자다가 일어나 내 뜻을 읊다/李白(701-762)
처세약대몽處世若大夢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커다란 한 마당 꿈같거니
호위노기생胡爲勞其生 무엇하러 그리도 수고로이 사는 걸까?
소이종일취所以終日醉 그러기에 하루 종일 취하여
퇴연와전영頹然臥前楹 되는대로 기둥 아래 몸을 눕힌다
각래혜정전覺來盻庭前 홀연 깨어나 뜰 앞을 바라보니
일조화간명一鳥花間鳴 새 한 마리 꽃 속에서 울고 있구나.
차문여하시借門如何時 물어 보세 지금이 어느 때인가
춘풍어류앵春風語流鶯 봄바람 따라 꾀꼬리 소리 들려오고
감지욕탄식感之欲歎息 가슴에 느낌 일어 탄식을 하며
대주환자경對酒還自傾 다시 술 마시니 술 단지 비어 절로 기우는구나.
호가대명월浩歌待明月 큰 소리로 노래하며 달을 기다리노라니
곡진이망정曲盡已忘情 그 노래 가락 끝나자 온갖 정을 잊었노라.
►황엽黃葉 홍엽紅葉. 단풍잎
●도중途中 길을 걷다가/석주石洲 권필權韠(1569-1612)
일입투고점日入投孤店 해가 저물어 외딴 주막에 들었노라
산심불엄비山深不掩扉 산이 깊어서인가 사립문도 아니 닫네
계명문전로雞鳴問前路 새벽닭 울 제 갈 길을 묻는 순간
황엽향인비黃葉向人飛 노란 낙엽이 날 향해 날아오네.
●황엽공산타각건黃葉空山打角巾 빈산엔 단풍잎 떨어져 두건頭巾을 두드리고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
황엽공산타각건黃葉空山打角巾 빈산엔 단풍잎 떨어져 두건頭巾을 두드리고
장가하처채지인長歌何處采芝人 어디선가 약초藥草 캐는 사람의 노랫소리 길게 들리네.
편란학가환다사鞭鸞鶴駕還多事 난새를 몰고 학鶴을 타야 할 많은 일들이 있지만은
기시신선우은륜旣是神仙又隱淪 이미 仙道를 닦아 達通하여 세상마저 벗어났구나.
/<완당집阮堂集>
2
우타오동엽엽성雨打梧桐葉葉聲 비가 오동나무 때려 잎잎이 소리 나서
뇌인잔몽동시정惱人殘夢動詩情 사람의 남은 꿈을 건드려 시 생각 동하게 한다.
차간자미무궁상此間滋味無窮狀 이 사이의 재미와 무궁한 모습은
문향청산임마생問向青山恁麼生 청산을 향해 어떻게 생겼는가 물었네.
►뇌인惱人 남을 성나게(고뇌하게) 하다. 남을 원망하다. 나무라다.
●춘야春夜 봄 밤/반산半山 왕안석王安石(1021-1086)
금로향진루성잔金爐香盡漏聲殘 향불 꺼지고 물시계 소리도 조용한데
전전경풍진진한剪剪輕風陳陳寒 살랑살랑 가벼운 바람에 차츰 추위가 스미네
춘색뇌인면부득春色惱人眠不得 봄빛은 사람을 괴롭혀 잠 못 이루게 하는데
월이화영상란간月移花影上欄杆 달은 꽃 그림자를 옮겨 난간 위로 올려놓았네
►자미滋味↔무자미無滋味
자양분滋養分이 많고 좋은 맛. 또는 그러한 음식飮食.
재미. 흥취. 기분 심정. 감정, 맛
부차유연승미주가신復次柔軟勝味主稼神 다시 또 유연승미柔軟勝味 주가신은
득여일체중생법자미得與一切衆生法滋味 모든 중생들에게 법의 자미滋味를 주어서
영성취불신해탈문令成就佛身解脫門 부처님의 몸을 성취하게 하는 해탈문을 얻었습니다.
(주가신主稼神 곡식을 맡아서 관장하는 신)/華嚴經
3
아시청산무등존我是靑山無等尊 나는 그 청산의 등수等數 없이 높은 사람
벽산운월공조혼碧山雲月供朝昏 푸른 산의 구름 달이 아침저녁으로 공양한다.
일생수용응무진一生受用應無盡 한평생 받아써도 응당 다함없으리니
불시인간전자손不是人間傳子孫 인간의 자손에게 전할 못되네.
●바람과 비의 호칭/<詩經>
남풍위지개풍南風謂之凱風 남풍南風을 개풍凱風
동풍위지곡풍東風謂之谷風 동풍東風을 곡풍谷風
북풍위지량풍北風謂之涼風 북풍北風을 양풍涼風
서풍위지태풍西風謂之泰風 서풍西風은 태풍泰風
분륜위지퇴焚輪謂之穨 분륜焚輪을 퇴穨
부요위지표扶搖謂之猋 부요扶搖를 표猋
풍여화위돈風與火爲庉 바람과 불은 돈庉
형풍위표迴風爲飄 형풍迴風은 표飄
일출이풍위포日出而風爲暴 해가 솟고 바람이 부는 것은 포暴
풍이우토위매風而雨土爲霾 바람 불고 비와 흙이 흩날리는 것은 매霾
음이풍위예陰而風爲曀 구름 끼고 바람이 부는 것은 에曀(음산하다)
천기하지불응왈몽天氣下地不應曰雺 천기가 땅에 내렸는데 땅이 응하지 않는 것을 몽雺(안개)
지기발천불응왈무地氣發天不應曰霧 지기가 발동했는데 하늘이 응하지 않는 것을 무霧(안개)
무위지회霧謂之晦 무霧를 회晦(그믐)
체동위지우螮蝀謂之雩 체동螮蝀(무지개)을 우雩
체동홍야螮蝀虹也 체동螮蝀은 무지개(虹)이다.
예위결이蜺爲挈貳 예蜺는 결이挈貳
엄일위폐운弇日爲蔽雲 해를 덮는 엄일弇日은 구름을 가리는 폐운蔽雲
질뢰위정예疾雷爲霆霓 번쩍이는 번개인 질뢰疾雷는 정예霆霓
우예위소설雨霓爲霄雪 우예雨霓는 소설霄雪
폭우위지동暴雨謂之涷 폭우暴雨를 동涷(소나기)
소우위지맥목小雨謂之霡霂 소우小雨를 맥목霡霂(가랑비)
구우위지음久雨謂之淫 오랫동안 내리는 비를 음淫(장마)
음위지림淫謂之霖 음淫은 임霖(장마)
제어지제濟謂之霽 제濟는 제霽(개다)
풍우風雨 모두 바람과 비를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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