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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4권 4-8

매월당 시집 제4권 4-8

4 풍운風雲 바람과 구름

 

8 산악山岳

산지음山之陰 산의 응달에는

층전백설層巔白雪 층층이 꼭대기까지 백설이요

 

산지양山之陽 산의 양지에는

반석창태盤石蒼苔 큰 바위에 푸른 이끼가

역일단가경야亦一段佳景也 또 한 조각 아름다운 경치이다

 

 

반야북풍취급설半夜北風吹急雪 밤중에 북풍이 급한 눈 불어 보내어

천산만산은화백千山萬山銀花白 천산 만산에 은 꽃이 하얗네.

침침만학번송도沈沈萬壑飜松濤 그윽한 일만 구렁에 솔 물결[松濤] 소리 일렁이고

동부운심봉일색洞府雲深峯一色 골 안에 구름 깊어 봉우리들 한빛일세.

 

천교옥우비금오天敎玉宇飛金烏 28)하늘이 옥 같은 집에 금까마귀 날게 하여서

향효운개제광벽向曉雲開霽光碧 새벽녘 구름 걷히고 갠 빛이 푸른데

휘휘조일정여자暉暉朝日正如赭 환한 아침 해가 바로 붉은 흙 같았네.

 

희견양애설융야喜見陽崖雪融冶 기쁜 건 양지쪽 언덕에 쌓인 눈 녹고서

반타석상선화록盤陀石上蘚花綠 큰 바위 돌 위에 이끼 꽃 푸르름 봄일세.

 

흡사양춘고윤야恰似陽春膏潤野 어쩌면 양춘陽春 들 기름지고 윤택한데

구후난기입창아嫗煦暖氣入窓阿 할머니 입김 같은 따뜻한 기운 창 가득 들어와

창극세세비야마窓隙細細飛野馬 창틈에 잗다란 하루살이 나는 것 같아라.

 

청한로자라불기淸寒老子懶不起 청한淸寒은 늙은이라 게을러 아니 일어나고

교수측와동창하矯首側臥東窓下 머리만 들고 동창 아래 옆으로 누워 있네.

옥병초전원근명玉屏初輾遠近明 옥 병풍이 처음 펼쳐지며 원근遠近이 밝아오는데

풍일훤연여가사風日暄妍如可寫 바람과 햇빛 따뜻하고 고운 것 그릴 것만 같네.

 

원필욕성백설요援筆欲成白雪謠 붓 끌어 백설 노래 지을까 했었네만

각공방인화미과却恐傍人和彌寡 되려 옆 사람의 화답 소리 더욱 적을까 두렵네.

척필일소장심생擲筆一笑壯心生 붓 던지고 한바탕 웃으니 큰마음 생기는데

희문옥저붕첨와喜聞玉筋崩簷瓦 옥 젓가락 지붕 처마에서 떨어지는 소리 기쁘게 듣네.

 

►침침沈沈 나무나 풀 따위가 무성茂盛함.

 

►금오金烏 금까마귀. 太陽의 별명.

한유韓愈의 〈이화증장서시李花贈張署詩〉에 “金烏海飛底初來 朱輝散射靑霞開”라 하였고

맹강孟康의 〈영일시詠日詩〉에 “金烏升曉氣 玉檻漾晨曦”라 다.

 

►휘휘暉暉 하늘이 맑아 밝은 모양. 빛나다. 밝다. ‘빛 휘暉’

 

●하일즉사夏日卽事 여름날에 짓다/서거정徐居正(1420-1488)

 

소청렴막일휘휘小晴簾幕日暉暉 잠시 날이 개니 주렴과 휘장에 햇빛이 반짝반짝

단모경삼서기미短帽輕衫署氣微 짧은 모자 홑적삼에 더위가 사라지네

해탁유심인우장解籜有心因雨長 껍질 벗은 죽순은 유심이 비를 맞아 자라고

락화무력수풍비落花無力受風飛 지는 꽃은 힘없이 바람 따라 날아가네

 

구변한묵장명성久拚翰墨藏名姓 성명을 감춘 문자는 버린 지 오래되었고

이염잠영야시비已厭簪纓惹是非 시비를 일으키는 벼슬도 일찌감치 싫었다네

보압향잔초수각寶鴨香殘初睡覺 보압 향 다 타들어갈 때 잠이 막 깨니

객증래소연빈귀客曾來少燕頻歸 손님은 적게 오고 제비만 자주 날아드네

 

►‘붉은 흙 자赭’ 붉은 흙. 붉은빛. 붉다

►‘돌아누울 전, 삐걱거릴 년(연)輾’ 돌아눕다. 구르다

►선화蘚花

이끼가 피우는 실제 꽃이 아니라 돌이나 바위에 이끼가 붙어 희고 푸르게 무늬가 만들어진 모양을 말한다.

그러니까 '이끼 핀 바위' 정도의 의미로서 이끼가 무리 진 것을 멀리서 보면 바위에 꽃이 핀 듯 보이기도 한다.

/블로그: 맑은 마음의 바로 지금!

 

●독목교獨木橋 외나무다리/金時習

 

소교횡단벽파두小橋橫斷碧波頭 푸른 물결 마루를 가로질러 있는 작은 다리.

인도부람취애심人渡浮嵐翠靄深 사람들이 뜬 남기와 짙고 푸른 아지랑이를 건너는 듯하구나.

량안선화경우윤兩岸蘚花經雨潤 양쪽 언덕 바위 이끼는 비 지난 뒤라 윤기가 있고

천봉추색의운침千峯秋色倚雲侵 봉우리마다 가을 빛은 구름에 기댔어도 초라하다.

 

계성타출무생화溪聲打出無生話 시냇물은 무생법문 소리를 두드려 내고

송운탄성태고금松韻彈成太古琴 솔바람은 태고의 거문고 운률을 튕겨 낸다.

차거정려응불원此去精廬應不遠 이리로 가면 암자가 응당 멀지 않으리니

원제월백시동림猿啼月白是東林 원숭이 울고 달 밝은 거기가 동림이지.

 

►양춘陽春 따뜻한 봄. 음력陰曆 정월正月의 다른 이름.

양기陽氣가 왕성한 계절이기에 쓰는 말.

 

황양춘소아이연경況陽春召我以煙景 하물며 봄은 운애 낀 경치로 나를 부르고

대괴가아이문장大塊假我以文章 천지天地는 나에게 문장의 재주를 빌려 주었음에랴.

/<이백李白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

 

구후嫗煦 안아서 따뜻하게 하다

‘할머니 구嫗’ 할머니. 어머니. 女子

‘따뜻하게 할 후煦’ 따뜻하게 하다. 덥다, 찌다 (눈동자가)돌다

 

►세세細細 아주 자세仔細함. 너무 잘아서 보잘 것 없음. 매우 가늠.

 

●춘소春宵(춘야春夜) 봄 밤/소식蘇軾(1037-1101)

 

춘소일각치천금春宵一刻値千金 봄 밤 한 시각은 천금 가치 있나니

화유청향월유음花有淸香月有陰 꽃은 향기 맑고 달그림자 짙어지네.

가관루대성세세歌管樓臺聲細細 흥청대던 누각 음악 소리 잦아드니

추천원락야침침秋千院落夜沉沉 그네 뛰던 정원의 밤은 깊어만 가네.

 

●무제無題/이상은李商隱

其二

중유심하막수당重帷深下莫愁堂 겹겹으로 휘장 깊이 드리운 막수莫愁의 방

와후청소세세장臥後淸宵細細長 잠자리 든 뒤 깊은 밤은 길기도 해라

신녀생애원시몽神女生涯原是夢 무산신녀巫山神女의 생애는 원래 꿈이었고

소고거처본무랑小姑居處本無郎 소고小姑의 거처엔 본래 임이 없었지

 

풍파불신릉지약風波不信菱枝弱 바람과 물결은 마름 가지 연약한 걸 알지 못하고

월로수교계엽향月露誰敎桂葉香 누가 시켜 달과 이슬이 계수나무 잎을 향기롭게 했던가

직도상사료무익直道相思了無益 그대 향한 그리움 아무리 무익해도 상관없어요.

미방추창시청광未妨惆悵是淸狂 슬픈 가운데 애정에 눈멀어도

 

►야마野馬 야생野生하는 말. 아지랑이.

① 말의 일종으로 조그만 말<이아爾雅>

② 아지랑이/<장자莊子 내편內篇 소요유逍遙遊>

 

원풍박야마遠風搏野馬 멀리서 오는 바람 아지랑이를 쓸고

청일취하돈晴日聚河豚 비 갠 날에는 복어들 모여 드네.

/<허종許琮 차부사왕공도임진강운次副使王公渡臨津江韻>

 

►청한淸塞 매월당의 별호.

전傳에서도 “累變其號 曰淸塞子 曰東峯 曰碧山淸隱 曰贅世翁 曰梅月堂”이라 하였다.

 

►훤연暄妍 따스하고 경치가 아름답다.

 

●산원소매山園小梅/임포林逋(967-1028)

其一

중방요락독훤연衆芳搖落獨暄妍 온갖 꽃 떨어진 뒤 홀로 고운 자태로

점진풍정향소원占盡風情向小園 작은 동산의 풍광을 모두 차지했구나.

소영횡사수청천疏影橫斜水淸淺 성긴 그림자 비스듬히 맑은 물에 잠기니

암향부동월황혼暗香浮動月黃昏 그윽한 향기 어렴풋한 달빛에 풍기네.

 

상금욕하선투안霜禽欲下先偷眼 하얀 학 앉으려다 먼저 슬며시 살펴보고

분접여지합단혼粉蝶如知合斷魂 나비 미리 알았다면 심히 부끄러웠으리.

행유미음가상압幸有微吟可相狎 다행히 시 읊조리며 친해질 수 있으니

불수단판공금준不須檀板共金樽 노래하고 술 마시며 흥 돋울 일 없어라.

 

►백설요白雪謠 백설 노래 금곡琴曲의 이름.

고상하여 예로부터 창화唱和하기 어려운 곡이라 한다.

 

양춘백설陽春白雪

초楚나라의 高尙한 樂曲의 이름으로 高尙한 노래는 가락을 맞추어 같이 부르는 사람이 적음.

전傳하여 뛰어난 言行을 理解하는 사람은 至極히 적음을 이르는 말.

 

<文選> 중 송옥宋玉의 〈대초왕문對楚王問〉에

기위양아해로其爲陽阿薤露 양아陽阿와 해로薤露를 연주하면

국중속이화자수백인國中屬而和者數百人 나라에서 이어서 화답하는 자가 수백 인이었는데

기위양춘백설其爲陽春白雪 양춘陽春과 백설白雪을 연주하면

국중속이화자國中屬而和者 나라에서 이어서 화답하는 자가

불과수십인이이不過數十人而已 수십인 뿐이었다

 

►각공却恐 거절할까 두려움. 오히려 두려움.

 

●차지암남장次止菴南丈 유로維老 견시운見示韻 남유로가 보여준 시에 차운함

/순암順菴 안정복安鼎福(1712-1791)

 

일명미함가이행一命微銜可以行 미관말직이라도 한번 임명되면 행세께나 한다지만

기여허예본비정其如虛譽本非情 그와 같은 허황된 명예욕은 원래 인간본성이 아니라네.

종타외물하수설從他外物何須說 나의 바깥을 둘러싼 사물들이야 말할 필요도 없으니

각공유유오차생却恐悠悠誤此生 유구한 한 평생 자칫 잘못될까 두렵다오.

(남장南丈 지암止庵 남유로南維老)

 

►옥저玉筋 옥으로 만든 젓가락, 또는 저著.

옥근玉筋 미인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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