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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5권 10-29

매월당 시집 제510-29

10 화초花草

29 절위折葦 갈대를 꺾다

 

절위상점부자유折葦霜粘不自由 갈대를 꺾는 것도 서리가 붙어 불편한데

대지렵렵소지유大枝獵獵小枝柔 큰 가진 흔들흔들 작은 가진 가냘프네.

불시최잔경기안不是摧殘驚起雁 꺾어 상하게 하여 기러길 놀라 깨우는게 아니라면

야응상압온면구也應傷壓穩眠鷗 또한 응당 고요히 잠든 백구 다쳐 누름일세.

 

상건우전성성고霜乾雨戰聲聲苦 서리에 마르고 비에 떨어 소리마다 괴로음이요

일자풍고개개수日炙風敲个个愁 해가 지고 바람이 두들겨 낱낱이 근심일세.

십년증작강호객十年曾作江湖客 이 몸은 십년 전부터 江湖의 客이 되었네만

염청소소반야추厭聽騷騷半夜秋 어수선한 한밤의 가을 소리 듣기가 그리 싫네.

 

부러진 갈대에 서리가 붙으니 자유롭지 못하고

큰 가지는 의젓한데다 작은 가지는 부드럽구나.

바로잡지 못해 꺾였으니 기러기 놀라 일어나고

편안히 응하여 잠자던 물새도 눌리어 다쳤다네.

 

서리에 마르고 비에 떨면서 소리 내기 괴로운데

햇살에 말리고 바람이 두드리니 낱낱이 시름겹네.

십년 이전에 강과 호수의 나그네가 되었으니

몹시 수선한 추상같은 한 밤중에는 듣기 싫구나.

 

►절위折葦 꺾인 갈대

►렵렵獵獵 분별이 있고 의젓함, 매우 슬기롭고 날렵함.

잎사귀가 하늘거리게 부는 바람이 가볍고 부드러움.

 

►소소騷騷 몹시 수선함.

 

 

●후추류시後秋柳詩/신위申緯(1769-1845)

 

무풍탈엽하장연無風脫葉下鏘然 바람도 없는데 잎이 툭 떨어지니

수영사사괘모연瘦影絲絲掛暮煙 여윈 가지가 실처럼 저녁 안개에 매달렸네

절위고하상반주折葦枯荷相伴住 꺾어진 갈대와 마른 연꽃은 서로 의지하고

원앙의랭불성면鴛鴦衣冷不成眠 원앙새는 옷이 얇아 잠들지 못하네

 

►신위申緯(1769-1845) 조선 후기 문신, 서예가, 화가.

자字는 한수漢叟. 호號는 자하紫霞ㆍ경수당警修堂.

 

어려서부터 神童이라 14세 때 소문을 듣고 정조 임금이 궁중으로 불러보고는 크게 칭찬하고 사랑했다.

정조 23년(1799) 문과에 급제하여 都承旨를 거쳐 吏曹參判에 이르렀고 詩書畫의 三絶이라 칭송받았으며

조선 5백년간 시의 제일인자라 일컬어 이후의 시인들이 모두 그를 作詩法의 스승으로 추대했다.

 

글씨와 그림이 모두 뛰어나 그가 쓰거나 그린 종이조각 하나라도 보배로 전해지며

특히 없어져 가는 악부를 보존하려 노력하여 후세의 칭송을 받는다.

 

그의 詩 作品 속에는 국산품 애용, 신분제 철폐, 당쟁黨爭 배격排擊 등이 제시되어 있다.

또한 서화에도 일가를 이루어 詩書畵 3絕로 有名하다.

 

시에 있어 한국적인 특징特徵을 찾으려고 努力했으며 특히 없어져 가는 樂府를 保存하려 했다.

한역한 소악부小樂府와 시사평詩史評인 東人論詩 35수,

우리나라의 관우희觀優戱를 옮긴 관극시觀劇詩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그림은 山水畵와 함께 묵죽에 능했는데

이정李霆ㆍ유덕장柳德章과 함께 朝鮮時代 3대 묵죽 畫家로 손꼽힌다.

 

대표적 作品으로는 <방대도訪戴圖>와 <묵죽도墨竹圖>가 전한다.

글씨는 동기창체董其昌體를 따랐으며 朝鮮時代에 이 書體가 유행하는데 계도적 구실을 했다.

著書로는 <경수당전고警修堂全藁>와

김택영金澤榮이 600여 수를 정선한 <자하시집紫霞詩集>이 刊行되어 전해진다.

 

►장연鏘然 사물의 떨어지는 소리를 형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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