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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도연명陶淵明

5言詩 6. 걸식乞食

걸식乞食 밥을 구걸求乞하다

기래구아거飢來驅我去 굶주림이 나를 밖으로 내몰았지만(주릴 기飢↔주릴 기饑)

부지경하지不知竟何之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행행지사리行行至斯里 가고 가다 이 마을에 이르러

고문졸언사叩門拙言辭 문을 두드리고는 말을 더듬었다.

 

주인해여의主人解余意 주인이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는

유증기허래遺贈豈虛來 먹을 것을 내주니 헛걸음은 아니었는가?

 

담해종일석談諧終日夕 날이 저물도록 담소를 나누었고

상지첩경배觴至輒傾杯 술잔이 내게 오면 번번이 잔을 비웠다.

 

정흔신지권情欣新知勸 새 친구를 사귄 기쁨에 마음 즐거워

언영수부시言詠遂賦詩 시 이야기 하다 마침내 시를 지었다.

 

감자표모혜感子漂母惠 빨래하는 아낙네 같은 당신의 은혜 고마우나

괴아비한재愧我非韓才 내가 한신 같은 인재 아니라 부끄럽구려.

 

함집지하사銜戢知何謝 마음 깊이 간직하지만 사례할 길 없으니

명보이상이冥報以相貽 저승에 가서나 당신에게 갚아드리리다.

 

►기래飢來 굶주림이 닥치다

►구아거驅我去 나를 몰아서 문밖으로 나가게 하다.

►행행行行 가고 또 가다.

►지사리至斯裏 사람들이 사는 이 마을에 이르다. ‘속 리/이裏(裡) 마을 里의 뜻’

►졸언사拙言辭 말을 서툴게 하다. 말을 더듬었다는 뜻.

 

►해여의解余意 내 속마음을 알다. ‘나 여/남을 여, 강 이름 서, 산 이름 도’

►유증遺贈 무상으로 주다. 즉 음식을 주었다는 의미.

►기허래豈虛來 어찌 헛되이 왔겠는가? 즉 헛걸음은 아니었다는 뜻.

►담해談諧 담소談笑를 나누다.

►상지첩경치觴至輒傾巵 술잔이 올 때마다 번번이 마셔버리다.

‘잔 상觴 술잔’ ‘문득 첩輒 문득, 갑자기. 도리어. 번번이. 항상’

 

►표모혜漂母惠 ‘표모漂母 빨래하는 아낙네’

한漢나라의 한신韓信이 가난했을 때 빨래하던 아낙네에게 밥을 얻어먹은 후

“내가 후일에 반드시 부인들이 베풀어준 은덕에 보답하리라![吾必有以重報母}”라고 하였다.

한신이 후에 초나라 왕이 되었을 때 은혜를 갚았다는 고사를 인용하였다.

/사마천 <사기史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

 

●표모총漂母塚 정몽주鄭夢周

표모고풍아소흠漂母高風我所歆 표모의 고귀한 품성은 나를 감동케 하여

도경유총위상심道經遺塚爲傷心 무덤을 지나면서 감상에 젖노라.

막언불수왕손보莫言不受王孫報 왕손의 보답 받지 않겠다 말하지 마소.

천고방명직기금千古芳名直幾金 천고의 높은 명성 그 값이 얼마일까.

 

►표모漂母 회음후淮陰侯 한신韓信의 젊었을 때의 고사/<史記> 卷92.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

신조어성하信釣於城下 한신이 성 아래에서 낚시를 하였는데

 

제모표諸母漂 유일모견신기有一母見信飢 반신飯信 경표수십일竟漂數十日

빨래하던 여인 중 한 표모가 한신이 굶주린 것을 보고 밥을 먹였는데 빨래가 끝나기까지 수십 일이 지났다.

 

신희信喜 위표모왈謂漂母曰 한신이 기뻐하며 표모에게 말했다.

오필유이중보모吾必有以重報母 "제가 반드시 표모께 후히 보답하겠습니다."

 

모노왈母怒曰 표모가 노여워하며 말했다.

대장부불능자식大丈夫不能自食 "대장부가 스스로 먹을 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오애왕손이진식吾哀王孫而進食 내가 왕손을 가엽게 여기고 밥을 먹인 것인데

기망보호豈望報乎 어찌 보답을 바라겠소!"

 

►비한재非韓才 한신韓信과 같은 인재가 아님.

►함집銜戢 마음 깊이 간직함. ‘제갈 함銜’ 마음에 품다, ‘거둘 ‘집戢’ 보관하다.

►명보冥報 죽은 뒤의 보답報答.

►‘끼칠 이貽’ 전하다. 끼치다. 남기다.

 

 

장양부득절將養不得節 가족을 부양하기 부족했고

동뇌고전기凍餒固纏己 춥고 배고픔이 나를 붙어 다녔다/<飮酒>19

 

녁여아구반惄如亞九飯 배고픔이 삼순구식三旬九食에 버금간다./<유회이작有會而作>

‘三旬九食삼순구식’ 30日 동안 아홉 끼니밖에 먹지 못한다는 뜻으로 몹시 가난함을 이르는 말.

 

가벼운 은혜조차도 갚을 수 없으매

한신처럼 능력이 안 됨을 부끄럽게 여겨 죽어서나 갚겠다고 솔직하게 얘기한다.

이런 진솔함을 蘇軾이 높이 여겨 칭송하였다.

 

도연명은 말년에 생활이 점점 어려워져서 친구들이 돈을 보내줘야 하는 처지였는데

어떤 때는 그가 직접 돈을 꾸러 가기도 했다.

이 시는 그의 생활이 가장 어려웠던 바로 이 시기에 쓴 것으로 진실된 자기 모습을 처절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시의 문학사적 의의와 서술 기법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 시를 통해 도연명이 살던 당시의 가난한 백성들의 삶과 무능력하면서 소심한 지식인의 처지를 알 수 있다.

시인은 이런 점을 솔직하게 잘 표현하였다.

 

한신의 고사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가난한 처지에서 어쩔 수 없이 나섰지만

주저하고 부끄러워하는 나약한 자기 존재를 여과 없이 그렸다.

 

다른 한편으로 작품에서는 술에 대한 도연명의 생각이 드러난다.

술은 단순히 마시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뜻이 맞는 이와 만나서 친구가 될 수 있는 좋은 매개체임을 보여준다.

또한 술을 통하여 자신의 처지를 솔직히 말하게 해주고 있음도 알 수 있다.

작품의 서술적인 측면에서 이 시는 진실, 부끄러움, 솔직함을 드러내며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삶은 걸식乞食이라네/맹물 유해천

그래. 빌어먹는 것이다.

이 세상에 내 것이 어디 있나.

한시적 빌려 쓰다 두고 가는데,

 

이 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대 자연의 생명을 빌어 얻어먹으니

어찌 눈물겨운 감사가 없을 소냐.

 

살려주는 은혜 속에 그 몫까지 다 하리라

가진 것은 본래 내 것이 아니니

돌려주고 감사함을 모른다 해도 ···

 

존재들의 結果가

먼~후일 또 다른 존재를 위한 자양분滋養分이 되니

땅과 빛과 구름과 바람이 모인 것이 '나' 임을 알자.

 

본래의 내가 부처의 깨달음을 알면

三生을 넘나들며

미소 지며 떠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