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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5권 4-8

매월당 시집 제54-8

4 금수鳥獸

8 금조향영목이수명禽鳥向榮木以隨鳴

새들은 무성한 나무를 향해 따라 운다.

 

동구백금호洞口百禽號 동구 밖에 온갖 새들 노래하데

동리무조성洞裏無鳥聲 동네 안에 새 우는 소리 들리지 않는다.

수목점향영樹木漸向榮 나무들 점차 우거져가니

점입고봉명漸入高峯鳴 조금씩 높은 산에 들어 우는구나.

 

백설어천반百舌語千般 지빠귀는 천 가지 일을 말 하는데

두우호자명杜宇呼自名 두견새는 한결같이 제 이름만 부른다.

일일규년광一一叫年光 하나하나 목매게 세월을 불러대어

최환령인로催換令人老 철 바뀜 재촉하여 사람을 늙게 한다.

 

소화숙이변韶華倏以變 아름답던 봄철이 훌쩍 바뀌면

기인생오뇌幾人生懊惱 몇 사람이나 근심 걱정 생길까.

오뇌물부도懊惱勿復道 근심이나 걱정일랑 다시는 말 말고

의수초세도宜修超世道 세상일을 초탈할 도를 닦아야 하리라.

 

►백설百舌 백설조百舌鳥의 준말. 지빠귀.

백설조百舌鳥는 지빠귓과에 속한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그 울음소리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새의 소리를 능숙하게 모방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검은지빠귀, 개똥지빠귀, 노랑지빠귀, 붉은배지빠귀, 호랑지빠귀, 흰배지빠귀 따위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 새는 워낙 많은 소리를 내고 다른 새소리들을 듣고는

비슷하게 내기도 하기 때문에 반설조反舌鳥라고도 했다.

 

여러 새의 소리를 내는 이러한 백설조를 문인들이나 가객들이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다.

백설조는 실속 없이 말만 많이 늘어놓는 사람을 비유하는 데도 자주 사용되었다.

특히 임금이나 권력자 곁에서 입에 침이 마를 새도 없이

아첨을 떨며 비위를 맞추는 간신이나 아첨꾼들을 지칭하기도 했다.

 

두보는 자신의 백설百舌이라는 시에서 백설조를 남을 헐뜯는 사람[讒人]에 비유했다.

백설래하처百舌來何處 중중지보춘重重祗報春

“백설조는 어디에서 왔는가 거듭거듭 울며 그저 봄을 알리네”

 

과시여발구過時如發口 군측유참인君側有讒人

“오랜 시간 지난 울면 임금 옆에 하리쟁이 있는 것 같았다”라고 읊었다.

 

백설조가 흉내 내는 다양한 소리들을 통해 윗사람에게

남을 헐뜯어 일러바치기를 일삼는 아첨꾼들을 떠올렸던 것이다.

 

당대의 시인 유우석도 온갖 말들을 번드르르하게 하며

권세가에게 붙어 아부와 아첨을 떠는 간사한 무리들을 백설에 비유했다.

 

면만완전사오인綿蠻宛轉似娛人 “날렵하게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사람을 즐겁게 하는 듯하지만”

일심백설하분一心百舌何紛 “마음은 하나인데 혀로는 백가지 소리를 내니 얼마나 요란한가?”라고 비꼬았다.

 

한 입으로 두말하는 정도가 아니라 열 말이나 백 말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북송의 문학가이자 화가인 장순민은 백설조를 향해

학진백금어學盡百禽語 종무자기성終無自己聲

“온갖 새들의 소리를 흉내 내지만 결국 자기의 목소리가 없구나”

 

심산교목저深山喬木底 함구과평생緘口過平生

“깊은 산과 큰 나무 아래서 평생 입이나 다물고 살아봐”라고 꼬집기도 했다.

 

다른 새들의 소리를 흉내는 잘 내지만 정작 백설조 자신의 고유한 소리는 없는 상태니

차라리 침묵하고 사는 게 낫다는 경고인 것이다.

/경북일보 22,04, 18. 박영석 대구가톨릭대 교수

 

조성지최가자鳥聲之最佳者 새의 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새는

화미제일畫眉第一 화미조畫眉鳥가 제일이고

황리백설차지黃鸝百舌次之 꾀꼬리와 때까치가 그 다음이다.

 

연황리백설然黃鸝百舌 그러나 꾀꼬리와 때까치는

세미유롱이축지자世未有籠而畜之者 세상에서 새장 속에 넣어 기르는 자가 있지 않다.

 

기태고사지주其殆高士之儔 그 거의 고상한 선비의 짝으로

가문이불가굴자야可聞而不可屈者耶 듣기만 할 뿐이지 그것을 억누를 수는 없는 것이다.

 

모든 새의 지저귀는 소리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은 화미조畫眉鳥가 제일이다.

꾀꼬리나 때까치는 그다음이다.

그러나 꾀꼬리나 때까치는 이 세상 사람들이 새장에 넣어서 기르지 않는다.

그저 고명한 선비의 마음속에 짝으로 그 울음소리를 듣기만 할 뿐이요,

그들에겐 ‘그만 울어라, 더 울어라’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화미畫眉란 화미조畫眉鳥를 말한다.

두루미목과에 속하는 새이다.

중국이 원산지로 우는 소리가 곱다.

눈 가장자리에 눈썹같은 흰 무늬가 있으므로 화미조라 불린다.

황리백설黃鸝百舌이란 황리黃鸝는 꾀꼬리를 이름이이고,

백설百舌은 때까치를 이르는 말이다.

꾀꼬리는 창경이라고도 한다.

백설은 일명 개고마리, 백로伯勞라고도 한다.

 

<유몽영幽夢影>

幽夢影은 중국의 세계적수필가인 임어당林語堂에 의해 <유몽영>의 저자가 장조張潮라는 실체가 드러났으며

구슬같은 산문체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옷깃을 여미고 재음미하게 만든다.

 

장조는 字를 산래山來, 호號를 심재心齋 또는 삼재도인三在道人이라고 했다.

생몰연대가 분명치 않으나 淸나라 世祖 순치順治 7년(1650)에 태어나

강희康熙 42년(1703)에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비교적 나라가 안정 되고 태평성대를 누렸던 시대에 살았던 인물이다.

유몽영은 ‘그윽한 꿈속의 그림자’란 뜻으로 심오한 논리로 설명하기보다는 직접적으로 가슴에 호소하는

잠언이나 격언처럼 짧은 낱말을 사용하여 설명 하고 있다.

 

마치 시부詩賦를 읽는 듯한 묘미를 느낄 수가 있으며

읽고 나면 상큼한 맛이 남는 듯 신선한 내용을 담고 있다.

 

►두우杜宇=두견杜鵑. 두견새. 접동새. 촉蜀의 망제望帝.

종조소인도終朝少人到 두우자호명杜宇自呼名

아침 내내 오는 사람 없어, 두견이는 제 이름을 부르며 우는구나.

/석원감釋圓鑑 <한중잡영閑中雜詠>

 

두우일성수욕사杜宇一聲愁欲死 만정명월조이화滿庭明月照梨花

두견새 우는 소리 끊이는 듯 시름겨운데, 뜰에 가득 밝은 달 배꽃을 비추네.

/양희지楊熙止 <차진원객관운次珍原客館韻>

 

►소화韶華 화창和暢한 봄의 경치景致. 젊은 때. 靑春 時節.

젊은이처럼 윤택潤澤이 있는 늙은이의 얼굴빛.

 

►오뇌懊惱 뉘우쳐 한탄하고 번뇌하다. 괴로워하다. 고민[번민]하다. 고뇌하다.

 

<새들은 무성한 나무를 향해 따르며 운다.>

 

골짜기 어귀엔 온갖 새들이 우는데

마을 안에는 새 우는 소리 들리지 않네.

 

​나무와 나무들 점점 무성해지니

점점 더 높은 봉우리에 들어가 우는구나.

 

지빠귀는 천 가지 말을 하지만

두견새는 천지사방에 제 이름만 부르네.

 

​모두 다 세월에 아첨 하듯 울어대니

사람들로 하여금 늙게 되길 재촉하네.

 

화창한 봄 경치 갑자기 바뀌면

몇 사람이나 슬퍼하며 번뇌하려는지

 

돌아가는 길엔 한탄하거나 괴로워 말고

마땅히 세상의 이치를 초월하여 닦으리라.

 

 

●杜宇杜宇/이홍위李弘暐(단종端宗)

 

일자원금출제궁一自冤禽出帝宮 스스로 원한 맺힌 새가 되어 궁궐 떠난 후

고신척영벽산중孤身隻影碧山中 몸은 푸른 산중의 그림자 되었다

가면야야면무가假眠夜夜眠無假 밤마다 선잠이고, 잠자려 해도 선잠도 못 이루고

궁한년년한불궁窮恨年年恨不窮 해마다 한을 삭이려도 한은 끝이 없구나

 

성단효잠잔월백聲斷曉岑殘月白 두견새 소리 멎은 새벽 봉우리에 잔월은 희고

혈류춘곡낙화홍血流春谷落花紅 피 흐른 봄 골짜기엔 붉은 꽃잎 떨어진다

천롱상미문애소天聾尙未聞哀訴 하늘은 귀 먹어 내 슬픈 하소연을 듣지 못하고

하나수인이독총何奈愁人耳獨聰 어찌하여 시름 많은 사람만이 귀로 홀로 들어야 하나.

 

►이홍위李弘暐 조선의 제6대 국왕.

묘호는 단종端宗(1441 8, 18 세종23-1457 11, 16 세조3 향년 16세)

 

재위 1452년(단종 즉위년)∼1455년(단종 3). 본관은 전주全州. 이름은 이홍위李弘暐.

아버지는 문종이며, 어머니는 현덕왕후顯德王后 권씨權氏이다.

비는 여산부원군礪山府元君 송현수宋玹壽의 딸 정순왕후송씨定順王后宋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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