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126
조어정불감鳥語情不堪 새들 지저귀는 소리에 내 마음 어쩌지 못해
기시와초암其時臥草菴 그때는 초가집에 누워 있었네.(풀이름 암菴↔암자 암庵)
앵도홍삭삭櫻桃紅爍爍 앵두는 알알이 붉게 익었고
양류정삼삼楊柳正毿毿 버드나무는 때마침 가지를 길게 드리웠네.
욱일함청장旭日銜靑嶂 아침에 떠오르는 밝은 해는 푸른 산봉우리를 머금고
청운세록담晴雲洗緣潭 맑게 갠 하늘의 구름이 못물을 받아 얼굴을 씻네.(가선 연緣↔밭을 록/녹淥)
수지출진속誰知出塵俗 누가 알았을까, 티끌세상을 벗어나
어상한산남馭上寒山南 말을 부려 한산寒山 남쪽에 올라와 살게 될 줄을…
우짖는 새소리에 맘 바꿔먹고
암자에 누워있다 일어나 보니
앵두는 알알이 붉게 익었고
버들은 긴 가지 늘어 뜨렸네
아침 햇살로 산들을 품고 햇살은 푸른 산들 잠을 깨우고
맑은 구름 못 물 받아 얼굴을 씻네
그 누가 알았으리 속세 떠나서
말 몰아 한산 남쪽 올라와 살 줄
우짖는 새 소리 못 이기는 정情
이럴 땐 초암草庵에 누워 있노라.
앵두는 붉어 반짝반짝 빛나고
버들은 곧아 길게 드리웠네.
푸른 산은 솟는 해를 머금고
갠 하늘의 구름은 초록빛 못물에서 씻누나.
누가 알랴, 속세 벗어나 말을 몰고
한산寒山 남쪽으로 올라올 줄을!
►감堪 견디다. 참다.
►초암草庵 갈대나 짚ㆍ풀 따위로 지붕을 인 암자. 풀로 인 암자. 모옥茅屋(띠집).
►삭삭爍爍 번쩍번쩍 빛나는 모양. ‘삭爍’ 빛나다.
►삼삼毿毿 (모발이나 가지가) 가늘고 긴 모양
►욱일함청장旭日銜靑嶂 푸른 산이 뜨는 해를 반쯤 가리고 있는 모습.
욱일旭日 아침에 돋는 해. ‘욱旭’ 아침 해. 돋는 해. 빛나다. ‘함銜’ 머금다. 재갈.
►청운세록담晴雲洗綠潭
맑게 갠 하늘의 구름이 초록빛 연못에 비친 모습이 마치 물속에서 씻는 듯함을 나타냄.
‘청운晴雲’ 갠 하늘의 구름.
►진속塵俗 지저분한 속俗된 세상. 진세塵世.
►어馭 말을 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