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130
작야몽환가昨夜夢還家 어젯밤 집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었네.
견부기중직見婦機中織 아내는 베틀에서 베를 짜고 있었지.
주사여유사駐梭如有思 북을 멈출 때는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경사사무력擎梭似無力 북을 들어 올릴 때는 힘이 없는 듯했네.
호지회면시呼之回面視 아내를 불렀더니 고개 돌려 바라보는데
황부불상식怳復不相識 멍하니 앉아서 누군지 알아보지도 못했네.
응시별다년應是別多年 마땅히 헤어진 지가 오래되었기 때문인데
빈모비구색鬢毛非舊色 귀밑털도 예전 모습이 아니었네.
어젯밤 집에 가는 꿈을 꾸었네
아내는 베틀에서 배를 짜고 있었네
북을 내려놓을 땐 생각에 잠기는 듯
북을 들어 놀릴 때는 힘이 없는 듯
부르는 소리에 고개 돌려 날 보고도
넋 나간 사람처럼 알아보지 못했네
떨어져 지낸 날 너무 길어 그런가
아내도 귀밑머리 옛날 같지 않았네
간밤에 집에 돌아가는 꿈을 꾸었네.
아내는 베틀에서 베를 짜고 있었지.
북을 멈출 땐 무슨 생각이 있는 듯
북을 올릴 땐 맥이 빠진 듯
아내를 부르자 돌아봤을 때
더구나 알아보지도 못했네.
응당 여러 해 떨어져 지냈기 때문이었겠지.
귀밑머리는 옛 빛이 아니었네.
►주사駐梭 베 짜는 북을 멈추다. ‘주駐’ 머무르다.
►경사擎梭 북을 들다.
‘경擎’ 들다. 들어 올리다.
‘사梭’ 베를 짤 때 쓰는 북, 씨올의 실꾸리를 넣어두는 베틀의 기구.
►황부況復 황차況且. 하물며. 더군다나. 게다가. 더욱 더욱 더.
‘황況’ 하물며. 더군다나. 게다가.
►빈모鬢毛 `살쩍밀이'의 준말.
<회향우서回鄕偶書 고향에 돌아와서>/하지장賀知章(659-744)
소소리가로대회少小離家老大回 젊을 때 고향 떠나 늙어 돌아오니
향음무개빈모쇠鄕音無改鬢毛衰 고향의 말투는 여전하건만 귀밑머리 다 빠졌네.
아동상견불상식兒童相見不相識 아이들과 마주쳐도 서로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고
소문객종하처래笑問客從何處來 아이들은 웃으며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대주억하감對酒憶賀監>
술을 대하고 하 비서감을 그리워하다/이백(701-762)
사명유광객四明有狂客 사명산에 자유분방했던 사람 있었으니
풍류하계진風流賀季眞 풍류를 지녔던 하지장이라네.
장안일상견長安一相見 장안에서 한 번 보고는
호아적선인呼我謫仙人 나를 선계에서 귀양 온 신선이라 불렀지.
석호배중물昔好杯中物 그 옛날 술을 좋아했는데
금위송하진今爲松下塵 지금은 소나무 아래 진토가 되었구나.
금구환주처金龜換酒處 금 거북 장식으로 술을 사와 마시던 곳
각억루첨건卻憶淚沾巾 돌이켜 생각하니 눈물이 수건을 적시네.
流水같은 세월이 흐르고 한산에 살면서 버리고 온 처자식 꿈을 한두 번 꾸었을까.
돌아가고픈 마음 천번 만번.
가긴 갔었지.
가서 모두 쓸어안고 펑펑 울고 싶었지만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서 멍하니 끝없이 봤었지.
소리 없는 눈물 줄줄 흐르는 것도 모르고
돌아서 오는 발걸음 천근만근이었지.
돌이킬 수 없는 죄 저질러 가슴 갈갈이 찢어 졌어.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이 앞을 가려 비틀거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