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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4권 3-21

매월당 시집 제4권 3-21

3 우설雨雪 비와 눈

 

21 우중서회雨中書懷 우중에 생각난 것을 쓰다

 

만계풍랑야래다滿溪風浪夜來多 시내에 가득한 풍랑 밤 동안에 많아져서

모옥봉비내약하茅屋蓬扉奈若何 띳집의 사립문 그 어찌 할 거나?

란적소첨성가수亂滴小簷聲可數 처마에 어지럽게 떨어지는 소리 세겠는데

괴연신재벽운와塊然身在碧雲窩 흙덩이 같은 몸 푸른 구름 속에 있는 듯하네.

 

 

우중서회雨中書懷 비 오는 날에 글로 푸는 회포

 

온 계곡에 풍랑이 밤새도록 몰아치니

초가집 쑥대 사립문은 어떡해야 하나.

작은 처마에서 마구 떨어지는 빗방울을 헤아려 볼까나

이 몸 홀로 푸른 하늘 구름집에 산다네.

 

 

►봉비蓬扉 쑥대로 엮은 엉성한 사립문

►내약하奈若何 어찌하여

►난적亂滴 어지러이 떨어지는 빗방울

►가수可數 헤아리다.

►괴연塊然 홀로 있음.

►‘움집 와窩’ 움을 파고 지은 집, 굴窟

안락와安樂窩 북송北宋 소옹邵雍(1011-1077)이 자신의 집에 붙인 이름.

自號를 ‘안락安樂선생’이라 하고 시호가 강절康節로 소강절로 불리웠다.

 

●안락와가安樂窩歌

 

모옥반간임소요茅屋半間任逍遙 초가집 반만 짓고 소요하니

산로기구빈객소山路崎嶇賓客少 산중에 길이 험해 찾는 이 드물다

간적시무명화화초看的是無名花和草 잡초 속 무명화 바라보고

청적시지상호조규聽的是枝上好鳥叫 가지 위 새소리가 좋구나

 

춘화개득조春花開得早 봄꽃 일찍 피고

하선지두료夏蟬枝頭鬧 여름 매미 소리 따갑고

황엽표표추래료黃葉飄飄秋來了 누런 잎 날리니 가을이어라

백설분분동우도白雪紛紛冬又到 백설 분분 다시 겨울이다

 

탄인생嘆人生 용역로容易老 인생을 탄하니 쉽게 늙고

종불여개일좌終不如蓋一座 안락와安樂窩 모든 게 안락와에 있음 못하다

 

금기서화琴棋書畫 거문고 장기 서화요

어독경초漁讀耕樵 어독하며 논 갈고 나무하고

민래하변조悶來河邊釣 지끈하면 물가 낚시

한래파금고閑來把琴敲 한가하면 거문고 뜯네

 

갈일배다락도도喝一杯茶樂陶陶 차 한 잔 마시면 낙이 도도하고

아진파수산추도료我真把愁山推倒了 모든 근심이 사라지네

 

●안락음安樂吟

 

안락선생安樂先生 불현성씨不顯姓氏 안락선생은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수삼십년垂三十年 거락지사居洛之涘 30년을 낙수 강가에 살았는데

풍월정회風月情懷 강호성기江湖性氣 바람과 달을 품은 강호 기질이라

색사기거色斯其舉 상이후지翔而後至 이런 모습과 거동으로 나래 편 후 이르렀네.

 

무천무빈無賤無貧 무부무귀無富無貴 가난하거나 천함도 없고 부유하거나 귀함도 없으며

무장무영無將無迎 무구무기無拘無忌 보내고 맞이함도 없고 구속되거나 거리낌도 없어라

군미상우窘未嘗憂 음부지취飲不至醉 군색해도 걱정 없고 술 마셔도 취하지 않으니

수천하춘收天下春 귀지간폐歸之肝肺 천하의 봄 거두어 가슴에 돌이켰네.

 

분지자음盆池資吟 옹유천수瓮牖薦睡 분지에서 읊으며 옹기 창에서 잠을 청하고

소거상심小車賞心 대필쾌지大筆快志 작은 수레로 기쁘게 노닐며 큰 붓으로 즐거운 뜻 펴노라.

혹대접리或戴接籬 혹착반비或著半臂 혹 두건을 쓰거나 혹 반팔 옷을 입고

혹좌림간或坐林間 혹행수제或行水際 혹 수풀 사이에 앉거나 혹 물가를 거니노라.

 

락견선인樂見善人 락문선사樂聞善事 선한 사람 보길 즐기고 선한 일 듣길 즐기며

락도선언樂道善言 락행선의樂行善意 선한 말 즐기고 선한 뜻 행하길 즐기네.

문인지악聞人之惡 약부망자若負芒刺 남의 악을 들으면 가시덤불 등에 진 듯

문인지선聞人之善 여패란혜如佩蘭蕙 남의 선을 들으면 난초를 몸에 지닌 듯.

 

불녕선백不佞禪伯 불유방사不諛方士 선사에 기대지 않고 방사에도 굽히지 않고

불출호정不出戶庭 직제천지直際天地 집을 나서지 않아도 직접 천지에 닿네.

삼군막릉三軍莫凌 만종막치萬鍾莫致 삼군도 무시 못 하고 만금으로도 부를 수 없으니

위쾌활인為快活人 륙십오세六十五歲 쾌활한 사람 65세라네

 

 

●우중서회雨中書懷 비 내리는 중에 마음속 품은 생각을 쓰다

/운초雲楚 김부용金芙蓉(?-?)

 

일별성도뇌원사一別成都惱遠思 성도를 한번 떠난 뒤 그리움에 괴로운데

정화여우적비비庭花如雨滴霏霏 뜰의 꽃은 비처럼 부슬부슬 떨어지고

첨작수성용파몽簷鵲數聲慵罷夢 처마의 까치 소리에 느릿느릿 꿈에서 깨니

몽중귀로세여사夢中歸路細如絲 꿈속에 고향 갔던 길은 실처럼 가늘구나.

 

춘풍홀태탕春風忽駘蕩 봄바람은 화창하게 불어오는데

산일우황혼山日又黃昏 서산에는 또 하루해가 저문다

역여종부지亦如終不至 기다리는 님 소식은 끝내 없어도

유자석관문猶自惜關門 그래도 아쉬움에 문을 못 닫네

 

수양심처의창개垂楊深處依窓開 수양버들 휘늘어진 곳 창을 열고 기대니

소원무인장록태小院無人長綠苔 님 없는 뜰엔 푸른 이끼만 길게 자라네

렴외시개풍자기簾外時開風自起 주렴 밖으로 가끔 바람이 저절로 일어

기회착오고인래幾回錯誤故人來 님이 오시나 속은 게 그 몇 번이던고

 

 

평안남도 성천 기생 김부용金芙蓉. 기명 추수秋水. 자호 운초雲楚

연천 김이양金履陽(1755-1845 영조31~헌종11)의 첩실.

김이양金履陽은 1811년 57세 때 함경감사가 되어 1815년 1월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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