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280
화동비오댁畫棟非吾宅 화려하게 꾸민 누각樓閣은 내 집이 아니고
청림시아가靑林是我家 푸르게 무성한 숲이 내가 사는 곳이네.
일생아니과一生俄你過 한평생은 잠깐 사이에 지나가니(你↔爾)
만사막언사萬事莫言賖 여러 가지 온갖 일 아직 멀었다고 말하지 말게나.
제도부조벌濟渡不造筏 물을 건널 뗏목을 만들지 않으면
표륜위채화漂淪爲采花 꽃을 따다가 물에 빠져 떠돌아다니게 되네.
선근금미종善根今未種 좋은 果報를 낳게 하는 착한 씨앗을 오늘 심지 않으면
하일견생아何日見生芽 어느 날 싹이 트는 것을 볼 수 있겠는가.
畵棟非我宅 彩色 그림 기둥은 내 집 아니요
靑林是我家 푸른 숲속이 元來이 내 집이니라.
一生俄爾過 한 平生 지나기 暫時이려니
萬事莫言賖 모든 일 아직 멀다 말하지 마라.
濟度不造筏 너 몸 건지기 爲해 떼배 짓지 않으면
漂淪爲采花 꽃을 캐다가 큰물에 휩쓸리리.
善根今未種 착한 뿌리 오늘에 심지 않으면
何日見生芽 언제 싹트는 것 보겠는가?
그림 같은 거실은 내 집이 아니고
묘지가 내 집이네
한평생 느닷없이 지나가니
만사에 아직 멀었다 하지 마오.
건너갈 뗏목은 만들지 않고
허우적대며 꽃을 따고 있구려.
좋은 뿌리 지금 심지 않으면
어느 날 싹을 볼 것인가?
►제도濟度 물을 건넘, 물을 건네줌.
보살菩薩이 衆生을 苦海에서 건지어 성成佛解脫하는 彼岸인
극락세계極樂世界로 인도引導하여 줌.
►‘뗏목 벌筏’ 떼(물 위에 띄워 타고 다니는 긴 나무토막 또는 대 토막을 엮은 것)
►표륜漂淪 신세身世가 기박棋博해서 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