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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4권 3-20

매월당 시집 제4권 3-20

3 우설雨雪 비와 눈

 

20 사청사우乍晴乍雨 잠깐 갔다가 잠깐 비 온다

 

사청환우우환청乍晴還雨雨還晴 잠깐 갰다가 도로 비 오고 비 오다간 도로 갠다

천도유연황세정天道猶然況世情 하늘 일도 또한 그러하니 하물며 세상인심이랴!

예아편시환훼아譽我便是還毀我 나를 칭찬하다가 곧 나를 헐뜯고

도명각자위구명逃名却自爲求名 이름 피하는가 하면 문득 이름 구한다.

 

화개화사춘하관花開花謝春何管 꽃이 피고 꽃이 진들 봄이 어찌 상관하며

운거운래산부쟁雲去雲來山不爭 구름이 가고 구름이 와도 산은 다투지 않는다.

기어세인수기인寄語世人須記認 세인世人에게 말을 붙이노니 잘 기억하라.

취환무처득평생取歡無處得平生 어디서나 기뻐함은 평생에 득이 되느니라.

 

 

사청사우우환청乍晴乍雨雨還晴

잠시 개었다 비 내리고 내리다 다시 개니

하늘의 이치가 이럴진대 세상인심이야 어떠랴.

나를 높이다가는 곧 도리어 나를 헐뜯고

명리를 피하다가는 돌이켜 스스로 공명을 구한다.

 

꽃 피고 지는 것을 봄이 어찌 상관하겠는가

구름이 오고 구름이 가도 산은 다투지 않는 법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꼭 새겨두기를

기쁨을 취한들 평생 즐거움을 누릴 곳은 없다는 것을

 

 

►사청사우乍晴乍雨 맑다가 비 오다 함.

乍晴 오랜 비가 그치고 잠깐 갬

乍雨는 갑자기 비가 내림

 

►천도天道 천지자연의 도리.

►유연猶然 여전히. 아직도(=仍然). 히죽이. 미소 짓는 모습.

►세정世情 세상인심. 世俗에 관關한 마음. 世上 물정物情

 

빈거료시무상식貧居鬧市無相識

가난하면 시끄럽고 복잡한 시장 가운데 살아도 아는 사람이 없고

 

부주심산유원친富住深山有遠親

부자로 살면 산골짜기에 살아도 먼 곳에 있는 친구까지 찾아오지만

 

인의진종빈처단人義盡從貧處斷 사람의 의리는 다 가난한 데서 끊어지고

세정변향유전가世情便向有錢家 세상인심은 돈이 있는 집으로 향한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성심편省心篇

 

►도명逃名 이름이 나는 것을 피해 달아나다. 세속적 명성을 추구하지 않다.

이름 곧 명예를 피함. 지조를 지켜 세속과 화합하지 아니함.

 

법진명가득이문法眞名可得而聞 법진은 이름을 들을 수는 있어도

신난득이견身難得而見 몸은 만나기 어렵다.

도명이명아수逃名而名我隨 이름에서 도망쳐도 이름이 나를 따라오고

피명이명아추避名而名我追 명성을 피하려 해도 명성이 나를 쫓아오니

가위백세지사자의可謂百歲之師者矣 백세의 스승이라고 이를 만하다.

/<후한서後漢書ㆍ일민전逸民傳ㆍ법진法眞>

 

●설벽사기고취치자반곡사設辟邪伎鼓吹雉子斑曲辭

춤을 곁들여 연주하는 치자반곡 가사/이백李白

 

벽사기작고취경辟邪伎作鼓吹驚 벽사 광대 요란하게 북을 울려 놀라게 하고

치자반지주곡성雉子斑之奏曲成 치자반 연주곡이 어우러진다.

 

악이진신욕비명喔咿振迅欲飛鳴 까악 날갯짓하며 날아 우니

선금익扇錦翼 비단 깃 날개 짓한다.

웅풍생雄風生 거센 바람이 일고

쌍자동음탁雙雌同飮啄 ​두 암컷이 함께 마시고 모이를 쫀다.

 

교한수능쟁趫悍誰能爭 날래고 사나워서 누가 능히 다룰까

사향초중경개사乍向草中耿介死 차라리 풀 속에서 지조 있게 죽으리라.

 

불구황금농하생不求黃金籠下生 황금 조롱 안에서 사는 것을 구하지 않나니

천지지광대天地至廣大 천지는 지극히 광대하도다.

 

하석수물정何惜遂物情 자연의 물정을 따르는 것 어찌 아쉬워하랴

선권양천자善卷讓天子 순 임금이 천자를 물려주어도 선양은 사양했고

무광역도명務光亦逃名 탕 임금이 무광에게 천자의 자리를 물려주어도 달아났도다.

 

소귀광사회所貴曠士懷 귀한 것은 속 넓은 이의 마음이니

낭연합태청朗然合太淸 넓고도 맑아서 하늘과 합치하도다.

 

●귀왕관차년작歸王官次年作 왕관곡에 돌아온 다음해에 짓다/사공도司空圖(837-908)

 

난후소잔만가서亂後燒殘萬架書 난리 통에 서가 가득했던 책들 불에 타 버렸지만

봉전유자련오려峰前猶自戀吾廬 봉우리 앞엔 아직도 그리웠던 내 집이 있네.

망기점희봉인소忘機漸喜逢人少 기심을 잊으니 점점 만나는 사람 적은 게 좋은데

람경공련대학소覽鏡空憐待鶴疏 거울 보면 공연히 기다렸던 학발이 성글어지니 불쌍하구나.

 

고서지흔춘창만孤嶼池痕春漲滿 외딴 섬과 연못에는 봄물 가득했던 흔적 남았고

소란화운오청초小欄花韻午晴初 작은 난간과 꽃들이 개이기 시작한 오후의 운치를 더한다.

감가자적도명구酣歌自適逃名久 술 취해 노래하고 자적하며 이름 잊은지 오래라서

불필문다장자거不必門多長者車 문 앞에 고관대작의 수레가 많을 필요 없구나.

 

►화개화사花開花謝=화개화락花開花落. 꽃이 피고 짐.

 

화개화락이십일花開花落二十日 꽃이 피고 지기 스무날,

일성지인개약광一城之人皆若狂 성 안 사람들 모두 미친 듯하네.

/<백거이白居易 모란방牡丹芳>

 

(사청사우乍晴乍雨/김시습)와 비슷한 詩

花開花謝春何管 꽃이 피고 진들 봄이 어이 상관하며

雲去雲來山不爭 구름이 가고 옴을 산은 다투지 않네.

 

●석화음惜花吟 꽃이 아까워 읊다.

/복암宓庵 석釋 원감충지국사圓鑑沖止國師(1226-1292) 해동조계종海東曹溪宗 6世

 

랍월념륙초입곽臘月念六初入郭 음력 섣달 26일에 처음으로 성곽에 들어와

전두춘이칠십유삼일轉頭春已七十有三日 머리 돌리니 봄은 이미 70에 사흘이네.

 

거년금년동서천去年今年同逝川 지난해나 올해에도 계속하여 함께 지나가고

작일금일심분일昨日今日甚奔馹 어제도 오늘도 역말처럼 심하게 달려가네.

작일간화화시개昨日看花花始開 어제 꽃을 바라보니 처음 꽃이 피어나더니

금일간화화욕락今日看花花欲落 오늘 꽃을 바라보니 꽃이 떨어지려 하는구나.

 

화개화락불용석花開花落不容惜 꽃이 피었다 꽃 지는 것은 아낄 겨를도 없고

춘지춘귀수파착春至春歸誰把捉 봄이 왔다 봄이 돌아가는 것 누가 잡을 것인가.

세인단견화개락世人但見花開落 세상 사람은 다만 꽃이 피고 지는 것만 보고

부지신여화상약不知身與花相若 몸이 더불어 저 꽃과 같은 줄은 알지 못하네.

 

군불견君不見 그대 보지 못했는가?

조림명경과홍안朝臨明鏡誇紅顔 아침에 밝은 거울 임하여 홍안을 자랑하다가

모향북망최불삽暮向北邙催紼翣 저녁에는 북망을 향해 불삽을 재촉하는 것을

수신화개화락시須信花開花落時 모름지기 믿어라 꽃이 피고 꽃이 떨어질 때에

분명설개무상법分明說箇無常法 그것은 분명 저 무상한 법을 말하는 것이니라.

/<東文選> 6卷

 

●낙화고조부落花古調賦 낙화에 대한 옛 가락의 시/白居易(772-846)

 

유춘춘부주留春春不住 봄은 붙들어도 그 봄 머물지 않아

춘귀인적막春歸人寂寞 봄이 가면 사람만 적막해지고

염풍풍부정厭風風不定 꽃샘바람 싫어해도 그 바람 그치지 않아

풍기화소삭風起花蕭索 바람이 일면 꽃만 쓸쓸히 지고 마느니.

 

►하관何管 무슨 상관이냐. 무슨 관계랴.

►운거운래雲去雲來

 

운거운래천본정雲去雲來天本靜 구름은 가고 오나 하늘은 원래 청정하고

화개화락수상한花開花落樹常閑 꽃은 피고 지나 나무는 항상 한가롭다

/禪句 引用

 

►부쟁不争 싸우지 않다. 다투지 않다. 爭論할 필요가 없다. 말하지 않다. 괜찮다.

 

애기불행哀其不幸 노기부쟁怒其不争

1)동정을 하면서도 무기력한 모습에 화가 나다

2)딱하게 여기면서도 약한 모습에 분노가 일다

3)동정은 하지만 분발하지 않은 것에 분노를 느끼다

4)불쌍하지만 제구실 못하는 것에 성이 나다

 

●<老子 道德經> 81장

신언불미信言不美 진실한 말은 아름답게 꾸미지 않고

미언불신美言不信 아름답게 꾸민 말에는 진실이 없다.

 

선자불변善者不辯 참다운 사람은 변명을 하지 않고

변자불선辯者不善 변명을 잘하는 사람은 참다운 사람이 아니다.

 

지자부박知者不博 참으로 아는 사람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고

박자부지博者不知 많이 아는 사람은 참으로 알고 있지 못하다.

 

성인부적聖人不積 성인은 자신을 위해 쌓아두는 일이 없이

기이위인旣以爲人 남을 위함으로 더욱 있게 되고

 

기유유己愈有 기이여인旣以與人 기유다己愈多

남에게 무엇이든 다 주지만 그로 인하여 더욱 넉넉해진다

 

천지도天之道 이이불해利而不害 하늘의 도는 이롭게 하지만 해치지 않고

성인지도聖人之道 위이부쟁爲而不爭 성인의 도는 일을 행함에 다투지 않는다.

 

 

 

비 개다 말다 갰다 흐렸다

하늘도 이런데 하물며 세상 인정이야

 

앞에서 아부하고 뒤에서 헐뜯고

유명해지는 것 싫다더니 기회만 오면 쫒아간다

 

꽃이 피든 지든 봄은  상관 않고

구름이 가든 오든 산은 다투지 않는다

 

​전하노니 세상 사람들이 필히 새겨야 할 것이

즐거움을 얻으려 한다면 평생 어디서도 얻지 못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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