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哲學/中國哲學

논어論語 제9篇 자한子罕

논어論語 제9篇 자한子罕

자한편은 주로 공자의 학문에 임하는 태도와 仁과 禮의 실천을 다루고 있다.

 

(9-1)

자한언子罕言 리여명여인利與命與仁 공자는 이득과 천명과 인에 관해 말하는 일이 드물었다.

 

►한罕 드물다, 그물

 

제자들이 평소 공자의 가르침에 대하여 기록한 글이다.

공자를 비롯한 유가에서는 利를 의義와 대비시켜 극도로 경계하였다.

이분법적 사고에 의하여 의는 옳고 이는 나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말하는 일이 드물 수밖에 없다.

命은 천명으로서 하늘의 이치는 오묘하여 함부로 말할 수 없으며

공야장 (5-12)에서 제자들이 하늘의 이치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

仁은 사람과의 관계로서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므로, 말을 아낀 것이다.

 

(9-2)

달항당인왈達巷黨人曰 달항마을 사람들이 말했다.

대재大哉 공자孔子 박학이무소성명博學而無所成名

“대단합니다, 공자께서는. 아는 것이 많으니 어디에 이름을 떨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자문지子聞之 위문제자왈謂門弟子曰 공자가 이 말을 듣고 제자들에게 말했다.

오하집吾何執 집어호執御乎 집사호執射乎 오집어의吾執御矣

“내가 무엇을 할까? 말을 탈까, 활을 쏠까, 말을 타자.”

 

►달항達巷 마을이름

►당黨 500집으로 이루어진 마을

►박학博學 배운 것이 많고 학식이 넓음.

►성명成名 이름을 떨침.

►어御 말 다루기, 말 타기, 육예중의 하나

 

마을사람들이 공자가 비록 많이 배우고 많이 알지만 어느 한 분야를 뚜렷하게 잘하는 것은 없다고 비꼰 것이다.

이에 대하여 공자는 이름을 날리려고 한다면 말 타기나 활쏘기 같은 재주를 익힐 수도 있겠지만

군자는 한 가지 재주만을 익혀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군자불기君子不器는 위정 (2-12)에 나와 있다.

 

(9-3)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마면麻冕 예야禮也 금야순今也純 검儉 오종중吾從衆

“삼으로 만든 제관을 쓰는 것이 예의지만 지금은 실로 만들어 검소하니 나도 남 하는 대로 따르겠다.

 

배하례야拜下禮也 금배호상今拜乎上 태야泰也

아래에서 절하는 것이 예의지만 지금은 위에서 절을 하고 있으니 너무 심하다.

 

수위중雖違衆 오종하吾從下 비록 남들과 다르더라도 나는 아래에서 하겠다.”

 

►면冕 제사 때 쓰는 관(冠). 옛날에는 삼 30승(升)으로 짰다.

►순純 생사, 실

►태泰 크다, 심하다, 정도가 지나치다.

 

예의 본질이 시대변화에 어떻게 따를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공자의 해답이다.

예는 형식적인 면에서 사치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검소하게 치르는 경우에는

예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실에 맞게 조정되어야 하지만

예의 본질을 해치면서까지 대중에 영합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9-4)

자절사子絶四 공자는 네 가지를 절대 하지 않았다.

무의毋意 무필毋必 무고毋固 무아毋我

억측하지 않았고 장담하지 않았고 고집부리지 않았고 이기적이지 않았다.

 

무毋는 부정적 자세를 의미한다.

자기 생각이 한 쪽만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하고

반드시 어떻게 된다고 장담하거나 억지 부리는 태도는 잘못된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자신의 감정이나 욕심, 충동 따위를 이성적 의지로 눌러 이기는 克己의 자세와 통한다.

 

(9-5)

자외어광子畏於匡 왈曰 공자가 광 지방에서 (뜻밖의 일을 당해)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문왕기몰文王旣沒 문부재자호文不在玆乎 “문왕은 이미 돌아가셨으나 그의 문화가 여기 있지 않느냐?

 

천지장상사문야天之將喪斯文也 후사자부득여어사문야後死者不得與於斯文也

하늘이 장차 이 문화를 없애려고 한다면 뒷사람이 이 문화를 얻지 못하겠지만

 

천지미상사문야天之未喪斯文也 광인기여여하匡人其如予何

하늘이 아직 이 문화를 없애려하지 않는다면 광 사람들이 나를 어찌 하겠느냐.”

 

►광匡 정鄭나라의 地名

►문왕文王 주나라 고공단보古公亶父의 손자이며 은나라를 멸망시킨 무왕의 아버지. 이름은 창昌, 西伯에 봉해짐.

►자玆 이에, 여기에, 흐릿하다.

►장將 장차, 막 ∼하려한다.

►상喪 죽다, 잃어버리다.

 

정나라 광 지방에서 양호陽虎란 자가 난폭한 짓을 많이 했는데

공자의 인상이 양호와 비슷해서 백성들이 공자를 양호인줄 알고 5일간 포위한 일이 있었다.

뜻밖의 일을 당하여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서도 공자는 자신이

문왕이 남긴 문화적 유산을 이어받은 후계자이므로 하늘이 돌보아주리라는 확신을 가졌던 것이다.

이러한 굳센 사명감이 공자를 위대한 스승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9-6)

대재문어자공왈大宰問於子貢曰 태재가 자공에게 물었다.

부자夫子 성자여聖者與 하기다능야何其多能也 “공자는 성인인가, 어찌 그렇게 재주가 많으신지.”

 

자공왈子貢曰 자공이 답했다.

고천종지장성固天縱之將聖 우다능야又多能也

“선생님은 본래 하늘이 내신 성인이시며 또 재주도 많으십니다.”

 

자문지왈子聞之曰 공자가 이 말을 듣고 말했다.

대재지아호大宰知我乎 “태재야말로 나를 알아주는구나.

오소야천吾少也賤 고故 다능비사多能鄙事 나는 어려서 미천했기 때문에 변변찮은 잔재주에 능하게 되었다.

군자君子 다호재多乎哉 부다야不多也 군자가 재능이 많아야 하느냐? 재주가 많을 필요가 없다.”

 

노왈牢曰 노가 말했다.

자운子云 오불시고예吾不試故藝

“공자께서는 자신이 벼슬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주가 많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태재大宰() 벼슬이름

►고固() 오로지, 한결같이, 본래

►종縱() 늘어놓다. 펴놓다

►노牢 금뇌琴牢 또는 금장琴張, 자는 자개子開. 공자의 제자

(牢 우리 뢰/뇌, 깎을 루/누, 뒤져 빼앗을 로/노)

►시試 시험보다. 채용되다.

 

세상에 많이 알려진 성인이나 현인들은 거의 모두 다재다능하지 않다.

오로지 한 분야에 전념하여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런데 공자는 어릴 때 생계를 위하여 이것저것 많은 일을 한 탓에 여러 재주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공자는 君子不器라 하여 전문가가 되는 것을 꺼려하였다.

용도가 정해지면 세상을 넓게 볼 수 없어 군자에게는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어릴 때 경험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일까?

 

(9-7)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오유지호재吾有知乎哉 무지야無知也 “내가 아는 것이 있는가? 아는 것이 없다.

 

유비부문어아有鄙夫問於我 공공여야空空如也 아고기양단이갈언我叩其兩端而竭焉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이 나에게 시시한 것을 묻더라도 나는 정성을 다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알려준다.”

 

►비부鄙夫 고루하여 깊은 맛이 없는 사람

►고叩 두드리다. 정성스러운

►양단兩端 일의 본말, 처음부터 끝까지

►갈竭 다하다, 물이 마르다.

 

공자 자신이 아는 것이 없다고 한 것은 겸양이다.

하찮고 어리석은 자의 시시한 물음에도 정성을 다해 일의 전말을 살펴 설명해주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 점이 바로 知者로서의 공자의 참모습이다.

 

(9-8)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봉조부지鳳鳥不至 하불출도河不出圖 오이의부吾已矣夫

“봉황새도 오지 않고, 황하에서 용마 그림도 안 비치니 나도 이제 그만이다.”

 

►봉조鳳鳥 봉황의 수컷. 전설에 나오는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새, 순제와 문왕 때 나타났다는 설이 있다.

►하도河圖 팔괘 복희씨 때 황하에서 용마가 팔괘도문을 등에 지고 나왔다는 설이 있다.

 

공자 만년에 聖王이 나오지 않음을 탄식한 말로서

끝내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일생을 마치게 될지 모르겠다는 아쉬움이 묻어있다.

 

(9-9)

자견자최자子見齊衰者 면의상자冕衣裳者 여고자與瞽者 견지見之

공자는 상복 입은 사람이나 예복 입은 사람 그리고 소경을 만나면

 

수소雖少 필작必作 과지필추過之必趨

비록 어리더라도 반드시 일어났으며 앞을 지날 때는 빠르게 걸었다.

 

►자최齊衰 아들이 어머니의 상에 입는 상복喪服. 거친 생마포로 아랫단을 접어서 지은 상복

상례喪禮에서 규정한 오복제五服制(참최斬衰·자최齊衰·대공大功·소공小功·시마緦麻)

 

►면의상冕衣裳 예복禮服, 관복官服

►고瞽 소경, 마음이 어둡다.

►작作 일어나다.

►추趨 총총걸음으로 걷다.

 

상제나 관인, 소경은 모두 일반인들과는 다르므로 공자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일반인들과는 다른 태도를 취한 것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공자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향당 (10-16)에도 같은 내용이 있다.

 

(9-10)

안연顔淵 위연탄왈喟然歎曰 안연이 한숨 쉬고 탄식하며 말했다.

앙지미고仰之彌高 찬지미견鑽之彌堅 첨지재전瞻之在前 홀언재후忽焉在後

“우러러 볼수록 더욱 높고, 뚫고 들어갈수록 더욱 굳고, 쳐다보면 앞에 계시다가 어느새 뒤에 계신다.

 

부자순순연선유인夫子循循然善誘人 선생님께서는 차근차근 사람들을 잘 이끌어 주신다.

박아이문博我以文 약아이례約我以禮 욕파불능欲罷不能

학문으로 나를 넓혀주시고 예로서 자신을 단속하게 하시니 그만두려 하여도 그만둘 수 없다.

 

기갈오재旣竭吾才 여유소립탁이如有所立卓爾 내 재주는 바닥났고 높은 탁자가 서있는 것 같다.

수욕종지雖欲從之 말유야이末由也已 비록 따르고 싶으나 미치지 못할 뿐이다.”

 

►안연顔淵 성은 안顔, 이름은 회回, 자는 자연子淵, 공자의 제자

►위喟 한숨 쉬다.

►미彌 두루, 널리, 극에 다다르다.

►찬鑽 뚫다, 구멍을 내다.

►홀忽 돌연, 갑자기

►순순循循 가지런하고 질서가 있다.

►탁卓 높다. 세우다. 탁자

►말유末由 가까운 지름길이 없다.

 

공자를 존경하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러면서도 공자를 닮고 싶은 열망에 가득 차 있다.

공자 또한 안연을 아끼고 사랑하였다.

스승과 제자 간의 정의가 남다르다는 것을 주위에서도 알고 있었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생각난다.

 

(9-11)

자질병子疾病 자로사문인子路使門人 위신爲臣 공자가 병이 들었을 때 자로가 제자들을 신하처럼 꾸미려고 하였다.

병간왈病間曰 (이 사실을 알고) 병에 차도가 있자 (공자가) 말했다.

구의재久矣哉 유지행사야由之行詐也 “오래되었나, 유(자로)가 속임수를 쓴 것이.

 

무신이위유신無臣而爲有臣 오수기吾誰欺 기천호欺天乎

없는 신하를 있는 것처럼 하다니 내가 누구를 속일까. 하늘을 속일까?

 

차여여기사어신지수야且予與其死於臣之手也 무녕사어이삼자지수호無寧死於二三子之手乎

또 나는 신하들 손에서 죽느니 차라리 여러 제자들 손에서 죽는 것이 편안하지 않겠느냐.

 

차여종부득대장且予縱不得大葬 여사어도로호予死於道路乎

또 나는 설령 성대한 장례의 예는 못 받더라도 길가에서 죽기야 하겠느냐.”

 

►자로子路 계로季路라고도 한다. 성은 중仲, 이름은 유由, 공자의 제자

►간間 (병에) 차도가 있다.(=한)

►차且 장차, 또

►녕寧 편안하다, 거상하다.

►종縱 설령 ∼일지라도, 세로, 느슨하게 하다

 

공자는 제례를 중요시하였지만 참례僭禮 또는 과례過禮 또한 매우 못마땅해 하였다.

공자가 병이 깊어지자 제자들이 공자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려고 한 것을 알고는 이를 나무란 것이다.

스승의 장례만이라도 크게 치르려고 하는 제자들의 마음씀씀이는 본받을 만 하다.

 

(9-12)

자공왈子貢曰 자공이 말했다.

유미옥어사有美玉於斯 온독이장제韞匵而藏諸 구선가이고제求善賈而沽諸

“아름다운 옥이 있다면 궤 속에 감출까요, 좋은 장사치에게 팔까요?”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고지재沽之哉 고지재沽之哉 아我 대가자야待賈者也

​“팔아야지, 팔아야지. 나는 장사치를 기다린다.”

 

►자공子貢 성은 단목端木, 이름은 사賜, 공자의 제자

►온韞 감추다. 둘러 덮어서 보이지 않게 하다.

►독匵 궤, 상자

 

자공이 공자를 옥에 비유하여 물어본 것인데 이 물음에 대한 공자의 대답을 보면

역시 공자는 벼슬에 나가길 원하지만 어진 군주가 불러주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옥이라도 아무에게나 팔려고 하면 제 값을 못 받기 때문이다.

자공이 이런 물음을 한 것을 보면 자공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9-13)

자욕거구이子欲居九夷 혹왈惑曰 공자가 오랑캐 땅에서 살고 싶어 하자 어떤 사람이 말했다.

누陋 여지하如之何 “누추할 터인데 어떻게 하십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군자거지君子居之 하누지유何陋之有 “군자가 사는데 어찌 누추하겠습니까.”

 

►구이九夷 중국에서 말하는 동쪽의 오랑캐. 동이東夷

►누陋 누추하고 좁다.

 

구이는 중국의 입장에서 자신들 나라밖의 사람들은 모두 오랑캐로 불렀다.

동이東夷, 서융西戎, 남만南蠻, 북적北狄이 그것이다.

공자가 왜 구이에서 살고 싶다고 했는지 알 수 없으나

<易經>에 명이구明夷句라는 글귀가 있는 것으로 보아 문명이 발달했던 곳이라 생각된다.

조선시대 유학자들은 이 구절을 놓고 우리나라가 공자가 살고 싶었던 곳이라고 자화자찬하였다.

 

(9-14)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오자위반노연후吾自衛反魯然後 악정樂正 아송雅頌 각득기소各得其所

“내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온 후 음악을 바로 잡아 아와 악이 각각 자리 잡았다.”

 

►아송雅頌 아는 궁정음악 105편을, 송은 종묘음악 40편을 말한다.

►각득기소各得其所 각각 그 차례가 정리되다.

 

공자가 노나라로 돌아온 것이 노나라 애공 11년 겨울로 당시 공자의 나이는 68세였다.

공자가 詩歌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정리한 시기라 생각된다.

 

(9-15)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출즉사공경出則事公卿 입즉사부형入則事父兄 상사喪事 불감불면不敢不勉

“밖에서는 공경을 섬기고 안에서는 부형을 모시며 상사는 정성을 다하고

 

불위주곤不爲酒困 하유어아재何有於我哉

술을 마셔서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아야 하는데 어떻게 내가 할 수 있을까.”

 

►불감불면不敢不勉 함부로 하지 않고, 억지로 하지 않고

►주곤酒困 술을 마셔서 마음이 산란해 지는 것

 

“어떻게 내가 할 수 있을까(何有於我哉)”는 공자의 겸양으로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공경이나 부형을 섬기거나 상사에 정성을 다하고

술 때문에 곤경을 겪는 일 같은 것쯤이야 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자의 주량에 관하여 향당 (10-8)에서 공자는 술을 많이 마셨지만

비틀거릴 정도까지 먹지 않았다고 하여 대단한 주량을 가진 것으로 나와 있다.

 

(9-16)

자재천상왈子在川上曰 공자가 냇가에서 말했다.

서자여사부逝者如斯夫 “사람이 떠나는 것도 이와 같다.

불사주야不舍晝夜 밤낮으로 흘러 머물지 않는다.”

 

►서逝 떠나다. 죽다

►사舍 집, 머무는 곳

 

냇물은 쉬지 않고 흐르되 되돌아오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인생도 냇물처럼 흘러갈 뿐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공자도 인생의 덧없음을 느낀다는 점에서 우리와 같다.

 

(9-17)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오미견호덕吾未見好德 여호색자야如好色者也

“나는 아직 여자를 좋아하듯 덕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예나 지금이나 남자가 여색을 탐하는 것은 바뀌지 않은 모양이다.

여색은 밝히지만 덕의 실천에는 게으른 세태를 한탄한 것이다.

학이 (1-7)의 현현역색賢賢易色도 비슷한 의미를 나타내며 위령공 (15-12)에도 같은 내용이 있다.

 

(9-18)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비여위산譬如爲山 미성일궤未成一簣 지止 오지야吾止也

“산 쌓는 것과 비유하면 한 삼태기 모자라 그만 두어도 내가 멈춘 것이며

 

비여평지臂如平地 수복일궤雖覆一簣 진進 오왕야吾往也

땅을 평평하게 하는 것과 비유하면 비록 한 삼태기 쏟더라도 내가 시작한 것이다.”

 

►위산爲山 흙으로 산을 쌓는 것

►궤簣 삼태기

 

모든 것은 자기책임이라는 것이다.

공자는 학문을 익히는 자세로서 자주성, 자율성, 주체성을 강조하였다.

 

(9-19)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어지이불타자語之而不惰者 기회야여其回也與 “일러준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 자는 회(안회)뿐이다.”

 

►타惰 게으르다. 소홀히 하다.

 

안연의 성실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공자가 일러준 말을 빨리 이해할 뿐 아니라 그것을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곧 실천에 옮기고 있다.

공자가 칭찬할만한 인물이다.

 

(9-20)

자위안연왈子謂顔淵曰 공자가 안연을 평하여 말했다.

석호惜乎 오견기진야吾見其進也 오미견기지야吾未見其止也

“애석하도다. 나는 그가 앞으로 나가는 것은 보았지만 그만두는 것은 보지 못하였다.”

 

안연은 학덕이 높고 재질이 뛰어나 공자가 항상 칭찬을 아끼지 않은 제자였다.

가난하고 불우한 가운데서도 학문에 정진하였으나 공자보다 먼저 죽었다.

 

(9-21)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묘이불수자유의부苗而不秀者有矣夫 수이부실자유의부秀而不實者有矣夫

“싹이 나도 꽃이 피지 않는 사람이 있고 꽃이 피더라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수秀 빼어나다. 꽃이 피다.

 

목표를 향하여 꾸준히 노력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한 것이다.

마치 식물이 싹이 터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과정처럼 자연의 시련을 겪는 것과 같다.

공자가 제자들의 학문깊이와 자세를 비유한 말로서

꽃이 피고 열매 맺을 시점에 서리를 맞고 떨어진 안회를 생각하며 한 말이다.

 

(9-22)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후생後生 가외可畏 “젊은이가 두렵다.

언지래자지불여금야焉知來者之不如今也 어찌 앞으로의 그들 지식이 지금보다 못하다 할 수 있을까.

 

사십오십이무문언四十五十而無聞焉 사역부족외야이斯亦不足畏也已

(그러나) 사십 오십이 되어도 그런 소문이 들리지 않으면 역시 두려워할 것이 못된다.”

 

►후생後生 선생의 반대, 나보다 어린 사람

►무문無聞 소문이 들리지 않다.

 

어린 사람은 대개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는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다.

사오십이 되었어도 허송 세월을 보낸 사람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공자도 학문에 대한 경쟁을 인정하고 본인 스스로 이를 의식하고 두려워했다는 점에서 세상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9-23)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법어지언法語之言 능무종호能無從乎 개지위귀改之爲貴

“바르게 한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있나,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손여지언巽與之言 능무열호能無說乎 역지위귀繹之爲貴

부드러운 말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나, 참뜻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열이불역說而不繹 종이불개從而不改 오말여지하야이의吾末如之何也已矣

기뻐하여도 참뜻을 찾지 못하고 따르면서도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면 나도 어찌할 수가 없다.”

 

►법어法語 바르게 이야기하여 깨우치게 하는 말

►손여巽與 서로 돕는 부드러운 말

►역지繹之 찾다. 풀어내다.

 

허물을 고치거나 진리를 찾거나 모두 자기하기 나름이다.

스승에게서 아무리 훌륭한 가르침을 받더라도 본인 스스로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9-24)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주충신主忠信 무우불여기자毋友不如己者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충실과 믿음을 으뜸으로 삼고 나만 못한 사람과는 벗하지 말며 허물이 있으면 지체 없이 고쳐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는 상대적인데 나보다 못한 사람과는 벗하지 말라고 하면 사실상 벗을 사귀기 어렵다.

학이 (1-8)에도 같은 내용이 있다.

반면 술이 (7-21)에서는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고 하였다.

 

(9-25)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삼군三軍 가탈수야可奪帥也 필부匹夫 불가탈지야不可奪志也

“삼군의 장수는 빼앗을 수 있지만 필부의 뜻은 빼앗을 수 없다.”

 

►삼군三軍 12,500명. 천자는 육군, 제후는 삼군이다.

►필부匹夫 신분이 낮고 보잘 것 없는 사내

 

필부란 하찮은 사내지만 그의 뜻이 확고하다면 이를 침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 사람의 자유의사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자유를 확인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9-26)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의폐온포衣敝褞袍 여의호맥자與衣狐貉者

“누더기 무명옷을 걸치고 여우나 담비가죽으로 만든 털옷을 입은 사람과 같이 있어도

 

입이불치자立而不恥者 기유야여其由也與 아무렇지 않은 사람은 유(자로)일 것이다.

불기불구不忮不求 하용부장何用不臧 질투하지 않고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니 어찌 착하지 아니한가.”

 

자로종신송지子路終身誦之 자왈子曰 자로가 항상 외웠더니 공자가 말했다.

시도야是道也 하족이장何足以臧 “그것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이지만 어찌 그것만으로 착하다고 하겠느냐.”

 

►기忮 남이 가진 것을 질투하다. 원망하다.

►구求 내게 없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 不求는 <시경 衛風 웅치雄稚>편에서 따온 말이다.

►장臧 착하다, 두텁다.

►종신終身 항상

►송誦 외우다, 암송하다.

 

부귀란 누구나 탐내는 것이지만 남이 가진 것을 질투하지 않고

내게 없다고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어찌 착한 행실이 아니겠는가.

공자가 시경을 인용하여 자로를 칭찬하자 자로는 항상 이 구절을 외우고 다녔다.

공자는 자로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선행에 힘쓰라고 독려한 것이다.

 

(9-27)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세한연후歲寒然後 지송백지후조야知松栢之後彫也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세한歲寒 매우 심한 한 겨울의 추위

►조彫 시들어 떨어지다.

 

평시에는 잘 모르지만 어려움을 만나야 비로소 사람 됨됨이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한 겨울에도 시들 줄 모르는 송백을 군자와 비유하곤 한다.

 

(9-28)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지자불혹知者不惑 인자불우仁者不憂 용자불구勇者不懼

“지혜로운 사람은 흔들리지 않고 어진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中庸에서 지는 知天命이요, 인은 行仁이요 용은 용庸으로서의 항구불식恒久不息이다.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치가 분명하기 때문이요,

근심하지 않는 것은 항상 하늘의 뜻에 따르기 때문이며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정의에 의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9-29)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가여공학可與共學 미가여적도未可與適道 “함께 배우더라도 같은 길을 간다고 할 수 없고

가여적도可與適道 미가여립未可與立 같은 길을 걷더라도 같은 목표를 세우지 못하며

가여립可與立 미가여권未可與權 같은 목표를 세웠더라도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

 

►권權 저울추, 저울질하다

 

학·도·입·권은 학문의 성취과정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스승 밑에서 똑같이 배우더라도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차이가 날수 있다는 뜻이다.

 

(9-30)

당체지화唐棣之華 편기반이偏其反而 산앵두나무 꽃이 춤을 추네.

기불이사豈不爾思 실시원이室是遠而 어이 그대 생각 없으랴. 계신 곳 멀기만 하네.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미지사야未之思也 부하원지유夫何遠之有 “생각이 모자라는 것이지 어찌 멀다 할 수 있을까.”

 

►체棣 산앵두나무

►편기반이偏其反而 꽃잎이 반씩 뒤집어 지다. 곧 춤을 추듯 펄럭이는 모습을 그렸다.

 

정이 깊으면 천리 먼 곳도 바로 뜰 앞 같고, 정이 성글면 한 방에 있더라도 멀리 떨어진 것 같다.

그러므로 공자는 생각이 모자란다고 한 것이다.

한편 이 말은 학문의 길이 아무리 멀다하더라도 뜻만 있으면 이룰 수 있다는 비유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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