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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趙州錄

조주진제선사어록趙州眞際禪師語錄 ②

조주진제선사어록趙州眞際禪師語錄 ②

1

사문남전師問南泉 스님이 남전에게 물었습니다.

여하시도如何是道 “길이란 어떤 것입니까.”

 

전운泉云 남전은 말하였습니다.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 “평상시의 마음이 그것이다.”

 

사운師云 환가취향불還可趣向不 “그것을 목표로 하여 수행하여도 좋겠습니까.”

전운泉云 의즉괴擬卽乖 “무엇인가를 목표로 하여 구하려고 하면 그 순간에 길을 벗어나버린다.”

 

사운師云 불의不擬 쟁지시도爭知是道 

“그것을 목표로 하고 수행하여 보지 않는다면

어찌하여 그것이 길이라고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까.”

 

전운泉云 도불속지부지道不屬知不知 “길은 안다든가 모른다든가 하는 것과 관계가 없다.

지시망각知是妄覺 안다고 하는 것은 망각妄覺이다.

부지시무기不知是無記 모른다고 하는 것은 무기無記다.

 

약진달불의지도若眞達不疑之道 만일 참으로 목표로 하는 일이 없는 길에 도달한다면

유여태허猶如太虛 확연탕활廓然蕩豁 마침 허공과도 같이 말끔하게 공한 것이다.

 

기가강시비야豈可強是非也

그것을 무리하게 이렇다 저렇다 하는 따위의 일은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사어언하돈오현지師於言下頓悟玄旨 심여랑월心如朗月

스님은 언하言下에 속 깊은 뜻을 깨닫고 밝은 달과도 같은 심경을 얻었던 것입니다.

 

2

남전상당南泉上堂 사문師問 남전이 법당에 나오니 스님이 물었습니다.

명두합明頭合 암두합暗頭合 “차별입니까. 평등입니까.”

전편귀방장泉便歸方丈 남전은 곧 방장으로 돌아갔습니다.

 

사편하당운師便下堂云 스님은 곧 법당을 나와서 말하였습니다.

저로화상피아일문這老和尙被我一問 직득무언가대直得無言可對 

“이 노화상님께서는 나의 질문을 하나 받고 한마디도 대답할 수가 없었던 것이야.”

 

수좌운首座云 수좌가 말하였습니다.

막도화상무어莫道和尙無語 “노스승님께서는 답이 없었다고 말하여서는 안 된다.

자시상좌불회自是上座不會 도시 원래가 당신이 몰랐던 것이다.”

 

사편타師便打 스님은 즉각적으로 한대 때렸습니다.

우운又云 그리고 거듭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저봉합시당두로한끽這棒合是堂頭老漢喫 

“이 방망이는 당두이신 화상께서 참으로 한대 맛보야 하는 것이다.”

 

3

사문남전師問南泉 스님이 남전에게 물었습니다.

 

지유저인향십마처거知有底人向什麼處去

“불법에 大事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어디로 갑니까.”

 

전운泉云 남전은 대답하였습니다.

山前檀越家作一頭水牯牛去 “대문 앞의 시주집에서 한 마리의 수고우로 된다.”

 

사운師云 謝和尙指示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전운泉云 昨夜三更月到窻 “간 밤 오밤중에 달이 방장의 창에 비추고 있었어.”

 

4

사재남전작로두師在南泉作爐頭 스님은 남전선원에서 노두라는 일을 맡았었다.

대중보청택채大衆普請擇菜

한산의 스님들이 총출동하여 밭일을 하고 야채를 걷어 들이고 있었다.

 

사재당내師在堂內 규구화呌救火 구화救火 스님은 선당에서“불이야 불”하고 외쳤다.

대중일시도승당전大衆一時到僧堂前 대중은 순식간에 선당 앞에 모였다.

 

사내관각승당문師乃關却僧堂門 그러자 스님은 선당의 문을 철썩 닫아버렸다.

대중무대大衆無對 대중은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내포쇄시종창내입당중泉乃拋鏁匙從窻內入堂中

그러자 남전이 열쇠를 창으로부터 선당 안에 던져 넣으니

사편개문師便開門 스님은 문을 쑥 열었다.

 

5

사재남전정루상타수차師在南泉井樓上打水次

스님이 남전선원의 정루 위에서 물을 푸고 있었을 때

 

견남전과見南泉過 남전이 지나가고 있음을 보고

편포주현각각운便抱柱懸却脚云 기둥을 붙잡은 채로 다리를 허공에 띄워 흔들면서 말하였다.

상구相救 상구相救 “살려줘, 살려줘.”

 

남전상호제운南泉上楜梯云 남전은 정루의 사다리를 올라가면서 말하였다.

일이삼사오一二三四五 “1, 2, 3, 4, 5”

 

사소시간각거례사운師少時間却去禮謝云

스님은 잠시 있다가 이번에는 자기 자신이 나아가서 인사를 하였다.

 

적래사화상상구適來謝和尙相救 “아까는 노스님께서 도움을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6

남전동서량당쟁묘아南泉東西兩堂爭猫兒

남전선원의 동서 두 승당의 운수들이 고양이에 대하여 논쟁을 하였다.

 

전래당내제기묘아운泉來堂內提起猫兒云 남전은 선당에 와서 고양이를 집어 들고서 말하였다.

도득즉불참道得卽不斬 “너희들이 뭔가 한마디씩 할 수가 있다면 죽이지 않겠지만

도부득즉참각道不得卽斬却 말할 수가 없다면 이 고양이를 베어 버릴 거야.”

 

대중하어개불계전의大衆下語皆不契泉意

대중은 여러 가지로 말하였지만 모두 남전의 기대에 어긋났다.

당시즉참각묘아료當時卽斬却猫兒了 남전은 그 자리에서 고양이를 베어 죽였다.

 

지만간至晚間 저녁이 되어

사종외귀래문신차師從外歸來問訊次 스님이 외출에서 돌아와 방장으로 인사하러 갔을 때

전내거전화료泉乃擧前話了 운云 남전은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였다.

 

니작마생구득묘아你作麼生救得猫兒 “너라면 고양이를 어떻게 구하겠는가.”

사수장일척혜대재두상출거師遂將一隻鞋戴在頭上出去

그러자 스님은 신발 한 짝을 머리 위에 얹혀놓고 걸어 나왔다.

 

전운泉云 남전은 말하였다.

자약재子若在 구득묘아救得猫兒 “그대가 만일 있었더라면 저 고양이를 구할 수가 있었겠는데.”

 

7

사문남전師問南泉 스님이 남전을 찾아갔다.

이즉불문異卽不問 “이異에 대하여서는 묻지 않겠습니다.

여하시류如何是類 그런데 유類라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전이량수탁지泉以兩手托地 남전은 두 손을 땅에 대고 네발로 걸어가는 자세를 취하였다.

사편답도師便踏倒 스님은 곧 그것을 밟아서 눌러버렸다.

각귀열반당내규却歸涅槃堂內呌 그리고는 열반당에 돌아가서

회悔 회悔 “유감이야, 유감이야.”고 외쳤다.

 

전문泉聞 내령인거문乃令人去問 남전은 그것을 듣고 사람을 시켜서 알아보았다.

회개십마悔箇什麼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도 유감이란 말인가?”

사운師云 회불잉여량답悔不剩與兩踏 “덤으로 한 번 더 밟아 뭉개버리지 못한 것이 유감이었어.”

 

8

남천종욕실리과南泉從浴室裏過 남전이 욕실이 있는 데를 지나가다가

견욕두소화見浴頭燒火 욕두가 목욕탕의 물을 데우고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문운問云 작십마作什麼 “무엇을 하고 있지.”

운云 소욕燒浴 욕두 “목욕물을 데우고 있습니다.”

 

전운泉云

기취래환수고우욕記取來喚水牯牛浴 남전 “잊지 말고 수고우를 불러다가 목욕을 시켜라.”

욕두응낙浴頭應諾 욕두는 “네"하고 대답하였다.

 

지만간至晚間 욕두입방장浴頭入方丈 저녁이 되어 욕두는 방장으로 들어왔다.

전문泉問 작십마作什麼 남전 “뭣 하러 왔어.”

운云 청수고우거욕請水牯牛去浴 욕두 “어서 수고우님께서 욕실로 들어 주십시오”

 

전운泉云 장득승색래불將得繩索來不 남전 “소고삐를 가지고 왔는가.”

욕두무대浴頭無對 욕두는 대답이 없었다.

 

사래문신전師來問訊泉 천거사사泉擧似師 스님이 와서 문안드렸을 때 남전은 그 이야기를 하였다.

사운師云 모갑유어某甲有語 “저에게는 한마디의 말이 있습니다.”

 

전편운泉便云 그러자 남전은 말하였다.

환장득승색래마還將得繩索來麼 “소고삐를 가지고 왔는가?”

 

사편근전맥비편예師便近前驀鼻便拽

스님은 썩 앞으로 다가 나서더니 남전의 코를 손으로 쭉 쥐어 당겼다.

전운泉云 시즉시是卽是 태추생太麤生 남전 “좋기는 좋지만 너무 난폭하군.”

 

9

사문남전師問南泉 스님이 남전에게 물었다.

리사구離四句 절백비외絶百非外 “사구를 떠나 백비를 끊은 처지에서

청사도請師道 제발 노스님께서는 가르치심을 주십시오.”

 

전편귀방장泉便歸方丈 남전은 곧 방장으로 돌아가 버렸다.

사운師云 스님이 말하였다.

 

저로화상매상구파파지這老和尙每常口吧吧地 “이 노스님은 평소에는 몹시 재잘거리는 주제인데도

급기문착及其問著 일언불조一言不措 일단 물어보면 한마디 대답도 하시지 않는단 말이야.”

 

시자운侍者云 시자가 말하였다.

막도화상무어호莫道和尙無語好 “노스님께서 대답을 하시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 좋소.”

사편타일장師便打一掌 스님은 그 자리에서 뺨을 한대 갈겨버렸다.

 

10

남전편엄각방장문南泉便掩却方丈門 편파회위각便把灰圍却

남전이 어느 날 방장의 문을 닫고서 문 밖에 빙 둘려서 재를 뿌리면서

 

문승운問僧云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도득즉개문道得卽開門 “너희들이 뭔가 말할 수 있으면 문을 열겠어.”

 

다유인하어多有人下語 병불계전의並不契泉意

많은 운수승들이 대답하였으나 어느 것도 남전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사운師云 그때 스님이 말하였다.

창천蒼天 창천蒼天 “슬프구나, 슬퍼.”

전편개문泉便開門 남전은 곧 문을 열었다.

 

11

사문남전운師問南泉云 스님이 남전에게 물었다.

심불시불心不是佛 ‘마음은 부처님이 아니다.

지불시도智不是道 지혜는 도가 아니다‘

환유과야무還有過也無 뭔가 잘못된 것이 있습니까?”

 

전운泉云 유有 “있다.”

사운師云 과재십마처過在什麼處 “어디에 잘못이 있습니까.

청사도請師道 제발 말씀을 주십시오.”

 

전수거泉遂擧 그리하여 남전은 말하였다.

심불시불心不是佛 지불시도智不是道 “마음은 부처님이 아니다. 지혜는 도가 아니다.”

사편출거師便出去 스님은 불쑥 나가버렸다.

 

12

사상당위중왈師上堂謂衆曰 스님은 법당에 나가서 대중에게 설법하여 말하였다.

차사적적몰량대인출저리부득此事的的沒量大人出這裏不得

이 대사는 참으로 명백하다 월격의 큰 인물도 여기를 나올 수가 없다.

 

로승도위산老僧到溈山 내가 일찍이 위산에 갔을 때

승문僧問 어떤 스님이 위산노사에게 물었다.

 

여하시조사서래의如何是祖師西來意

‘조사달마께서 인도로부터 와 (전달하려고 한) 정신은 무엇입니까.’

 

위산운溈山云 위산은 대답하였다.

여아장상자래與我將床子來 ‘나에게 의자를 가져다주게.’

 

약시종사若是宗師 만일 참다운 선장이라면 (이 위산노사처럼)

수이본분사접인시득須以本分事接人始得 본분의 일로써 사람을 교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유승문時有僧問 그때 한 스님이 물었다.

여하시조사서래의如何是祖師西來意 “조사달마께서 인도에서 오신 정신은 무엇입니까?”

사운師云 스님은 말하였다.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 “앞마당의 잣나무다.”

 

학운學云 화상막장경시인和尙莫將境示人

“노스님, 경계로써 사람들에게 가리키시지 마셨으면 합니다.”

사운師云 아부장경시인我不將境示人 “나는 경계로써 사람에게 가리키거나 하지는 않아.”

 

운云 여하시조사서래의如何是祖師西來意 “조사달마께서 인도에서 오신 정신은 무엇입니까?”

사운師云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 “앞마당의 잣나무다.”

 

13

사우운師又云 스님은 또 말하였다.

로승구십년전견마조대사하팔십여원선지식老僧九十年前見馬祖大師下八十餘員善知識

나는 90년 전에 마조대사 문하의 80여 명의 사가님들을 뵈었지만

 

개개구시작가箇箇俱是作家 한분 한분이 모두 다 훌륭한 선장들뿐으로

불사여금지식不似如今知識 요사이의 이른바 스승들이 (근본을 잊고)

지만상생지만枝蔓上生枝蔓 나무 가지나 덩굴위에 또 가지나 덩굴을 이루어

대도시거성요원大都是去聖遙遠 그 모두가 성위에서 멀어짐이 참으로 아득하여

일대불여일대一代不如一代 1代마다 낮아져가는 모습과는 전적으로 모양이 다르다

(즉 훌륭한 분뿐이었다.)

 

지여남심상도只如南泉尋常道 예를 들어 (그 중의 한분이신 나의 스승님인) 남전노스님께서는

수향이류중행須向異類中行

항상 ‘이류異類 속으로 향하여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씀을 하셨던 것인데

차작마생회且作麼生會 자아(여러분) 이 말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여금황구소아향십자가두설갈등如今黃口小兒向十字街頭說葛藤

오늘날의 부리가 노란 병아리 사가들을 네거리에서 설법을 하고

 

박반당博飯噇 멱례배覓禮拜 그리고 밥을 얻어먹으며 사가로서 예배 받을 것을 요구하여

취삼오백중聚三五百衆 3백 명 5백 명의 운수들을 모아놓고서는 말하고 있다.

운아시선지식云我是善知識 니시학인你是學人 ‘나는 스승이다. 너희들은 수행자다.’라고.

 

14

승문僧問 어떤 스님이 물었다.

여하시청정가람如何是淸淨伽藍 “청정한 사원이란 어떤 것입니까?”

사운師云 아각녀자丫角女子 “머리를 올려 딴 소녀다.”

 

여하시가람중인如何是伽藍中人 “사원 속의 사람이란 어떤 분들입니까.”

사운師云 아각녀자유잉丫角女子有孕 “머리를 올려 딴 소녀가 애기를 배었다.”

 

15

문問

승문화상친견남전承聞和尙親見南泉

“들은 바에 의하면 노스승님께서는 친히 남전노사님을 상견하셨다는 이야기입니다만

시부是否 사실입니까?”

 

사운師云

진주출대라복두鎭州出大蘿蔔頭 “진주에서는 큰 무를 캘 수가 있지.”

 

16

화상생연십마처和尙生緣什麼處 “화상님의 출생지는 어디시온지요?”

사이수지운師以手指云 스님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서변경향서西邊更向西 “서쪽이야, 더 서쪽이야.”

 

17

법무별법法無別法 “‘법에는 특별한 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씀하시지만

여하시법如何是法 법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요?”

 

사운師云

외공내공外空內空 내외공內外空 “밖에도 공하고 안도 공하며 안팎이 모두 공하다.”

 

18

여하시불진법신如何是佛眞法身“부처님의 참다운 법신이란 어떤 것입니까?”

 

師云

갱혐십마更嫌什麼 “그 밖에 무엇을 싫어하는가?”

 

19

여하시심지법문如何是心地法門 “심지心地의 법문이란 무엇입니까?”

師云

고금방양古今榜樣 “고금의 기준이야.”

 

20

여하시빈중주如何是賓中主 “빈중賓中의 주主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師云

산승불문부山僧不問婦 “나는 새 각시를 얻는 일(즉 장가가는 일) 따위는 문제 삼지 않는다.”

 

여하시주중빈如何是主中賓 “주중의 빈이란 무엇입니까?”

師云

로승무장인老僧無丈人 “나에게는 장인어른이 없어.”

 

21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여하시일절법상주如何是一切法常住 “일체 법이 항상하다는[常住] 것은 무엇입니까?”

師云

로승불휘조老僧不諱祖 “나는 조상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다.”

 

기승재문其僧再問 그 스님이 다시 물으려 하자 선사가 말했다.

師云 금일부답화今日不答話 “오늘은 대답 안하겠다.”

 

22

사상당운師上堂云 조주선사가 상당하여 말했다.

형제막구립兄弟莫久立 “형제들이여 오래 서 있지 말라.

유사상량有事商量 일이 있으면 거론해 보고

 

무사향의발하좌궁리호無事向衣鉢下坐窮理好

일이 없거든 자기 자리에 앉아 도리를 캐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로승행각시老僧行脚時 노승이 행각하면서는

제이시재죽시잡용심력처除二時齋粥是雜用心力處 죽 먹고 밥 먹는 두 때만 잡된 마음을 썼을 뿐

여외경무별용심처야餘外更無別用心處也 나머지 시간은 별달리 마음을 쓴 곳이 없었다.

약불여차若不如此 만약 이와 같지 못하면 

출가대원재出家大遠在 출가란 매우 먼 이야기가 될 것이다.”

 

23

問 만물중하물최견萬物中何物最堅 “만물 중에서 무엇이 가장 견고합니까?”

師云

상매요여접취相罵饒汝接嘴 “욕을 한다면 끊임없이 주둥이가 닳도록 마구 퍼부어도 좋고

상타요여발수相唾饒汝潑水 침을 뱉는다면 차라리 침보다도 물을 퍼부어도 좋아.”

 

24

효야부정시여하曉夜不停時如何

“아침이나 밤이나 하루 종일 일하고 쉬지 않는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師云 승중무여마량세백성僧中無與麼兩稅百姓 

“승려 중에도 일 년에 두 번 세금을 바치는 백성(처럼 바쁜 사람)은 없는 거야.”

 

25

問 여하시일구如何是一句 “일구一句란 무엇입니까?”

師云

약수착일구로각니若守著一句老却你 “만일 일구를 계속 지키고만 있다가는 물에 빠져버린다.

(너는 완전히 늙어버리고 만다)”

 

26

사우운師又云

약일생불리총림若一生不離叢林 “만일 일생동안 도량을 떠나지 않고

불어십년오재不語十年五載 10년이나 5년 동안 말을 하지 않을 때

무인환니작아한無人喚你作啞漢 너희들을 벙어리라고 하는 자가 없다면

 

이후불야불내니하已後佛也不柰你何

그 후는 부처님이라 하더라도 너희들을 어떻게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니약불신你若不信 절취로승두거截取老僧頭去

만약 너희들이 이 말을 믿지 않는다면 나의 목을 잘라가도 좋아.”

 

27

사상당운師上堂云 스님은 법당에 나와서 설법하여 말하였다.

형제兄弟  “형제들이여, 

니정재제삼원리你正在第三冤裏 자네들은 틀림없이 제3생의 원한 속에 있다.

 

소이도所以道 단개구시행리처但改舊時行履處 막개구시인莫改舊時人

따라서 ‘다만 과거의 행위만을 고치고 과거의 사람을 고치지 말라.’라고 하는 거야.

 

공니각자가출가共你各自家出家 비래무사比來無事

자네들과 같이 우리들이 각각 출가하여(덕분에) 요사이 무사히 지내고 있는데

 

갱문선문도更問禪問道 삼십三十, 이십인취두래문二十人聚頭來問

더욱 선을 묻고 도를 물어 30명, 20명씩 모여 와서 묻는다.

 

흡사흠이선도상사恰似欠伊禪道相似

마치 그들에게 대하여 이쪽이 선과 도의 빚이라도 있는 것 같다.

 

니환작선지식你喚作善知識 자네들이 나를 사가라고 부른다면

아시동수고我是同受拷 나는 자네들처럼 벌을 받아야 할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로승불시희호老僧不是戱好 나는 즐겨 떠들어대는 자는 아니지만

공대루타고인恐帶累他古人 저 옛사람에게 폐단이 될 것을 염려하여

소이동도서설所以東道西說 이것저것 설법하고 있는 것이다.”

 

28

問 십이시중여하용심十二時中如何用心 “하루 24시간 동안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합니까?”

師云 니피십이시사你被十二時使 “당신은 하루 24시간에 쓰임을 당하고 있다.

로승사득십이시老僧使得十二時 나는 24시간을 사용하고 있어.

니문나개시你問那箇時 당신은 (그 두 가지 시간 중) 어느 시간에 대하여 묻는 것인가?”

 

29

問 여하시조주주인공如何是趙州主人公 “조주의 주인공은 어떤 분이신지요?”

사돌운師咄云 스님은 꾸짖어 이르기를

저잡통한這篐桶漢 “이 나무통쟁이 같은 이라고.”

 

학인응낙學人應諾 수행승은 (부지중에) “예”하고 대답하였다.

사운師云 스님이 말하기를

여법잡통저如法篐桶著 “법대로 통에 테를 돌려야지.”

 

30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여하시학인본분사如何是學人本分事 “무엇이 학인學人 본분의 일[本分事]입니까?”

師云

수요조산樹搖鳥散 “나뭇가지가 흔들리면 새들이 날아가고

어경수혼魚驚水渾 고기가 놀라면 물이 흐려진다.”

 

31

問 여하시소신저인如何是少神底人 “백치가 된 사람이란 어떤 것입니까?”

師云 로승불여니老僧不如你 “나는 너보다 못해”

 

學云 불점승不占勝 “저는 이겨낼 도리가 없사옵니다.”

師云 니인십마소신你因什麼少神 “자네는 어찌하여 백치가 되었는가?”

 

32

지도무난至道無難 “‘지도는 아무런 어려움도 없다.

유혐간택唯嫌揀擇 다만 간택하는 것을 꺼리는 것뿐이다.’라고 하는 말이

시시인과굴是時人窠窟 요사이 선가들의 과굴(집착하는 것) 아닙니까?”

 

師云

증유문아曾有問我 직득오년분소부득直得五年分疎不得

“전에도 누군가가 나에게 물었지만 5년간이나 아무런 개진도 못하고 말았어.”

 

33

유관인문有官人問 어떤 관리가 물었다.

단하소목불丹霞燒木佛 원주위십마미수타락院主爲什麼眉鬚墮落

“단하화상이 목불을 태웠는데 어찌하여 원주스님의 눈썹이 빠졌습니까?”

 

師云

관인댁중변생작숙시십마인官人宅中變生作熟是什麼人

“귀관의 댁에서는 날것(생것)을 삶아 요리하는 이는 누구십니까?”

 

云 소사所使 “머슴입니다.”

師云 각시타호수却是他好手

“그것은 참으로 매우 (저 단하화상과 같은) 좋은 솜씨를 가졌군요.”

 

34

僧問

비목선인집선재수毗目仙人執善才手 견미진불시여하見微塵佛時如何

“비목선인이 선재동자의 손을 잡고 미진수의 부처님을 보였을 때는 어떠하였겠습니까?”

 

사수집승수운師遂執僧手云 스님은 그 문승의 손을 잡으면서 말하였다.

니견개십마你見箇什麼 “너는 도대체 무엇을 보는가?”

 

35

유니문有尼問 어떤 니승이 물었다.

여하시사문행如何是沙門行 “사문이 할 수행은 어떤 것입니까?”

師云

막생아莫生兒 “애기를 낳아서는 안 된다.”

 

니운尼云

화상물교섭和尙勿交涉 “노스님과는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師云

아약공니타교섭我若共你打交涉 감작십마堪作什麼  

“내가 만일 그대와 관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대로서는 아무 쓸모도 없어.”

 

36

問 여하시조주주인공如何是趙州主人公 “조주의 주인공은 어떤 사람입니까?”

師云 전사노田厙奴 “시골뜨기다.”

 

37

問 여하시왕색선타파如何是王索仙陀婆 “왕이 선다바를 구한다는 것은 어떤 말입니까?”

師云 니도로승요개십마你道老僧要箇什麼 “당신,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필요로 한다고 하는 것인가?”

 

38

問 여하시현중현 如何是玄中玄 “‘현 속의 현’이란 무엇입니까?”

師云 설십마현중현說什麼玄中玄 칠중칠七中七 팔중팔八中八

“현 속의 현 따위는 필요 없어. 七 속의 七, 八 속의 八이야.”

 

39

問 여하시선타파如何是仙陀婆 “선다바란 어떤 것입니까?”

師云 정처살파가靜處薩婆訶 “고요한 곳 - 솨아하아”

 

40

問 여하시법비법如何是法非法 “‘법은 법이 아니다’라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師云 동서남북東西南北 “동서남북”

 

學云 여하회거如何會去 “어떻게 이해하면 좋겠습니까?”

師云 상하사유上下四維 “상하사유”

 

41

問 여하시현중현如何是玄中玄 “‘현중현’이란 무엇입니까?”

師云

저승약재這僧若在 “이 중이 만일 현중현에게 현하여 죽지 않았더라면

합년칠십사合年七十四 오五 지금쯤은 74․5세의 좋은 노승으로 되어 있었을 것을.”

 

42

問 왕색선타파시여하王索仙陀婆時如何 “왕이 선다바를 요구할 때는 어떻습니까?”

사맥기타궁차수師驀起打躬叉手 스님은 곧 불쑥 일어서서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차수하였다.

 

43

問 여하시도如何是道 “도란 어떤 것입니까?”

師云 불감不敢 불감不敢 “어디 감히 내가, 감히”

 

44

問 여하시법如何是法 “법이란 어떤 것입니까?”

師云 칙칙섭섭敕敕攝攝 “물리쳐야 해, 말끔히 하여야 하는 거야.

 

45

問 조주거진부다소趙州去鎭府多少 “조주에서 진부까지 어느 정도(의 거리)입니까?”

師云 삼백三百 3백리다.”

 

學云 진부래조주다소鎭府來趙州多少 “진부에서 조주까지는 어느 정도(의 거리)입니까?”

師云 불격不隔 “거리가 없어.”

 

46

問 여하시현중현如何是玄中玄 “‘현 중의 현’이란 어떤 것입니까?”

師云 현래다소시야玄來多少時也 “어느 만큼이나 오래 현하여 왔는가?”

 

學云 현래구의玄來久矣 “인제 매우 오래됩니다.”

師云 뢰우로승賴遇老僧 “다행하게도 나를 만났으니 잘 된 거야.

계합현살저루생洎合玄殺這屢生

(그렇지 않았더라면) 벌써 오래전에 이 어리석은 자는 현하여 죽음을 당할 판이었어.”

 

47

問 여하시학인자기如何是學人自己 “저의 自己란 어떤 것입니까?”

師云 환견정전백수자마還見庭前栢樹子麼 “저 앞마당의 잣나무가 보이는가.”

 

48

사상당운師上堂云 스님께서 상당하여 설법하기를

약시구참저인若是久參底人 “만일 구참의 사람이라면 

막비진실莫非眞實 진실하지 않는 자가 없고

막비긍고긍금莫非亘古亘今 (理를) 옛날에 구하고 지금에 구하지 않는 자가 없지만

약시신입중저인若是新入衆底人 새로이 대중 속에 같이 들어온 신참자는

야수구리시득也須究理始得 역시 理를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막진자변삼백莫趂者邊三百 오백五百 1千 요즘의 3백․5백․1천(의 일반스님)이나

방변이중傍邊二衆 저쪽의 스님 또는 비구니스님 등의

총림칭도호개주지叢林稱道好箇住持 총림의 뒤를 쫓지 말라.

 

(그런 스님네들로 부터) ‘좋은 주지스님이시군.’하고 칭찬을 받는 사람에게

계호문착불법洎乎問著佛法 진정 불법을 물어보면

흡사초사작반상사恰似炒沙作飯相似 마치 모래를 삶아서 밥을 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무가시위無可施爲 무가하구無可下口 어찌할 바도 모르고 아무런 대답도 못한다.

 

각언타비아시却言他非我是 [그리고는] 거꾸로 ‘저놈은 나쁘고 나는 옳다’고 하면서

면혁적지面赫赤地 얼굴을 붉히고 덤벼드는 형편이야.

 

량유세간출비법어良由世間出非法語

그건 다름이 아니라 세간이라는 것은 법에 어긋나는 말을 내뱉는 것이기 때문이야.

 

진실욕명자의眞實欲明者意 막고부로승莫辜負老僧 

나의 이 말의 뜻을 진실로 밝히려고 한다면 나를 배반하지 말아야 한다.”

 

49

재진위제성설법在塵爲諸聖說法 “이 번뇌의 세간에서 성자들에게 대하여 법을 설하는 것은

총속피탑總屬披搭 더렵혀진 몸에 (성의를) 입는 것과 같은 쓸데없는 일이 됩니다.

미심화상여하시인未審和尙如何示人 그리하여 노스님께서는 어떻게 사람에게 가르치십니까?”

 

師云 십마처견로승什麼處見老僧 “어디에서 나를 보는가?”

學云 청화상설請和尙說 “제발 노스님께서 설하여 주십시오.”

 

師云 일당사승총불회저승어화 一堂師僧總不會這僧語話

“전당의 스님들은 아무도 이 승려의 말을 모르고 있다.”

 

별유일승문別有一僧問 또 다른 승이 물었다.

청화상설請和尙說 “제발 노스님, 가르쳐 주십시오.”

師云 니설아청你說我聽 “당신이 설해요. 내가 듣지.”

 

50

진화무적眞化無跡 “참다운 교화는 자국이 없다고 합니다.

무사제자시여하無師弟子時如何 교화하는 스승도 교화되는 제자도 없을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師云 수교니래문誰敎你來問 “당신에게 그와 같이 와서 묻게 한 것은 누군가?”

學云 경불시별인更不是別人 “전혀 딴 사람이 아닙니다.”

사편타지師便打之 스님은 곧 한 대 갈겼다.

 

51

問 차사여하변此事如何辨 “이 대사大事를 어떻게 마음에 새겨야 합니까?”

師云 아괴니我怪你 “나는 (그런 말을 하는) 당신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네.”

 

學云 여하변득如何辨得 “어떻게 마음에 새겨야 합니까?”

師云 아괴니불변我怪你不辨 “나는 당신이 그것을 모른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네.”

 

學云 환보임부還保任否 “저는 과연 (대사를) 짊어질 수가 있겠습니까?”

師云 보임불보임자간保任不保任自看 “짊어질 수가 있는지 없는지는 당신 자신이 알아봐.”

 

52

問 여하시무지해저인如何是無知解底人 “지해知解가 없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입니까?”

師云 설십마사說什麼事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53

問 여하시서래의如何是西來意 “조사달마가 인도에서 찾아온 (전하려고 한) 정신은 무엇입니까?”

사하선상師下禪床 스님은 좌선의 의자에서 내려 욌다.

 

學云 막편시부莫便是否 “그것이 그것이군요.”

師云 로승미유어재老僧未有語在 “나는 아직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아”

 

54

問 불법구원佛法久遠 여하용심如何用心 “불법은 영원합니다. 어떻게 마음을 써야합니까?”

師云

니견전한후한파람천하你見前漢後漢把欖天下

“자 봐요. 옛날 전한과 후한(의 천자들)은 천하를 그 손에 장악하고 통치하였지만

 

림종시반전야무분臨終時半錢也無分  

임종할 때에는 동전 반쪽마저 뜻대로 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55

시인이진보위귀時人以珍寶爲貴 “오늘날의 사람들은 진귀한 보물을 존중합니다.

사문이하위귀沙門以何爲貴 사문은 무엇을 존중합니까?”

 

師云

급합취구急合取口 “당장에 입을 다물라.”

 

學云 합구환득야무合口還得也無 “입을 다물면 되는 것입니까?”

師云

구약불합口若不合 쟁능변득爭能辨得 “만약 입을 다물지 않으면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

 

56

問 여하시조주일구如何是趙州一句 “조주의 一句란 어떤 것입니까?”

師云 반구야무半句也無 “반구조차 없어.”

 

學云 기무화상재豈無和尙在 “노스님께서 거기에 계시지 않습니까?”

師云 로승불시일구老僧不是一句 나는 一句가 아니야.”

 

57

問 여하득불피제경혹如何得不被諸境惑

“어떻게 하면 여러 가지 경계에 미혹되지 않고 있을 수 있겠습니까?”

 

사수일족師垂一足 스님은 한쪽 다리를 드리웠다.

승편출혜 僧便出鞋 그 학승은 곧 신발을 내놓았다.

 

사수기족 師收起足 스님은 발을 도로 끌어당겼다.

승무어僧無語 학승은 아무 말도 없었다.

 

58

유속관문有俗官問 어떤 속관이 물었다.

 

불재일佛在日 일체중생귀의불一切衆生歸依佛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계셨을 때에는 모든 중생이 부처님께 귀의하였습니다.

 

불멸도후佛滅度後 일체중생귀의십마처一切衆生歸依什麼處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는 모든 중생은 어디에 귀의합니까?”

 

師云 미유중생未有衆生 “중생 따위가 어디에 있나.”

 

學云 현문차現問次 “현실로 지금 제가 여쭙고 있는 이 시간에도 없는 것이옵니까?”

師云 갱멱십마불更覓什麼佛 “그 이상 무슨 부처님을 구할 것인가?”

 

59

환유불보사은삼유자야무還有不報四恩三有者也無

“4恩이나 3有에 그 은혜를 갚지 않는 자가 있습니까.”

師云 유有 “있다.”

 

學云 여하시如何是 “어떤 자입니까?”

師云

저살부한這殺父漢 “이 제 애비를 죽인 놈아!

산니지소차일문筭你只少此一問 생각하건대 그대는 이 한 물음만 부족하단 말이야.”

 

60

問 여하시화상의如何是和尙意 “노스승님의 뜻은 어떠한 것입니까?”

師云 무시설처無施設處 “아무 것도 베풀게 없다.”

 

61

사상당운師上堂云 조주선사가 상당하여 설했다.

형제단개왕수래兄弟但改往修來 “형제들이여! 다만 과거를 뉘우치고 미래를 위하여 닦으면 된다.

약불개若不改 대유저니처재大有著你處在 만약 뉘우치지 않으면 그대들이 갈 곳이 마련되어 있다.”

 

62

로승재차간삼십여년老僧在此間三十餘年 스님이, 나는 여기에 있은 지 30여년이나 되지만

미증유일개선사도차간未曾有一箇禪師到此間 아직도 한 명의 선사도 찾아온 일이 없다.

 

설유래設有來 아니 가령 왔다고 하더라도 

일숙일식급주과一宿一食急走過 하룻밤 한 끼를 지냈을 뿐

차진연난처거야且趂軟暖處去也 급히 도망쳐서 어떻든 부드럽고 따뜻한 곳을 찾아서 가버렸어.”

 

홀우선사도래忽遇禪師到來 향이도십마向伊道什麼

“문득 선사가 찾아온다면 그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師云

천균지노千鈞之弩 불위혜서이발기不爲鼷鼠而發機

“3만 근이나 되는 화살을 생쥐를 잡기 위해 당기지는 않는다.”

 

63

師云 형제兄弟 “형제들이여

약종남방래자若從南方來者 만일 남쪽에서 오는 자가 있으면

즉여하재卽與下載 곧 그 자를 위하여 짊어지고 있는 짐을 내려줄 것이며

약종북방래若從北方來 만일 북쪽에서 오는 자가 있으면

즉여장재卽與裝載 곧 짐을 실려 줄 것이다.

 

소이도所以道 이런 말이 있지 않는가.

근상인문도즉실도近上人問道卽失道 ‘상급인물에 다가가서 도를 물으면 도를 잃으며

근하인문도자즉득도近下人問道者卽得道 하급인물에 다가가서 도를 물으면 도를 얻는다.’고.”

 

"형제들이여,

만약 남방南方[午:受]에서 오는 자者인 즉 짐을 덜게 되고[滅道]

만약 북방北方[子:無明]에서 오는 즉 짐을 지게 된다[苦集]

 

그래서 말하길,

'윗사람[想:名色:苦集]에게 다가가며 道를 묻는 卽 道를 잃게 되고

아랫사람[無想:底人:滅道]에게 다가가며 道를 묻는 자者인 卽 道를 얻게 된다'하였다."

 

64

조주선사가 다시 설했다.

형제兄弟 “형제들이여!

정인설사법正人說邪法 바른 사람이 삿된 법[邪法]을 말하면

사법역수정邪法亦隨正 삿된 법[邪法]이 正에 따라서 ​바르게 되고

 

사인설정법邪人說正法 삿된 사람이 바른 법[正法]을 말하면

정법역수사正法亦隨邪 바른 법이 사邪에 따라 삿되어진다.

 

제방난견역식諸方難見易識 제방에서는 보기는 어렵고 알기는 쉬우나

아자리역견난식我者裏易見難識 이곳에서는 보기는 쉬워도 알기는 어렵다.”

 

65

問 선악혹부득저인환독탈야무善惡惑不得底人還獨脫也無

“선악善惡에 혹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우뚝 벗어날 수 있습니까?”

 

師云 부독탈不獨脫 “우뚝 벗어날 수 없다.”

 

學云 위십마부독탈爲什麼不獨脫 “무엇 때문에 벗어나지 못합니까?”

師云 정재선악리正在善惡裏 “바로 선악 가운데 있기 때문이지.”

 

66

니문尼問 니승이 물었다.

리각상래설처離却上來說處 청화상지시請和尙指示

“이때까지 가르쳐 주신 것을 떠나서 제발 노스님께서 가르치심을 주십시오.”

 

사돌운師咄云 스님은 꾸짖어 말하였다.

외파철병煨破鐵瓶 “주전자가 탄단 말이야.”

 

니장철병첨수래尼將鐵瓶添水來 니승은 주전자에 물을 더 따라 붓고는 다시 말하였다.

청화상답화請和尙答話 “노스님, 제발 대답하여 주십시오.”

사소지師笑之 스님은 웃었다.

 

67

세계변위흑혈世界變爲黑穴 “세계가 변하여 검은 구멍으로 된다고 합니다만

미심차개락재하로未審此箇落在何路 (그때) 이 자는 어느 길로 떨어질 것입니까?”

 

師云

부점不占 “그런 것은 점치지 않아.”

 

學云 점시십마인占是什麼人 “점치지 않는 것은 어떤 자입니까?”

師云 전사노田厙奴 “시골뜨기다.”

 

68

무언무의시칭득無言無意始稱得

“'말 없고 뜻 없어야 비로소 구句를 얻었다고 할 수가 있다.’고 말하지만

 

구기시무언句旣是無言 무언이라고 하는 이상

환십마작구喚什麼作句 무엇을 구라고 부르는 것입니까?”

 

師云

고이불위高而不危 만이불일滿而不溢 “높아도 위험하지 않고 가득 찼어도 넘치지 않는다.”

 

學云 즉금화상시만시일卽今和尙是滿是溢 

“지금 노스님께서는 가득 차고 계시는 것입니까. 넘치고 계시는 것입니까?”

 

師云 쟁내니문아爭柰你問我 “그렇게 묻는다면 난들 할 바가 없고나.”

 

69

問 여하시령자如何是靈者 “영자靈者란 어떤 것입니까?”

師云 정지상아일퇴시淨地上屙一堆屎 “깨끗한 땅위에 한 무더기의 똥을 눈다.”

 

學云 청화상적지請和尙的旨 “확실한 의미를 들려주십시오.”

師云 막뇌란로승莫惱亂老僧 “나를 뇌란스럽게 하지 말라.”

 

70

법신무위法身無爲 “‘법신은 무위로서

불타제수不墮諸數 제수에 떨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하지만

환허도야무還許道也無 그래도 말로써 표현하는 것이 허용됩니까?”

 

師云 작마생도作麼生道 “어떻게 말하려는 것인가?”

 

學云 여마즉불도야與麼卽不道也 “그렇다면 더 말하지 않겠습니다.”

사소지師笑之 스님은 웃었다.

 

71

問 여하시불如何是佛 여하시중생如何是衆生 “무엇이 부처이고, 무엇이 중생입니까?”

師云 중생즉시불衆生卽是佛 불즉시중생佛卽是衆生 “중생이 곧 부처이고, 부처는 곧 중생이다.”

 

學云 미심량개未審兩箇 나개시중생那箇是衆生 “둘 가운데 어느 것이 중생입니까?”

師云 문問 문問 “묻고 또 묻는구나!”

 

72

대도무근大道無根 “대도에는 뿌리가 없습니다.

여하접창如何接唱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서 표현하였으면 좋겠습니까?”

 

師云

니편접창你便接唱 “당신이 벌써 받아들여서 표현하고 있지 않는가?”

 

무근우작마생無根又作麼生 “그렇지만 뿌리가 없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師云 기시무근旣是無根 십마처계전니什麼處繫縳你

“뿌리가 없으니까 당신을 꽁꽁 묶어서 매어놓은 곳이 어디에 있을 것인가”

 

73

問 정수행저인막피귀신측득야무正修行底人莫被鬼神測得也無

“바른 수행을 하고 있는 사람이 귀신에게 (그 경계를) 알아 차려지게 될 것입니까?”

師云 측득測得 “알려진다.”

 

云 과재십마처過在什麼處 “어디에 허물이 있는 것입니까?”

師云 과재멱처過在覓處 “허물은 구하는 곳에 있다.”

 

云 여마즉불수행야與麼卽不修行也 “그렇다면 수행을 하지 않겠습니다.”

師云 수행修行 “수행을 해야 해.”

 

74

고월당공孤月當空 “일륜의 달이 하늘의 바로 정면에 걸려 있습니다.

광종하생光從何生 저 달빛은 어디에서 생기는 것입니까?”

師云 월종하생月從何生 “달은 어디에서 생기는가?”

 

75

승화상유언承和尙有言 도불속수道不屬修 “큰스님께서는‘도道는 수행하는데 속하지 않으니

단막염오但莫染污 물들지만 말라’고 하셨다는데

여하시불염오如何是不染污 무엇이 물들지 않는 것입니까?”

師云 검교내외檢校內外 “안팎으로 점검해 보는 것이다.”

 

云 환자검교야무還自檢校也無 “어떻게 스스로 점검합니까?”

師云 검교檢校 “또 점검”

 

云 자기유십마과自己有什麼過 자검교自檢校 “자신에게 무슨 허물이 있어 스스로 점검합니까?”

師云 니유십마사你有什麼事 “그대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

 

76

사상당운師上堂云 조주선사가 상당하여 설하였다.

차사여명주재장此事如明珠在掌 “이 일[此事]은 마치 손바닥에 있는 밝은 구슬과 같아서

호래호현胡來胡現 오랑캐가 오면 오랑캐가 나타나고

한래한현漢來漢現 중국 사람이 오면 중국 사람이 나타난다.”

 

77

조주선사가 또 설했다.

로승파일지초작장륙금신용老僧把一枝草作丈六金身用

“나는 한 줄기 풀을 가지고 장육금신丈六金身으로 쓰기도 하고

 

파장륙금신작일지초용把丈六金身作一枝草用 장육금신을 가지고 한줄기 풀로 쓰기도 하니

불즉시번뇌佛卽是煩惱 번뇌즉시불煩惱卽是佛 부처 그대로가 번뇌이고 번뇌 그대로가 부처이다.”

 

問 한 스님이 물었다.

불여수인위번뇌佛與誰人爲煩惱 “부처는 누구에게 번뇌가 됩니까?”

師云 여일절인위번뇌與一切人爲煩惱 “모든 사람에게 번뇌가 된다.”

 

云 여하면득如何免得 “어떻게 해야 면할 수 있습니까?”

師云 용면작마用免作麼 “면해서 무얼 하려느냐?”

 

78

사시중운師示衆云 조주선사가 시중示衆하여 설했다.

로승차간즉이본분사접인老僧此間卽以本分事接人 “나는 이곳에서 본분의 일로 사람들을 지도한다.

 

약교로승수이근기접인若敎老僧隨伊根機接人

만약 나에게 그들의 근기에 따라 지도해달라고 한다면

 

자유삼승십이분교접타료야自有三乘十二分敎接他了也

3승 12분교가 있으니 스스로 저들을 지도할 것이다.

 

약시불회若是不會 시수과여是誰過歟 그래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누구의 허물인가?

 

이후우저작가한已後遇著作家漢 뒤에라도 솜씨 좋은 선지식[作家]을 만나거든

야도로승불고타也道老僧不辜他 내가 그들을 저버린 것이 아니라고 말해라.

단유인문但有人問 다만 묻는 사람이 있다면 

이본분사접인以本分事接人 본분의 일로만 지도했다고 해라.

 

79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종상지금즉심시불從上至今卽心是佛 “예로부터 지금까지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하는데

부즉심환허학인상량야무不卽心還許學人商量也無 

제게 마음 그대로가 아닌 것을 헤아려 짐작할 수 있게 해주시겠습니까?”

 

師云 즉심차치卽心且置 상량개십마商量箇什麼 

“마음 그대로인 것은 그만두고, 그대는 무엇을 헤아려 짐작해 보겠다는 것이냐?”

 

80

問 한 스님이 물었다.

고경불마古鏡不磨 환조야무還照也無 “옛 거울[古鏡]은 닦지 않아도 비춥니까?”

師云 전생시인前生是因 금생시과今生是果 “전생前生은 인因이고 금생今生은 과果이다.”

 

81

問 삼도미락시여하三刀未落時如何 "3개의 칼[三刀]이 떨어져 나가지 않았을 때는 어떠합니까?"

師云 삼삼지森森地 "빽빽한 경지境地다"

 

云 락후여하落後如何  "떨어져 나간 후에는 요?"

師云 형형지迥迥地 "확 틔여 사통팔달하는 경지境地지(迵迵地=동동지)"

 

▶3개의 칼이란 무엇인가?

여러가지 풀이가 가능하나 여기서는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으로 푼다.

달리 표현하면 수상행受想行이라도 하겠다.

 

칼과 같이 사람을 잡는 탐진치 삼독이 떨어져 나가고[苦集滅道]

수상행이 멸滅하면[想受滅定] 모두 비고[空] 없어서[無]

확 트이므로(][迵迵], 밝음 없는 무명(]無明)]이

걸릴 것 없어서(無知 밝은[無明]) 반야 지혜로 문득 바뀐다.

이것을 전식득지轉識得智라고 한다.

전식득지하면 탐진치 삼독, 상수행으로 마치 잡초 잡목들처럼 빽빽[森森]하게

들어차 있다고 여겨졌던 모든 것들이 실상은 없음을 깨달아 알게 된다.

 

경經에 다 나와 있는데 무슨 잔말, 사족이 더 필요하랴.

菩提薩埵 依般若波羅蜜多故 心無罣碍 無罣碍故 無有空怖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82

問 여하시출삼계저인如何是出三界底人 "삼계三界를 나온[出] 사람[底人]은 어떠한가요?"

師云 롱조부득籠罩不得 "얼기설기 엮인 통발로는 못 얻어"

 

83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우두미견사조牛頭未見四祖 “우두牛頭스님이 4祖를 뵙기 전에는

백조함화공양百鳥銜花供養 온갖 새[百鳥]들이 꽃을 물어다 공양을 올렸는데

 

견후위십마백조불함화공양見後爲什麼百鳥不銜花供養

뵙고 난 다음에는 무엇 때문에 새들이 꽃을 공양하지 않았습니까?”

 

師云 응세불응세應世不應世 “세간에 맞춰 주기도 하고 맞춰 주지 않기도 한다.”

 

84

問 백운자재시여하白雲自在時如何

"푸른 하늘에 순백의 하얀 구름[白雲]이 자재自在함은 어떠한가요?"

 

師云 쟁사춘풍처처한爭似春風處處閑

"봄바람[春風]이 한가로이[閑] 온누리[處處]에 솔솔 부는 것에 비하랴?"

 

85

問 여하시로지백우如何是露地白牛 “무엇이 드러난 땅[露地]의 흰 소[白牛] 입니까?”

師云 월하불용색月下不用色 “달빛 아래서는 색깔이 필요 없다.”

 

云 식담하물食噉何物 “흰 소는 무엇을 먹습니까?”

師云 고금작착古今嚼不著 “예나 지금[古今]이나 씹는 것이 없다.”

 

云 청사답화請師答話 “제발 제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師云 로승합여마老僧合與麼 “노승은 그저 이럴 뿐이다.”

 

86

사시중운師示衆云 조주선사가 시중하여 설했다.

의심즉차擬心卽差 “마음으로 무엇인가 헤아리려 하면 그대로 어긋나 버린다[卽差]."

 

승편문僧便問 그러자 한 스님이 문득 물었다.

불의심시여하不擬心時如何 “마음으로 헤아리려 하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사타삼하운師打三下云 조주선사는 그 스님을 세 번 때리고 말했다.

막시로승고부도려마莫是老僧辜負闍黎麼 “내가 그대를 저버렸다고 하겠는가?”

 

87

問 한 스님이 물었다.

범유문답凡有問答 락재의근在意根 “문답이 있으면 모두 분별[意根]에 떨어지는데

불락의근不落意根 사여하대師如何對 큰 스님은 분별에 떨어지지 않고 어떻게 응대하겠습니까?”

 

師云 문問 “물어보라[問]!”

學云 편청사도便請師道 “그럼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師云 막향자리시비莫向者裏是非 “여기에서 시비하지 마라.”

 

88

問 룡녀친헌불龍女親獻佛 미심장십마헌未審將什麼獻

“용녀가 부처님께 몸소 바쳤다고 하는데 무엇을 바쳤습니까?”

 

사이량수작헌세師以兩手作獻勢 조주선사는 두 손으로 바치는 시늉을 했다.

 

89

사시중운師示衆云 조주선사가 시중示衆하여 말했다.

차간불법此間佛法 도난즉이道難卽易 도이즉난道易卽難

“이곳의 불법은 어렵다고 말하면 쉽고, 쉽다고 말하면 어렵다.

 

별처난견이식別處難見易識 다른 곳에서는 보기는 어려워도 알기는 쉽지만,

로승자리즉이견난식老僧者裏卽見難識 이 노승이 있는 곳은 보기는 쉬워도 알기는 어렵다.

약능회득若能會得 천하횡행天下橫行 이것을 능히 알아낼 수만 있다면 천하를 돌아다녀도 된다.

 

홀유인문십마처래忽有人問什麼處來 갑자기 어떤 사람이 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을 때

약향이도종조주래若向伊道從趙州來 조주에서 왔다고 한다면

우방조주又謗趙州 조주를 비방하는 것이 되고

약도부종조주래若道不從趙州來 조주에서 오지 않았다고 한다면

우매몰자기又埋沒自己 또한 자기를 매몰시키는 것이니

제인차작마생대타諸人且作麼生對他 그대들은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僧問 한 스님이 물었다.

촉목시방觸目是謗 화상여하득불방거和尙如何得不謗去 

“눈에 닿기만 해도 큰스님을 비방하는 것이 되는데 어떻게 해야 비방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師云

약도불방若道不謗 조시방료야早是謗了也

“비방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벌써 비방해 버린 것이다.”

 

90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여하시정수행로如何是正修行路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수행修行의 길입니까?”

 

師云 해수행즉득 解修行卽得 약불해수행若不解修行 즉참차락타인과리卽參差落他因果裏

“수행의 뜻을 바로 알면 되겠지만 수행을 잘못 이해한다면 자칫 인과因果에 떨어질 것이다.”

 

91

우운又云 또 조주선사가 말했다.

아교니도我敎你道 “내가 그대들에게 말하는 법을 일러 주겠다.

 

약유문시若有問時 단향이도조주래但向伊道趙州來

만약 누군가 어디서 왔는가 묻거든 다만‘조주에서 왔다’라고만 해라.

 

홀문조주설십마법忽問趙州說什麼法

갑자기 '조주스님은 무슨 법문을 하시던가?' 라고 묻거든

 

단향이도但向伊道 한즉언한寒卽言寒 열즉언열熱卽言熱

그저 '추우면 춥다 하고, 더우면 덥다고 하더라'고 말해라.

 

약갱문도若更問道 불문자개사不問者箇事

그래도 다시 '그런 것을 물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면

 

단운문십마사但云問什麼事 다만 '무얼 묻는 것이냐?'라고 해라.

 

약재문조주설십마법若再問趙州說什麼法 편향이도便向伊道

그래도 다시 '조주스님은 무슨 법문을 하시던가?'라고 묻는다면

 

화상래시불교전어和尙來時不交傳語

그에게 '큰스님께서 오셨을 때 그대에게 전하신 말씀이 없었다.

 

상좌약요지조주사上座若要知趙州事 그대가 만약 조주선사의 일을 알고자 한다면

단자거문취但自去問取 직접 가서 묻도록 하라'고 말해 주어라.”

 

92

問 한 스님이 물었다.

불고전후시여하不顧前後時如何 “앞뒤[前後]를 돌아보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師云 불고전후차치不顧前後且置 니문아수你問阿誰

“앞뒤를 돌아보지 않는 것은 그만두고 너는 누구에게 묻느냐?”

 

93

사시중운師示衆云 조주선사가 시중示衆하여 설했다.

가섭전여아난迦葉傳與阿難 “가섭迦葉은 아난阿難에게 전했는데

차도달마전여십마인且道達磨傳與什麼人 달마는 누구에게 전했는지 말해 보라.”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차여이조득수우작마생且如二祖得髓又作麼生

“2조가 골수를 얻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어찌 됩니까?”

 

師云 막방이조莫謗二祖 사우운師又云

선사가 “2조를 비방하지 말라.” 하고는 다시 말했다.

 

달마야유어達磨也有語 “달마대사가 또한 말하기를

재외자득피在外者得皮 ‘밖에 있는 자는 가죽을 얻고

재리자득골在裏者得骨 안에 있는 자는 뼈를 얻었다’고 했는데

차도경재리자득십마且道更在裏者得什麼 그렇다면 안에 있는 자는 무엇을 얻었겠는가 말해 보라.”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여하시득수저도리如何是得髓底道理 “골수를 얻은 도리는 무엇입니까?”

師云

단식취피但識取皮 “가죽이나 알아내도록 해라.

로승자리수야불립老僧者裏髓也不立 내게는 골수마저도 없다.”

 

云 여하시수如何是髓 “무엇이 골수입니까?”

師云 여마피야모미저與麼皮也摸未著 “그렇다면 가죽도 만져보지 못했구나.”

 

94

問 여마당당與麼堂堂 기불시화상정위豈不是和尙正位 

“그처럼 당당하심이 큰스님의 참 모습[正位]이 아니겠습니까?”

 

師云 환지유불긍자마還知有不肯者麼

“그래도 수긍하지 않는 자가 있음을 아느냐?”

 

學云 여마즉별유위與麼卽別有位 “그렇다면 다른 모습도 있습니까?”

師云 誰是別者誰是別者 “누가 다른 사람이냐?”

 

學云 誰是不別者誰是不別者 “누가 다르지 않은 사람입니까?” 

師云 일임규 一任呌 “마음대로 불러라.”

 

95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상상인일발편전上上人一撥便轉 “상상근기[上上人]라면 한번 건드리기만 해도 깨닫겠지만

하하인래시여하下下人來時如何 하하 근기의 사람[下下人]이 올 때는 어찌해야 합니까?”

 

師云 여시상상汝是上上 하하下下 “그대는 상상 근기냐? 하하 근기냐?”

云 청화상답화請和尙答話 “스님께서 대답해 주십시오.”

師云 화미유주재 話未有主在 “이야기에 주인공이 없구나.”

 

云 모갑칠천리래某甲七千里來 막작심행莫作心行 

“저는 7천리를 달려왔습니다. 스님께서는 심통 부리지 마십시오.”

 

師云 거니자일據你者一 심행막부득마心行莫不得麼

“그대가 이렇게 묻는데 어찌 심통 부리지 않을 수 있겠느냐?”

 

차승일숙편거此僧一宿便去 그 스님은 하룻밤만 자고 바로 가버렸다.

 

96

問 한 스님이 물었다.

불소방래자不紹傍來者 여하如何 “방계를 이어받지 않는 자는 어떻습니까?”

 

師云 수誰 “누구 말이냐?”

學云 혜연惠延 “저 혜연惠延입니다.”

 

師云 문십마問什麼 “무엇을 묻느냐?”

學云 불소방래자不紹傍來者 “방계를 이어받지 않는 일 말입니다.”

사이수무지師以手撫之 조주선사는 손으로 그를 어루만져 주었다.

 

97

問 여하시납의하사 如何是衲衣下事 "납의衲衣를 입은 자[僧]는 어찌 처신해야합니까?"

師云 막자만莫自瞞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98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진여범성개시몽언眞如凡聖皆是夢言 “진여니 범부와 凡聖이니 하는 것은 모두 꿈속의 말입니다.

여하시진언如何是眞言 무엇이 참된 말씀[眞言] 입니까?”

師云 갱불도자량개更不道者兩箇 “그 두 가지를 다시는 말하지 말라.”

 

學云 량개차치兩箇且置 여하시진언如何是眞言  “두 가지는 그만두고 무엇이 참된 말씀입니까?”

師云 “옴 부림 파트唵部啉發"

 

99

問 조주 스님에게 한 스님이 물었다.

여하시조주如何是趙州 "무엇이 조주입니까?"

 

師云 선사가 답했다.

동문東門 서문西門 남문南門 북문北門 "동문, 서문, 남문, 북문이니라"

 

100

問 한 스님이 물었다.

여하시정如何是定 “무엇이 정定입니까?”

師云 부정不定 “선정이 아닌 것이다[不定].”

 

學云 위십마부정爲什麼不定 “무엇 때문에 선정이 아닌 것이라 합니까?”

師云 활물活物 활물活物 “살아있는 것,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