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자責子 아들을 꾸짖다
백발피량빈白髮被兩鬢 백발이 양 귀밑머리 덮으니
기부불복실肌膚不復實 살결도 예전같이 실하지 못하네
수유오남아雖有五男兒 비록 다섯 아들 있으나
총불호지필總不好紙筆 모두 글공부를 좋아하지 않누나
아서이이팔阿舒已二八 서舒는 이미 열여섯 살 되었으나
나타고무필懶惰故無匹 게으르기 짝이 없는 놈이고
아선행지학阿宣行志學 선宣 열다섯 살이 되는데도
이불애문술而不愛文術 공부를 좋아하지 않으며(愛↔好)
옹단년십삼雍端年十三 옹雍과 단端은 나이 열세 살이나
불식육여칠不識六與七 여섯과 일곱도 분간하지 못하네
통자수구령通子垂九齡 통通이란 놈은 아홉 살 되었으나
단멱리여률但覓梨與栗 오직 배와 밤만 찾누나
천운구여차天運苟如此 타고난 자식 운이 이러하니
차진배중물且進盃中物 또 술이나 마실 수밖에
►기부肌膚 피부皮膚
►지필紙筆 공부
►아서阿舒 아阿는 미칭美稱 또는 아이란 뜻이며 서舒는 그의 이름이다.
►이팔二八 16살
►나태懶惰 게으름
►행지학行志學 ‘행行’은 행년行年으로 나이가 먹은 것을 이르며 ‘지학志學’은 학문에 뜻한 나이란 뜻으로
15세를 가리키는 바 <論語 爲政〉에 오십유오이지우학吾十有五而志于學 나는 15세에 학문에 뜻하였다고 했다.
►‘진실로 구, 구차할 구苟’ 진실로
<책자責子>는 <陶靖節集>3권에 실려 있으며
동진東晉 안제安帝 의희義熙 4년(408) 도연명이 40대였을 때 지은 것으로
시인이 아들에 대한 간절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도연명陶淵明이 아들 다섯이 공부에 관심이 없자 이를 천운으로 돌리고
스스로 잔 속의 술을 마셔 근심과 고민을 풀어버린다는 시이다.
사舒·선宣·옹雍·단端·통通은 서엄舒儼·선사宣俟·옹빈雍份·단일端佚·통동通佟 등 다섯 아들의 소명小名이다.
이 시에 대하여 두보杜甫와 황정견黃庭堅은 상반된 평가를 하였다.
두보는〈유흥遣興〉 시에서
도잠피속옹陶潛避俗翁 도잠은 세속을 피한 노인이지만
미필능달도未必能達道 반드시 도를 통달하지는 못했으리라.
(····)
유자현여우有子賢與愚 자식이 어질든 어리석든
하기괘회포何其挂懷抱 어찌 그리도 마음속에 둔단 말인가.
라고 하여 부정적으로 평한 반면 황정견은 〈서도연명책자書陶淵明責子>詩 후설後說에서
“도연명의 시를 보면 느긋하고 편안한 사람임을 알 수 있으니 자상함과 해학이 볼 만하다.
속인들은 도연명의 자식들이 모두 불초하여 도연명의 슬픔과 탄식이 시로 나타났다고 말하지만
백치 앞에선 꿈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법이다.”라고 하여 도리어 칭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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