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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도연명陶淵明

5言詩 4. 유사천遊斜川

유사천遊斜川

[序]

신축정월오일辛丑正月五日 신축辛丑년 정월 오일

천기징화天氣澄和 풍물한미風物閑美 날씨는 맑고 따뜻하였으며 풍경은 한적하고 아름다웠다.

여이삼린곡與二三鄰曲 동유사천同遊斜川 이웃 사람 두셋과 함께 사천斜川에서 놀았다.

 

임장류臨長流 망증성望曾城 긴 강 물가에서 증성산曾城山을 바라보니

방리약린어장석魴鯉躍鱗於將夕 방어와 잉어는 저물어가는 강에서 뛰어오르며 비늘을 반짝이고

수구승화이번비水鷗乘和以翻飛 갈매기는 산들 바람을 타고 오르내리며 날아다닌다.

 

피남부자彼南阜者 명실구의名實舊矣 불부내위차탄不復乃為嗟嘆

저 남쪽 여산廬山은 경치가 오래 전부터 이름나 더 이상 감탄할 것이 없다.

 

약부증성若夫曾城 그런데 증성산曾成山은

방무의접傍無依接 주변에 기대는 것이 없이

독수중고獨秀中臯 높이 솟아 홀로 물가 언덕 위에 빼어나

요상영산遙想靈山 멀리 영산靈山을 생각하게 하니

유애가명有愛嘉名 아름다운 이름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

 

흔대부족欣對不足 기뻐하며 마주하여도 부족하여

솔이부시率爾賦詩 즉흥적으로 시를 지었다.

 

비일월지수왕悲日月之遂往 세월이 흘러감을 슬퍼하고

도오년지불류悼吾年之不留 내 나이가 머물지 않음을 슬퍼하였다.

 

각소년기향리各疏年紀鄉裏 각자의 나이와 출생지를 적고

이기기시일以記其時日 놀러 온 날짜를 기록하였다.

 

►사천斜川 당시 도연명은 남촌 부근에 살았다.

사천은 지금의 강서성江西省 도창현都昌縣과 성자현星子縣 사이에 있는 파양鄱陽 호수 인근이다.

 

►징화澄和 청명하고 따뜻하다.

►한미閑美 한적하고 아름답다.

►인곡鄰曲 이웃 사람들.

►증성曾城 산 이름으로 여산廬山의 북쪽에 있으며 강서성江西省 성자현星子縣 서쪽 부근에 있는 산.

일명 오석산烏石山이라고도 한다. 전설상의 곤륜산 최고봉을 증성이라고도 한다.

 

►방魴 방어魴魚.

►화和 산들바람. 부드러운 바람.

►번비翻飛 오르내리며 날아갔다 날아왔다 하다

►남부南阜 남산南山. 여산廬山을 말한다.

 

►약부若夫 그런데.

►고臯 물가의 언덕.

►영산靈山 곤륜산의 최고봉 증성曾城을 말한다.

►가명嘉名=미명美名. 눈앞의 증성산이 곤륜산의 증성과 같은 이름이므로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한 것이다.

►솔이率爾 경솔한 모양. 급작스러움.

►소疏 조목조목 기술하다.

►향리鄕里 출생지. 본적.

 

 

개세숙오일開歲倏五日 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5일(倏↔焂)

오생행귀휴吾生行歸休 나의 삶도 장차 끝이 나리라.

염지동중회念之動中懷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울렁거려,

급신위자유及辰為茲遊 좋은 때를 틈타 이렇게 놀아본다.

 

기화천유징氣和天惟澄 날씨는 따뜻하고 하늘 맑은데

반좌의원류班坐依遠流 멀리 흘러가는 강가에 줄지어 앉으니

약단치문방弱湍馳文魴 느릿한 여울물에 고운 무늬 방어가 질주하고(弱↔羽)

한곡교명구閑谷矯鳴鷗 인적 드문 골짜기에는 갈매기가 울며 높이 난다.(閑↔閒)

 

형택산유목迥澤散遊目 탁 트인 호수를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면연제증구緬然睇曾丘 생각에 잠겨 증성산曾城山을 곁눈질한다.

수미구중수雖微九重秀 비록 아홉 겹 수려함만은 못하지만

고첨무필주顧瞻無匹儔 둘러보아도 견줄만한 짝이 없구나.

 

제호접빈려提壺接賓侶 술병 들고 같이 온 친구들을 접대하니

인만갱헌수引滿更獻酬 술잔 가득 부어 마시고 서로 주고받는다.

미지종금거未知從今去 당부여차부當復如此不

알 수 없구나, 지금 이후 다시 이처럼 즐길 수 있을까?

 

중상종요정中觴縱遙情 반쯤 취해 아득한 정 풀어놓으며

망피천재우忘彼千載憂 저 천년의 시름을 잊어본다.

차극금조락且極今朝樂 오늘 아침의 즐거움을 다 누리면

명일비소구明日非所求 내일 일이야 따질 바 아니로다.

 

►개세開歲 새해가 시작되다. 원단元旦.

►숙倏 홀연. ‘갑자기 숙倏’ ‘빛 움직이는 모양 숙焂’

►행行 장차.

►귀휴歸休 집에 돌아가서 쉬다. 즉, 죽음을 말한다.

►동중회動中懷 마음이 울렁거리며 불안하다.

 

►급신及辰 좋은 날짜를 틈타서.

►자유兹游 여기에 놀러오다. 사천斜川에 놀러 온 것을 말한다.

►기화氣和 날씨가 따뜻하다.

►천유징天惟澄 하늘이 청명하다.

►반좌班坐 여러 사람이 줄지어 앉다.

 

►약단弱湍 천천히 흐르는 여울.

►치馳 빠르게 옮겨 다니다.

►문방文魴 무늬가 있는 방어魴魚.

►한곡閑谷 인적이 드문 산골짜기. ‘한가할 한/막을 한閑’ ‘한가할 한, 사이 간閒’

►교矯 높이 날다.

 

►형택迥澤 훤히 트인 호수.

►면연緬然 생각에 잠기는 모양.

►제睇 곁눈질하다.

►증구曾丘 증성산을 말한다.

►미微 ~만 못하다.

 

►구중九重 아홉 겹.

곤륜산의 가장 높은 곳을 증성曾城이라 부르며 산이 아홉 겹으로 우뚝 솟아있다고 전해진다.

 

►수秀 수려하다.

►고첨顧瞻 두루 돌아보다. 돌이켜보다.

►필주匹儔 동반자. 같은 무리.

►접接 접대하다.

 

►인만引满 술잔 가득히 술을 따라 마시다.

►헌수獻酬 술잔을 서로 주고받다.

►종금거從今去 지금 이후.

►부不 否와 같다. ~느냐? 물음을 나타내는 조사.

►중상中觴 술을 반쯤 마시다.

 

►천재우千載憂 천년 후까지도 살려는 걱정.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인생의 본질적인 걱정.

<古詩 19首> 其15

생년불만백生年不滿百 사는 해 백년도 못 채우면서

상회천세우常懷千歲憂 늘 천년의 걱정을 품네

 

주단고야장晝短苦夜長 낮은 짧고 밤이 길어 괴로우면

하불병촉유何不秉燭遊 어찌 촛불 밝혀들고 놀지 않나

 

위락당급시為樂當及時 즐기는 것도 때가 있나니

하능대래자何能待來茲 어찌 멍석 깔아주길 기다리나

 

우자애석비愚者愛惜費 어리석은 자 돈쓰는 것을 아깝게 여기나니

단위후세치但為後世嗤 후세 웃음꺼리가 될 뿐

 

선인왕자교仙人王子喬 왕자교는 신선이 됐다지만

난가여등기難可與等期 그처럼 따라 하기는 어려운 것을.

 

►극極 마음껏 하다. 한껏 하다.

►비소구非所求 바라는 바가 전혀 없다.

 

 

<도연명집陶淵明集>에 실려 있으며 동진東晉 융안隆安 5년(401년), 도연명의 37세 때 작품이다.

도연명은 이때 환현桓玄의 막하에서 벼슬하였다.

 

<유사천游斜川>은 도연명이 신축년 정월 오일 이웃과 함께 사천斜川에 놀러가

증성산과 남산을 바라보고 즉흥적으로 지은 시로 이웃들과 함께 사천의 경치를 구경하는 즐거움과

아름다운 경치에 비해 삶이 너무 짧다는 아쉬움을 드러낸 시이다.

 

소식蘇軾은 도연명을 흠모하여 동파에서 도연명의 <유사천游斜川> 시를 인용하여

<강성자江城子 몽중요요취중성夢中了了醉中醒>을 지었다.

 

 

●강성자江城子 몽중료료취중성夢中了了醉中醒

꿈속에서도 또렷이 보이고 술을 깨게 하네/소식蘇軾(1037-1101)

 

몽중료료취중성夢中了了醉中醒 꿈속에서도 또렷이 보이고 술을 깨게 하는 이는

지연명只淵明 시전생是前生 오직 도연명陶淵明 뿐이니, 그분이 나의 전생이라네.

 

주편인간走遍人間 인간 세상 두루 돌아다녀 보고는

의구각궁경依舊卻躬耕 예전처럼 물러나 몸소 밭을 가셨네.

 

작야동파춘우족昨夜東坡春雨足 어젯밤엔 동파東坡에 봄비가 흠뻑 내려

오작희烏鵲喜 보신청報新晴 까마귀와 까치가 기뻐하며 날씨가 막 개었다고 알리네.

 

설당서반암천명雪堂西畔暗泉鳴 설당雪堂 서쪽 두둑에서 숨어있는 샘물에서 소리가 나고

북산경北山傾 소계횡小溪橫 북산은 비탈지고 작은 시냇물이 가로질러 있네.

남망정구南望亭丘 남쪽으로 정자와 언덕을 바라보니

고수용증성孤秀聳曾城 외로이 우뚝하게 증성산이 솟아있네.

도시사천당일경都是斜川當日景 이 모두가 사천의 그때 그 모습 같고

오로의吾老矣 기여령寄餘齡 나는 이제 늙었으니 이곳에 여생을 맡기려네.

 

 

►강성자江城子 사패명詞牌名. 촌의원村意遠, 강신자江神子, 수정렴水晶簾”이라고도 한다.

당나라 때에는 단조單調였는데 송나라 사람들이 쌍조雙調로 바꾸어 70字의 쌍조雙調이다.

 

►도연명陶淵明(365-427) 호는 연명, 자는 원량元亮, 본명은 잠潛이다.

동진東晉 융안隆安 5년(401)에 도연명은 37세의 나이에 환현桓玄의 막하에서 벼슬하였는데

사천에 이웃사람들과 놀러갔었다.

 

►료료了了 분명하다. 또렷하다.

►주편走遍 두루 돌아다니다.

►의구依舊 여전하다. 예전대로다.

►궁경躬耕 자기 스스로 농사일을 함.

►동파東坡 황주黃州 동문東門 밖에 있는 언덕으로 소식이 손수 개간한 농지를 말한다.

소식은 이곳을 동파라고 이름 지었고 애정을 느껴 자신의 호를 동파라 지었다.

 

►설당雪堂 호북성湖北省 황강현黃岡縣 동쪽의 소동파의 독서당.

소식蘇軾이 원풍元豐 3년(1080) 2월 황주黃州로 귀양 가서 동파東坡란 곳에

임고정臨皋亭을 지어 네 벽에 눈 온 경치를 그려 설당이라 불렀다.

 

<설당기雪堂記>에서

소자蘇子 득폐포어동파지협得廢圃於東坡之脇 축이원지筑而垣之 작당언作堂焉 호기정왈설당號其正曰雪堂

소씨가 황주의 동파에 오랫동안 버려진 채전을 얻어 담을 쌓고 살 집을 지은 뒤에 안채를 설당이라 이름 하였다.

 

당이대설중위지堂以大雪中爲之 큰 눈이 내리는 가운데 그 집을 지었으므로

인회설어사벽지간因繪雪於四壁之間 무용극야無容隙也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사방 벽에다 설경을 그린 그림을 빈틈없이 걸어놓고는

 

기거언앙起居偃仰 환고비예環顧睥睨 무비설자無非雪者 앉거나 서서 사방을 돌아봐도 모두 눈뿐이었다.

 

►정구亭丘 사망정四望亭의 뒤쪽 언덕.

►용耸=용립耸立. 우뚝 솟다.

►증성曾城 일명 오석산烏石山. 여산廬山의 북쪽에 있으며 강서성江西省 성자현星子縣 서쪽 부근에 있는 산.

►사천斜川 지금의 강서성江西省 도창현都昌縣과 성자현星子縣 사이에 있는 파양鄱陽 호수.

►여령餘齡 여생.

 

 

소식은 이 사詞의 서문序文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도연명이정월오일유사천陶淵明以正月五日遊斜川 도연명은 1월 5일 사천에 가서 놀았는데

림류반좌臨流班坐 냇물에 다가가 줄지어 앉아서

고첨남부顧瞻南阜 남산을 돌아보고

애증성지독수愛曾城之獨秀 증성의 홀로 빼어남을 좋아하여

내작사천시乃作斜川詩 <유사천游斜川>이라는 시를 지었거니와

지금사인상견기처至今使人想見其處 지금도 그곳을 머리에 떠올리게 한다.

 

원풍임술지춘元豐壬戌之春 원풍 임술년(1082) 봄에

여궁경어동파餘躬耕於東坡 나는 동파에서 몸소 농사를 짓고

축설당거지築雪堂居之 설당을 지어서 그곳에 거처했는데

남읍사망정지후구南挹四望亭之後丘 그곳은 남쪽으로 사망정四望亭의 뒤 언덕을 가까이 하고

서공북산지미천西控北山之微泉 서쪽으로는 북산의 작은 샘과 인접해 있었기에

 

개연이탄慨然而歎 차역사천지유야此亦斜川之遊也

기분이 좋아서 ‘이것 역시 사천에서의 야유회로다.’라고 감탄하고서는

 

내작장단구乃作長短句 장단구를 지어서

이강성자가지以江城子歌之 <강성자>에 맞추어 노래 불렀다.

 

►반좌班坐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 있음.

►남부南阜 남산南山. 여산廬山을 말한다.

►사천시斜川詩 도연명陶淵明의 <유사천游斜川> 詩를 말한다.

<유사천游斜川> 시는 도연명이 신축년 정월 오일 이웃과 함께

사천에 놀러가 증성산과 남산을 바라보고 즉흥적으로 지은 시이다.

 

►원풍임술지춘元豐壬戌之春 송宋 신종神宗 원풍元豊 5년(1082) 봄.

►장단구長短句 사패에 따라 구를 구성하는 글자 수가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사패곡의 별칭이다.

 

이 사詞는 <동파전집東坡全集>에 실려 있으며 송宋 신종神宗 원풍元豊 5년(1082)

蘇軾이 동파의 설당에서 노니는 것을 옛날 도연명이 <유사천游斜川> 시에 읊은 사천에서 노닌 것에 비유하여

도연명의 풍모를 따라한 것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며 동파에서 머물 것을 다짐하는 사詞이다.

 

소식蘇軾은 원풍元豐 3년(1080) 2월 황주黃州로 좌천되어 원풍 7년(1084)까지 황주에 머물렀다.

도연명은 동진東晋의 시인으로 평생 술과 함께 하며 은자隱者로 살았고

귀거래사歸去來辭와 음주飮酒 20수 등을 지었으며

소식蘇軾은 도연명을 흠모하여 음주飮酒 시에 화운和韻한 <화음주이십수和飲酒二十首>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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