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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99칙 頌 着語

【頌과 着語】

일국지사역강명一國之師亦強名 한 나라의 국사 또한 억지 이름이며

하필공화수월何必空花水月

굳이 눈에 어른거리는 허공 꽃이며 물에 비친 달을 들먹일 필요가 있을까?

 

풍과수두요風過樹頭搖 바람이 스치니 나무 끝이 흔들린다.

 

남양독허진가성南陽獨許振嘉聲 남양혜충 홀로 명성을 떨쳤구나.

과연좌단요진果然坐斷要津 과연 요새가 되는 나루터를 꽉 틀어막았군.

 

천개만개중난득일개반개千箇萬箇中難得一箇半箇

(충국사 같은 사람) 천만 명 중에 한 명은커녕 반명도 없다.

 

대당부득진천자大唐扶得真天子 당나라를 떠받치는 참다운 천자

가련생可憐生 가엾구나.

접득감작하용接得堪作何用 제접해서 무엇에 쓸려고.

접득할납승제십마사接得瞎衲僧濟什麼事 이런 눈먼 수행자를 맞아들여 무슨 일을 도모하겠는가?

 

증답비로정상행曾踏毘盧頂上行 일찍이 비로자나불의 머리를 밟고 갔네.

일체인하불임마거一切人何不恁麼去 모든 사람들은 왜 이러하질 못할까?

직득천상천하直得天上天下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되고 말았군.

상좌작마생답上座作麼生踏 그대는 어떻게 머리를 밟을 것인가?

 

철추격쇄황금골鐵鎚擊碎黃金骨 철퇴로 황금의 뼈를 쳐부수니

창쾌평생暢快平生 통쾌한 평생이다.

이재언전已在言前 이미 (설두의 이)말이 있기 이전이다.

 

천지지간갱하물天地之間更何物 하늘과 땅 사이에 무슨 물건이 있겠는가?

망망사해소지음茫茫四海少知音 아득한 사해에 지기知己가 적구나.

전신담하全身擔荷 온몸에 짐을 짊어졌다.

살사살토撒沙撒土 모래를 뿌리고 흙을 뿌린다.

 

삼천찰해야침침三千剎海夜沈沈 삼천찰해三千刹海 침침한 밤에

고착안高著眼 높이 쳐다보아라.

파정봉강把定封疆 제 영역을 꼭 잡고 있구나.

이대입귀굴리거나爾待入鬼窟裏去那 그대는 귀신 굴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느냐?

 

부지수입창룡굴不知誰入蒼龍窟 누가 창룡굴蒼龍窟에 들어갈지 모르겠네.

삼십봉일봉야소부득三十棒一棒也少不得서른 방망이에서 한 방망이도 빼지 말고 때려라.

념료야拈了也 염송했구나.

환회마還會麼 돌咄 알겠느냐? 쯧쯧!

제인비공피설두천료야諸人鼻孔被雪竇穿了也 여러분의 콧구멍이 설두에게 뚫려버렸다.

막착인자기청정법신莫錯認自己清淨法身 자기의 청정법신이 있다고 잘못 인식 하지 말라.

 

 

►일국지사역강명一國之師亦强名

國師라는 명칭도 위대한 인물인 그에게는 억지로 붙인 한낱 겉치레에 지나지 않는다.

원오는 평창에서 <莊子> 소요유逍遙遊의 至人無名을 인용했다.

至人에게는 국사라는 명칭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하필何必 굳이 ~할 필요가 없다.

►공화空花 허공꽃. 눈병 났을 때 허공에 보이는 꽃모양의 무늬.

지공중지화指空中之花 공중의 꽃을 가리킴.

 

전칭허공화全稱虛空花 우작공화又作空華 안화眼華 안화眼花

전칭이 허공화며 또 공화ㆍ안화眼華ㆍ안화眼花.

 

개공중원무화蓋空中原無花 대개 공중에는 원래 꽃이 없다.

연안유병질자인안중유예然眼有病疾者因眼中有翳

그러나 눈에 질병이 있는 자는 안중에 가림이 있음으로 인하여

 

상어공중망견환화지화常於空中妄見幻化之花

늘 공중에서 망령되이 환화幻化의 꽃을 봄.

 

<원각경圓覺經 문수장文殊章>

운하무명云何無明 무엇을 무명이라 하는가?

선남자善男子 선남자여,

일체중생一切衆生 종무시래從無始來 일체중생이 無始로부터 오면서

종종전도種種顚倒 갖가지로 전도됨이

유여미인사방역처猶如迷人四方易處 마치 迷人이 사방에서 곳을 바꿈과 같아서

망인사대위자신상妄認四大爲自身相 망령되이 4大를 인정하여 자기의 身相으로 삼고

륙진연영위자심상六塵緣影爲自心相 6塵의 연영으로 자기의 心相을 삼느니라.

 

비피병목譬彼病目 견공중화급제이월見空中花及第二月

비유컨대 저 병든 눈으로 空中花와 그리고 제2월을 봄과 같느니라.

 

선남자善男子 선남자여,

공실무화空實無花 허공엔 실로 꽃이 없지만

병자망집病者妄執 병자가 망령되이 집착하며

유망집고由妄執故 망령되이 집착하는 연고로 말미암아

비유혹차허공자성非唯惑此虛空自性 오직 이 허공의 자성만을 미혹함이 아니라

역부미피실화생처亦復迷彼實花生處 또한 다시 저 實花의 생처도 미혹하느니라

(中略)

여중공화멸어허공如衆空花滅於虛空 예컨대(如) 뭇 공화가 허공에서 없어지매

불가설언유정멸처不可說言有定滅處 가히 꼭 없어진 곳이 있다고 말하지 못하리니

하이고何以故 무생처고無生處故 무슨 연고냐, 난 곳이 없는 연고니라.

 

<자수회심어록慈受懷深語錄>1

일회상견일회로一回相見一回老 1회 상견하매 1회 늙나니

오취공화몽리신悟取空花夢裏身 공화空花와 꿈속의 몸을 悟取하라.

 

<무명혜경어록無明慧經語錄>2

시방법계절행종十方法界絶行踪 시방 법계에 행위의 종적이 끊겼나니

양염공화하처토陽燄空花何處討 양염陽燄(아지랑이)과 空花를 어느 곳에서 찾겠는가.

 

►남양독허진가성南陽獨許振嘉聲

명성을 천하에 떨치는 것은 혜충국사의 경우에만 해당된다.

남양南陽은 혜충국사가 남양의 백애산白崖山에 숨어 살다가

숙종의 부름으로 나와 국사가 되었으므로 쓴 말이다.

 

‘南陽’ 남양혜충국사南陽慧忠國師

당대승혜충장기주남양백애산당자곡唐代僧慧忠長期住南陽白崖山黨子谷

당대승 혜충이 오랜 기간에 南陽 백애산 당자곡에 거주했으며

 

세칭남양국사世稱南陽國師 세칭이 남양국사.

 

‘南陽’

하남성서남부도시河南省西南部都市 위어한수지류련접지位於漢水支流連接地

하남성 서남부의 도시니 한수漢水의 지류支流가 연접連接하는 지방에 있음.

 

►대당부득진천자大唐扶得眞天子

충국사는 唐2代의 황제를 인도하여 名君이 되게 했다.

정치면으로 보좌를 했다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천자다운 천자로 만들었다는 뜻.

 

‘扶得’ 보좌하다. 인도하다.

 

►가련생可憐生 가련可憐. ‘生’ 조사助詞

(여기서는) 아주 사랑스럽다.

 

►철추격쇄황금골鐵鎚擊碎黃金骨

숙종이 스스로를 十身調御의 佛身이라고 ‘황금’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으나

충국사는 ‘莫認自己清淨法身 자기의 청정법신이 있다고 잘못 인식하지 말라’고

쇠몽둥이로 단매에 때려 뼈가 가루가 되게 부숴버렸다.

‘黃金骨’=清淨法身

 

►삼천찰해야침침三千刹海夜沈沈 온 우주의 밤은 죽은 듯 고요하다.

‘三千刹海’ 온 우주.

위지우주謂指宇宙 이르자면 우주를 가리킴.

삼천三千은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약칭

 

‘刹’ 본래 육지를 나타내는 산스크리트어로 法身도 자기도 없는,

一塵一刹도 설 수 없는 세계.

 

찰해刹海 전칭찰토대해全稱刹土大海

찰해刹海는 전칭이 찰토대해刹土大海니

 

지십방세계이언指十方世界而言 속칭위우주俗稱爲宇宙

시방세계를 가리켜 말함이며 속칭이 우주가 됨.

 

‘야침침夜沈沈’ 夜澄澄. 밤은 고요하다.

 

►이대입귀굴리거나爾待入鬼窟裏去那

네(설두)가 귀굴鬼窟 속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리느냐.

 

‘待入 ~那’ ~에 들어가려고 하는가.

‘那’ 문장의 끝에서 ‘가벼운 힐책’을 나타내는 글자.

‘鬼窟’

유귀소서지처幽鬼所棲之處 즉암흑지처卽闇黑之處

유귀幽鬼(유령)가 서식하는 바의 처소니 곧 암흑의 곳.

 

비유함어정식속정망념比喩陷於情識俗情妄念

맹매무소견지경계盲昧無所見之境界

정식·속정·망념에 빠져 盲昧(蒙昧)하여 보이는 바가 없는 경계에 비유함.

 

<大慧語錄>24

우좌재무언무설처又坐在無言無說處 흑산하귀굴리부동黑山下鬼窟裏不動

또 무언무설의 곳과 흑산 아래 귀굴 속에 앉아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는다.

 

►부지수입창룡굴不知誰入蒼龍窟

어느 누가 毘盧頂上을 밟고 자유무애의 세계에 다다르기 위해 먼저 창룡굴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

 

‘창룡굴蒼龍窟’ 중생교화의 굴.

창룡장옥이반지처蒼龍藏玉而蟠之處 창룡이 옥을 감추고 서린 곳이니

위득지爲得之 이를 얻기 위해서는

불고상신실명자不顧喪身失命者 상신실명을 돌아보지 않는 자며

대장부지담大丈夫之膽 대장부의 담이라야 한다.

 

<벽암록碧巖錄>3則 (雪竇頌)

이십년래증신고二十年來曾辛苦 20년래에 일찍이 신고辛苦하며

위군기하창룡굴爲君幾下蒼龍窟 그대를 위해 몇 번이나 창룡굴에 내려갔던가.

 

►일봉야소부득一棒也少不得 일봉도 줄이거나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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