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127
작일하유유昨日何悠悠 지난날은 얼마나 아득히 오래되었나.
장중가련허場中可憐許 그곳에서의 일은 그저 애틋하기만 하네.
상위도리경上爲桃李徑 위에 가서는 복숭아꽃과 자두꽃 사이로 길을 내고
하작란손저下作蘭蓀渚 아래로 와서는 물가에 난초蘭草와 창포菖蒲를 심었네.
부유기라인復有綺羅人 게다가 아름다운 여인이 있어
사중취모우舍中翠毛羽 집 안에서는 물총새의 깃털이 나부끼는 듯했지.
상봉욕상환相逢欲相喚 서로 만나 서로 부르고 싶었지만
맥맥불능어脉脉不能語 애태워 바라보기만 했을 뿐 아무 말도 못했네.(脉脉=脈脈)
지나버린 날들은 얼마나 아득한가
생각하면 모두가 애틋한 일들이네
위에 가선 복사꽃 오얏꽃 사이로 길을 내고
아래로 와선 물가에 난초와 창포 심었지
거기에 또 아름다운 여인이 있어
집안에서 취모우 나부끼듯 했지
불러보고 싶은 맘 굴뚝같았지만
애태워 바라볼 뿐 말 못하고 말았지
지난날 얼마나 한가로웠던가!
아름다웠던 그곳
위에는 복사꽃 · 자두꽃 길
아래엔 난초꽃 창포꽃 가득한 작은 섬
게다가 미인이
집안에서 취모우翠毛羽를 들고 있었지.
서로 만나 불러보고 싶었건만
서로 바라만 보고 아무 말도 못했지.
►유유悠悠 한적閒適한 모양. 아득하게 먼 모양. 때가 오랜 모양.
침착沈着하고 여유餘裕가 있는 모양.
‘유유도일悠悠度日’ 아무 하는 일이 없이 세월을 보냄.
한운담영일유유閒雲潭影日悠悠 떠도는 구름 물에 비쳐 언제나 여유 있고 한가로운데
물환성이기도추物換星移幾度秋 세상 바뀌고 세월 흘러 몇 해나 지났던가.
/왕발王勃 <등왕각滕王閣>
►가련허可憐許 가애可愛. 사랑스럽다. 사랑할 만하다. ‘許’ 어조사.
►난손저蘭蓀渚 난초꽃과 창포꽃이 핀 물가. 향기로운 풀이 길게 가득 찬 작은 섬.
‘손蓀’ 창포菖蒲. ‘저渚’ 물가. 모래섬.
►기라인綺羅人 비단옷을 차려 입은 여인, 미인. ‘기라綺羅’ 곱고 아름다운 비단緋緞 옷.
►취모우翠毛羽 물총새 털과 깃. ‘취翠’ 물총새(깃이 푸른 참새).
옛날 사람들은 이것을 진귀한 장식물로 삼았음.
원래는 물총새의 깃 또는 고운 털로 만든 귀중한 장식품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전구와 호응하여 역시 아름다운 여인을 가리킴.
►맥맥脈脈 눈빛으로 은근한 마음을 나타내는 모양.
서로 바라보고 있는 모양. 끊이지 않는 모양.
‘맥脈’ 줄기. 달리다. 맥박脈搏 혈관. 혈맥.
몸은 한산에
생각은 속세에
夢中夢
꿈속을 헤매는 자.
向上一路는 멀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