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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4권 4-11

매월당 시집 제4권 4-11

4 풍운風雲 바람과 구름

 

11 모산暮山 저문 산

 

모산여화소아미暮山如畫掃蛾眉 저문 산은 그림인 양 나방 눈썹 쓸었는데

경말청람담역기輕抹晴嵐淡亦奇 맑은 아지랭이 살짝 칠해 담淡한 것 또한 기이하네.

월상송초아란진月上松梢鴉亂陣 솔 끝에 달 오르자 까마귀 떼 어지럽고

고성추탁유한취故城秋籜有寒吹 옛 성터 가을 대엔 찬바람 불어오네.

 

저문 산 그림을 그린 듯 나의 눈썹 쓸어놓고

맑은 산기운 살짝 문지르니 담담하기 절묘하네

소나무 끝에 달 돋으니 까마귀 떼 어지러운데

옛 성의 가을 대나무 숲엔 찬바람이 불어오네

 

►모산暮山 저녁 무렵의 산

 

자친학발재임영慈親學髮在臨瀛 늙으신 어머님께서는 고향에 계시는데

신향장안독거정身向長安獨去情 서울을 향해 이 몸 홀로 떠나가는 심정

회수북촌시일망回首北村時一望 고개 돌리니 북촌 마을 한 눈에 뵈는데

백운비하모산청白雲飛下暮山靑 흰 구름만 저무는 푸른 산에 날아 내리네.

/<읍별자모泣別慈母> 신사임당申師任堂(1504-1551 48세)

 

●모산暮山/아계鵝溪 이산해李山海(1539-1609)

 

해천풍정일침하海天風定日沈霞 바람 그친 하늘, 해 지는 노을

포위주변석로다蒲葦洲邊夕露多 부들, 갈대 우거진 물가엔 이슬도 많아라

수마도편사로형瘦馬倒鞭沙路逈 여윈 말에 채찍질하여도 길은 멀어

야심명월숙어가夜深明月宿漁家 밤 깊고 달 밝아 어촌에서 묵어가려네.

 

►아미蛾眉 초승달처럼 아름다운 눈썹. 미인을 일컫는 말.

‘누에나방의 눈썹’이라는 뜻으로 가늘고 길게 曲線을 그린 고운 눈썹을 두고 比喩하는 말.

아蛾는 나방이란 뜻인데 초승달을 가리키기도 한다.

 

황금불석매아미黃金不惜買蛾眉 돈 아끼지 않고 아미를 사서

간득여화사오지揀得如花四五枝 꽃처럼 너댓 가지 가려 가질 수 있었으면.

/<백거이白居易 연자루燕子樓>

 

●쾌적수유快適須臾 잠시 쾌활한 일/일연一然(1206-1289)

 

쾌적수유의이한快適須臾意已閑 잠시 쾌활한 일 마음에 맞아 한가롭더니

암종수리로창안暗從愁裏老蒼顔 근심 속에 남모르게 젊은 얼굴 늙어졌네

부수갱대황량숙不須更待黃梁熟 모름지기 황량이 다 익기를 기다리지만 말고

방오로생일몽간方悟勞生一夢間 인생이 한 꿈과 같음을 깨달을 것을

 

치신장부선성의治身臧否先誠意 몸 닦는 것 잘못됨은 먼저 성의에 달린 것

환몽아미적몽장鰥夢蛾眉賊夢藏 홀아비는 미인 꿈꾸고 도둑은 재물 꿈꾸네

하사추래청야몽何似秋來淸夜夢 어찌 가을날 하룻밤 꿈만으로

시시합안도청량時時合眼到淸凉 때때로 눈을 감아 청량의 세상에 이르리

 

►청람晴嵐 화창和暢한 날에 아른거리는 아지랑이.

►‘맑을 담, 질펀히 흐를 염淡’ 맑다 (빛깔이)엷다

►추탁秋籜 가을날 대나무의 껍질. 연약하고 약한 것을 비유하는 말.

‘대껍질 탁籜’ 대껍질. 풀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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