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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37칙 本則 評唱

【評 唱】

향북유주반산보적화상向北幽州盤山寶積和尚 북쪽 幽州의 盤山寶積스님도

내마조하존숙乃馬祖下尊宿 마조馬祖스님 회하의 큰스님으로서

후출보화일인後出普化一人 뒤에 제자 보화普化스님이 있었다.

 

사림천화師臨遷化 위중운謂眾云 스님은 임종 때 대중에게 말하였다.

환유인막득오진마還有人邈得吾真麼 “나의 초상화를 그릴 사람이 있느냐?”

 

중개사진정사眾皆寫真呈師 대중이 모두 초상화를 그려 바치자

사개질지師皆叱之 스님은 모조리 꾸짖었는데

보화출운普化出云 보화스님이 대중 속에서 나오더니 말하였다.

모갑막득某甲邈得 “제가 그릴 수 있습니다.”

 

사운師云 하부정사로승何不呈似老僧 “왜 노승에게 바치지 않느냐?”

보화편타근두이출普化便打筋斗而出 보화스님은 훌쩍 재주를 넘으며 나가버리니

사운師云 스님이 말하였다.

 

저한향후여풍광접인거재這漢向後如風狂接人去在

“이놈이 이후로 미친놈처럼 사람을 제접 하리라.”

 

일일시중운一日示眾云 반산스님이 하루는 대중 법문을 하였다.

삼계무법三界無法 하처구심何處求心 “삼계에 법이 없는데 어디에서 마음을 찾겠는가?

 

사대본공四大本空 불의하주佛依何住

사대가 본디 빈[空] 것인데 부처는 무엇을 의지해 안주하였느냐?”

 

선기부동璿璣不動 적지무흔寂止無痕

선기옥형璿璣玉衡(천문관측기, 마음을 비유)을 움직이지 않고 고요하여 흔적이 없다.

 

적면상정覿面相呈 갱무여사更無餘事

곧바로 드러내줄 뿐 결코 그 밖의 일이 없다.

 

설두념량구래송雪竇拈兩句來頌 설두스님은 두 구절을 들어 노래하였는데

직시혼금박옥直是渾金璞玉

이는 제련하지 않은 금덩이 같고 가공하지 않은 옥 덩이처럼 질박하기만 하다.

 

불견도不見道 듣지 못하였느냐?

채병불가려타약瘥病不假驢駝藥 “병이 치료되면 많은 약들이 필요치 않다”는 말을.

 

산승위십마도山僧為什麼道 화성편타和聲便打

산승은 무엇 때문에 “말하자마자 쳐라”고 말하였을까?

 

지위타담가과상只為佗擔枷過狀

이는 그가 형틀을 짊어진 채로 판결문을 건네주었기 때문이다.

 

고인도古人道 옛사람은 말하기를

문칭성외구聞稱聲外句 막향의중구莫向意中求

“소리 밖의 구절을 들을지언정 의식 가운데에서 구하지 말라”하였다.

 

차도타의작마생且道他意作麼生

말해보라, 그의 뜻이(三界無法 何處求心) 무엇이었는가를.

 

직득분류도인直得奔流度刃 전전성비電轉星飛

이는 급류가 흐르는 듯, 칼을 휘두르는 듯, 번갯불이 치는 듯, 별이 나는 듯하다.

 

약의의심사若擬議尋思 천불출세야모색타불착千佛出世也摸索他不著

만일 머뭇거리며 생각하면 일천 부처님이 출세하여도 그것을 찾지 못한다.

 

약시심입곤오若是深入閫奧 철골철수徹骨徹髓

이처럼 심오한 경지에 깊숙이 들어가 뼛속까지 사무치고

 

견득투저見得透底 반산일장패결盤山一場敗缺

투철히 깨치면 반산스님도 한바탕 실수를 한 것이다.

 

약승언회종좌전우전저若承言會宗左轉右轉底

말을 이용해서 종지를 알려고 하여 좌우 종횡으로 사량분별 한다면

 

반산지득일궐盤山只得一橛

반산스님이 한 말이 결국 그대를 속박하는 말뚝이 될 뿐이다.

 

약시타니대수若是拖泥帶水 만일 언어문자나

성색퇴리전聲色堆裏轉 소리나 모양으로 궁리를 했다가는

미몽견반산재未夢見盤山在 꿈속에서도 반산스님을 보지 못할 것이다.

 

오조선사도五祖先師道 은사이신 오조五祖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투과나변透過那邊 방유자유분方有自由分 “‘저 쪽’으로 뚫고 지나가야 자유로운 경지가 있다”

 

불견삼조도不見三祖道 듣지 못하였느냐? 삼조三祖스님의 말씀을.

집지실도執之失度 필입사로必入邪路 “집착하면 법도를 잃게 되어 반드시 삿된 길로 들어가며

방지자연放之自然 체무거주體無去住 놓아버리면 자연스러워져서 본래 가고 머뭄이 없다”

 

약향저리若向這裏 도무불무법道無佛無法 우타입귀굴리거又打入鬼窟裏去

여기에서 “부처도 없고 법도 없다”고 말한다면 또한 귀신의 굴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고인위지해탈심갱古人謂之解脫深坑 옛사람은 이를 “해탈이라는 깊은 구덩이”라고 말했는데

본시선인이초악과本是善因而招惡果 본디 이는 원인은 좋았는데 나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소이도所以道 그러므로 반산스님은

무위무사인無為無事人 “하염없고 할 일 없는 사람이여

유조금쇄난猶遭金鎖難 오히려 쇠고랑 차는 변을 당한다.”고 하였다.

 

야수시궁도저시득也須是窮到底始得 궁극적으로는 여기에까지 이르러야 한다.

약향무언처언득若向無言處言得 말이 없는 곳에서 말할 수 있고

행부득처행득行不得處行得 행할 수 없는 데에서 행할 수 있다면

위지전신처謂之轉身處 이를 몸을 돌리는 곳이라고 한다.

 

삼계무법三界無法 하처구심何處求心

“삼계에 법이 없는데 어디에서 마음을 찾겠느냐?” 했는데

 

니약작정해你若作情解 지재타언하사각只在他言下死卻

그대들이 알음알이로 이해한다면 그의 말 속에서 죽게 될 것이다.

 

설두견처雪竇見處 칠천팔혈七穿八穴 소이송출所以頌出

설두스님의 견처見處는 종횡으로 뚫려 있기에 송을 하였다.

 

 

►향북유주向北幽州 지금의 하북성 지역. ‘向’ 접두어 ‘北’ 北. 北方.

►보화普化(?-860) 당대승唐代僧.

성씨수개불상姓氏壽皆不詳 성씨와 나이는 다 상세치 못함.

 

사반산보적嗣盤山寶積 남악하삼세南嶽下三世

반산보적盤山寶積을 이었으니 남악하 3세.

 

일본선종지파보화종지조日本禪宗支派普化宗之祖

일본 선종의 지파支派 보화종普化宗의 개조開祖.

 

보적시적후寶積示寂後 보적寶積이 시적한 후

사즉유화북지진주師卽遊化北地鎭州 스님이 곧 북지北地의 진주鎭州에서 유화遊化하며

좌찬어림제佐贊於臨濟 임제를 좌찬佐贊했음.

 

림제주미구臨濟住未久 사전신탈거師全身脫去

임제가 머문 지 오래지 않아 스님이 전신全身으로 벗고 갔음(죽음)

/송고승전宋高僧傳20 전등록傳燈錄10 석씨계고략釋氏稽古略3

 

►막득邈得 묘회描繪(묘사하여 그림). 그리다. 묘사하다.

막邈은 묘描ㆍ막貌(묘사하다)과 같음.

 

►오진吾眞 진眞은 초상肖像. 승려의 초상화.

►정사呈似 시여示與(보여줌). 정呈은 시示임. 현見임. 사似는 여與에 상당함.

비슷한 것을 바친다는 뜻으로 자기가 바치는 글이나 물건이 훌륭하지 못함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

 

►타근두打筋斗 재주넘기를 하다.

근두筋斗=근두斤斗=건두巾斗.

 

<조정사원祖庭事苑>7 근두斤斗

근斤 작목구야斫木具也 두중이가경頭重而柯輕

근斤(도끼)은 나무를 쪼개는 도구다. 머리는 무겁고 자루는 가볍다.

 

용지칙두전用之則斗轉 이를 쓰면 곧 두斗(구기 두)가 회전한다.

위차기자사지爲此技者似之 이 기예技藝를 하는 자가 이와 흡사하다.

 

►풍광風狂 풍광瘋狂(미치광이). 발풍發瘋(狂症이 발작)함.

풍風은 전광병癲狂病(狂症 지랄병)이니 후에 풍瘋으로 지었음.

 

►선기璿璣=선기琁璣. 북두칠성 4번째 별. 여기서는 ‘마음’

고대천문관측의기古代天文觀測儀器 이기수성지운행이회전以其隨星之運行而迴轉

고대의 천문관측天文觀測의 의기儀器니 그것이 별의 운행을 따라 회전함.

 

►혼금박옥渾金璞玉 純金眞玉. 본래 천연의 아름다움.

혼금渾金 혼륜원금渾淪圓金 혼금渾金은 혼륜渾淪한 둥근 금이며

박옥璞玉 옥미탁야玉未琢也 박옥璞玉은 옥을 탁마琢磨하지 않았음이니

 

비유천연미질比喩天然美質 미가수식未加修飾

천연의 미질美質이면서 수식修飾을 가하지 않음에 비유함

 

►려타약驢駝藥 나귀 등에 실을 정도로 많은 약

►성외구聲外句 聲前一句. 생각을 넘어선 경지에서 내뱉는 말이나 글귀

지미발출음성이전지일구指未發出音聲以前之一句

음성을 발출發出하지 아니한 이전의 1구.

 

부모미생이전지일구父母未生以前之一句

부모가 나지 아니한 이전의 1구를 가리킴.

 

<碧巖錄>第七則

성전일구聲前一句 소리 앞의 일구는

천성불전千聖不傳 천성千聖도 전하지 못하나니

미증친근未曾親覲 일찍이 친히 보지 못했다면

여격대천如隔大千 대천大千을 격隔함과 같으리라.

설사향성전변득設使向聲前辨得 설사 소리 앞을 향해 변득辨得하여

절단천하인설두截斷天下人舌頭 천하인의 설두舌頭를 절단하더라도

역미시성조한亦未是性懆漢 또한 이 성조한性懆漢이 아니다.

 

►분류도인奔流度刃

형용기봉신질법안명량形容機鋒迅疾法眼明亮

기봉이 신질迅疾하고 법안이 명량明亮함을 형용.

 

►곤오閫奧

곤閫 문한門限 오奧 위실중은오지처謂室中隱奧之處

곤閫은 문지방이며 오奧는 이르자면 실중의 은오隱奧한 곳임.

 

►일장패궐一場敗缺 패배의 한 장면. ‘敗缺’=패궐敗闕로 읽는다.

►타니대수拖泥帶水

1. 간결하지 않다 2. 시원시원하게 처리하지 못하다 3. 맺고 끊는 맛이 없다.

(말이나 문장 등이) 간결하지 않다. (일을) 시원시원하게 처리하지 못하다. 맺고 끊는 맛이 없다.

 

타니대수拖泥帶水=대수타니帶水拖泥=화광동진和光同塵=회두토면灰頭土面

 

어선림중於禪林中 자이형용수행자오도지후藉以形容修行者悟道之後

선림 중에서 가차假借(藉)하여 수행자가 오도한 후에

 

위제도중생爲濟度衆生 이감원투신어군중지중而甘願投身於群衆之中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군중 속으로 투신하여

 

불고진세지오탁不顧塵世之汚濁

진세塵世의 오탁을 돌아보지 않음을 달게 원함을 형용.

 

►나변那邊 ‘깨달은 경지[悟境]’

►삼조三祖 3祖僧璨(?-606)

►해탈심갱解脫深坑 해탈에 집착하여 깨달음의 깊은 구렁에 빠져 있는 것.

집착어해탈이불능원만자리리타지행執著於解脫而不能圓滿自利利他之行

해탈에 집착하여 능히 자리이타自利利他의 행이 원만하지 못함이

 

비여타어심갱譬如墮於深坑 고칭해탈심갱故稱解脫深坑

비유컨대 심갱深坑에 떨어짐과 같은지라 고로 명칭이 해탈심갱임.

 

►금쇄난金鎖難 금으로 만든 쇠사슬에 속박된 것. 금쇄현관金鎖玄關

금으로 만든 쇠사슬은 아름답고 귀중한 것이지만 여기에 속박되면 도리어 자유를 잃어버리고 만다.

 

<조정사원祖庭事苑>5 금쇄난金鎖難 <지도론智度論>22云

비재령어譬在囹圄 질곡소구桎梏所拘

비유컨대 영어囹圄(감옥)에 있으면서 질곡桎梏에 구속되는 바라

 

수부몽사雖復蒙赦 갱계금쇄更繫金鏁

비록 다시 사면을 입더라도 다시 金鏁(금으로 만든 쇠사슬)에 묶인다.

 

인위애계人爲愛繫 여재령어如在囹圄

사람이 애욕에 묶임이 됨은 마치 영어에 있음과 같으며

 

수득출가雖得出家 갱저금계更著禁戒 여계금쇄如繫金鏁

비록 출가함을 얻었지만 다시 금계禁戒에 집착함은 마치 금쇄에 묶임과 같다.

 

►전신처轉身處 보다 높은 차원으로의 방향전환

►칠천팔혈七穿八穴 七通八達. 능수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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