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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趙州錄

조주진제선사어록趙州眞際禪師語錄 ④

조주진제선사어록趙州眞際禪師語錄 ④

201

問 한 스님이 여쭈었다

여하시합두如何是合頭 "어찌하면 바로 하나[合頭:不二]가 됩니까?"

 

師云 조주선사께서 말씀하셨다

시니불합두是你不合頭 "그러니 니가 하나가 못되는 거야.“

 

云 그 스님이 다시 여쭈었다

여하시불합두如何是不合頭 "어째서 바로 하나가 못되는데요?"

 

師云 선사께서 말씀하셨다

전구변취前句辨取 "앞 구[前句]에서 벌써 분별해서 취함이 있으니까

(辨取 하나가 못되는 거야)

 

202

問 여하시화상적적의如何是和尙的的意 “무엇이 큰스님의 분명한 뜻[和尙的的意] 입니까?”

師云 지지불수설止止不須說 아법묘난사我法妙難思  

“그만, 그만! 더 말하지 말라. 나의 법은 미묘하여 생각으로 헤아리기 어렵다.”

 

203

問 징징절점시여하澄澄絶點時如何 “너무나 깨끗하여 한 점 티끌도 없을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타갱락참墮坑落壍 “구덩이에 빠지고 굴속에 떨어진다.”

 

云 유십마과有什麼過 “무슨 허물이 있어서입니까?”

師云 니굴저여마인你屈著與麼人 “그대가 그런 사람을 몰아넣기 때문이다.”

 

204

問 미심출가서구무상보제시여하未審出家誓求無上菩提時如何 

“출가하여 최상의 깨달음을 맹세코 구할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미출가未出家 “아직 출가하지 않았을 때에는 

 

피보제사被菩提使 기출가旣出家 사득보제使得菩提  

깨달음에 부림을 당하지만 출가하고 나서는 깨달음을 부릴 수 있다.”

 

205

유수재견사수중주장有秀才見師手中拄杖 내운乃云

한 선비가 조주선사의 손에 있는 주장자를 보고 말했다.

 

불불탈중생원佛不奪衆生願 시부是否 

“부처님은 중생의 소원[願]을 빼앗지 않는다는데 그렇습니까?

 

師云 시是 “그렇소.”

 

 

수재운秀才云 모갑취화상걸취수중주장某甲就和尙乞取手中拄杖 득부得否

“제가 큰스님께서 손에 든 주장자를 달래도 되겠습니까?”

 

師云 군자불탈인소호君子不奪人所好 “군자는 남이 좋아하는 것을 빼앗지 않는 법입니다.”

 

秀才云 모갑불시군자某甲不是君子 “저는 군자가 아닙니다.”

師云 로승역불시불老僧亦不是佛 “노승도 부처가 아닙니다.”

 

206

사인출외師因出外 견파자삽전見婆子插田

조주선사가 절 밖에 나왔을 때 한 노파가 밭에서 모종 심는 것을 보고 말했다.

 

云 홀우맹호작마생忽遇猛虎作麼生 “갑자기 사나운 호랑이를 만나면 어찌하겠소?”

婆云 무일법가당정無一法可當情 “마음 쓸 법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師云 도唋 도唋 조주선사가 “퉤퉤” 하니 

婆子云 도唋 도唋 노파도 "퉤퉤" 했다.

師云 유유자개재猶有者箇在 “아직도 그게 남아 있구나.”

 

207

유수재사거운有秀才辭去云 한 선비가 하직인사를 하며 말했다.

 

모갑재차괄요화상다시某甲在此括撓和尙多時 무가보답화상無可報答和尙

“저는 여기 있으면서 큰스님께 오래도록 폐만 끼치고 보답하지 못했습니다.

 

대타일작일두려래보답화상待他日作一頭驢來報答和尙

뒷날 한 마리 나귀가 되어 와서 스님의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師云 교로승쟁득안敎老僧爭得鞍 “내게 안장 매는 법을 가르쳐 주게나.”

 

208

사도도오처師到道吾處 재입승당纔入僧堂

조주선사가 도오道吾선사의 처소에 갔을 때, 승당僧堂에 들어가자마자

 

吾云 도오선사가 말했다

남전일척전래南泉一隻箭來 “남전의 화살 한 발이 왔구나.”

師云 간전看箭 “화살을 보십시오.”

吾云 과야過也 “지나갔다.”

師云 중야中也 “명중했습니다.”

 

209

사상당시중운師上堂示衆云 조주선사가 상당上堂하여 말했다.

금불불도로金佛不度爐 “금부처[金佛]는 용광로를 건너지 못하고

목불불도화木佛不度火 나무부처[木佛]는 불을 건너지 못하며

니불불도수泥佛不度水 진흙부처[泥佛]는 물을 건너지 못하나

진불내리좌眞佛內裏坐 참 부처님[眞佛]은 안에 앉아 계신다.

 

보리열반菩提涅槃 진여불성眞如佛性 보리열반, 진여불성 등은

진시첩체의복盡是貼體衣服 모두 몸에 걸치는 옷과 같은데

역명번뇌亦名煩惱 번뇌煩惱라고 부르기도 한다.

 

불문不問 즉무번뇌卽無煩惱 문제 삼지만 않으면 번뇌랄 것도 없는데

실제리지십마처착實際理地什麼處著 진실한 도리 따위가 어디에 있느냐?

 

일심불생一心不生 만법무구萬法無咎 한 마음[一心]이 나지 않으면 만법은 허물이 없으니

단구리이좌이삼십년但究理而坐二三十年 다만 이치를 궁구하면서 2-30년 앉아 있어봐라.

약불회若不會 절취로승두거截取老僧頭去 그렇게 해도 깨닫지 못하거든 내 머리를 베어가라.”

 

몽환공화夢幻空花 도로파착徒勞把捉 “꿈이요, 허깨비요, 허공의 꽃을 애써 붙들려한들 무엇하랴.

심약불이心若不異 만법역여萬法亦如 마음이 다르지 않으면 만법 또한 한결 같으니

기불종외득旣不從外得 이미 밖으로부터 얻는 것이 아닌데 

갱구십마更拘什麼 다시 무엇에 매이겠는가?

 

여양상사如羊相似 갱란습물안구중작마更亂拾物安口中作麼

마치 양처럼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입에 주워 넣어서 어쩌자는 것이냐?

 

로승견약산화상도老僧見藥山和尙道 내가 예전에 약산선사를 뵈었을 때 말씀하기를

유인문착有人問著 어떤 사람이 물어오면 다만

단교합취구구但敎合取狗口 개 아가리 닥쳐라!' 하는 말로 가르치라고 했다.

 

로승역도합취구구老僧亦道合取狗口 나 역시 말하리라, ‘개 아가리 닥치라고.’

취아시구取我是垢 ‘나’라고 여기면 더럽고

불취아시정不取我是淨 ‘나’라고 여기지 않으면 깨끗하다.

 

일사렵구상사一似獵狗相似 전욕득물끽專欲得物喫 불법향십마처저 佛法向什麼處著

그렇게 사냥개처럼 얻어먹으려고만 해서야 불법을 어디서 찾겠느냐?”

 

일천인만인진시멱불한자一千人萬人盡是覓佛漢子

“천 사람이고 만 사람이고 모조리 부처를 찾는 자들뿐이니

 

멱일개도인무覓一箇道人無 도인은 한 명도 찾을 수 없구나.

 

약여공왕위제자若與空王爲弟子 막교심병최난의莫敎心病最難醫

만약 空王의 제자가 되려거든 마음을 병들게 하지 말아야 하니 가장 고치기가 어렵다.

 

미유세계未有世界 조유차성早有此性 일찍이 세계가 있기 전에도 이 성품은 있었고

세계괴시世界壞時 차성불괴此性不壞 세계가 무너질 때라도 이 성품은 무너지지 않으니

종일견로승후從一見老僧後 나를 한번 본 다음에도 

갱불시별인更不是別人다시 다른 사람 되는 것이 아니다.

 

지시개주인공只是箇主人公 다만 주인공일 따름이니

자개경향외멱작마者箇更向外覓作麼 이것을 다시 밖에서 찾은들 무얼 하겠는가?

 

여마시與麼時 막전두환면莫轉頭換面 이런 때에 고개를 돌리지 말라

즉실각야卽失却也 곧 잃어버린다.”

 

210

問 백해구궤산百骸俱潰散 일물진장령시여하一物鎭長靈時如何

“백골이 썩어 흩어져도 한 물건만이 길이 신령스러울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금조今朝 우풍기又風起 “오늘 아침에도 바람이 인다."

 

211

問 삼승십이분교즉불문三乘十二分敎卽不問 여하시조사서래의如何是祖師西來意 

“3승 12분교는 묻지 않겠습니다만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師云 수고우생아야호간취水牯牛生兒也好看取 

“물소[水牯牛]가 새끼를 낳았으니 잘 돌봐줘라.”

 

云 미심차의여하未審此意如何 “그 뜻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師云 아역부지我亦不知 “나도 모른다.”

 

212

問 만국래조시여하萬國來朝時如何 “만국萬國이 와서 조공을 올릴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봉인불득환逢人不得喚 “사람을 만나도 부르지 말라.”

 

213

問 십이시중여하도태十二時中如何淘汰 “하루 스물 네 시간에 어떻게 깨끗이 씻어냅니까?”

師云 내하수탁柰河水濁 서수류급西水流急

“내하柰河의 물은 흐리고 서쪽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급하다.”

 

云 환득견문수야무還得見文殊也無 "문수보살을 친견할 수 있습니까?”

師云 자몽동한者矇瞳漢 십마처거래什麼處去來 “이 멍충아! 어디 갔다 오느냐?”

 

214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여하시도량如何是道場 “무엇이 도량道場입니까?”

師云

니종도량래你從道場來 니종도량거你從道場去 “그대는 도량에서 와서 도량으로 간다.

탈체시도량脫體是道場 하처갱불시何處更不是 전체가 다 도량인데 도량 아닌 데가 어디냐

 

215

問 맹아미발시여하萌芽未發時如何 “새싹이 트기 전에는 어떻습니까?”

師云 후저즉뇌렬齅著卽腦裂 “냄새만 맡아도 머리가 깨진다.”

 

云 불후시여하不齅時如何 “냄새를 맡지 않았을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무자한공부無者閑工夫 “그같이 한가로운 공부는 없다.”

 

216

問 如何數量 “어떻게 수량數量을 헤아립니까?”

師云 一二三四五 “하나, 둘, 셋, 넷, 다섯”

 

云 수량불구저사여하數量不拘底事如何 “수량에 구속받지 않는 일은 어떤 것입니까?”

師云 一二三四五 “하나, 둘, 셋, 넷, 다섯”  

 

217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십마세계즉무주야什麼世界卽無晝夜 “어떤 세계에 밤낮이 없습니까?”

師云 즉금시주시야卽今是晝是夜 “바로 지금이 낮이고 밤이다."

 

云 불문즉금不問卽今 “지금을 물은 것이 아닙니다.”

師云 쟁내로승하爭柰老僧何 “난들 어찌하겠느냐?”

 

218

問 한 스님이 물었다.

가섭상행의迦葉上行衣 부답조계로不踏曹溪路 십마인득피什麼人得披

“가섭의 가사는 조계曹溪의 길을 밟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이 입을 수 있습니까?”

師云

허공불출세虗空不出世 도인도부지道人都不知

“허공은 세간에 나오지 않고, 도인은 전혀 알지 못한다.”

 

219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여하시혼이부잡如何是混而不雜 “무엇이 섞여도 잡스럽지 않은[混而不雜] 것입니까?”

師云 로승채식장재老僧菜食長齋 “나는 오랫동안 채식만 해왔다.”

 

云 환득초연야무還得超然也無 “그것만으로 초연할 수 있겠습니까?”

師云 파재야破齋也 “공양을 다 마쳤다.”

 

220

問 여하시고인지언如何是古人之言 “무엇이 옛 사람의 말씀[古人之言] 입니까?”

師云 제청 제청諦聽 “잘 들어라, 잘 들어라!"

 

221

問 여하시학인본분사如何是學人本分事 “무엇이 학인學人의 본분의 일[本分事]입니까?”

師云 여마혐십마與麼嫌什麼 “그렇다면 무엇을 꺼리느냐?

 

222

만법귀일萬法歸一 일귀하소一歸何所

"모든 것[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

師云

아재청주작일령포삼중칠근我在靑州作一領布衫重七斤 

"내가 靑州(山東省)에 있을 때, 베적삼 하나를 지었는데 그 무게가 일곱 근이나 나가더라."

 

223

問 여하시출가아如何是出家兒 “어떤 사람이 출가한 사람입니까?”

師云 부조천자不朝天子 부모반배父母返拜 “천자도 배알하지 않고 부모가 도리어 절을 한다.”

 

224

問 적면사여하覿面事如何 “얼굴을 서로 마주하는 일[覿面事]이란 어떤 것입니까?”

師云 니시적면한你是覿面漢 “그대가 바로 얼굴을 마주한 자 이다.”

 

225

問 여하시불향상인如何是佛向上人 “무엇이 향상인向上人 입니까?

師云 지자견경우저시只者牽耕牛底是 “다만 소 끌고 밭가는 이 일이다.”

 

226

問 여하시급如何是急 “무엇이 시급[急]한 일입니까?”

師云 로승여마도老僧與麼道 니작마생你作麼生 “내가 그렇게 말하면 그대는 어찌하겠느냐?”

云 불회不會 “모르겠습니다.”

師云

향니도급급向你道急急 착화수상립著靴水上立

“그대에게 말해 주겠는데 급히 신발을 신고 물 위로

 

주마도장안走馬到長安 화두유미습靴頭猶未濕

말을 달려 장안에 이르러도 신발 끝에는 물기도 없다.”

 

227

問 사산상핍시여하四山相逼時如何 “4山이 닥쳐올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무로시조주無路是趙州 “길 없는 곳[無路]이 여기 조주다.”

 

228

問 고전무왕시여하古殿無王時如何 “옛 궁전[古殿]에 왕이 없을 때는 어떻습니까?”

師咳嗽一聲 조주선사는 “에”하고 기침을 한 번 했다.

 

云 여마즉신계폐하與麼卽臣啟陛下 “그렇다면 신하가 폐하께 아뢸까요?”

師云 적신이로賊身已露 “도적이 몸을 들켰구나.”

 

229

問 화상년다소和尙年多少 “큰스님[和尙]께서는 연세가 얼마나 되셨습니까?”

師云 일관수주수부진一串數珠數不盡 “한 꿰미 염주 알[一串數珠]로도 다 셀 수 없다.”

 

230

問 화상승사십마인和尙承嗣什麼人 “큰스님께서는 어느 분의 법法을 이어받았습니까?”

師云 종심從諗 “종심從諗이다.”

 

231

問 외방홀유인문外方忽有人問 조주설십마법趙州說什麼法 여하기대如何祇對  

“밖에서 갑자기 어떤 사람이 ‘조주선사는 무슨 법문을 하더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요?”

 

師云 염귀미천鹽貴米賤 “소금은 비싸고 쌀은 싸다.”

 

232

問 여하시불如何是佛 “무엇이 부처입니까?”

師云 니시불마你是佛麼 “그대는 부처냐?”

 

233

問 여하시출가如何是出家 “무엇이 출가出家입니까?

師云 쟁득견노승爭得見老僧 “어찌 노승을 볼 수 있겠느냐?”  

 

234

問 불조불단처여하佛祖不斷處如何 “부처와 조사의 맥이 끊기지 않는 곳은 어떻습니까?”

師云 무유루無遺漏 “새지 않는다."

 

235

問 한 스님이 물었다

본원청사지시本源請師指示 “본래의 근원[本源]에 대하여 가르쳐 주십시오.”

師云 본원무병本源無病 “본래 근원은 병病이 없다.”

 

云 료처여하了處如何 “일 다 마친 곳[了處]은 어떻습니까?”

師云 료인지了人知 “다 마친 사람만이 안다."

 

云 여마시여하與麼時如何 “그러할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여아안명자저與我安名字著 “나에게 좋은 이름 하나 지어다오.”

 

236

問 순일무잡시여하純一無雜時如何 “아주 순수하여 잡되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대살호일문大煞好一問 “매우 훌륭한 질문이다.”

 

237

問 무위적정저인막락재침공야무無爲寂靜底人莫落在沉空也無

“무위적정無爲寂靜한 사람은 空에 떨어진 것이 아닙니까?”

 

師云 락재침공落在沉空 “空에 떨어져 있다."

 

云 구경여하究竟如何 “결국에는 어떻게 됩니까?”

師云 작려작마作驢作馬 “나귀도 되고 말도 된다.”

 

238

問 여하시조사서래의如何是祖師西來意 “무엇이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입니까?”

師云 상각시床脚是 “의자 다리다.”

 

云 막편시야무莫便是也無 “그게 바로 그 뜻입니까?”

師云 시즉탈취거是卽脫取去 “그것이라면 빼 가거라.”

 

239

問 징징절점시여하澄澄絶點時如何 “아주 깨끗하여 티끌 한 점도 없을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로승자리불저객작한老僧者裏不著客作漢 “여기 나는 고용살이 하는 놈은 가만두지 않는다.”

 

240

問 봉비불도시여하鳳飛不到時如何 “봉황鳳飛이 날아도 도달하지 못할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기자하래起自何來 “어디로부터 날아오느냐?"

 

241

問 실제리지불수일진시여하實際理地不受一塵時如何 

“실제 진리의 자리實際理地에서 한 티끌도 받아들이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일체총재리허一切總在裏許 “모든 것이 다 그 속에 있다."

 

242

問 여하시일구如何是一句 “무엇이 한 마디[一句] 입니까?”

사응낙師應諾 조주선사가 “응!” 하고 대답하자

 

승재문僧再問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무엇이 일구입니까?)

師云 아불환롱我不患聾 “나는 귀머거리가 아니다.”

 

243

問 초생해자환구륙식야무初生孩子還具六識也無 “갓난아기도 6識을 갖추고 있습니까?”

師云 급류수상타구자急流水上打毬子 “급한 물살에서 공을 친다.”

 

244

問 두두도래시여하頭頭到來時如何 “온갖 것이 다가올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유교로승백보猶較老僧百步 “아직 나와는 백 걸음이나 떨어져 있다.”

 

245

問 여하시화상가풍如何是和尙家風 “무엇이 큰스님의 가풍家風입니까?”

師云 로승자소출가老僧自小出家 두수파활계抖擻破活計

“나는 어려서 출가한 뒤 고행을 하여 살 궁리[活計]는 팽개쳐 버렸다.”

 

246

問 청화상리사구도請和尙離四句道 “4句를 떠나서 한 말씀해 주십시오.”

師云 로승상재리허老僧常在裏許 “나는 항상 그 속에 있다.”

 

247

問 편작의왕위십마유병扁鵲醫王爲什麼有病

"명의名醫인 편작扁鵲에게는 무엇 때문에 병이 생겼습니까?”

 

師云 편작의왕불리상침扁鵲醫王不離床枕

“편작扁鵲이라고 해서 침상과 베개를 떠날 수 없다.”

 

又云  또 말했다.

일적감로一滴甘露 보윤대천普潤大千 “한 방울의 감로수로 대천세계를 널리 적셔 준다."

 

248

問 여하시로지백우如何是露地白牛 “무엇이 드러난 땅 위의 흰 소 입니까?”

師云 자축생者畜生 “이 짐승아!”

 

249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여하시대인상如何是大人相 “무엇이 대인의 모습[大人相] 입니까?”

사측목시지師側目視之 운云 조주선사가 곁눈질로 그를 보자 그 스님이 말했다.

 

유시격계추부재猶是隔階趨附在

“아직도 계단이 가로놓여서 종종걸음으로 다가서야 하겠습니다.”

 

師云 로승무공부추득자한한老僧無工夫趨得者閑漢 

“내게는 그런 한가한 놈을 가까이할 만한 공부가 없다.”

 

250

僧問 한 스님이 물었다.

재유심념纔有心念 락재인천落在人天 “한 생각 마음이 일기만 하면 人天에 떨어지고

직무심념直無心念 곧장 한 생각 마음이 없어진다 해도

락재권속시여하落在眷屬時如何 그 권속眷屬에 떨어질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비단로승非但老僧 작가역답니부득作家亦答你不得 

“나뿐만 아니라 상당한 선지식[作家]이라도 그대에게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251

問 한 비구니가 물었다.

범유시위凡有施爲 진락조박盡落糟粕 “무엇이든 했다 하면 모두 찌꺼기에 떨어지고 맙니다.

청사불시위답請師不施爲答 큰 스님께서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대답해 주십시오.”

 

사질니운師叱尼云 조주선사가 그 비구니를 꾸짖으며 말했다.

장수래첨정자비將水來添鼎子沸 “물을 가져 와서 솥에 붓고 끓여라.”

 

252

問 여하시반야파라밀如何是般若波羅蜜 “무엇이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입니까?”

師云 마하반야바라밀摩訶般若波羅蜜 “마하반야바라밀摩訶般若波羅蜜.”

 

253

問 여하시교인사자如何是咬人師子 “무엇이 사람을 무는 사자獅子입니까?”

師云 귀의불歸依佛 귀의법歸依法 귀의승歸依僧 막교로승莫咬老僧  

“부처에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에 귀의하라! 나를 물지는 말라.”

 

254

問 리각언구離却言句 청사도請師道 “말을 떠나서 큰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사해수師咳嗽 조주선사는 기침을 했다.

 

255

問 여하득불방고인如何得不謗古人 불부은거不負恩去 

“어떻게 해야 옛사람을 비방치 않고 은혜를 저버리지 않겠습니까?

 

師云 도려작마생闍黎作麼生 “그대는 어떤가?” 

 

256

問 여하시일구如何是一句 “무엇이 한 마디 입니까?”

師云 도십마道什麼 “뭐라고 했느냐?”

 

257

問 여하시일구如何是一句 “무엇이 한 마디 입니까?”

師云 양구兩句 “두 마디가 되었구나.”

 

258

問 유불일인시선지식여하唯佛一人是善知識如何 

“오로지 부처님 한 분만이 선지식善知識이라 하면 어떻습니까?”

 

師云 마어魔語 “마구니의 말이다.”

 

259

問 여하시보리如何是菩提 “무엇이 보리菩提입니까?”

師云 자개시천제者箇是闡提 “이것은 천제이다.”

 

260

問 여하시대인상如何是大人相 “무엇이 대인의 모습 입니까?”

師云 호개아손好箇兒孫 “훌륭한 후손이로다."

 

261

問 적적무의시여하寂寂無依時如何

“고요하고도 고요하여 아무 의지할 데가 없을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로승재니배후老僧在你背後 “나는 그대 등 뒤에 있다."

 

262

問 여하시가람如何是伽藍 “무엇이 가람伽藍입니까?”

師云 별갱유십마別更有什麼 “따로 더 무엇이 있느냐?"

 

云 여하시가람중인如何是伽藍中人 “누가 가람 속에 있는 사람입니까?”

師云 로승여도려老僧與闍黎 “나와 그대다."  

 

263

問 이룡쟁주二龍爭珠 수시득자誰是得者

“두 마리 용이 여의주를 서로 다툴 때 누가 얻은 자입니까?”

 

師云 로승지관간老僧只管看 “나는 그저 지켜볼 뿐이다.”

 

264

問 여하시리인과저인如何是離因果底人 “어떤 사람이 인과因果를 벗어난 사람입니까?”

師云

불인도려문不因闍黎問 로승실부지老僧實不知 “그대가 묻지 않았다면 나도 참으로 모를 뻔했다.”

 

265

問 중맹모상衆盲摸象 각설이단各說異端 여하시진상如何是眞象 

“여러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제각기 다르게 말하는데 무엇이 진짜 코끼리 입니까?”

 

師云 무가자시부지無假自是不知 “가짜 코끼리는 없으나 그대가 모를 뿐이다.”

 

266

問 여하시제일구如何是第一句 “무엇이 第1句 입니까?”

師 해수咳嗽 조주선사는 기침을 했다.

 

云 막편시부莫便是否 “바로 그것입니까?”

師云 로승해수야부득老僧咳嗽也不得 “나는 기침도 못하겠구나.”

 

267

問 대해환납중류야무大海還納衆流也無 “큰 바다는 모든 강물들을 받아들입니까?”

師云 대해도부지大海道不知 “큰 바다는 '나는 모른다'고 말한다.”

 

云 인십마부지因什麼不知 “어째서 모릅니까?”

師云 종부도아납중류終不道我納衆流 “나는 모든 강물을 받아들인다고 결코 말하지 않는다.”  

 

268

問 여하시비로사如何是毗盧師 “누가 비로자나 부처의 스승입니까?”

師云 비로毗盧 비로毗盧 "비로자나불, 비로자나불!"

 

269

問 제불환유사야무諸佛還有師也無 "모든 부처님에게도 스승이 있습니까?"

師云 유有 "있다."

 

云 여하시제불사如何是諸佛師 "누가 모든 부처님의 스승입니까?"

師云 아미타불阿彌陀佛 아미타불阿彌陀佛 "아미타불, 아미타불!"

 

270

問 여하시학인사如何是學人師 "누가 학인學人의 스승입니까?"

師云 운유출산세雲有出山勢 수무투간성水無投澗聲 

"구름은 산에서 나오려는 기세이나 물은 골짜기로 흘러들어가는 소리가 없다."

 

云 불문자개不問者箇 "그걸 물은 게 아닙니다."

師云 시니사불인是你師不認 "그렇다면 그대가 스승을 인정치 않는 것이다."

 

271

問 제방진향구리도諸方盡向口裏道 화상여하시인和尙如何示人

“제방에서는 모두가 입으로 말을 하는데 큰스님께서는 어떻게 사람들을 가르치십니까?”

 

사각근타화로시지師脚跟打火爐示之 조주선사는 발꿈치로 화로火爐를 툭 차 보였다.

云 막편시야무莫便是也無 “바로 그것입니까?”

師云 흡인득로승각근恰認得老僧脚跟 “마침 내 발꿈치를 알았구나!” 

 

272

問 불행대도시여하不行大道時如何 “큰 길을 가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자판사염한者販私鹽漢 “이 소금을 암거래하는 놈아!”

 

云 각행대도시여하却行大道時如何 “그럼 큰 길을 갈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환아공험래還我公驗來 “내 신분증을 돌려다오.”

 

273

問 여하시본래신如何是本來身 “무엇이 본래의 몸 입니까?”

師云 자종식득로승후自從識得老僧後 지저한경부별只這漢更不別 

“나를 알게 된 뒤에도 다만 이 놈일 뿐, 다른 사람이 아니다.”

 

云 여마즉여화상격생거야與麼卽與和尙隔生去也

“그렇다면 큰스님과는 한 생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師云 비단금생非但今生 천생만생역불식로승千生萬生亦不識老僧

“비단 금생뿐만 아니라 천생만생토록 나를 알지 못할 것이다.”

 

274

問 여하시조사서래의如何是祖師西來意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입니까?”

師云 동벽상괘호로다소시야東壁上掛葫蘆多少時也 “동쪽 벽에다 호로병을 걸어 둔지 언제더냐?”

 

275

問 방원불취시여하方圓不就時如何 “모나거나 둥글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불방불원不方不圓 “모나지도 않고 둥글지도 않다.”

 

云 여마시여하與麼時如何 “그럴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시방시원是方是圓 “모나고 둥글다.”

 

276

問 도인상견시여하道人相見時如何 "도인끼리 서로 만났을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정칠기呈漆器 “옻그릇을 내놓는다."

 

277

問 제위십마관부득諦爲什麼觀不得 “진리[諦]는 어째서 볼 수 없습니까?”

師云 제즉불무諦卽不無 관즉부득觀卽不得 “진리가 없지는 않지만 볼 수는 없다.”

 

云 필경여하畢竟如何 “결국은 어떻습니까?”

師云 실제失諦 “진리를 잃는다.”  

 

278

問 행우부도行又不到 문우부도시여하問又不到時如何 

“가도 도달하지 못하고 물어도 도달하지 못할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도이부도到以不到 도인간여체타道人看如涕唾 

“도달하고 도달하지 못함을 도인道人은 침 뱉듯이 본다.”

 

云 기중사여하其中事如何 “그 가운데 일은 어떻습니까?”

사타지師唾地 조주선사는 땅에 침을 뱉었다.

 

279

問 여하시조사서래의如何是祖師西來意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입니까?”

師云 여니불환작조사의유미재如你不喚作祖師意猶未在 

“그대가 조사의 뜻이라 부르지만 않았다면 그런 건 애초부터 없다.”

 

云 본래저여하本來底如何 “본래의 것이란 무엇입니까?”

師云 사목상도四目相覩 경무제이주재更無第二主宰

“그대와 내가 마주 보는 것 말고 다른 주인공이란 없다.”

 

280

問 불구형의不具形儀 환회야무還會也無 “모양과 위의를 갖추지 않고도 알 수 있습니까?”

師云 즉금환회마卽今還會麼 “바로 지금은 알겠느냐?” 

 

281

問 여하시대무참괴저인如何是大無慚愧底人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師云 개구불가사의皆具不可思議 “모두 다 불가사의함을 갖추었다."

 

282

問 학인의향남방학사자불법거여하學人擬向南方學些子佛法去如何 

“저는 남방南方으로 가서 불법을 배우고자 하는데 어떻습니까?”

 

師云 니거남방你去南方 견유불처급주과見有佛處急走過 무불처부득주無佛處不得住 

“남방에 가거든 부처가 있는 곳은 급히 지나가고 부처가 없는 곳에도 머물지 말라.”

 

云 여마즉학인무의야與麼卽學人無依也 “그러면 제가 의지할 데가 없습니다.”

師云 류서柳絮 류서柳絮 “버들 솜털이야, 버들 솜털!"

 

283

問 여하시급절처如何是急切處 “무엇이 아주 절박한 곳입니까?”

師云 일문일답一問一答 “한번 묻고 한번 대답하는 것이다."

 

284

問 不籍三寸 還假今時也無 “세치 혀를 빌리지 않고도 금시今時를 말할 수 있습니까?”

師云 我隨你道 你作麼生會 “나는 그대를 따라 말하는데 그대는 어떻게 이해하느냐?”

 

285

問 여하시화상가풍如何是和尙家風 “무엇이 큰스님[和尙]의 가풍家風입니까?”

師云 망망우주인무수茫茫宇宙人無數 “망망한 우주에 사람 수를 헤아릴 수 없다."

 

云 청화상부답화請和尙不答話 “큰스님, 차라리 대답하지 마십시오.”

師云 로승합여마老僧合與麼 나는 그래야 마땅하다."

 

286

問 이룡쟁주二龍爭珠 수시득자誰是得者 “두 용이 구슬을 다투는데 누가 차지한 자입니까?”

師云 실자무휴失者無虧 득자무용得者無用

“잃은 자라도 손해 본 게 없고 얻은 자라도 쓸 곳이 없다.”

 

287

問 여하시대인상如何是大人相 “무엇이 대인의 모습입니까?”

師云 시십마是什麼 “이것은 뭐냐?”

 

288

유속사헌가사有俗士獻袈裟 문問 한 세속의 거사居士가 가사袈裟를 바치며 물었다.

 

피여마의복披與麼衣服 막고부고인야무莫辜負古人也無 

“이런 옷을 입으면 옛 사람을 저버리는 것이 아닙니까?”

 

사포하불자운師拋下拂子云 조주선사는 불자를 내던지면서 말했다.

시고시금是古是今 “이것은 옛인가, 지금인가?”

 

289

問 여하시사문행如何是沙門行 “무엇이 사문의 행동입니까?”

師云 전수부전각展手不展脚 “손은 펴고 다리는 펴지 않는다.”

 

290

問 우두미견사조시여하牛頭未見四祖時如何

“우두牛頭스님이 4祖를 뵙지 않았을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포시포수飽柴飽水 “땔나무도 많고 물도 넉넉했다.”

 

云 견후여하見後如何 “친히 본 뒤에는 어떻습니까?”

師云 포시포수飽柴飽水 “땔나무도 많고 물도 넉넉했다.”

 

291

問 여하시학인자기如何是學人自己 “무엇이 제 자신입니까?”

師云 끽죽료야미喫粥了也未 “아침 죽은 먹었느냐?"

 

云 끽죽야喫粥也 “먹었습니다.”

師云 세발우거洗鉢盂去 “발우를 씻어라!”

 

292

問 여하시비로사如何是毗盧師 “누가 비로자나불의 스승[毗盧師] 입니까?”

師云 백타래야미白駝來也未 “흰 낙타가 왔느냐?"

 

云 래야來也 “왔습니다.”

師云 견거위초牽去餵草 “끌고 가서 풀을 먹여라.” 

 

293

問 여하시무사지如何是無師智 “무엇이 스승이 필요 없는 지혜[無師智] 입니까?”

師云 로승부증교도려老僧不曾敎闍黎 “나는 그대를 가르친 적이 없다.”

 

294

問 여하시친절일구如何是親切一句 “무엇이 가깝고도 절실한 한 마디 입니까?”

師云 화타야話墮也 “말에 떨어졌구나.”

 

295

問 불차구不借口 환허상량야무還許商量也無 “입을 빌리지 않고도 문답할 수 있습니까?”

師云 정시시正是時 “바로 이 때다.”

 

云 편청사상량便請師商量 “큰스님께서 한번 문답해 보십시오.”

師云 로승부증출老僧不曾出 “나는 일찍이 꺼내지 않았다.”

 

296

問 이조단비二祖斷臂 당위하사當爲何事 

“2祖께서 팔을 끊은 것은 응당 무슨 일을 위한 것입니까?”

 

師云 분골쇄신粉骨碎身 “분골쇄신한 것이다.”

 

云 공양십마인供養什麼人 “누구에게 공양을 올립니까?”

師云 래자공양來者供養 “오는 사람에게 공양한다.”

 

297

問 무변신보살위십마불견여래정상無邊身菩薩爲什麼不見如來頂相

“무변신보살은 어찌하여 여래如來의 정수리[頂相]를 보지 못합니까?”

 

師云 니시도려你是闍黎 “그대는 스님이 아니냐?"

 

298

問 주시일광晝是日光 야시화광夜是火光 여하시신광如何是神光

“낮은 햇빛[日光]이요 밤은 불빛[火光]인데 신령스런 빛[神光]은 무엇입니까?”

 

師云 일광화광日光火光 “햇빛과 불빛이다."

 

299

問 여하시흡문처如何是恰問處 “무엇이 꼭 맞게 질문하는 곳입니까?"

師云 착錯 “틀렸다.”

 

云 여하시불문처如何是不問處 “무엇이 묻지 않는 곳입니까?"

師云 향전일구리변취向前一句裏辨取 “앞 구절에서 알도록 해라.”

 

300

問 여하시대인상如何是大人相 “무엇이 대인의 모습입니까?”

사이수모면師以手摸面 차수렴용叉手斂容

조주선사는 손으로 얼굴을 만지더니 차수叉手하고 자세를 가다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