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漢詩/寒山詩

寒山詩 65

寒山詩 65

묵묵영무언默默永無言 길이 잠자코 말이 없으면

후생하소술後生何所述 뒷사람 무엇으로 진리를 펴랴.

 

은거재림수隱居在林藪 숲속에 숨어 살기만 하면

지경하유출智境何由出 지혜의 경지는 어디서 생기랴.

 

고고비견위枯槁非堅衛 몸을 말리는 것이 굳은 막음을 뚫는 것은 아니라네

풍상성천질風霜成天疾 바람서리가 하늘 병을 들게 하나니

토우경석전土牛耕石田 흙 소로 아무리 돌밭을 갈아도

미유득도일未有得稻日 영원히 곡식을 얻을 수 없다네.

 

 

침묵만 지키고 길이 말하지 않으면

뒷사람은 무엇으로 전하랴?

숲 속에 숨어살기만 하면

지혜의 경지는 어디서 생기랴?

 

야위어 파리함은 튼튼한 지킴이 아니니

바람과 서리는 요사와 질병을 일으키네.

흙 소로 자갈밭을 갈면

벼 거두는 날 없으리.

 

►술述 펴다. 말하다. 따르다. 잇다. 계승하다. 전술傳述하다. 전하다.

►수藪 수풀.

►고고枯槁 야위어서 파리함. ‘枯’ 마르다. ‘槁’ 마르다.

►위衛 지키다. 보위하다. 막다.

 

 

이 시에서 한산은 공자와 장자를 한꺼번에 비판하고 있다.

<論語 陽貨篇>에서 공자는

“나는 이제 앞으로 말로써 가르치는 일을 그만둘까 한다.”라고 했다.

 

이에 제자 자공이 놀라

“스승님께서 말씀을 안 하시면 저희들은 무엇을 전해들을 수가 있겠습니까?”했다.

 

공자는 “하늘을 보아라.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사계절이 바뀌어 돌고, 만물이 살아서 자라지만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라고 답했다.

한산은 공자의 이 말을 비판한 것. 말이 없으면 진리를 펼 그릇이 없다는 뜻.

 

5句의 고고枯槁는 몸을 말린다는 뜻으로 <莊子 齊物論>에서 유래하는 말.

남곽자기南郭子綦가 책상에 기대 앉아 하늘을 우러르며 후 하고 길게 숨을 내쉰다.

멍하니 자기의 몸을 잊은 것 같다.

[제자인] 안성자유顔成子游가 그 앞에 모시고 서 있다가 물었다.

 

“어찌된 일입니까?

육체[外形]란 본래 고목枯木처럼 될 수 있고 마음도 불 꺼진 재灰가 될 수 있다는 겁니까?

지금 책상에 기대신 모습은 예전에 기대고 계시던 모습과는 다릅니다.”

 

몸을 말린다는 것은 자신을 비워야 무한한 조화의 세계로 들어가 땅과 하늘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

한산은 그러한 행위도 쓸모없는 것으로

흙으로 만든 소가 돌밭을 가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 장자를 비판하였다.

 

이 시의

“야위어 파리함은 튼튼한 지킴이 아니니 바람과 서리는 요사와 질병을 일으키네.’는

위와 같이 <장자>에 나오는 말을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산은 또 비유하여 노래한다.

그런 식으로 도道를 닦는 것은 마치

‘흙 소로 자갈밭을’ 가는 격이어서 ‘벼 거두는 날 없’을 것이라고.

/innerlight34님의 블로그

'漢詩 > 寒山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寒山詩 67  (0) 2024.07.12
寒山詩 66  (0) 2024.07.12
寒山詩 64  (0) 2024.07.12
寒山詩 63  (0) 2024.07.12
寒山詩 62  (1) 2024.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