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256
우견출가아又見出家兒 어떤 출가자들을 살펴보노라면
유력급무력有力及無力 힘 있는 이도 힘없는 이도 있다네
상상고절자上上高節者 도력이 높으신 고승 대덕일진대
귀신흠도덕鬼神欽道德 귀신조차 도와 덕을 흠모하나니
군왕분련좌君王分輦坐 군왕조차 수레를 나누어 앉으며
제후배영역諸侯拜迎逆 제후도 절하며 맞아들이신다네.
감위세복전堪爲世福田 능히 세상의 복전이 될 만하나니
세인수보석世人須保惜 세인들이 아끼고 지켜야 하리라
하하저우자下下低愚者 아주 저열한 수행자들도 있나니
사현다구멱詐現多求覓 거짓으로 온갖 것을 구하는구나.
탁람즉가지濁濫即可知 식견이 천박해 바로 알게 되나니
우치애재색愚癡愛財色 우둔해도 재물과 여색은 밝히네
착각복전의著卻福田衣 복전의 가사를 걸치어 입고서도
종전토의식種田討衣食 밭에 씨 뿌리고 옷과 음식을 찾네.
작채세우리作債稅牛犁 빚도 놓고 소 쟁기도 세놓으니
위사불충직爲事不忠直 매사에 충직한 것 하나도 없고
조조행폐악朝朝行弊惡 날마다 행하는 게 패악 질이니
왕왕통둔척往往痛臀脊 볼기 맞느라 엉덩이 얼얼하다네.
불해선사량不解善思量 잘 헤아려 생각할 줄 모르나니
지옥고무극地獄苦無極 지옥에 떨어지면 고통이 끝없네
일조착병전一朝著病纏 하루아침에 병이라도 얻게 되면
삼년와상석三年臥床席 3년은 자리보전하고 눕게 되리
역유진불성亦有眞佛性 그 역시 왜 참 불성인들 없으리오
번작무명적翻作無明賊 뒤집혀 무명 도적이 되어 그렇지
나무불타야南無佛陀耶 아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원원구미륵遠遠求彌勒 미륵보살의 가호가 멀고멀구나.
又見出家兒 또 내가 본 어떤 출가자들은
有力及無力 누구는 힘 갖추고 누구는 무력한데
上上高節者 도력이 아주 높은 고승대덕은
鬼神欽道德 귀신조차 그가 지닌 도와 덕을 흠모하고
君王分輦坐 군왕은 자신의 수레에 함께 앉기 권하고
諸侯拜迎逆 제후들도 허리 숙여 절하며 맞이하네
堪爲世福田 능히 세상의 복 밭이 될 만하니
世人須保惜 세상사람 마땅히 아끼고 지켜야 하리
下下低愚者 그런가 하면 밑바닥의 수행자도 있어서
詐現多求覓 거짓으로 꾸며대며 온갖 것을 구하는데
濁濫即可知 천박한 식견이야 한눈에 드러나고
愚癡愛財色 어리석게 밝히는 것 재물과 음색이네
著卻福田衣 성스러운 복전의 입고 있으면서도
種田討衣食 땅바닥에 씨를 뿌려 옷과 밥을 구하고
作債稅牛犁 빚 놓아 돈 불리고 소와 쟁기 세 놓으니
爲事不忠直 하는 일마다 충직한 게 하나도 없고
朝朝行弊惡 날마다 행하는 게 못된 짓이라
往往痛臀脊 어떤 때는 엉덩이에 곤장도 맞네
不解善思量 잘 헤아려 생각하는 것을 알지 못하니
地獄苦無極 지옥에서 받는 고통 끝이 없겠고
一朝著病纏 하루아침에 병이라도 얻게 되는 날엔
三年臥床席 3년은 자리하고 드러눕게 되리
亦有眞佛性 그 안에 참 불성 왜 없으리오
翻作無明賊 뒤집혀 무명의 도적 되어 그렇지
南無佛陀耶 아아 나무불타야
遠遠求彌勒 미륵보살의 가호도 너무 멀구나
►출가아出家兒 출가인. 승도僧徒.
►유력有力 ‘상상고절자上上高節者’를 가리킨다.
►무력無力 ‘하하저우자下下低愚者’를 가리킨다.
►상상고절자上上高節者 도道와 行이 최고인 승도僧徒.
‘上上’ 가장 높다. ‘高節’ 높은 절개.
►군왕분연좌君王分輦坐
임금이 수레를 같이 타는 것을 말한다. 이는 최고의 예우이다.
‘손수레 련(연)輦’ 임금이 타는 수레.
►‘거스를 역逆’ 거스르다, 거역하다. 어긋나다
영접迎接하다. 맞다. 맞이하다. 마중하다.
►감위세복전堪爲世福田
세상 사람들이 승도에게 보시 공양하면
그것이 좋은 인연이 되어 복의 과보를 받을 수 있음을 말한다.
복 밭에 씨를 뿌리면 복의 열매를 거두는 것과 같기 때문에
승도는 세상의 복 밭이 된다고 일컫는다.
►하하저우자下下低愚者 도道와 행行이 낮고 열등한 승도僧徒를 가리킨다.
►사현다구멱詐現多求覓
가지가지 기이하고 특이한 모양의 거짓을 꾸며 이로움을 구하다.
‘사현詐現’ 거짓으로 나타내다.
►탁람濁濫 더러움이 넘치다. 욕심이 많고 야비하며, 변변치 못하고 속되다.
세간탁람인世間濁濫人 탐욕에 정신없는 사람들
흡사서점자恰似鼠粘子 마치 끈적이 같네/寒山詩214
►복전의福田衣 가사袈裟. 승려가 입는 법의法衣.
►‘칠 토討’ 공격하다. 다스리다, 치죄治罪하다. 찾다, 더듬다
►종전토의식種田討衣食
불교에서는 밭에 씨를 뿌리고 땅에 쟁기질하며 누에를 기르고 실을 뽑는 것은
생물의 목숨을 많이 상하게 하기 때문에 금지시켜 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種田討衣食’에는 생명을 다치게 하기 때문에 꺼려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세우리稅牛犂 소와 쟁기를 세놓아 이자를 거두어들인다.
►폐악弊惡 해롭고 악함. 사악邪惡(도리에 어긋나고 악독함).
►왕왕往往 이따금. 때때로. 가끔.
►통둔척痛臀脊
법에 저촉되는 일을 저지른 자가
장형杖刑(곤장으로 볼기를 치는 형벌)을 받는 것을 말한다.
‘볼기 둔臀’ 볼기. 궁둥이.
‘등마루 척脊’ 등골뼈.
►진불성眞佛性 만유萬有의 本性을 깨달을 수 있는 참된 마음. 곧 佛性.
불교에서는 모든 중생이 자기 몸에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인식한다.
►번작翻作 뒤집히다. 거꾸로 되다. 옮겨 짓다.
<춘망사春望詞 봄날을 바라보며>/설도薛濤(768-832)
其1
화개부동상花開不同賞 꽃 피어도 함께 바라볼 수 없고
하락부동비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수 없네
욕문상사처欲問相思處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디에 있나
화개화락시花開花落時 꽃피고 꽃 지는 때에 있다네
其2
남초결동심攬草結同心 풀 뜯어 동심결로 매듭지어
장이유지음將以遺知音 님에게 보내려 마음 먹다가
춘수정단절春愁正斷節 그리워 타는 마음 잦아질 때에
춘조부애음春鳥復哀音 봄새가 다시 와 슬피우네
其3
풍화일장로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가기유묘묘佳期猶渺渺 아름다운 기약 아직 아득한데
불결동심인不結同心人 한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
공결동심초空結同心草 공연히 동심초만 맺고 있다네
其4
나감화만지那堪花滿枝 어쩌나 가지 가득 피어난 저꽃
번작량상사翻作兩相恩 날리어 그리움으로 변하는 것을
옥저수조경玉著垂朝鏡 거울에 옥 같은 두 줄기 눈물
춘풍지부지春風知不知 봄바람아 너는 아는지 모르는지
<춘망사春望詞> 4수 가운데 세 번째 시는
김소월의 스승인 김억金億이 1934년 우리말로 번역해서
1946년 작곡가 김성태金聖泰(1910-2012)가 <동심초同心草> 가곡을 만들었다
동심초同心草/김성태 작곡
풍화일장노風花日將老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가기유묘묘佳期猶渺渺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가기유묘묘佳期猶渺渺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공결동심초空結同心草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 고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 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 고
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없어
만날 길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 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