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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4권 12-2

매월당 시집 제4권 12-2

12 채실菜實 과실

 

2 단귤丹橘 붉은 귤

 

아문동정유천두我聞洞庭有千頭 내 듣기엔 동정호洞庭湖에 천 그루나 있어서

박비청향소객수撲鼻清香銷客愁 코를 찌르는 맑은 향이 나그네 시름을 없앤다네.

우문강릉종천수又聞江陵種千樹 또 들으니 강릉江陵에 천 나무를 심어 두면

불감칙사천호후不減勅賜千戶侯 칙령勅令으로 천호의 후侯 봉한 것만 못지않다네.

 

금성최호상후간金星最好霜後看 서리 온 뒤에 보는 금빛별은 가장 좋으니

옥장가배감중부玉漿可盃堪中浮 옥 같은 국물 잔 속에 띄우기에 좋을 만하네.

청황잡유문장란靑黃雜糅文章爛 청색·황색 마구 섞여 문채가 찬란한데

뢰락원과조석완磊落圓果朝夕翫 깨끗한 둥근 실과를 아침저녁 구경하네.

 

숙지릉한견고절孰知凌寒堅固節 누가 알리! 추위 무시한 굳고 굳은 절조에

자유참렬한산질自有慘烈寒酸質 제대로 톡 쏘고 차고 신 바탕 있는 줄을!

단불심근우고대但不深根又固帶 다만 뿌리 깊은 데다 꼭지 단단치 못한 것을

고피우인림하적苦被愚人林下摘 괴롭게도 어리석은 인간이 숲 아래서 따내네.

 

 

►박비撲鼻 (냄새가) 코를 찌르다. 진동하다. 풍겨오다.

 

진로형탈사비상塵勞迥脫事非常 번뇌를 멀리 벗어나는 것이 예삿일이 아니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 마음속의 고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할지어다.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番寒徹骨 한차례 뼈를 뚫는 추위를 겪지 아니하고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가 코를 찌르는 향기를 얻으리오.

득수반지미족귀得樹攀枝未足貴 나무를 찾아가지를 잡음은 그리 귀貴한 일 아니니

현애살수장부아懸崖撒手丈夫兒 벼랑에 매달렸을 때 손을 놓을 줄 알 아야 대장부라네.

/황벽희운黃檗希運(?-? 당唐) 禪師

 

►금성金星

태양으로부터 두번째 궤도를 공전하는 행성行星.

목성木星·화성火星·토성土星·수성水星과 아울러 五行 또는 오위五緯로 불린다.

일명 태백太白 또 저녁에 보일 때는 장경성長庚星, 새벽에 보일 때는 계명성啓明星

 

►옥장玉漿 옥천玉泉 타액唾液을 말함.

►뇌락磊落

①마음이 활달豁達하여 작은 일에 거리낌 없음.

도량이 넓어서 작은 일에 구애拘碍하지 아니하는 모양.

 

저앙각유의低昻各有意 그림 속의 학이 구부리거나 고개 쳐든 모양이 각기 뜻이 있으니

뇌락여장인磊落如長人 뇌락한 양이 장자長者와 같구나.

/<두보杜甫 통천현서옥벽후설소보화학通泉縣署屋壁後薛少保畫鶴>

 

진장뇌락부운허盡將磊落付雲虛 뇌락한 생각은 헛된 구름에 부쳐 없애고

불향수유변생멸不向須臾辨生滅 나고 없어짐을 분별함에는 잠깐이라도 기울이지 않겠네.

/<이색李穡 시주가詩酒歌>

 

② 수가 많은 모양, 주렁주렁/<반악潘岳 한거부閑居賦>

뇌락성월고磊落星月高 별과 달은 무수히 높다랗고

창망운무부蒼茫雲霧浮 구름과 안개는 아득히 피어나네.

/<두보杜甫 발진주發秦州>

 

●시주가詩酒歌 시와 술을 노래함/이색李穡(1328-1396)

 

주불가일일무酒不可一日無 술 없는 하루는 있을 수 없고

시불가일일철詩不可一日輟 시 짓기를 하루도 그만 둔 적이 없었다네.

인인의사심담고仁人義士心膽苦 어진 이와 의로운 선비의 마음가짐은 갖기 힘들어

욕사미사절미절欲寫未寫絶未絶 시를 쓰려 해도 쓰지 못하고 술을 끊으려도 끊지 못하네.

 

상혼침침수무파湘魂沈沈水無波 상수에 깊이 잠긴 굴원의 혼백으로 강물엔 물결이 일지 않고

촉백책책산유월蜀魄磔磔山有月 촉나라 망제의 혼은 두견이 돼 달밤에 피를 토하고 운다네.

수인심배창해번手引深盃蒼海飜 손으로 술잔을 끌어당기면 시퍼런 바다가 딸려오는 듯

구음장구비전결口吟長句飛電決 긴 시 구절을 나지막이 읊을 땐 번개가 번쩍거리는 것 같네.

 

진장뇌락부운허盡將磊落付雲虛 최선을 다하고 사소한 것은 저 허망한 구름에 보내버리고

불향수유변생멸不向須臾辨生滅 잠시만이라도 죽고 사는 문제는 따지지 않으려네.

인간시주공제人間詩酒功第一 인간에게 있어 시와 술은 으뜸가는 공덕이라

다소위시보명철多少危時保明哲 위태로운 때 몸 지켜준다네.

 

주유광시유마酒有狂詩有魔 술을 마시면 미치광이가 되고 시에는 마귀가 꼬인다네.

예법불감번휘가禮法不敢煩麾呵 예법이 있다 한들 어찌 감히 번거롭게 하리오

자술명망즉낙토自述名網卽樂土 명리에 얽매지 않고 올바른 길만 걸으면 그것이 극락인데

강산풍월구파사江山風月俱婆娑 이 강산에서 바람과 달과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겠소.

 

►릉한凌寒 심한 추위. 엄동설한嚴冬雪寒

●매화梅花/왕안석王安石(1021-1086 北宋)

 

장각수지매墻角數枝梅 담장 모퉁이의 매화나무 꽃가지 몇 개

릉한독자개凌寒獨自開: 엄동설한에도 저 혼자 피어있네.

요지불시설遙知不是雪 눈송이가 아님은 멀리서도 알아보니

위유암향래爲有暗香來 그윽한 매화 향기가 풍기기 때문이라오.

 

►참렬慘烈 아주 참혹慘酷함. 끔찍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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