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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도연명陶淵明

부기附記 3. 사시四時

부기附記

3. 사시四時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 봄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하고

하운다기봉夏雲多奇峰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에 많다.

추월양명휘秋月揚明暉 가을 달 드높이 밝게 비추고

동령수고송冬嶺秀孤松 겨울 영마루 소나무 하나 빼어나네.

 

 

봄물은 사방에 가득하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가 많다.

가을달은 광채를 떨치고 겨울 산마루에는 외로운 소나무만 빼어나다.

[春水滿四澤 夏雲多奇峰 秋月揚明輝 冬嶺秀孤松]는

 

차고장강시此顧長康詩 오편입<도팽택집>중誤編入<陶彭澤集>中

고장강顧長康의 시인데도 <도팽택집陶彭澤集>에 잘못 들어가 있다.

/역대시화4 – 언주시화彥周詩話 외(하문환 엮음, 김규선 옮김, 2013, 소명출판.) 57쪽,

[송宋 허의許顗)지음]에서 발췌.

 

이 시는 顧愷之의 神情詩에도 보이는 바 顧愷之가 陶淵明의 詩를 가지고 덧붙여 만든 것이라 한다.

허의許顗의 <彦周詩話>에 “四時는 顧長康(顧愷之)의 시인데 <彭澤集》>에 잘못 편입되었다.”

고 하여 이 시가 고개지의 작이라고 하였다.

 

침의沈義〈(475 성종6-?)의 <대관재란고大觀齋亂稿>3권에는

이 시에 화답하여 四時의 景物을 특징적으로 묘사한 시가 실려 있다.

 

 

춘계로분면春階露粉面 봄 섬돌은 분바른 얼굴을 드러낸 듯하고

하원위취악夏園圍翠幄 여름 동산은 푸른 장막을 에워싼 듯하네.

추설황운경秋設黃雲埛 가을엔 누런 구름 들판을 펼쳐 놓은 듯하고

동경백옥악冬擎白玉岳 겨울엔 백옥의 산을 쳐든 듯하네.

 

권시權諰(1604 선조37-1672 현종13)의 <탄옹집炭翁集>2권에도 四時에 화답한 시가 실려 있다.

춘일건곤합春日乾坤合 봄날에는 건곤이 합하고

하일초목훈夏日草木薰 여름날에는 초목이 향기롭네.

추월천광정秋月川光靜 시내에 비친 가을 달빛 고요하고

동조설의온冬朝雪意溫 눈 내리려는 겨울 아침 따뜻하기만 하여라.

 

또한 성호 이익李瀷의 <성호사설星湖僿說> 제30권 <시문문詩文門> <사시사四時詞>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도연명陶淵明의 사시사四時詞는 대개 이 뜻을 견득見得한 것이다.

천지가 얼어붙었다가 봄에 와서야 누그러지고 풀어져서 화기가 사방으로 창달하므로 물이 늪으로 돌아가는 것이요,

염운炎運이 바야흐로 치성하여 모든 물건이 삶을 드러내니 기운은 아래에서 찜질하고 구름은 위로 나타나는 것이요,

모든 유가 수렴收斂되고 산천의 기운이 숙연하니 깨끗한 빛은 눈에 부시어 휘영청 밝은 달이 하늘에 있는 것이요,

서리와 눈이 아울러 쌓여 서물庶物이 모두 귀숙歸宿하니 大地는 적요寂寥하고 소나무만 유독 뒤에 시드는 것이다.

 

정자程子는

“학學은 이르러 가지 못하면서 말[言]은 이르러 가는 자가 있다.” 하였는데

이로써 비교해 보면, 더욱 남은 맛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고개지顧凱之의 신정시神情詩에 이 네 글귀가 있고

또 수미首尾마저 있으니 다시 상세히 상고해야 할 일이다.”

 

 

고장강은 고개지顧愷之 동진東晉의 문인ㆍ화가. 자는 장강長康.

六朝의 3大家 가운데 한 사람으로 초상화와 옛 인물을 잘 그렸으며

대상이 지니고 있는 생명 또는 정신의 표현을 중시하였다.

작품에 <여사잠도女史箴圖> 화론畫論에 <화운대산기畫雲臺山記> 따위가 있다.

 

►고개지顧愷之(348-409)

화절畫絶ㆍ치절癡絶ㆍ재절才絶의 3絶로 일컬어졌으며

일찍이 진군장군鎭軍將軍ㆍ호두장군虎頭將軍을 역임해서 고장군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남조南朝 송宋의 화가 육탐미陸探微와 함께 고륙顧陸으로 병칭되었는데

<역대명화기歷代名畫記>에서 장회관將懷瓘은

륙득기골陸得其骨 고득기신顧得其神 “육탐미는 골수를 얻었고 고개지는 정신을 얻었다.”라고 평하였다.

 

고개지는 화가로 사람을 그리고 나서도 몇 년 동안 눈동자를 찍지 않자 그 이유를 물으니

“4體를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것은 묘한 경지와 관계가 없다.

그림에 정신을 불어넣어 전해 주는 것은

정재아도중正在阿堵中 바로 이것 속에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고사가 있다.

 

고개지가 일찍이 자기가 평소 보배로이 여겨 아껴 온 그림들을 한 상자에 가득 담고 前面에 봉제封題를

풀로 붙여서 환현桓玄에게 보냈는데 환현이 몰래 그 상자의 後面만 열어서 그림을 다 꺼낸 다음 처음과 똑같이

봉함하여 다시 고개지에게 돌려보내면서 상자를 열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고개지가 상자를 열어 보니 봉제는 처음과 똑같은데 그림들만 모두 없어졌으므로 곧장 말하기를

묘화통령妙畫通靈 변화이거變化而去 “신묘한 그림이 신령과 통하여 변화해서 날아간 것이니

역유인지등선亦猶人之登仙 이 또한 사람이 신선 되어 올라가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하고

전혀 괴이하게 여기는 기색이 없었다고 한다.

 

고개지顧愷之가 은중감殷仲堪의 참군參軍이 되었을 때 무명 돛폭[布帆]의 배를 중감에게 빌려 타고 집으로

휴가를 가다가 파총破塚이란 곳에서 풍랑을 만나 크게 낭패를 당했는데 고개지가 중감에게 글을 보내면서

“지명이 파총이란 곳에서 진짜 파총처럼 되어 빠져나왔는데 행인도 안온하고 무명 돛폭도 아무 탈이 없다.”

 

자가 호두虎頭이다.

고개지가 일찍이 환온桓溫의 부중府中[환온桓溫의 대사마참군大司馬參軍을 지냄]에 머물고 있을 적에

환온이 말하기를

“고개지의 몸속에는 어리석음과 총명함이 각각 반씩 있는바 합하여 논해 보면 평평하다.” 하였는데

이로 인해서 사람들이 고개지를 3絶이라고 불렀다.

3절은 재절才絶, 화절畵絶, 치절痴絶을 말한다.

 

진晉나라의 대사마大司馬 환온桓溫이 일찍이 고개지顧愷之를 대사마참군大司馬參軍으로 삼아 매우 친애하였는데

환온이 죽자 고개지는 환온의 무덤에 참배하고 시를 읊기를

산붕명해갈山崩溟海竭 “산이 무너지고 대해가 마르니,

어조장하의魚鳥將何依 물고기와 새가 장차 어디에 의지하겠는가?”라고 하였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고개지에게 묻기를

“경이 환온에게 추중을 받아 마침내 이렇게 슬퍼하는데 경의 곡하는 모습을 시로 묘사해 줄 수 있겠는가?”

라고 하니 대답하기를

성여진뢰파산聲如震雷破山 “통곡성은 벼락이 쳐서 산을 깨부수는 듯하고

루여경하주해淚如傾河注海 눈물은 하수를 기울여 바다로 붓는 듯하다.”라고 하였다.

/<晉書 卷92 顧愷之列傳>

 

감자甘蔗 먹는 방법

감자는 사탕수수인데 진晉나라 때 고개지顧愷之가 감자를 먹을 때 꼬리 부분부터 먼저 먹으므로

혹자가 그 까닭을 물으니 말하기를

점입가경 漸入佳境“점차 가경으로 들어가기 위함이다.”라고 한데서 온 말로

전하여 문장이나 혹은 기타 사물에 있어 흥미가 점차 깊어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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