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哲學/中國哲學

논어論語 제12篇 안연顔淵

논어論語 제12篇 안연顔淵

안연편은 仁과 君子에 대한 공자의 생각을 알 수 있으며 나라를 다스릴 때 위정자들이 지켜야 할 일들을 말하고 있다.

 

(12-1)

안연문인顔淵問仁 자왈子曰 안연이 인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 “자기의 욕심을 누르고 예를 따르는 것이 곧 인이다.

 

일일극기복례一日克己復禮 천하귀인언天下歸仁焉

하루만 자기의 욕심을 누르고 예를 따르더라도 천하가 인으로 돌아올 것이다.

 

위인爲仁 유기由己 이유인호재而由人乎哉 (인은) 자기에게서 비롯되는 것이지 남에게 달린 것이겠는가.”

 

안연왈顔淵曰 청문기목請問其目 안연이 말했다. “그 조목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비례물시非禮勿視 비례물청非禮勿聽 비례물언非禮勿言 비례물동 非禮勿動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고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

 

안연왈顔淵曰 회수불민回雖不敏 청사사어의請事斯語矣

안연이 말했다. “제가 비록 불민하나 말씀하신대로 하겠습니다.”

 

►안연顔淵 성은 안顔, 이름은 회回, 자는 자연子淵, 공자의 제자.

►극기복례克己復禮 자기의 욕심을 누르고 예의범절을 따름

►유由 말미암다. ∼에서부터

►불민不敏 어리석고 둔하여 재빠르지 못하다.

 

仁의 본질은 자신의 욕심을 억제하고 남의 인격을 존중함에 있는 것이다.

克己란 내가 나를 이기는 행위이므로 먼저 자기부정에서 출발하여

점차 도덕적 자아를 발견하는 행위로 발전하는 것으로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復禮란 예에 따라 쫓으며 예의 본질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12-2)

중궁문인仲弓問仁 자왈子曰 중궁(염옹)이 인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출문여견대빈出門如見大賓 “문을 나서면 귀한 손님을 만난듯하고

사민여승대제使民如承大祭 백성을 부릴 때 큰 제사 받들듯이 하며

기소불욕己所不欲 물시어인勿施於仁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하지마라.

재방무원在邦無怨 재가무원在家無怨 (그러면) 나라에서도 원망이 없고 집에서도 원망이 없을 것이다.”

 

중궁왈仲弓曰 중궁이 말했다.

옹수불민雍雖不敏 청사사어의請事斯語矣 “제가 비록 불민하나 말씀하신대로 하겠습니다.”

 

►중궁仲弓 성은 염冉, 이름은 옹雍, 공자의 제자.

►대빈大賓 공후公候의 손님

►승承 받들다, 공경하여 높이 모시다.

►대제大祭 체禘나 교제郊祭 같은 나라의 큰 제사

 

중궁은 장차 벼슬길에 나갈 것을 기대하고 그와 관련된 인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우선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귀한 손님처럼 대하고

백성들은 큰 제사 지내듯 받들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것이야말로 事民如天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자기가 하기 싫은 것은 남들도 싫어할 것이므로 남에게 하지 말라는 것은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이인 (4-15), 공야장 (5-11), 위령공 (15-23)에도 같은 내용이 나와 있다.

 

(12-3)

사마우문인司馬牛問仁 자왈子曰 사마우가 인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인자仁者 기언야인其言也訒 “어질고 현명한 사람은 말을 더듬거린다.”

왈曰 기언야인其言也訒 사위지인의호斯謂之仁矣乎 (사마우가) 말했다. “말을 더듬는 것이 인이라는 말씀이신가요?”

자왈子曰 위지난爲之難 언지득무인호言之得無訒乎 공자가 말했다. “실천하기 어려운데 말을 더듬지 않을 수 있겠느냐.”

 

►사마우司馬牛 이름은 경耕, 자는 자우子牛, 공자의 제자. 송나라 대부 환퇴桓魋의 아우다.

►인訒 말을 더듬다.

 

仁은 실행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말을 하기 전에 실행할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하기 때문에 말이 제대로 나올 수 없는 것이다.

공자는 사마우가 평소 말이 많고 경솔하였으므로 말을 삼가도록 주의를 준 것이다.

 

(12-4)

사마우문군자司馬牛問君子 자왈子曰 사마우가 군자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군자君子 불우불구不憂不懼 “군자는 근심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왈曰 불우불구不憂不懼 사위지군자의호斯謂之君子矣乎

(사마우가) 말했다. “근심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으면 군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자왈子曰 내성불구內省不疚 부하우하구夫何憂何懼

공자가 말했다. “스스로 살펴 부끄러워할 것이 없으면 무엇이 근심되고 무엇이 두려울까.”

 

►우憂 근심하다.

►구懼 두려워하다. 위태로워하다.

►구疚 오랜 병, 근심하다 꺼림칙하다. 부끄러워하다.

 

사마우는 그의 형 환퇴桓魋의 난으로 근심이 많은 처지였다.

환퇴는 송나라의 권력자로서 자기 영지를 기반으로 반란을 일으키자

송 경공은 그의 형 환소에게 토벌하라고 맡겼는데 환소까지 반란에 가담하고 말았다.

그 후 그들은 반란이 실패하자 모두 달아나고 사마우도 이때 달아나서 형제들이 모두 흩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처지에 있던 제자에게 공자는 남이 뭐라 하든지 스스로 잘못이 없다면

근심할 것도 두려울 것도 없다면서 위로한 것이다.

 

(12-5)

사마우우왈司馬牛憂曰 사마우가 근심하며 말했다.

인개유형제人皆有兄弟 아독망我獨亡 “남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나만 혼자로구나.”

 

자하왈子夏曰 자하가 말했다.

상商 문지의聞之矣 사생유명死生有命 부귀재천富貴在天

“내(상)가 듣기로는 죽고 사는 것도 운명이고 부귀도 하늘에 달렸다고 한다.

 

군자경이무실君子敬而無失 여인공이유례與人恭而有禮

군자가 정중하면서 (도리를) 잃지 않고 남들에게 공손하며 예를 지킨다면

 

사해지내四海之內 개형제야皆兄弟也 군자하환호君子何患乎 무형제야無兄弟也

사해 안이 모두 형제이니 군자가 어찌 형제 없음을 걱정하는가.”

 

►자하子夏 성은 복卜, 이름은 상商, 공자의 제자

 

세상 사람들과 공경의 예로 사귄다면 천하의 벗이 모두 내형제처럼 될 수 있다는 말로써

형제가 흩어져 서로 소식을 몰라 걱정하고 있는 사마우를 달래는 것이다.

 

(12-6)

자장문명子長問明 자왈子曰 자장이 밝다는 것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침윤지참浸潤之讒 부수지소불행언膚受之愬不行焉 가위명야이의可謂明也已矣

“물이 스며드는 것 같은 모략과 피부를 자극하는 호소에도 끌려가지 않는다면 (사리에) 밝다고 할 수 있다.

 

침윤지참浸潤之讒 부수지소불행언膚受之愬不行焉 가위원야이의可謂遠也已矣

스며드는 모략과 피부를 자극하는 호소에도 끌려가지 않는다면 (밝음이) 멀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자장子張 성은 전손顓孫, 이름은 사師, 공자의 제자

►명明 어리석음의 어둠을 깨고 진리를 깨닫는 지혜

►침윤浸潤 물이 스며들다. ►참讒 참소하다, 중상하다 ►부수膚受 살갗에 닿다.

►소愬 하소연하다 ►원遠 멀리, 멀어지다. ►이已 그치다, 그만두다, 버리다.

 

明은 명철明哲이니 총명하고 사리에 밝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私情에 말려들지 않아야 함을 말하고 있다.

즉 사리를 옳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公平無私 한 처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2-7)

자공문정子貢問政 자왈子曰 자공이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족식족병足食足兵 민신지의民信之矣

“식량을 풍족히 하고 군비를 충실하게 하며 백성들이 믿게 되어야 한다.”

 

자공왈子貢曰 필부득이이거必不得已而去 어사삼자於斯三者 하선何先

자공이 물었다. “부득이하여 버려야 한다면 이 셋 중 어느 것이 먼저 입니까?”

 

왈曰 거병去兵 (공자가) 말했다. “군비를 버려야 한다.”

 

자공왈子貢曰 필부득이이거必不得已而去 어사이자於斯二者 하선何先

자공이 물었다. “부득이하여 버려야 한다면 이 둘 중 어느 것이 먼저 입니까?”

 

왈曰 (공자가) 말했다.

거식去食 자고自古 개유사皆有死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식량을 버려야 한다. 예로부터 사람은 모두 죽는 것이지만 백성들의 믿음 없이는 (나라를) 지탱하지 못한다.”

 

►자공子貢 성은 단목端木, 이름은 사賜, 공자의 제자

►족식足食 내정의 충실을 의미한다.

►족병足兵 외부로부터의 침입에 대한 방어를 의미한다.

►자고自古 자고이래로, 예로부터 내려오면서

 

나라를 다스림에는 경제와 국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백성들의 신뢰가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백성들이 위정자를 믿지 못하면 비록 먹을 것이 넉넉하더라도 불안할 것이며

군비가 갖추어져 있더라도 외적의 침입에 대처하지 못하게 되므로 백성들의 믿음이 나라의 근본이 아닐 수 없다.

 

(12-8)

극자성왈棘子成曰 극자성이 말했다.

군자君子 질이이의質而已矣 하이문위何以文爲 “군자는 바탕이면 그만이지 꾸며서 무엇 하겠습니까?”

 

자공왈子貢曰 자공이 말했다.

석호惜乎 “애석합니다.

 

부자지설夫子之說 군자야君子也 사불급설駟不及舌

선생께서 말하는 군자는 네 필 말이 끄는 수레도 혀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문유질야文猶質也 질유문야質猶文也 문체는 바탕과 같아야 하고 바탕은 문체와 같아야 합니다.

호표지곽虎豹之鞹 유견양지곽猶犬羊之鞹 호랑이나 표범의 가죽은 개나 양의 가죽과 마찬가지입니다.

 

►극자성棘子成 위나라 대부

►사駟 한 채의 수레를 끄는 네 필의 말

►유猶 마치 ∼와 같다.

►곽鞹 가죽

 

사불급설駟不及舌은 말재주는 4필의 말이 끄는 수레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으로 극자성의 말장난을 비판한 것이다.

군자는 바탕(質)과 문채(文)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므로

실상의 바탕과 겉으로 드러난 모양이 일치되어야 진정으로 군자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12-9)

애공문어유약왈哀公問於有若曰 연기용부족年饑用不足 여지하如之何

애공이 유약에게 묻기를 “흉년으로 재정이 부족하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유약대왈有若對曰 합철호盍徹乎 유약이 대답했다. “어찌 십일조를 쓰지 않으십니까?”

왈曰 이二 오유부족吾猶不足 여지하기철야如之何其徹也

(애공이) 말했다. “십 분의 이도 나에겐 오히려 부족한데 어찌 십일조로 하겠소.”

 

대왈對曰 (유약이) 대답했다.

백성족百姓足 군숙여부족君孰與不足 백성부족百姓不足 군숙여족君孰與足

“백성이 넉넉하면 군주가 무엇이 부족하며 백성이 부족한데 군주가 무엇이 넉넉하겠습니까.”

 

►애공哀公 노나라 임금. 정공의 아들. 이름은 장蔣

►유자有子 성은 유有, 이름은 약若, 공자의 제자

►합盍 어찌 아니하다.

►철徹 주나라의 십일조 세법

►숙孰 누구, 어느, 무엇

 

흉년에는 백성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의당 감세하여야 함에도 애공은 십분의 이를 거두어들이고 싶은 것이다.

이에 대하여 유자는 어려운 때일수록 백성들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예나 지금이나 세금에 대한 정책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12-10)

자장문숭덕변혹子長問崇德辨惑 자왈子曰 자장이 인격을 높이고 미혹함을 분별하는 것을 묻자 공자가 말했다.

주충신主忠信 사의徙義 숭덕야崇德也 “충실과 믿음을 으뜸으로 삼고 옳은 것을 취하는 것이 인격을 높이는 것이다.

애지愛之 욕기생欲其生 오지惡之 욕기사欲其死 사랑하면 살기를 바라지만 미워하면 죽기를 바란다.

기욕기생旣欲其生 우욕기사又欲其死 시혹야是惑也 기왕에 살기를 바라면서 또 죽기를 바라니 이것이 미혹함이다.

 

성불이부誠不以富 역지이이亦祗以異

(<시경>에) 정말로 재산이 많은 부자이기 때문이 아니고

자기 아내와는 다른 여자에게 미혹되었을 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혹惑 미혹하다,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

►사徙 옮기다. 잡다, 취하다.

 

인격을 높이는 것(崇德)은 자기수양이며 미혹한 것을 분별하는 것은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다.

기왕에 살기를 바라면서 또 죽기를 바라는(旣欲其生 又欲其死) 것은

토지를 나누어주고는 세금으로 거듭 거두어 간다는 의미다.

위정자가 취렴聚斂으로 致富하는 것은 덕을 손상시키는 짓이니 백성들로부터 원망을 들을 뿐이라는 의미다.

성불이부誠不以富 역지이이亦祗以異는 <시경 小雅 아행기야我行其野>의 한 구절로 미혹을 설명하고 있다.

숭덕에 대하여는 (12-21)에 번지와의 대화에도 나온다.

 

(12-11)

제경공齊景公 문정어공자問政於孔子 공자대왈孔子對曰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군주는 군주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합니다.”

 

공왈公曰 선재善哉 공이 말하기를 “좋은 말입니다.

신여군불군信如君不君 신불신臣不臣 진실로 군주가 군주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며

부불부父不父 자불자子不子 아비가 아비답지 않고 자식이 자식답지 않다면

수유율雖有粟 오득이식제吾得而食諸 비록 먹을 것이 있어도 내가 얻어먹을 수밖에요.”

 

►제경공齊景公 제나라 군주. 성은 강姜, 휘는 저구杵臼.

►신信 진실로, 성誠

►율粟 밤, 곡식이나 과일이 잘 익다. 산출, 식량

 

공자가 제나라에 가서 경공을 만났을 때 제나라의 사회질서가 어지러운 것을 보고 충고한 말로써

군주는 군주에 맞게 행동하여야 하고, 신하는 신하대로 그에 맞는 윤리와 질서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이름에 맞게 행동하라는 얘기다.

여기에서 공자의 정명론을 찾을 수 있다.

이를 달리 말하면 사람은 사람다워야 사람으로서의 구실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12-12)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편언片言 가이절옥자可以折獄者 기유야여其由也與 “한쪽 말만 듣고 판결할 수 사람은 유(자로)일 것이다.

자로子路 무숙낙無宿諾 자로는 승낙을 머뭇거리지 않는다.”

 

►자로子路=계로季路. 성은 중仲, 이름은 유由, 공자의 제자

►편언片言 한쪽 말

►절옥折獄 송사의 판결

►숙宿 유예하다. 묵혀두다.

 

송사에는 원고와 피고 양측 모두에게서 말을 들어야 할 것인데

자로는 한쪽 말만 듣고도 정확한 판단을 내린 것을 칭찬한 것이다.

즉 자로의 성격은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아무리 똑똑하더라도 이를 칭찬한다는 것이 맞는 것일까?

 

(12-13)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청송聽訟 오유인야吾猶人也 필야사무송호必也使無訟乎

“재판을 하기 위하여 송사를 듣는 것은 나도 남들처럼 할 수 있지만 반드시 송사가 없도록 해야 된다.”

 

►청송聽訟 재판을 하기 위하여 송사를 들음.

 

청송은 이미 송사가 터진 후의 일이고 무송은 송사의 근원을 다스리는 일이니

모든 일에 대한 원인을 살펴 송사가 없도록 함이 가장 좋은 것이다.

송사가 없는 세상이야말로 공자가 꿈꾸는 세상일 것이다.

 

(12-14)

자장문정子長問政 자왈子曰 자장이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거지무권居之無倦 행지이충行之以忠 “평소 게으르지 말고 실행은 성실하게 하여야 한다.”

 

►권倦 게으르다. 피로하다.

►충忠 성실하다.

 

정치의 요체는 바르게 하는데 있다.

자신을 바르게 하고 평소에도 올바른 정치만을 생각하며 그 것을 실행에 옮길 때에는 성실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12-15)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박학어문博學於文 약지이례約之以禮 역가이불반의부亦可以弗畔矣夫

“널리 배우고 예로써 단속한다면 역시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박博 넓다, 깊다, 많다.

►반畔 어그러지다, 논밭의 경계

 

이것저것 배우다 보면 엉뚱한 길로 들어설 수 있으므로

예로써 스스로를 단속한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옹야 (6-26)에 같은 내용이 나온다.

 

(12-16)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군자君子 성인지미成人之美 불성인지오不成人之惡 소인小人 반시反是

“군자는 남의 좋은 점은 키워주고 나쁜 점은 키워주지 않지만 소인은 이와 반대다.”

 

군자는 선행은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악행은 한사코 만류해야 하는 것이다.

 

(12-17)

계강자季康子 문정어공자問政於孔子 공자대왈孔子對曰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정자政者 정야正也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자수이정子帥以正 숙감부정孰敢不正 그대가 앞장서서 바르게 하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季康子계강자 성은 계손季孫, 이름은 비肥, 강康은 시호, 계환자季桓子의 뒤를 이어 노나라 대부가 되었다.

►솔帥 앞장서다, 거느리다, 인도하다.

 

계강자는 당시 군주를 능가할 정도로 세력이 막강하였다.

따라서 계강자 자신이 솔선수범하면 누가 감히 부정한 일을 저지를 수 있겠느냐고 한 것이다.

 

(12-18)

계강자季康子 환도患盜 문어공자問於孔子 공자대왈孔子對曰

계강자가 도둑을 걱정하여 공자에게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구자지불욕苟子之不欲 수상지雖賞之 부절不竊

“진실로 그대가 욕심 부리지 않는다면 비록 상을 준다 하더라도 (백성들은) 훔치지 않을 것입니다.”

 

►구苟 진실로(=誠) ►절竊 훔치다

 

나라가 어지러워 백성들이 굶주리고 헐벗었으니 좀도둑 또한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위정자가 재물을 탐내 백성들로부터 마구 걷어 들이지 않고

앞 (12-17)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정치를 바르게 한다면 백성들이 도둑질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충고다.

 

(12-19)

계강자문정어공자왈季康子問政於孔子曰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하여 묻기를

여살무도如殺無道 이취유도以就有道 하여何如 “무도한 자를 죽여서 바른길로 나오도록 하면 어떻겠습니까?”

공자대왈孔子對曰 공자가 대답했다.

자위정子爲政 언용살焉用殺 “그대는 정치를 한다면서 어찌 (사람을) 죽이려 합니까.

자욕선子欲善 이민선의而民善矣 그대가 잘하면 백성도 잘 할 것입니다.

 

군자지덕君子之德 풍風 소인지덕小人之德 초草 초상지풍草上之風 필언必偃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은 풀이니 풀 위로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쓰러지는 것입니다.”

 

►취就 나아가다, 따르다

►언偃 쓰러지다, 넘어지다.

 

악인을 엄벌로 다스리면 겉으로 복종하더라도 마음으로 따르지 않으므로

강경책보다는 교화정책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의 역사에서 엄벌정책과 교화정책은 끊임없이 논란이 있었던 사안으로 어느 쪽이 옳은지 해답이 없는 문제다.

 

(12-20)

자장문子長問 사하여士何如 사가위지달의斯可謂之達矣

자장이 묻기를 “선비가 어떻게 해야 깨달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자왈子曰 하재何哉 이소위달자爾所謂達者

공자가 말했다. “무엇이냐, 이른 바 깨달았다고 하는 것은.”

 

자장대왈子長對曰 재방필문在邦必聞 재가필문在家必聞

자장이 대답했다. “나라에서 이름이 알려지고, 집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것입니다.”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시是 문야聞也 비달야非達也 “그것은 이름이 알려지는 것이지 깨달은 것이 아니다.

 

부달야자夫達也者 질직이호의質直而好義 사람이 깨달았다는 것은 바탕이 곧고 옳은 것을 좋아하며

찰언이관색察言而觀色 려이하인慮以下人 말과 얼굴빛을 살피면서 남의 밑에 들어갈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재방필달在邦必達 재가필달在家必達 부문야자夫聞也者 (그러면) 나라에서도 깨닫게 되고 집에서도 깨닫게 될 것이다.

 

색취인이행위色取仁而行違 대체로 알려진다는 것은 겉으로는 어진 모습을 보이고 행동은 어긋나면서도

거지불의居之不疑 (자신의 행동을) 의심하지도 않고 지내는 것이다.

재방필문在邦必聞 재가필문在家必聞 (그러면) 나라에도 이름이 알려지고 집에서도 알려지게 된다.”

 

►달達 통달하다. 다다르다, 깨닫다.

►문聞 듣다. 들리다. 여기서는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말한다.

►질직質直 바탕이 곧다. (내실하기 때문이다.)

►호의好義 옳은 것을 좋아하다. (밖에서의 행동으로 나타난다.)

►하인下人 사양하면서 남의 밑으로 들어가다

►색취인色取仁 겉으로 어진 모습을 취하다.

 

이름을 날리기에만 급급하여 진정한 깨달음에 이르지 못하고

겉으로만 어진척하는 위선에 빠져버리면 오명만 남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12-21)

번지종유어무우지하樊遲從遊於舞雩之下 왈曰 번지가 공자를 따라 무우대 아래에서 놀 때 말하기를

감문숭덕수특변혹敢問崇德修慝辨惑

“감히 인격을 높이고 사악함을 바로잡아 미혹함을 분별하려면 어떻게 하는지 감히 묻겠습니다.”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선재善哉 문問 “좋은 물음이다.

 

선사후득先事後得 비숭덕여非崇德與

일은 먼저하고 얻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는 것이 인격을 높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공기악攻其惡 무공인지악無攻人之惡 비수특여非修慝與

자기 잘못은 다스리고 남의 잘못은 따지지 않는 것도 사악함을 바로잡는 것이 아니겠느냐.

 

일조지분一朝之忿 망기신忘其身 이급기친以及其親 비혹여非惑與

한 때의 분노로 자신을 망치고 부모에게 까지 미친다면 (그것이 바로) 미혹함이 아니겠느냐.”

 

►번지樊遲 성은 번樊, 이름은 수須, 자는 자지子遲, 공자의 제자

►무우舞雩 기우제 또는 기우제를 지내는 제단

►수특修慝 사악함을 바로 잡는다.

►공攻 공격하다, 다스리다, 책망하다.

►일조一朝 한 때

►이급기친以及其親 근심을 부모에게까지 끼치게 한다.

 

옳은 일은 이득을 바라지 말고 앞장서며 남의 잘못보다는 나의 잘못을 반성하며

시정하는 것이 자신의 인격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하면서 한 때의 분노를 참지 못하면

자신을 망치는 것은 물론 부모에게도 화가 미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2-10)에도 자장이 비슷한 질문을 하였는데 그에 대한 대답은 다르다.

 

(12-22)

번지문인樊遲問仁 자왈子曰 번지가 인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애인愛人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문지問知 자왈子曰 (번지가) 지혜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지인知人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다.”

 

번지미달樊遲未達 자왈子曰 번지가 알아듣지 못하자 공자가 말했다.

거직착제왕擧直錯諸枉 능사왕자직能使枉者直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여 정직하지 않은 사람위에 두면 정직하지 않은 사람을 정직하게 할 수 있다.”

 

번지퇴樊遲退 견자하왈見子夏曰 번지가 물러 나와서 자하를 만나 말했다.

향야鄕也 오현어부자이문지吾見於夫子而問知 “전에 내가 선생님을 뵙고 지혜에 대하여 물었더니

자왈子曰 거직착제왕擧直錯諸枉 선생님께서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여 정직하지 않은 사람 위에 두면

능사왕자직能使枉者直 하위야何謂也 정직하지 않은 사람을 정직하게 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무슨 뜻입니까?”

 

자하왈子夏曰 자하가 말했다.

부재富哉 언호言乎 “여러 뜻이 담긴 말씀입니다.

순유천하舜有天下 순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

선어중選於衆 거고요擧皐陶 여러 사람 중에서 고요를 골라 등용하니

불인자不仁者 원의遠矣 어질지 못한 자들이 멀리 가버렸고

 

탕유천하湯有天下 선어중選於衆 거이윤擧伊尹 불인자원의不仁者遠矣

탕 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 여러 사람 중에서 이윤을 골라 등용하니 어질지 못한 자들이 멀리 가버렸습니다.”

 

►조錯 두다

►왕枉 굽다, 정직하지 못한 사람

►향야鄕也 앞서, 지난번

►순舜 오제의 마지막 군주, 성은 우虞, 이름은 중화重華, 효성이 지극하였으며 요임금으로부터 천하를 물려받았다.

►고요皐陶 자는 정견庭堅, 순임금의 신하

►탕湯 은나라 시조, 이름은 이履, 순임금 때 사도司徒인 계契의 자손

►이윤伊尹 이름은 지摯, 은나라 건국공신, 윤은 관직명

 

인은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고 지혜는 인재를 알아보고 이를 등용하여 인정을 베푼다는 뜻이다.

인재등용에 대하여는 위정 (2-19)에도 나와 있으며 여기서는 순임금이 고요를, 탕임금이 이윤을 등용한 것을 예로 들었다.

 

(12-23)

자공문우子貢問友 자왈子曰 자공이 벗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충고이선도지忠告而善道之 불가즉지不可則止 무자욕언毋自辱焉

“성실하게 타이르고 착한 길로 인도하되 듣지 않으면 그만두어라. 자신까지 욕되게 할 것은 없다.”

 

►충고忠告 남의 결함이나 잘못을 진심으로 타이름

►무毋 말라, 금지하다.

 

친구끼리는 서로 충고하며 바른 길로 인도하는 사이어야 한다.

그러나 친구가 잘못한 것을 고치도록 성실하게 타일러도 끝내 듣지 않는다면

그만두어 자신에게까지 욕됨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경계의 말이다.

진정한 친구라면 달리 말해야 하지 않을까.

 

(12-24)

증자왈曾子曰 증자가 말했다.

군자君子 이문회우以文會友 이우보인以友輔仁

“군자는 학문을 통하여 벗을 만나고 벗을 사귀어 인의 실천에 도움을 받는다.”

 

►증자曾子 성은 증曾, 이름은 삼參, 자는 자여子與, 공자의 제자

►회會 모이다. 모으다, 만나다.

►인仁 남을 사랑하고 어질게 하는 행동

►보輔 돕다, 힘을 빌리다.

 

군자에게는 文·友·仁의 일관된 길이 있는 것이다.

즉 벗은 학문을 통해 만나고 그 벗이 서로 의지할 수 있을 때 사람과의 관계가 원만해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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