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止酒 술을 끊으며
거지차성읍居止次城邑 성읍에서 사는 것을 그만두고
소요자한지逍遙自閑止 자유로이 노니니 절로 한가하네(閑↔閒)
좌지고음하坐止高蔭下 높은 나무 그늘아래 머물러 앉아
보지필문리步止蓽門裏 걸음 멈추고 사립문 안에 머물며
호미지원규好味止園葵 텃밭의 아욱에서 좋은 맛을 찾고
대환지치자大歡止稚子 어린 자식에서 큰 즐거움을 찾네
평생부지주平生不止酒 평생을 술을 끊지를 못하였으니
지주정무희止酒情無喜 술 끊으면 기쁨이 없기 때문이네
모지불안침暮止不安寢 저녁에 끊으면 편히 잠 못 들고
신지불능기晨止不能起 아침에 끊으면 일어날 수가 없네
일월욕지지日月欲止之 날마다 달마다 끊으려 애썼지만
영위지불리營衛止不理 혈기가 멈추어 순조롭지가 않네
도지지불락徒知止不樂 단지 끊는 게 즐겁지 않음만 알고
미신지리기未信止利己 끊는 게 몸에 이로움은 믿지 않네
시각지위선始覺止爲善 비로소 끊는 게 좋다는 걸 깨닫고
금조진지의今朝眞止矣 오늘 아침 정말로 끊게 되었구나
종차일지거從此一止去 이로부터 한 결 같이 끊어 나가면
장지부상사將止扶桑涘 장차 부상의 물가에 이르게 되리
청안지숙용淸顔止宿容 예전 모습대로 머무는 맑은 얼굴이
해지천만사奚止千萬祀 어찌 천년만년에 그치겠는가
►영위營衛 중국의학 인체人體 중의 영기營氣와 위기衛气.
영營과 위衛 2氣는 전신에 퍼져서 영기營氣는 혈액 생산과 인체의 영양 조절을,
위기衛气는 저항력을 증강하고 각 기관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장지부상사將止扶桑涘
부상扶桑은 해가 뜨는 동방에 있다고 하는 신성한 뽕나무 또는 해가 뜨는 동쪽나라를 말한다.
동방삭東方朔의 <십주기十洲記>에 의하면
‘부상은 동쪽 바다 앞 언덕에 우뚝 서 있는 나무인데, 선인들이 오디를 먹고 산다.
모두 금빛으로 치장하고 공중을 날아다닌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 구절은 선인의 경지에 이름을 비유한다.
●화도지주和陶止酒 도연명 <止酒 술을 끊다> 詩에 화운하여/소동파蘇東坡
정축세丁丑歲 여적해남予謫海南 자유역폄뢰주子由亦貶雷州
정축년에 나는 해남으로 귀양 가고 자유 역시 뇌주로 폄적 갔다.
오월십일일五月十一日 상우어등相遇於藤 동행지뢰同行至雷 5/11에 등주에서 서로 만나 뇌주까지 동행했지.
육월십일일六月十一日 상별相別 도해渡海 6/11에 헤어지고 바다를 건넜다.
여시병치신음余時病痔呻吟 자유역종석불매子由亦終夕不寐
나는 당시에 치질을 앓고 자유 또한 밤새도록 잠을 자지 못했지.
인송연명시因誦淵明詩 권여지주勸余止酒
그래서 도연명 시를 외며 내게 술 끊기를 권했다.
내화원운乃和原韻 인이증별因以贈別 서기진지의庶幾眞止矣
이에 도연명 시를 次韻해, 이별에 주면서 정말로 禁酒를 바랐었지.
►소식蘇軾(1036-1101) 북송北宋의 문인文人. 자字는 자첨子瞻. 호號는 동파東坡.
당송唐宋 8大家의 한 사람으로 구법파舊法派의 代表者이며 서화書畫에도 능能하였다.
作品에 <적벽부赤壁賦> 저서著書에 <동파전집東坡全集> 따위가 있다.
►폄적貶謫 벼슬의 등급等級을 떨어뜨리고 멀리 옮겨 보냄.
►原韻 차운次韻할 때에 운자를 딴 시. 차운次韻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차운次韻’ 남이 시운詩韻을 써서 시를 지음.
►서기庶幾 바라다
시래여물서時來與物逝 때라는 것은 만물과 왔다가 같이 가는 것
로궁비아지路窮非我止 길이 곤궁한 것은 내가 그치게 한 것 아니라네
여자각의행與子各意行 자네와 나 각자 뜻으로 행하다가
동락백만리同落百蠻裏 함께 남쪽 변방에 떨어졌다네
소연량별가蕭然兩別駕 쓸쓸히도 두 사람 관직은 있지만
각휴일치자各携一穉子 각각 어린 자식 데리고 가고있네
자실유맹광子室有孟光 그대 집엔 맹광이 있고
아실유법희我室惟法喜 내 집에는 오직 불법이 있어 기쁘다
상봉산곡간相逢山谷間 산골짜기에서 서로 만나
일월동와기一月同臥起 한 달 동안 같이 살았지
망망해남북茫茫海南北 망망 바다 남과 북쪽에서
조역족생리粗亦足生理 대략 먹고 사는 방도는 있네
권아사연명勸我師淵明 도연명을 스승 삼으라고 권하네
력박차위기力薄且爲己 힘이 미력할 때 또 자기를 잘 관리하고
미아좌배작微疴坐杯酌 작은 病도 음주 때문이니
지주즉추의止酒則瘳矣 술을 끊으면 낫는다 하네
망도수미제望道雖未濟 道를 바랐지만 이루지 못했으나
은약견진사隱約見津涘 희미하나마 나루터가 보이니
종금동파실從今東坡室 이제부터는 내집(동파 집)에
불립두강사不立杜康祀 두강의 제사는 세우지 않겠다.
(和韻한 빨간색 10字)
►별가別駕 관직 명
►‘거칠 조, 거칠 추粗’ 겨우 조금 대강
►생리生理 살 방도
►‘병 아, 경기 가疴’=‘숙병 아痾’ 질병疾病. 입앓이.
►‘나을 추, 죽일 륙/육瘳’ (병이)낫다. 좋다.
창이미추創痍未瘳 ‘칼에 맞아 입은 상처傷處가 아직 낫지 아니하였다.’는 뜻으로
전란戰亂의 피해被害나 해독解毒이 아직 회복回復(恢復)되지 않았음을 이르는 말/<史記>
►‘물가 사涘’ 물가. 강가
►은약隱約 희미하다 어렴풋하다 희미하다.
►두강杜康=두강주杜康酒. 주대周代에 양조 기술이 뛰어났던 사람.
화운和韻 지주止酒/신흠申欽
훤즉필유정喧則必有靜 시끄러우면 반드시 고요가 있고
동즉필유지動則必有止 움직이면 반드시 그칠 때도 있지
잠영지어외簪纓止於外 벼슬은 밖에서 끝나는 것이지만
물욕지어리物欲止於裏 물욕은 마음속으로 끊어야 하네
도지공안맹道止孔顔孟 도는 공자 안자 맹자가 최고이고
서지경사자書止經史子 서는 경서 사기 제자가 제일이지
지수감어인止水鑑於人 잠잠한 물은 사람의 거울이 되고
지선성가희止善誠可喜 선을 다하면 그 아니 기쁘겠는가
방축득소지放逐得所止 쫓겨나서 머무를 곳을 얻었으니
지지치재기止止恥再起 예서 그쳐야지 재기하기 부끄럽네
도옹부지주陶翁不止酒 도연명은 술을 끊지 못하였으나
부지유묘리不止有妙理 끊지 않은 데 심오한 이치가 있네
저사지관선底事止觀禪 무슨 일로 관선에 도달하게 되면
지정도지이止定徒止已 이미 머문 곳에서 선정에 도달하니
만물개지지萬物皆止止 만물이 모두 머문 곳에서 그쳐야
시위지선의是謂止善矣 그를 일러 선을 다했다 하는 게지
모옥지수간茅屋止數間 비록 몇 칸 안 되는 띠 집이지만
적지소양사跡止昭陽涘 발자취가 소양강 가에 머물렀네
적지심역지跡止心亦止 몸이 머물러서 마음도 잠잠해져
안시사자사安時師子祀 어느 때쯤 부처님께 제를 올릴까
►신흠申欽(1566-1628) 조선 인조 때의 학자ㆍ문신
자는 경숙敬叔. 호는 상촌象村ㆍ현옹玄翁ㆍ현헌玄軒ㆍ방옹放翁.
선조의 유교 7신의 한 사람이며 정주학자로 유명하다. 저서에 <상촌집>이 있다.
►경사자經史子 한자 문화권의 서적을 분류할 때 기준이 되는 경서, 사서, 제자, 시문집을 아울러 이르는 말.
►관선觀禪 불교에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기까지의 선정禪定의 4단계[觀練薰修] 가운데 첫 번째 선정禪定.
대상을 명료明瞭하게 관조하여 탐욕貪慾을 떠나는 선정禪定.
선정禪定은 참선하여 마음의 내면을 닦아 삼매경에 이름을 말한다.
►사자師子 불가佛家에서 부처님이 인간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으므로 사자에 비유한다.
'漢詩 > 도연명陶淵明' 카테고리의 다른 글
5言詩 35. 책자責子 (0) | 2025.02.18 |
---|---|
5言詩 34. 술주述酒 (0) | 2025.02.18 |
5言詩 32. 음주飮酒 20首 (0) | 2025.02.17 |
5言詩 31. 丙辰歲八月中於下田舍穫 (0) | 2025.02.17 |
5言詩 30. 庚戌歲九月證於西田穫早稻 (0) | 2025.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