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271
한산유백운寒山唯白雲 한산寒山에는 오직 흰 구름뿐
적적절애진寂寂絶埃塵 조용하고 쓸쓸해서 세상의 속된 것들과 끊어졌네.
초좌산가유草座山家有 산 집에는 풀방석方席이 있고
고등명월륜孤燈明月輪 밝은 달이 외따로 켜 있는 등불이 되었네.
석상림벽소石床臨碧沼 너럭바위는 푸른 못가에 있고
호녹매위린虎鹿每爲隣 호랑이와 사슴도 늘 이웃이 되어 주네(린隣=鄰)
자선유거락自羨幽居樂 속세를 떠나 외딴곳에서 사는 즐거움을 스스로 부러워하니
장위상외인長爲象外人 오래도록 세상 밖에서 사는 사람이 되리라.
寒山唯白雲 寒山에는 다만 흰 구름 뿐 인가
寂寂絕埃塵 고요하고 그윽해 티끌을 버렸네.
草座山家有 풀 자리는 이 山 집의 살림
孤燈明月輪 외로운 燈불은 밝은 달이 代身하네.
石床臨碧沼 돌 平床은 푸른 늪에 다다랐고
虎鹿每為鄰 호랑이와 사슴은 언제나 이웃이 되네.
自羨幽居樂 그윽이 살기를 스스로 즐겨해
長為象外人 길이 形象 世界의 바깥사람 되나니.
한산 높은 곳에는 있느니 흰구름 뿐
세속 물들지 않고 고요하게 지내네
산에 사는 이 가진 것은 풀 자리 하나
밝은 달 떠올라도 외로운 등불이네
즐겨 앉는 너럭바위 호수 가에 있고
호랑이와 사슴까지 내게는 이웃이네
숨어서 지내는 삶 스스로 즐겼거니
바깥세상 인연 없이 오래도록 살고 저.
►적적寂寂 괴괴하고 조용함. 외롭고 쓸쓸함.
►애진埃塵 진애塵埃. 티끌. 세상의 속된 것.
►초좌草座 수행자들이 쓰는 짚이나 부들 등으로 만든 방석 같은 것.
풀을 엮어 만든, 앉아있을 만한 글방.
►고등명월륜孤燈明月輪 밝은 달을 등불로 삼는다.
►석상石牀 바위로 평상을 삼다.
►‘이웃 린隣’(린鄰의 俗字) 이웃, 돕다, 이웃하다,
►유거幽居 쓸쓸하고 궁벽한 곳에서 사는 일.
바깥사람들의 출입이 적은 거처. 흔히 은자들의 집을 가리킴.
►상외인象外人 세상 밖에 있는 사람. 진세塵世 밖에 있는 사람.
‘외인外人’ 사람들과의 왕래가 적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