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4권 12-4

매월당 시집 제4권 12-4

12 채실菜實 과실

 

4 홍시紅柿

 

추풍렬렬상작위秋風烈烈霜作威 가을바람 맵고 매워 서리가 위엄을 떨치는데

우과원림홍엽희雨過園林紅葉稀 동산 숲에 비 지나가자 붉은 잎새 드무네.

조휘이출해천우朝輝而出海天宇 아침볕이 처음으로 해천海天에 올라오니

광망사아원중수光芒射我園中樹 빛발이 나의 동산 속 나무에 대고 쏘아대네.

 

단단만점정규란團團萬點赬虬卵 동글동글 만점이나 되는 뿔 없는 붉은 용알이

영일령롱위화산映日玲瓏圍火傘 햇빛에 비춰 영롱하게 불 우산을 둘렀네.

미감기동감귤노味甘豈同柑橘奴 단맛으로야 어찌 감柑이나 귤노橘奴와 같겠는가?

기풍불비조려구肌豐不比棗荔癯 살 많기론 대추나 여지荔枝 마른 그것과 비교되랴?

 

군불견君不見 그대는 못 보았나?

심우종지교민부沈瑀種之敎民富 심우沈瑀가 이걸 심게 하여 백성을 부하게 하였고

정건서엽성거유鄭虔書葉成巨儒 정건鄭虔은 이 잎에 글을 써서 큰 선비가 된 것을

칠절감위백과웅七絕堪爲百果雄 칠절七絶이 백과百果의 큰 놈 될 수 있으니

애견엽리수홍주愛見葉裏垂紅珠 잎새 속에 달린 붉은 구슬을 사랑스러이 보네.

 

 

►열렬烈烈 열렬熱烈. 어떤 것에 대한 愛情이나 태도가 매우 맹렬猛烈함.

감정이나 그 표현이 매우 세차고 강하다.

 

►해천海天 바다 위의 하늘. 바다와 하늘.

►단단團團 둥글둥글.

●환선시紈扇詩(원시행怨詩行 원가행怨歌行)/반첩여班婕妤(BC48-BC6)

 

신열제환소新裂齊紈素 베틀에서 새로 끊어온 제나라 고운 비단

교결여상설皎潔如霜雪 눈 같이 희고 깨끗하구나

재위합환선裁爲合歡扇 마름질하여 합환선을 만드니

단단사명월團團似明月 둥글기가 밝은 보름달 같아라.

 

출입군회수出入君懷袖 임의 품 속 드나들며

동요미풍발動搖微風發 흔들흔들 가벼운 바람 일으킨다.

 

상공추절지常恐秋節至 매양 두려운 것, 가을이 돼서

량표탈염열凉飇奪炎熱 서늘한 바람이 더위를 식혀버리면

기연협사중棄捐篋笥中 대나무 상자 속에 버려지듯

은정중도절恩情中道絶 임금님 사랑이 도중에 끊길까봐 입니다.

 

반첩여班婕妤(BC48-BC6) 성性이 반班. 첩여婕妤는 관직.

반황班況의 딸, <漢書>를 지은 반고班固(32-92)의 고모할머니

 

前漢 成帝 즉위년에 후궁으로 들어가 少使로 시작하여 곧 大幸이 되고 나중에 婕妤가 되었다.

성제에겐 반첩여班婕妤와 중국 미인의 대명사인 조비연趙飛燕(BC45-BC1)이 있었다.

조비연은 황제가 살아있는 10년간은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다가

황제가 죽자 탄핵되어 서인庶人으로 전락하였고 이후 걸식으로 연명하다가 자살하였다.

 

●장신추사長信秋詞 장신궁에서의 가을 탄식/조비연趙飛燕(BC45-BC1)

 

진성박명구심사眞成薄命久尋思 참으로 박명한 신세 되어 오랜 그리움에 헤매다가

몽견군왕각후의夢見君王覺後疑 임금님을 꿈속에서 뵈었는데 깨고 나니 아쉬웁네.

화조서궁지야음火照西宮知夜飮 서궁의 환한 불빛 저녁 향연 알리는데

분명복도봉은시分明複道奉恩時 성은聖恩을 받들던 그 때의 그 복도가 분명하겠지?

 

唐나라 李白은 서한시대 조비연의 일을 전고典故로 하여

당대 양귀비가 현종의 마음을 흐리고 국정을 농락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일지홍염로응향一枝紅豔露凝香 한 송이 붉은 꽃잎 이슬 향기 머금어

운우무산왕단장雲雨巫山枉斷腸 구름 안개 무산 속에 애간장을 태운다.

차문한궁수득사借問漢宮誰得似 한나라 궁중에는 누구 있어 이 같은가,

가련비연의신장可憐飛燕倚新妝 사랑스런 비연황후(조비연) 새로 단장하여보라.

/<청평조淸平調> 其二

 

►‘붉을 정赬’ 붉다. 붉은빛. 붉은色

►‘규룡 규, 규룡 구虬’ 규룡虯龍(양쪽 뿔이 있는 새끼 용) 뿔 없는 용

 

►귤노橘奴 목노木奴. 귤나무.

三國시대 오吳나라 단양丹陽 태수太守 이형李衡이 무릉武陵 용양龍陽의 사주汜洲 가에

감귤 천 그루를 심어 놓고 임종할 때 자식에게 당부하기를

“내가 사주 가에 목노木奴 천 그루를 심어 놓았으니

네게 의식衣食을 책임 지우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三國志 卷48 吳書 三嗣主傳 孫休>

 

리형우룡양주李衡于龍陽洲 종귤천주칙아왈種橘千株敕兒曰

오유목노천두吾有木奴千頭 불책여의식不責汝衣食/<양양기襄陽記>

 

●숙화방사宿花芳寺 화방사에서 자면서/면우俛宇 곽종석郭鍾錫(1846-1919)

 

남래인계진南來人界盡 남쪽으로 내려오자 사람 세상도 끝났는데

도해유선루度海有仙樓 바다를 건너니 신선의 누대가 있었네.

림정몽난서林靜夢難曙 숲은 고요하여 곤한 잠 깨기 어렵고

종응신불류鍾凝神不流 범종소리 맴돌아 신령함이 머물겠구나.

 

객의풍로우客疑楓老羽 나그네는 단풍 속에서 늙은 신선인 듯하고

승사귤노두僧似橘奴頭 스님은 이마가 훤해 귤 모양 머리를 인 것 같네.

기절산중주奇絶山中酒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산중에서 술 마시니

황화구월추黃花九月秋 국화꽃 향기 그윽한 구월의 가을이로다.

(거승고주상권居僧沽酒相勸 절에 있는 스님이 술을 사와 서로 권했다)/한국문학관협회

 

►‘타래붓꽃 려(여)荔’ 타래붓꽃. 과수果樹의 이름. 향기풀. 여지荔枝

►‘여윌 구癯’

►정건鄭虔(705-764) 당唐나라 정주鄭州 형양滎陽 사람. 자는 약재弱齋.

현종玄宗 천보天寶 초에 협율랑協律郞을 거쳐 광문관박사廣文館博士를 지냈다.

이백李白, 두보杜甫 등과 사귀었다.

 

관리 생활을 하면서도 검약해서 종이가 늘 부족했는데 자은사慈恩寺에

감나무 잎이 많이 저장되어 있어 날마다 이것으로 종이를 만들었다.

 

지리학에도 정통해 <천보군방록天寶軍防錄>을 지었는데 언어가 전아하고 전고典故가 꼼꼼했다.

유자儒者들이 그의 저서를 보고는 감복하여 ‘정광문鄭廣文’이라 불렀다.

 

안록산安祿山이 장안長安을 함락했을 때 잡혀 수부낭중水部郎中 벼슬을 받았는데

난이 평정된 뒤 대주사호참군臺州司戶參軍으로 폄적되고 얼마 뒤 죽었다.

 

관리 생활을 하면서 거듭 폄적貶謫을 당하는 등 풍파가 많았다.

시를 잘 지었고 산수화를 잘 그렸으며 글씨 쓰기를 좋아했다.

 

직접 지은 시에 그림을 곁들인 <창주도滄州圖>를 바치자

현종이 감탄해서 직접 ‘정건삼절鄭虔三絶’이라고 써주었다.

수묵화법의 발전에 공헌했고 작품에 <준령계교도峻嶺溪橋圖>와 <장인도杖引圖>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鄭虔家貧 習書無紙 嘗以柿葉代之

玄宗愛其才 置廣文館 用爲博士 世稱鄭廣文能詩

善畫 工寫山水 常自寫其詩并畫以獻 帝署其尾曰 鄭虔三絶

/<당서唐書 문예전文藝傳>

 

►칠절七絶(=칠언절구七言絶句)

칠절七絶은 곧 감[시枾]을 말한다/단성식段成式 <유양잡조酉陽雜俎 목편木篇>

 

감나무는 오상五常과 칠절七絶을 지녔기에 예전부터 효孝의 상징으로 인식.

감잎에 글을 쓸 수 있으니 문[文]

나무가 단단하여 화살촉으로 사용 할 수 있으니 무[武]

과일의 겉과 속이 다 같이 붉으니 충[忠]

치아가 불편한 노인도 먹을 수 있으니 효[孝]

나뭇잎이 다 떨어져도 과일이 나뭇가지에 떨어지지 않으니 절[節]의 오상五常이 있다.

 

<이아익爾雅翼>에 감나무가 일곱 가지 절이 있다.

첫째로 나무가 오래 살며

둘째 많은 그늘이 있어 시원하고

셋째 새가 둥지를 짓지 않으며

넷째 벌레가 없고

다섯째 서리 맞은 단풍잎이 보기 좋으며

여섯째 맛있는 열매가 열리고

일곱째 잎이 비대肥大하여 글을 쓸 수 있으므로 풍류를 즐길 수 있다

 

<이아익爾雅翼>(32권)은 송나라 나원羅願(羅愿 1136-1184)의 찬으로

초草·목木·조鳥·수獸·충蟲·어魚 6류로 나눠 물명物名을 해설한 책이다.

<이아爾雅>는 13경의 하나로 문자의 뜻을 고증하고 설명하는 사전적인 성격을 지닌 유교경전.

 

이수광李睟光(1563-1628)은 <지봉유설芝峰類說 1614>(20권)에서

‘홍시를 술에 같이 먹지 않고

감과 배는 게와 같이 먹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왜냐하면 이는 물성이 서로 반대이기 때문이다.’

감과 게는 모두 냉하기 때문에 감과 먹게 되면 복통 설사가 일어난다.

이것이 염려될 시에는 목향즙을 마시면 즉시 치료된다.

 

 

●답우인송건시答友人送乾枾 오랜 벗이 곶감을 보내와 답을 하다

/유근柳根(1549-1627)

 

명주이백설화생明珠二百雪花生 명주 이백 개에 눈꽃이 피어나니

규란단단변화성虯卵團團變化成 동글동글한 규룡 알이 변한 것이리라.

일찰원수산수굴一札遠隨山水窟 한 통 편지 따라 먼 골짜기에서 왔으니

간래방견고인정看來方見故人情 받아보니 오랜 벗의 정을 알 수 있겠네.

/<서경집西坰集>2권

 

곶감을 명주明珠에 비유.

‘백설화생百雪花生’이라 표현한 것은 감을 햇볕에 말려 저장해 두면

껍질에 하얀 가루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는 먼 산속에 사는 오랜 벗이 보낸 곶감 200개를 받았다.

대개 ‘산수굴山水窟’은 경남 함양을 말한다.

 

홍시는 규룡의 알이라는 뜻의 규란虯卵,

붉은 구슬에 비유하여 홍주紅珠,

소의 심장을 닮았다 하여 우심牛心이라고도 한다.

 

감을 곶감으로 만들면 더 맛이 좋고 오래 즐길 수 있다.

그것을 시저枾諸 또는 연홍수시軟紅水枾라고 한다.

연홍수시는 하얀 가루가 생긴 곶감을 일컫는다.

건시乾枾라고도 하고 중국에서는 시병枾餠이라고 한다.

/국제신문/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韓詩 > 매월당집梅月堂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월당 시집 제4권 12-6  (2) 2024.02.14
매월당 시집 제4권 12-5  (1) 2024.02.14
매월당 시집 제4권 12-3  (2) 2024.02.14
매월당 시집 제4권 12-2  (1) 2024.02.13
매월당 시집 제4권 12-1  (2) 2024.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