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4권 3-29
3 우설雨雪 비와 눈
29 추우秋雨 가을 비
황천제일우추림皇天濟溢又秋霖 황천皇天이 넘쳐서 또 가을장마라
가항니녕일장심街巷泥濘一丈深 거리 골목 진흙 질퍽거리는 것 한 길이나 깊었어라.
전사이수수만확田舍已愁收晚穫 농가 집은 벌써부터 수확 늦은 것 근심하고
규방응고●한침閨房應苦●寒砧 안방에서는 응당 찬 다듬이에 괴로워라(●日+殺)
백천동관하시헐百川同灌何時歇 여러 냇물 같은 곳으로 끌어대는 것 어느 때나 그치리
만학쟁류성불금萬壑爭流聲不禁 일만 골짜기에서 다투어 흐르느라 소리 금치 못한다.
유유초당한와객唯有草堂閑卧客 초당에 한가히 누워 있는 사람 있어
오동로적불관심梧桐露滴不關心 오동에서 이슬짐을 관심하지 않는다네.
►황천皇天 하늘의 경칭敬稱. 큰 하늘. 하느님.
하늘의 높임말로서 不可思議하고 超自然的인 信仰의 對象을 가리킴.
황천불부도심인皇天不負道心人 하늘은 바른 길을 가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저버리지 아니하며
황천불부효심인皇天不負孝心人 하늘은 효성孝誠스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을 저버리지 아니하며
황천불부호심인皇天不負好心人 하늘은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저버리지 아니하며
황천불부선심인皇天不負善心人 하늘은 다른 사람을 救濟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저버리지 아니한다.
/<明心寶鑑 天理篇> 14
►추림秋霖 가을장마.
►이녕泥濘 진창. 땅이 질어서 질퍽질퍽하게 된 곳.
‘진흙 니(이)/거리낄 니(이), 물들일 녈(열)泥’
‘진창 녕(영), 빠질 녜(예)濘’
►노적露滴 감로甘露. 이슬방울. 이슬방울이 지다
●야음夜吟/백곡栢谷 김득신金得臣(1604-1684)
로적한공월정서露滴寒空月正西 차디찬 하늘 이슬방울 지고 달은 서 쪽으로 기우는데
욕성가구의도미欲成佳句意都迷 좋은 시구 지으려 하나 뜻만 산만해 지네
추소난작환가몽秋宵難作還家夢 가을밤 집으로 돌아갈 꿈꾸기 어렵건만
창외휴류수수제窓外鵂鶹樹樹啼 창 밖의 나무마다 올빼미 울고 있네
●추우秋雨 가을비/계곡谿谷 장유張維(1587-1638)
추우만렴섬秋雨晩廉纖 가을날 저녁나절 부슬부슬 내리는 비
경한침박겸輕寒侵薄縑 얇은 비단 이불에 寒氣마저 느껴지는데
응최국화발應催菊花發 국화꽃 빨리 피라 재촉하는 비
고축모운첨故逐暮雲添 저녁 구름 좇아서 짐짓 더 뿌리누나
초읍충성고草浥蟲聲苦 젖은 풀 속 벌레 울음 괴롭고
천장안시점天長雁翅沾 하늘 멀리 기러기도 날개 축축이 적셨으리
금소침상청今宵枕上聽 오는 밤 베갯머리 내내 등 뭉겠나니
잔적쇄소첨殘滴灑疏簷 처마 끝 톰방톰방 낙숫물 소리!
●추우秋雨 가을비/혜정慧定(?-?)조선시대 비구니
구월금강소슬우九月金剛蕭瑟雨 늦가을의 금강산에 쓸쓸하게 비 내리니
우중무엽불명추雨中無葉不鳴秋 빗속에서 가을날을 울지 않는 잎이 없네
십년독하무성루十年獨下無聲淚 십년 홀로 소리 없이 눈물방울 떨구면서
루습가의공자수淚濕袈衣空自愁 가사자락 다 젖도록 헛된 시름 난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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