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273
화상황앵자花上黃鶯子 꽃 위에 앉아 있는 꾀꼬리
관관성가련𠴨𠴨聲可怜 지저귀는 소리가 사랑스럽기만 하네.(𠴨𠴨=關關, 怜=憐)
미인안사옥美人顔似玉 옥玉 같은 얼굴의 아름다운 여인이
대차농명현對此弄鳴弦 이 소리에 맞춰 거문고를 타고 있네.
완지능부족玩之能不足 그렇게 놀아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권련재초년眷戀在齠年 간절히 생각하며 그리워하던 것이 어린 시절부터 있었네.
화비조역산花飛鳥亦散 꽃잎은 바람에 흩날리고 새들도 흩어지는데
쇄루추풍전灑淚秋風前 가을바람 앞에 눈물 흘리네.
花上黃鶯子 꽃가지 위의 黃金 꾀꼬리
關關聲可憐 꾀꼴꾀꼴 그 소리 아아 귀엽다.
美人顔似玉 고운 얼굴 玉 같은 美人이 있어
對此弄鳴弦 그 소리 따라 거문고 타고 있다.
玩之能不足 익숙하기까지는 不足함이 많아
眷戀在齠年 돌아보는 마음은 어린時節로 달리고
花飛鳥亦散 꽃도 떨어지고 새들도 또한 흩어진 뒤에
灑淚秋風前 가을바람 앞에 뿌리는 눈물이여!
꽃 위에 작고 노란 꾀꼬리 한 쌍
주고받는 울음소리 곱기도 하네.
얼굴이 옥처럼 흰 아름다운 여인
새와 꽃 바라보며 금을 튕기네.
이러한 즐거움도 성에 차지 않아
꽃처럼 예뻤던 시절 그리워하며
꽃잎 날고 새들마저 흩어진 뒤에
가을 모는 바람에 눈물 흘리네.
►황앵자黃鸎子 황앵아黃鶯兒. 꾀꼬리.
►관관𠴨𠴨=관관關關 새우는 소리.
𠴨【교】(관)새가 사이좋게 지저귀다【대】(관)새가 서로 지저귀다
<시경詩經 주남周南 관저關雎>에
“관관저구關關雎鳩 재하지주在河之洲
꾸륵꾸륵 우는 물수리 큰물의 모래섬에 있고”라는 구절이 있고
<모전毛傳>에서는
“관관화성야關關和聲也 관관은 어울려 듣기 좋은 소리이다.”라고 하였다.
►‘영리할 령(영)怜’ 영리하다, 지혜롭다, 가엽게 여기다, 불쌍히 여기다
►농명현弄鳴絃 거문고를 타다.
‘명현鳴絃’ 금슬琴瑟과 같은 현악기.
►권련眷戀 간절하게 생각하며 그리워하다.
‘돌볼 권眷’ 그리워하다. 사모하다.
<담배의 유래>/중부일보
담배는 애초부터 정치와 사회성에 연관되어왔다.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쿠바 원주민들이 피우던 다바코란 말린 풀의
연기를 마시며 생활화한 담배의 잎과 씨앗을 유럽에 널리 전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해로운 줄도 모르고 즐겨 피우던 담배는
포루투칼, 스페인, 인도 실크로드 길 따라 중국과 일본에서 재배한 담배가
1592년 임진왜란 때 왜군들에 의해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다.
17세기 조선에서 표류해 14년을 살았던 네덜란드 상인 하멜은 어린아이들이 7~8세 때부터
이미 배우기 시작하여 성장하면서 남녀 간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드물다 하였다.
풀죽 쑤어 먹는 가난한 나라에 백성들이 저마다 장죽長竹을
입에 물고 있다는 것이 이방인의 눈에 신기하게 비추었던 모양이다.
중국에서는 콧병이 났을 때 담배 잎을 찧어서 바르거나
겨울에 말려두었던 담배 잎을 태워 뜸 찜질과 상처에 지혈제로 사용했다.
예전에는 어릴 때 횟배 배앓이로 인해 기생충 박멸에 담배 잎을 씹어 삼키거나
담배 잎을 태워 마시게 했던 것이 성장해가면서 담배 피우는 습성이 되고 말았다.
그런 담배는 어느새 어른들의 기호품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여 왔다.
그만큼 담배는 권위의식이 되어 사랑방에서 들려오는 할아버지의 담뱃대 소리는
할아버지가 집안에서 차지하는 권위의 상징이었다.
경도 잡지에 의하면 조관朝官들은 반드시 연합煙盒이 있어야 피웠고
비천한 자는 존귀한 분 앞에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고 하였다.
이때부터 어른 앞에서 담배 피우지 않는 것이 예의가 되었다.
대전 대덕구에서 채록된 조정의 신하들이 국사를 논의하다가 의논이 안 될 때는
자꾸 담배만 피워 눈 매운 담배 연기에 화근이 된 임금이 담배 피우는 것을 삼가라 하였다.
경기 화성의 채록된 것을 보면 문종이 집현전 學士들과 담론을 하다가
곤룡포 자락을 담뱃불로 태우게 되자 담배 피우는 것을 조심하라 하였다.
유서 깊은 골초의 나라 조선은 1867년 흥선 대원군이 내린
사치 금지령에는 담뱃대 길이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1894년 개화기 때 김홍집 내각은 거리에서 곤방대 사용을 금지하는 법령을 공포하였다.
거추장스런 긴 담뱃대는 오가는 사람들에 불편을 끼쳐서 였다.
담배는 자연 상태의 풀이었다.
그 성분의 니코틴은 농업용 살충제로 쓸 정도로 사람 몸에 해害를 끼친다하였다.
1945년 광복 후 누런 봉지 속에 봉초는 권련眷戀이라 하여 종이로 말아 피우곤 했다.
5~60년대 군인들에게 지급支給던 화랑담배 그리고 새마을담배까지 필터가 없었고
아리랑 파고다 담배부터 필터 담배가 시판됐다.
이렇게 오랜 세월 두고 대접 받아온 담배가 특권적 지위를 잃은 것은
1994년 국민건강증진법이 의결되면서 위상 추락의 1차적 원인은
벤조피렌 발암물질이 발견되면서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라 하였다.
살기 힘든 세상 목숨 걸고 담배 피워야하는 애절한 사람들 마음을
달랠 길 있는 것이 담배인데 이것마저 끊으면 무슨 낙으로 사느냐고 한다.
그러나 건강을 잃으면 삶 자체가 없어진다.
맑은 공기 생명의 자연 속에 내 자신의 무엇이 문제이고
고장 났는지 되돌아보고 삶의 질에 내실을 기하자.
/이명수 동두천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초년齠年 이를 갈 나이. 7,8세. 어린 시절.
‘이 갈 초齠’ 배냇니를 갈다. 영구치가 나다. 이 갈 무렵의 칠팔 세 아이.
►쇄루灑淚 눈물을 뿌리다. 눈물을 훔치다. 눈물을 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