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6권 5-6
5 심방尋訪 방문訪問
6 유도자자산방아고별有道者自山訪我告別
도를 닦는 사람이 있어 몸소 산을 찾아와 내게 이별을 알리다.
이종산중래기시爾從山中來幾時 그대 따라 산 속으로 돌아 온지 얼마인가?
산중추색응처량山中秋色應凄涼 산 가운데 가을빛이 처량하게 화답하네.
담담강안상유풍湛湛江岸上有楓 맑고 깊은 강 언덕에 넉넉한 단풍 오르고
락엽위도풍위장落葉爲舠風爲槳 낙엽으로 거룻배 만드니 바람이 돛대 되네.
석교기측활매태石橋欹側滑莓苔 돌다리 기운 곳에 무성한 이끼 미끄럽고
해호석하운유양解虎錫下雲悠揚 범 싸움 말린 석장 아래 구름 멀리 날리네.
유양수이도강수悠揚隨爾渡江水 태도가 듬직한 그를 따라 강물을 건너서
가풍승피래제향駕風乘彼來帝鄕 바람 타고 올라 저 천제의 낙원에 돌아오네.
부운여이량무심浮雲與爾兩無心 뜬구름 그와 함께하나 둘 다 마음이 없으니
사방상하수영장四方上下誰迎將 천지 사방 위 아래에 누가 맞이하고 보낼까.
방아도두불긍주訪我掉頭不肯住 나를 찾아 머리 흔들며 즐겨 머물려 않다가
천림락조번행장穿林落照飜行裝 숲을 뚫은 저녁 햇살에 행장을 뒤집는구나.
► ‘아 의, 기울 기欹’ 아!(감탄사)
►처량凄涼 마음이 구슬퍼질 만큼 쓸쓸함, 서글프고 구슬픔.
►해호석解虎錫
항룡발降龍鉢 해호석解虎錫 용을 항복받은 발우와 범 싸움 말린 석장이여
►유양悠揚 태도가 듬직하여 급하지 않음. 멀고 아득함.
►제향帝鄕 황성皇城, 제왕帝王이 난 곳, 하느님이 있다는 곳. 上帝의 고향, 天帝가 사는 낙원, 이상향.
►양무심兩無心 도할塗割 양무심兩無心,
인욕선인忍辱仙人이 제석천에 대해서 고맙다는 생각도 없고 가리왕에 대해 아무 괘씸한 생각이 없었다.
약을 발라 줄 때에도 무심하고 할절신체割截身體로 사지백해四肢百骸를 찢어 놓을 때도 무심했다 함.
도 있는 사람이 산에서 나와 나를 방문하였다가 이별을 고하기에
그대 산에서 온 지 얼마 되었나
산의 가을색은 응당 처량하리라
담담한 강 언덕 위에 단풍 있고
낙엽은 배 되고 바람은 상앗대
석교는 비스듬하고 이끼 매끄럽지
범 화해시킨 석장 아래 구름이 날리며
날리듯 그대 따라 강물을 건너서
바람 타고 그렇게 서울로 왔도다
뜬 구름이 그대와 두 마음 아니니
사방 상하 누가 맞아 줄 것인가
나를 찾아 머리 흔들며 머물지 않고
숲 뚫는 낙조에 후딱 행장 차리네
'韓詩 > 매월당집梅月堂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월당 시집 제6권 6-2 (1) | 2025.03.17 |
---|---|
매월당 시집 제6권 6-1 (1) | 2025.03.17 |
매월당 시집 제6권 5-5 (0) | 2025.03.16 |
매월당 시집 제6권 5-4 (0) | 2025.03.16 |
매월당 시집 제6권 5-3 (0) | 2025.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