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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99칙 本則 評唱

【評 唱】

숙종황제肅宗皇帝 재동궁시在東宮時 이참충국사已參忠國師

숙종황제가 동궁東宮에 있을 때 충국사를 참례했고

 

후래즉위後來即位 경지유독敬之愈篤

그 뒤 즉위하자 더욱 도탑게 존경하게 되었다.

 

출입영송궁자봉차련出入迎送躬自捧車輦

출입하고 맞이하고 전송함에 몸소 수레와 가마로 받들었다.

 

일일치개문단래一日致箇問端來 하루는 질문거리를 가지고

문국사운問國師云 국사에게 물었다.

여하시십신조어如何是十身調御 “어떤 것이 십신조어(부처)입니까?”

 

사운師云 충국사가 말했다.

단월답비로정상행檀越踏毘盧頂上行 “단월(시주)이여! 비로자나불의 정수리를 밝고 가소서.”

 

국사평생國師平生 국사는 평생 동안

일조척량골경여생철一條脊梁骨硬如生鐵 척추 뼈는 하나의 무쇠처럼 견고하더니만

급지제왕면전及至帝王面前 제왕의 앞에선 진흙처럼 흐물흐물하였다.

 

여란니상사如爛泥相似 수연답득렴섬雖然答得廉纖 각유개호처卻有箇好處

비록 이처럼 섬세하게 답변하였으나 그래도 잘한 점이 있었다.

 

타도他道 충국사는 이런 식으로 말했던 것이다.

이요회득爾要會得 “그대가 만일 내 뜻을 알고자 한다면

 

단월수시향비로정녕상행시득檀越須是向毘盧頂𩕳上行始得(이마 녕/영𩕳)

단월이여! 모름지기 비로자나불의 정수리 위로 가야만 될 것이다”

 

타각불천他卻不薦 갱도更道 그러나 숙종은 이를 알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과인불회寡人不會 “과인은 잘 모르겠습니다.”

 

국사후면國師後面 국사는 뒤이어

특쇄랑당락초忒殺郎當落草 참으로 매몰차지 못하게도 수준을 낮추어

갱주두상저일구운更注頭上底一句云 다시 첫 구절에다 주석을 붙여 주었다.

막착인자기청정법신莫錯認自己清淨法身 “자기의 청정법신이 있다고 잘못 알지 마소서.”

 

소위인인구족所謂人人具足 이 청정법신은 이른바 사람마다 모두 만족스럽고

개개원성箇箇圓成 하나하나 원만하게 성취되어 있다.

 

간타일방일수看他一放一收 그가 한 번 놓아주고 한 번 거두어들인 것을 살펴보면

팔면수적八面受敵 팔방에서 적을 대처한 것과 같다.

 

불견도不見道 듣지 못하였는가,

선위사자善為師者 “훌륭한 스승이란

 

응기설교應機設教 간풍사범看風使帆

기연에 따라 가르침을 베풀어 마치 바람결에 따라서 돛을 거는 것과 같다”

 

약지벽수일우若只僻守一隅 기능회호豈能回互

만일 한 가지만을 고수하면 어떻게 서로가 어울릴 수 있겠는가?

 

간타황벽로선능접인看他黃檗老善能接人

살펴보면 황벽黃檗 노장은 사람을 제접하는데 능하였다고 하겠다.

 

우착림제遇著臨濟 그는 임제를 만나자

삼회편통시륙십봉三回便痛施六十棒 세 차례나 통렬한 60방망이를 때려

림제당하편회거臨濟當下便會去 임제는 그 자리에서 바로 깨달음을 얻었다.

 

급지위배상국及至為裴相國 갈등특쇄葛藤忒殺 그러나 배상국을 대할 때는 매우 말이 많았다.

차기불시선위인사此豈不是善為人師 이것이 바로 사람을 잘 지도하는 훌륭한 스승이 아니겠는가.

 

충국사선교방편忠國師善巧方便 접숙종제接肅宗帝

충국사는 훌륭하고 교묘한 방편으로 숙종황제를 제접하였다.

 

개위타유팔면수적저수단蓋為他有八面受敵底手段

이는 그에게 팔방으로 적을 받아들일 만한 솜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십신조어자十身調御者 십신조어란

즉시십종타수용신即是十種他受用身 곧 열 종류의 타수용신이며

법보화삼신法報化三身 즉법신야即法身也 법法·보報·화化·3身이 곧 法身이다.

 

하고何故 보화비진불報化非真佛 역비설법자亦非說法者

왜냐하면 보신·화신은 참다운 부처가 아니며 설법하는 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거법신據法身 법신을 따라 살펴보면

즉일편허응則一片虛凝 한 조각 본성이 텅 비어 응결하며

령명적조靈明寂照 신령한 밝은 빛이 고요히 비추고 있을 뿐이다.

 

태원부상좌太原孚上座 태원太原의 부상좌孚上座가

재양주광효사在揚州光孝寺 강열반경講涅槃經

양주楊州의 광효사光孝寺에 있으면서 <열반경>을 강의하고 있었다.

 

유유방승有游方僧 그때 마침 거기에 사방으로 행각하던 스님이 와 있었다.

즉협산전좌即夾山典座 그는 바로 협산선회夾山善會 문화에서 典座(공양주)였다.

 

재사조설在寺阻雪 인왕청강因往聽講

폭설로 길이 막혀 그 절에 머물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강의를 듣게 되었다.

 

강지삼인불성講至三因佛性 삼덕법신三德法身 광담법신묘리廣談法身妙理

강의가 삼인불성과 삼덕법신의 부분에 대한

법신의 오묘한 이치를 널리 설명하는 데 이르러

 

전좌홀연실소典座忽然失笑 전좌는 갑자기 실소失笑를 금치 못하였고

부내목고孚乃目顧 부상좌는 그를 눈여겨 보아두었다.

강파講罷 령청선자문운令請禪者問云 강의를 끝마치고 부상좌는 전좌에게 물었다.

 

모소지협렬某素智狹劣 의문해의依文解義

“저는 본디 지혜가 용렬하여 문자에 의거하여 뜻풀이를 하였습니다.

 

적래강차適來講次 견상인실소見上人失笑

조금 전에 강의할 무렵 上人께서 웃으신 것을 보았습니다.

 

모필유소단핍처某必有所短乏處 저에게 반드시 부족한 점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청상인설請上人說 상인께서는 이를 말씀해주십시오.”

 

전좌운典座云 협산전좌는 말하였다.

좌주불문座主不問 즉불감설即不敢說

“좌주座主께서 묻지 않으셨다면 감히 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만

 

좌주기문座主既問 즉불가불언則不可不言

좌주께서 이왕 물으셨으니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실시소좌주불식법신某實是笑座主不識法身

저는 실로 좌주께서 법신을 몰랐기 때문에 웃었던 것입니다.”

 

부운孚云 부상좌가 말했다.

여차해설如此解說 하처불시何處不是 “아까처럼 해설하면 어느 곳이 잘못된 것입니까?”

 

전좌운典座云 전좌가 말했다.

청좌주경설일편請座主更說一遍 “그러면 좌주께서는 다시 한 번 더 법신에 대해 말해보십시오.”

 

부왈孚曰 부상좌가 말했다.

법신지리法身之理 유약태허猶若太虛 “법신의 이치는 마치 허공 같아

수궁삼제豎窮三際 시간적으로는 삼제三際(과거현재미래)를 다하고

횡긍시방橫亙十方 공간적으로는 시방十方에까지 뻗쳐

미륜팔극彌綸八極 포괄이의包括二儀 팔극八極에 가득하고 하늘과 땅을 포괄하였습니다.

수연부감隨緣赴感 미부주편靡不周遍 이는 인연 따라 감응하며 두루두루 하지 않는 바 없습니다.”

 

전좌왈典座曰 전좌가 말했다.

부도좌주설불시不道座主說不是 “좌주의 말씀이 옳지 않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지식득법신량변사只識得法身量邊事 실미식법신재實未識法身在

다만 이는 법신의 주변적인 것만 알았을 뿐 실제로 법신을 알지 못한 것입니다.”

 

부왈孚曰 부상좌가 말했다.

기연여시既然如是 선자당위아설禪者當為我說 “그렇다면 선객께서는 저를 위해 말씀해주십시오.”

 

전좌왈典座曰 전좌가 말했다.

약여시若如是 좌주잠철강座主暫輟講 “정 그러시다면 좌주는 잠시 강의를 그만두시고

순일어정실중旬日於靜室中 단연정려端然靜慮 열흘간만 고요한 방에서 고요히 생각하며

수심섭념收心攝念 선악제연善惡諸緣 마음을 거두고 생각으로 거두어 선악 따위의 모든 반연을

일시방각一時放卻 자궁구간自窮究看 일시에 놓아버리고 스스로 궁구해보십시오.”

 

부孚 일의소언一依所言 부상좌는 전좌의 말대로 똑같이 하였다.

종초야지오경從初夜至五更 문고각명聞鼓角鳴 홀연계오忽然契悟

초저녁에서 오경五更에 이르러 북 울리는 소리를 듣고 홀연히 깨치게 되었다.

 

편거고선자문便去叩禪者門 이에 곧 바로 선객의 방문을 두드렸다.

전좌왈典座曰 아수阿誰 전좌는 말하였다. “누구시오?”

부왈孚曰 모갑某甲 “접니다.”

 

전좌돌왈典座咄曰 전좌는 혀를 차며 말하였다.

교여전지대교教汝傳持大教 “그대의 대교大敎를 전하여

대불설법代佛說法 부처님 대신 설법하라 하였는데

 

야반위십마취주와가夜半為什麼醉酒臥街

야반에 무엇 때문에 술에 취하여 거리에 누웠오!”

 

부왈孚曰 부상좌가 말했다.

자래강경自來講經 “지금껏 경을 강의했던 것은

 

장생신부모비공뉴날將生身父母鼻孔扭捏

나를 낳아준 부모의 콧구멍을 눌렀다 비틀었다 한 것과 같습니다.

 

종금일이후從今日已後 갱불감여시更不敢如是

오늘 이후론 다시는 감히 이 같은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간타기특한看他奇特漢 이 기특한 놈을 살펴보라.

기지거인개소소령령豈只去認箇昭昭靈靈 밝고 밝으며 신령하고 신령한 것을 알고서

락재려전마후落在驢前馬後 나귀 앞이나 말 뒤를 따라 다니는 종노릇하네.

 

수시타파업식須是打破業識 모름지기 업식業識을 타파하여

무일사호두가득無一絲毫頭可得 한 실오라기만큼도 얻은 것이 없다 하여도

유지득일반재猶只得一半在 한 개는커녕 반 개 정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고인도古人道 그러므로 옛사람 誌公和尙은 말했다.

불기섬호수학심不起纖毫修學心 “터럭 끝만큼도 닦아서 배우려는 마음[修學心]을 일으키지 않아도

무상광중상자재無相光中常自在 형상 없는 빛[無相光]속에서 항상 자유로웠다”

 

단식상적멸저但識常寂滅底 다만 항상 적멸寂滅을 알 뿐

막인성색莫認聲色 성색聲色을 인식하지 말며

단식령지但識靈知 영지靈知를 알 뿐

막인망상莫認妄想 망상은 피우지 말라.

 

소이도所以道 그러므로 증도가에서 말했다.

가사철륜정상선假使鐵輪頂上旋 “가령 철퇴가 정수리 위에서 왔다 갔다 한다 해도

정혜원명종불실定慧圓明終不失 정혜定慧는 또렷이 밝아 끝내 잃지 않으리라”

 

달마문이조達磨問二祖 달마가 2祖 혜가에게 물었다.

여립설단비汝立雪斷臂 당위하사當為何事

“그대가 흰 눈 위에서 팔을 끊은 것은 무슨 일을 하고자 함인가?”

 

조왈祖曰 모갑심미안某甲心未安 “저는 마음이 편안치 못합니다.

걸사안심乞師安心 스님께서 마음을 편케 해주십시오.”

 

마운磨云 장심래將心來 여여안與汝安 “그 마음을 가져오너라. 그대에게 편안함을 주리라.”

조왈祖曰 멱심료불가득覓心了不可得 “마음을 찾아보아도 끝내 찾지 못하겠습니다.”

 

마왈磨曰 여여안심경與汝安心竟 “이젠 그대의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조홀연령오二祖忽然領悟 이 말에 이조는 홀연히 깨쳤다.

 

차도정당임마시且道正當恁麼時 법신재십마처法身在什麼處

말해보라, 이러한 시절을 당하여 법신은 어느 곳에 있을까?

 

장사운長沙云 장사長沙가 말했다.

학도지인불식진學道之人不識真 “도를 배우는 사람이 참[眞]을 알지 못하는 까닭은

지위종전인식신只為從前認識神 종전대로 식신識神으로 알려 하기 때문이다.

 

무량겁래생사본無量劫來生死本 이는 무량겁이 흐르는 동안의 생사의 근본이거늘

치인환작본래인癡人喚作本來人 어리석은 사람은 이것을 본래인本來人이라 한다.”

 

여금인如今人 요즈음 사람들은

지인득개소소령령只認得箇昭昭靈靈 밝고 밝으며 신령하고 신령한 것을 인식하고선

편당안노목便瞠眼努目 롱정혼弄精魂 눈알을 부라리며 망상분별을 할 뿐이다.

유십마교섭有什麼交涉 이와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지여타도只如他道 충국사가 말하길

막인자기청정법신莫認自己清淨法身 “자기의 청정법신이 있다고 잘못 알지 말라”했는데

 

차여자기법신且如自己法身 여러분이 자기의 법신을

이야미몽견재爾也未夢見在 꿈속에서도 보지 못했는데

갱설십마막인更說什麼莫認 또다시 무엇 때문에 잘못 알지 말라는 말을 하는가?

 

교가教家 교학敎學에서는

이청정법신以清淨法身 위극칙為極則 청정법신을 극칙으로 삼는데

위십마각불교인인為什麼卻不教人認 무엇 때문에 이를 각인 시키지 못하는 것일까?

 

불견도不見道 듣지 못하였느냐?

인착의전환불시認著依前還不是 “인식해도 여전히 옳지 않다”는 말을.

돌咄 쯧쯧!

호편여봉好便與棒 바로 방망이로 때렸더라면 좋았을걸.

 

회득차의자會得此意者 이 방망이로 후려지는 이 뜻을 알 수 있는 자라면

시회타도막인자기청정법신始會他道莫認自己清淨法身

비로소 “자기의 청정법신이 있다고 인식하지 말라”는 말뜻을 알게 될 것이다.

 

설두혐타로파심절雪竇嫌他老婆心切 설두는 그(국사)가 노파심이 간절했던 그 점을 의심하였지만

쟁내란니리유자爭奈爛泥裏有刺 진흙 속에 가시가 있는 것을 어찌하랴.

 

기불견豈不見 왜 보지 못하였느냐,

동산화상洞山和尚 접인유삼로接人有三路

동산스님이 사람을 제접하는 데는 3가지 길이 있었던 것을.

 

소위현로조도전수所謂玄路鳥道展手 이른바 현로玄路·조도鳥道·전수展手이다.

초기학도初機學道 처음 발심한 사람이 도를 배우려면

차향차삼로행리且向此三路行履 이 세 길을 밟아가야 한다.

 

승문僧問 어떤 스님이 동산에게 물었다.

사심상교학인행師尋常教學人行 조도鳥道 미심여하시조도未審如何是鳥道

“평소 스님께서 학인에게 조도鳥道로 가라 하셨는데 어떠한 것이 조도입니까?”

 

동산운洞山云 부봉일인不逢一人 “단 한 사람도 만나지 않는다.”

 

승운僧云 여하행如何行 “그런 곳을 어떻게 갑니까?”

산운山云 직수족하무사거直須足下無私去 “똑바로 발밑에 흔적 내지 말고[足下無私]가라.”

 

승운僧云

지여행조도只如行鳥道 막편시본래면목부莫便是本來面目否

“조도로 가는 것은 본래 면목이 아닐는지요?”

 

산운山云

사리인십마전도闍黎因什麼顛倒 “화상아, 왜 전도 되었느냐?”

 

승운僧云

십마처시학인전도처什麼處是學人顛倒處 “학인이 전도된 곳이 어디입니까?”

 

산운山云

약부전도若不顛倒 위십마인노작랑為什麼認奴作郎

“전도되지 않았다면 무엇 때문에 종을 주인으로 생각하느냐?”

 

승운僧云

여하시본래면목如何是本來面目 “어떤 것이 본래면목입니까?”

 

산운山云

불행조도不行鳥道 “조도로 가지 않는다.”

 

수시견도저반전지須是見倒這般田地 모름지기 견해가 이러한 경지에 이르러야 만이

방유소분상응方有少分相應 조금이나마 본칙공안과 서로 응할 수 있는 것이다.

 

직하타첩直下打疊 교삭적탄성教削跡吞聲

이 자리에서 대뜸 하나가 되어 자취를 없애고 소리를 삼킨다 해도

 

유시납승문하猶是衲僧門下 사미동행견해재沙彌童行見解在

납승의 문하에서는 사미沙彌·행자의 견해일 뿐이다.

 

갱수회수진로更須回首塵勞 그러므로 반드시 속제俗諦 속으로 머리를 돌려

번흥대용시득繁興大用始得 대용大用을 크게 일으켜야 한다.

설두송운雪竇頌云 설두스님의 송은 다음과 같다.

 

 

►동궁東宮 황태자가 머무는 궁전

황태자皇太子 황태자적궁전皇太子的宫殿

 

►란니爛泥 진흙

►렴섬廉纖 자세하다. 섬세하다

 

►정녕頂𩕳 머리 ‘이마 녕/영𩕳’

►랑당락초郞當落草

►두상저일구頭上底一句 단월답비로정상행檀越踏毘盧頂上行

단월이 비로의 정상을 밟고 행하십시오.

 

►팔면수적八面受敵 8방의 적을 상대로 싸우다. 대단한 역량을 발휘하다.

►회호回互 상대에 다라 자신의 입장을 자유자재로 전환하다.

갑을호상교잡섭입지의甲乙互相交雜涉入之意

갑과 을이 호상 교잡交雜하면서 섭입涉入함의 뜻.

 

여륙근대어전경如六根對於前境 예컨대(如) 6근이 前境을 상대해

능변별기성색등能辨別其聲色等 능히 그 소리와 색을 변별하는 등이니

위지근경회호시야謂之根境回互是也 이를 일러 根境이 회호回互한다 함이 이것.

 

피화엄소위리사무애급사사무애彼華嚴所謂理事無礙及事事無礙

저 화엄에서 이른 바 이사무애理事無礙 및 사사무애事事無礙를

 

가배어차회호可配於此回互 가히 이 회호에 짝하고

리사각립理事各立 이사理事는 각각 서고

사사주위事事住位 사사事事는 자리에 머무니

가배어불회호可配於不回互 가히 불회호에 짝함이다.

 

►당하當下 대번에. 즉시.

►배상국裴相國 황벽문하의 거사였던 배휴裴休(791-864)

►타수용신他受用身 중생에게 깨달음의 희열을 주기 위하여 나타난 부처의 몸.

 

►법보화삼신法報化三身 부처의 몸을 3가지 방면에서 본 것.

첫째 法身. 진리 그 자체

둘째 報身. 수행의 결과로 얻어진 초능력적인 몸.

셋째 化身.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인간의 몸으로 태어난 몸.

 

►적조寂照

① 산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혜로써 모든 현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응시함.

② 모든 번뇌를 남김없이 소멸한 상태에서 청정한 지혜의 광명을 드러냄.

‘寂’ 진리 그 자체[體]

‘照’ 진리 그 자체에서 방사되는 지혜의 빛[用]

 

진리지체운적眞理之體云寂 진리의 체를 이르되 적寂이며

진지지용운조眞智之用云照 진지眞智의 용을 이르되 조照이다.

 

<릉엄경楞嚴經>6

정극광통달淨極光通達 원정圓淨이 지극해 빛만 통달하나니

적조함허공寂照含虛空 고요히 비추며(寂照) 허공을 머금었다.

 

<육조단경六祖壇經>

무상대열반無上大涅槃 무상無上의 대열반이

원명상적조圓明常寂照 원명圓明하며 늘 적조常寂한다.

 

►유방승游方僧 行脚僧

►전좌典座 선원禪院에서 식사를 담당하는 직책

 

►양주揚州 지금의 강소성江蘇省 양주揚州.

리제옹자가록왈李濟翁資暇錄曰 이제옹李濟翁 자가록資暇錄에 가로되

 

양주자揚州者 이풍속경양고호기주以風俗輕揚故號其州

양주揚州란 것은 풍속이 경양輕揚하는 고로 그 주州를 호했다.

 

►삼인불성三因佛性 成佛을 위한 3가지 요인.

첫째 정인불성正因佛性 본성으로 이미 갖춰져 있는 佛性

둘째 요인불성了因佛性 지혜로써 나타난 불성.

셋째 연인불성緣因佛性 지혜로써 나타날 수 있는 그 계기가 되는 모든 善行

 

천태대사지의거반열반경이십팔지설소립자天台大師智顗據般涅槃經28之說所立者

천태대사 지의智顗가 <반열반경>28의 설에 의거해 건립한 바의 것.

 

위일체중생무불구차삼인불성謂一切衆生無不具此三因佛性

이르자면 일체중생이 삼인불성을 갖추지 아니함이 없으며

 

차인약현此因若顯 즉성삼덕묘과卽成三德妙果

이 인因이 만약 나타나면 곧 삼덕묘과三德妙果를 이룸.

 

1. 정인불성正因佛性

정즉중정正卽中正 중필쌍조中必雙照 리어변사離於邊邪

정正은 곧 中正이니 中은 반드시 雙照하며 변사邊邪를 여읨.

 

조공조가照空照假 비공비가非空非假 삼제구족三諦具足 위정인불성爲正因佛性

조공조가하매 비공비가라 3제諦를 구족함을 정인불성이라 함.

 

역즉제법실상지리체시성불지정인亦卽諸法實相之理體是成佛之正因

또한 곧 제법실상의 이체理體니 이는 성불의 정인正因임.

 

2. 료인불성了因佛性

료즉조료了卽照了 유전정인由前正因 요了는 곧 조료니 앞 正因으로 말미암아

발차조료지지發此照了之智 이 조료의 智를 발하여

지여리상응智與理相應 지智와 理가 상응함이니

시위료인불성是爲了因佛性 이것이 요인불성이 됨.

 

3. 연인불성緣因佛性

연즉연조緣卽緣助 일체공덕선근一切功德善根 자조료인資助了因

연緣은 곧 연조緣助니 일체의 공덕선근이 요인了因을 자조資助하여

 

개발정인지성開發正因之性 시위연인불성是爲緣因佛性

정인의 성性을 개발함이니 이것이 연인불성이 됨

/금광명경현의상金光明經玄義上 사교의四敎義6

 

►삼덕법신三德法身 삼인불성三因佛性에 대응하는 3가지 德相

法身의 德. 智慧의 德. 解脫의 德

 

열반경소설대열반소구지삼덕涅槃經所說大涅槃所具之三德

<열반경>에서 설한 바 대열반이 갖춘 바의 3덕이니

 

일법신덕一法身德 이반약덕二般若德 삼해탈덕三解脫德

1은 법신덕이며 2는 반야덕이며 3은 해탈덕임.

 

차삼자此三者 각유상락아정지사덕各有常樂我淨之四德 고명삼덕故名三德

이 3자는 각기 상락아정常樂我淨의 4덕이 있는지라 고로 이름이 3덕임.

 

이차삼덕而此三德 불일불이不一不異 불종불횡不縱不橫

이 3덕이 하나도 아니고 다름도 아니며 가로도 아니고 세로도 아님이

 

여이자지삼점如伊字之三點 수라지삼목首羅之三目

이자伊字의 3點과 수라首羅의 3목目과 같으며

 

칭위대열반지비밀장稱爲大涅槃之秘密藏

호칭하기를 대열반의 비밀장이라 함.

 

►상인上人

① 부처. ② 부처의 제자. ③ 보살. ④ 고승(高僧). ⑤ 지혜와 덕을 갖춘 사람.

 

대지덕겸비對智德兼備 지덕을 겸비하여

이가위중승급중인사자지고승적존칭而可爲衆僧及衆人師者之高僧的尊稱

가히 중승衆僧 및 중인衆人의 스승이 되는 고승에 대한 존칭.

 

<석씨요람상釋氏要覽>上

내유지덕內有智德 안으로 지덕智德을 갖추고

외유승행外有勝行 밖으로 승행勝行이 있으며

재중인지상자위상인在衆人之上者爲上人 중인의 위에 있는 자를 上人이라 한다.

 

다사신시위유독多謝新詩慰幽獨 새로 지은 시로 내 고독을 위로하심이 더욱 고마우니

상인심의약위량上人深意若爲量 스님의 깊은 뜻 어이 다 헤아리리.

/유숙柳淑 <차가야사주로시次伽倻寺住老詩>3首>

 

►미륜彌綸 두루 다스림. 천하를 다스리는 경륜經綸/<역경易經 계사繫辭>

흠유도합미륜欽惟道合彌綸 공경히 생각하오니 도는 미륜에 합하시고

공존기정功存耆定 공은 연로하여 안정됨을 이루셨습니다.

/이숭인李崇仁 <하등극표賀登極表>

 

‘彌’ 만滿(가득함) 편遍(두루함)

‘綸’ 전과纏裹(얽어 싸다)

 

<화엄경소초현담華嚴經疏鈔玄談>1云

미륜자彌綸者 주편포라지의周遍包羅之義

미륜彌綸이란 것은 주편포라周遍包羅(두루 쌈)의 뜻이다.

 

►팔극八極 천지. 온 우주.

팔방극원지지八方極遠之地 팔방의 극히 먼 땅.

 

►이의二儀 陰陽=兩儀. 天地. ‘우주만유’

►법신량변사法身量邊事 법신의 외향적인 면.

 

►초야初夜 초경初更. 저녁 8시경.

지야분지초指夜分之初 야분夜分의 처음을 가리킴.

 

오후칠시지구시午後七時至九時 주야륙시지일晝夜六時之一

오후 7시에서 9시에 이르기까지니 주야 6시時의 하나.

 

►오경五更

자오전삼시지오전오시自午前三時至午前五時

오전 3시부터 오전 5시에 이르기까지.

 

경更 고대야간계시단위古代夜間計時單位 일야분위오경一夜分爲五更

경更은 고대 야간의 계시단위計時單位니 1야夜를 나누어 5경으로 삼음.

 

►고각鼓角 군대의 호령에 사용되는 큰 북[太鼓]과 뿔피리[角笛]

전고화호각적총칭戰鼓和號角的總稱 전고戰鼓와 호각號角의 총칭.

 

고대군대중위발호시령이제작적취뢰지물古代軍隊中爲發號施令而制作的吹擂之物

고대 군대 중에서 發號施令(호령을 발하고 시행)하기 위해 제작한 불고 두드리는 물건.

 

►자래自來 지금까지

►뉴날扭揑 만지작거리다.

‘묶을 뉴(유), 수갑 추扭’ ‘모을 열, 꾸밀 날揑’

 

►소소령령昭昭靈靈 본성에서 방사되는 영묘한 빛.

명백청성모明白淸醒貌 명백하고 청성淸醒한 모양.

 

<오등회원五燈會元>7 현사사비玄沙師備

사운師云 스님이 이르되

아금문여我今問汝 내가 이제 너희에게 묻노니

여약인소소령령汝若認昭昭靈靈 너희가 만약 소소영령이

시여진실是汝眞實 이 너희의 진실이라고 인정한다면

 

위심마갑수시爲甚麽瞌睡時 우불성소소령령又不成昭昭靈靈

무엇 때문에 잠들었을 때는 또 소소영령을 이루지 못하는가?

 

약갑수시불시若瞌睡時不是 만약 잠들었을 때 이러하지 못한다면

(잠들었을 때 소소영령을 이루지 못한다면)

위심마유소소시爲甚麽有昭昭時 무엇 때문에 昭昭한 때가 있느냐?

 

여환회마汝還會麽 너희가 도리어 아느냐?

저개환작인적위자這箇喚作認賊爲子 이것을 도적을 인정해 아들로 삼음이라고 불러 짓는다.

시생사근본망상연기是生死根本妄想緣氣 이는 생사의 근본이며 妄想의 緣氣다.

 

여욕식근유마汝欲識根由麽 너희가 근유根由를 알고자 하느냐.

아향여도我向汝道 내가 너희를 향해 말한다.

소소령령昭昭靈靈 소소영령은

 

기인전진색성향등법이유분별祇因前塵色聲香等法而有分別

단지 전진前塵인 색성향色聲香 등의 법을 인해 분별이 있음이거늘

 

편도차시소소령령便道此是昭昭靈靈 곧 말하되 이것이 이 소소영령이라 하거니와

약무전진若無前塵 만약 전진前塵이 없다면

여차소소령령汝此昭昭靈靈 너희의 이 소소영령이

동어구모토각同於龜毛兔角 귀모토각龜毛兎角과 같다.

인자진실재심마처仁者眞實在甚麽處 인자仁者(상대방의 존칭)의 진실이 어느 곳에 있느냐.

 

►려전마후驢前馬後 나귀의 앞과 말의 뒤. 주인의 뒤만 따라다니는 하인.

주체성 없이 남의 뒤만 따라다니는 사람.

 

►수시須是 雖是 비록 ~라 하더라도.

►고인도古人道

보지(지공)화상십이시송寶誌(誌公)和尙十二時頌

 

1. 평단平旦 인寅 새벽 인시

광기내유도인신狂機內有道人身 사납게 날뛰는 마음 안에 도인의 몸이 있네.

궁고이경무량겁窮苦已經無量劫 무량 세월 가난하고 고통스럽게 살면서도

불신상경여의진不信常擎如意珍 늘 여의주 손에 들고 있으면서 믿지 않네.

 

약착물若捉物 입미진入迷津 사물경계를 붙잡으면 미혹의 길이니

단유섬호즉시진但有纖毫卽是塵 터럭만큼 있어도 바로 티끌망상 되고 마네

부주구시무상모不住舊時無相貌 본래의 형상 없는 모습에 머물지 않고

외구지식야비진外求知識也非眞 밖에서 알음알이 구하니 참된 일이 아니네.

 

2. 일출日出 묘卯 해 뜰 때 묘시

용처불수생선교用處不須生善巧 쓰일 때 꼭 좋은 방편 생기는 것은 아니네.

종사신광조유무縱使神光照有無 설사 신령한 빛이 유무의 경계를 비추어도

기의변조마사요起意便遭魔事撓 뜻을 일으키면 마구니 경계 만나 그릇 되네

 

약시공若施功 종불료終不了 유위 행으로 수행하면 끝내 이르지 못하니

일야피타인아요日夜被他人我拗 밤낮으로 나·남의 분별로 어긋나고 마네

불용안배지마종不用安排只麽從 분별의 마음 내지 않고 이렇게 따르니

하증심지생번뇌何曾心地生煩惱 언제 마음에 번뇌가 생기랴!

 

3. 식시食時 진辰 밥 먹을 때, 진시

무명본시석가신無明本是釋迦身 무명이 본래 석가의 몸이요

좌와부지원시도坐臥不知元是道 앉거나 눕는 것이 원래 도인 것을 모르고

지마망망수고신只麽忙忙受苦辛 그저 허둥지둥 쓰고 매운 고통 받는구나

 

인성색認聲色 멱소친覓疏親 소리 색깔 따라 좋고 싫고를 찾으니

지시타가염오인只是他家染汚人 바깥의 일로 너를 더럽히는 일이 될 뿐이네

약의장심구불도若擬將心求佛道 마음을 가지고 헤아려 부처의 길 찾으려거든

문취허공시출진問取虛空始出塵 허공에게 물어 보아야 비로소 티끌망상에서 벗어나리.

 

4. 우중禺中 사巳 오전 열 시, 사시

미료지인교부지未了之人敎不至 깨닫지 못한 이는 가르쳐도 모르네.

가요통달조사언假饒通達祖師言 조사들의 말씀 두루 꿰뚫었다 하더라도

막향심두안료의莫向心頭安了義 마음에 그 모든 뜻을 담아두지 말라

 

지수현只守玄 몰문자沒文字 현묘함을 지킬 뿐 문자에 빠지지 말지니

인착의전환불시認着依前還不是 (무엇이든) 안다고 말하면 여전히 옳지 않다.

잠시자긍불추심暫時自肯不追尋 문득 스스로 긍정하여 쫓아가 찾지 아니하니

광겁부조마경사曠劫不遭魔境使 영원토록 마군의 장애 만나지 않으리.

 

5. 일남日南 오午 해가 머리 위에 올 때, 오시

사대신중무가보四大身中無價寶 사대의 몸 안에 아주 귀한 보배 있네.

양염공화불긍포陽陷空華不肯抛 신기루 환상 헛꽃 망상을 기꺼이 버리지 않고

작의수행전신고作意修行轉辛苦 마음을 내서 수행하니 고생스럽고 괴롭구나.

 

부증미不曾迷 막구오莫求悟 일찍이 헤맨 적 없으니 깨달음을 구하지 말고

임이조양기회모任尔朝陽幾回暮 아침이 몇 번이나 저녁이 되던 내버려두라

유상신중무상신有相身中無相身 형상 있는 몸 가운데 형상 없는 몸 있고

무명로상무생로無明路上無生路 무명의 길에 무생의 길이 있네.

6. 일질日昳 미未 해가 기울기 시작할 때, 미시

심지하증안료의心地何曾安了義 마음이 언제 요의(요의경)에 안주한 적 있으랴

타가문자몰친소他家文字沒親疏 저 바깥의 문자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다

막기공부구적의莫起工夫求的意 적의(요의)를 구하여 공부하지 말지니

 

임종횡任縱橫 절기휘絶忌諱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며 꺼릴 것이 없으니

장재인간부재세長在人間不在世 사람들 속에 오래 살아도 세속에 머물지는 않는다.

운용불리성색중運用不離聲色中 이리저리 사용함에 소리와 색깔 속을 벗어나지 않으니

역겁하증잠포기歷劫何曾暫抛棄 영원토록 잠시라도 내버린 적이 있었던가?

 

7. 포시哺時 신申 저녁이 가까운 때, 신시

학도선수불염빈學道先須不厭貧 도를 배우려거든 우선 가난을 꺼리지 말라

유상본래권적취有相本來權積聚 형상 있음은 본래 잠시 모여 있는 것이니

무형하용요안진無形何用要安眞 형상 없는데 어찌 진리를 세울 필요 있으랴?

 

작정결作淨潔 각노신却勞神 깨끗해지려고 하면 오히려 정신이 피로하니

막인우치작근린莫認愚痴作近鄰 어리석음을 이웃이라 인정하지 말고

언하불구무처소言下不求無處所 말끝에 구함을 버리고 머물 곳이 없으면

잠시환작출가인暫時喚作出家人 이런 이를 잠깐사이에 출가인이라 부르네.

 

8. 일입日入 유酉 해 떨어질 때, 유시

허환성음종불구虛幻聲音終不久 허황된 소리는 오래가지 못하네.

선열진수상불철禪悅珍羞尙不餮 법열의 진귀한 음식도 욕심내지 않는데

수능갱음무명주誰能更飮無明酒 그 누가 도리어 무명의 술을 마시랴

 

沒可抛몰가포 무물수無物守 버릴 것 없고 지킬 것 또한 없으면

탕탕소요부증유蕩蕩逍遙不曾有 전에 없이 걱정 없고 걸림 없이 거닐 수 있네

종이다문달고금縱尔多聞達古今 비록 많이 들어 고금에 통달한다 하여도

야시치광외변주也是痴狂外邊走 역시 어리석게 날뛰며 밖으로 치닫는 꼴이네

 

9. 황혼黃昏 술戌 황혼, 술시

광자흥공투암실狂子興功投暗室 서툰 행자 공부 즐겨 어두운 방으로 들어가네.

가사심통무량시假使心通無量時 설령 마음이 무량 세월 지나더라도

역겁하증이금일歷劫何曾異今日 억겁의 세월 오늘과 다른 날 있었던가.

 

의상량擬商量 각추즉却啾喞 헤아려보려 하면 도리어 시끄러워지나니

전사심두흑여칠轉使心頭黑如漆 더욱 마음이 칠흑처럼 어두워지고 마네

주야서광조유무晝夜舒光照有無 밤낮으로 펼쳐진 빛이 유·무를 비추는데도

치인환작바라밀痴人喚作波羅蜜 어리석은 이들은 도리어 바라밀이라 부르네.

 

10. 입정入定 해亥 선정에 들 때, 해시

용맹정진성해태勇猛精進成懈怠 용맹정진이 게으름이 되고 마니

불기섬호수학심不起纖豪修學心 배우고 닦는 마음 털끝만큼도 내지 말지니

無무상광중상자재相光中常自在 형상 없는 빛 가운데 언제나 자재로우니

 

초석가超釋迦 월조대越祖代 석가를 벗어나고 역대 조사를 뛰어 넘네

심유미진환질애心有微塵還窒閡 마음에 티끌망상 있어도 오히려 막히게 되나니

확연무사돈청한廓然無事頓淸閑 텅 트여 일 없어 문득 맑고 한가로워지니

타가자유통인애他家自有通人愛 남들이 저절로 도인을 좋아하네.

 

11. 야반夜半 자子 한밤중, 자시

심주무생즉생사心住無生卽生死 마음이 무생에 머문 즉 생사가 있네.

생사하증속유무生死何曾屬有無 생사는 유무에 속하는 것 아니니

용시변용몰문자用時便用沒文字 쓸 때 쓰면 그 뿐 말과 글이 필요 없네.

 

조사언祖師言 외변사外邊事 조사의 말까지도 마음 밖의 일

식취기시환불시識取起時還不是 알겠다하는 때에는 바로 옳지 않게 된다.

작의수구실몰종作意搜求實沒踪 뜻을 지어 찾으려 하면 진실은 흔적도 없고

생사마래임상시生死魔來任相試 생사의 마군에게 시험 당할 뿐이네

 

12. 계명鷄鳴 축丑 닭 울 때, 축시

일과원주명이구一顆圓珠明已久 둥근 구슬 밝은지 이미 오래 되었는데

내외접심멱총무內外接尋覓總無 안팎으로 다 찾아봐도 찾을 수 없더니

경상시위혼대유境上施爲渾大有 경계 위에서 행함에 섞여서 분명히 있구나.

 

불견두不見頭 우무수又無手 머리도 볼 수 없고 손도 없지만

세계괴시거불후世界壞時渠不朽 세계가 무너져도 이것은 없어지지 않네.

미료지인청일언未了之人聽一言 깨닫지 못한 이들 한 마디 들을지니

지차여금수동구只遮如今誰動口 오직 이 순간 누가 입을 움직이는가!

 

►상적멸常寂滅 번뇌가 완전히 없어진 상태.

<적멸락寂滅樂>

학도구극시적락學道究極是寂樂 학도學道의 구극究極은 이 적멸의 낙樂이지만

재섭적자전이착才涉寂字前已錯 겨우 적자寂字에 건너기 전에 이미 틀렸도다.

좌각욕주주부득坐覺欲住住不得 머물려 하여도 머묾을 얻지 못할 줄 문득 깨치면

필경애응여빙석畢竟碍膺如氷釋 필경엔 가슴에 막힌 것이 얼음이 녹음과 같으리라.

 

►가사假使 설령 ~라 하더라도

►식신識神 지각작용. 분별작용.

분별망식급허환신혼分別妄識及虛幻神魂

식신識神 분별하는 망식妄識 및 허환虛幻의 신혼神魂.

 

<연등회요聯燈會要>6 장사경잠長沙景岑

학도지인불식진學道之人不識眞 도를 배우는 사람이 진眞을 알지 못함은

지위종전인식신只爲從前認識神 다만 종전대로 식신識神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무량겁래생사본無量劫來生死本 무량겁래로 생사의 근본이거늘

치인환작본래인癡人喚作本來人 어리석은 사람은 본래인이라고 불러 짓는다.

 

►동산洞山 동산양개(807-869)

►현로玄路 현묘한 길. 천지창조 이전의 경지.

위현묘지도로謂玄妙之道路 이르자면 현묘한 도로.

 

►조도鳥道 새가 날아가듯 전혀 흔적이 없는 경지.

선도지난禪道至難 험여조도險如鳥道

선도禪道가 지극히 어려워 험하기가 조도鳥道와 같음.

 

조도자鳥道者 지도요곽至道寥廓 여공중조적야如空中鳥跡也

조도란 것은 지도至道가 요확寥廓하여 마치 공중의 새 자취와 같음.

 

►전수展手 자비의 손을 내밀어 상대방을 이끌어 주다.

선림중禪林中 매이전수지동작每以展手之動作 표시유인접화지의表示誘引接化之意

선림 중에서 매번 전수展手의 동작으로써 유인접화誘引接化의 뜻을 표시함.

 

역즉화익중생지방편작법亦卽化益衆生之方便作法

또한 곧 중생을 화익化益하는 방편의 작법임.

 

►사私

전등록십오작사傳燈錄十五作絲 <전등록15>에 사絲로 지어졌음.

 

►인노작랑認奴作郞 ‘郞’ 주인.

장노복착인작주인將奴僕錯認作主人 노복을 가지고 착인하여 주인으로 삼다.

 

유참학자불명자심시불자아위주喩參學者不明自心是佛自我爲主

참학자가 자심이 이 부처며 자아가 主가 됨을 알지 못하고

 

각향외심멱성불지도却向外尋覓成佛之道 도리어 밖을 향해 성불할 도를 심멱尋覓하여

장종종언교시설將種種言敎施設 갖가지 언교言敎의 시설과

권의법문인작불법權宜法門認作佛法 권의의 법문을 가지고 인식해 불법으로 삼음에 비유.

 

►사미동행沙彌童行 수행이 미숙한 초보승.

‘童行’ 行童(견습생)

 

행行 행자行者 내어사원복잡무자乃於寺院服雜務者

행行은 행자니 곧 사원에서 잡무에 복무하는 자임.

 

선종사원대어상미득도지년소행자禪宗寺院對於尙未得度之年少行者 칭위동행稱爲童行

선종 사원에서 아직 득도하지 아니한 연소한 행자에 대해 일컬어 동행童行이라 함.

 

우칭동시又稱童侍 승동僧童 도자道者 행동行童

또 칭호가 동시童侍ㆍ승동僧童ㆍ도자道者ㆍ행동行童임.

 

기소거지실其所居之室 즉칭동행당則稱童行堂 행당行堂

그의 거처하는 바의 방은 곧 호칭이 동행당童行堂ㆍ행당行堂이며

 

우교훈동행又敎訓童行 위지훈동행謂之訓童行

또 동행을 교훈함을 일컬어 훈동행訓童行이라 함.

 

►진로塵勞 번뇌煩惱. 망상妄想. 세속적世俗的인 노고勞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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