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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4권 3-22

매월당 시집 제4권 3-22

3 우설雨雪 비와 눈

 

22 풍우시선행風雨示善行 바람 비에 선행에게 보이다

 

소실엄봉문小室掩蓬門 작은 집 뺑 대문을 닫고서

요요대이언寥寥對爾言 적적해서 너를 대해 말한다.

정화개편락庭花開便落 뜰의 꽃은 피었다 곧 떨어지고

계초화환번階草划還繁 섬돌의 풀은 깎아도 도로 성한다.

 

묵좌시성숭默坐詩成崇 잠잠히 앉았는 것 시가 병 되어서

한면사불번閑眠事不煩 한가히 자니 일이 번거롭지 아니하다.

궁거수도호窮居誰道好 궁한 생활 누가 좋다고 이르겠느냐?

적우괴리번積雨壞籬樊 오랜 비에 울타리 무너졌구나.

 

 

►봉문蓬門 봉호蓬戶. 쑥으로 지붕을 이은 門. 가난한 사람이나 隱居하는 사람의 집.

남에게 대對하여 自己 집을 겸손謙遜히 이르는 말.

 

●객지客至 손님이 와서/소릉야로少陵野老 두보杜甫​(712-770 58세)

 

사남사북개춘수舍南舍北皆春水 집의 남쪽 북쪽이 온통 봄물인데

단견군구일일래但見群鷗日日來 보이는 것은 날마다 오는 갈매기 떼 뿐

화경부증연객소花徑不曾緣客掃 꽃길을 손님 맞고자 쓸어본 적이 없고

봉문금시위군개蓬門今始爲君開 사립문도 이제 처음 그대 위해 열었다오.

 

반손시원무겸미盤飧市遠無兼味 상 위 음식은 시장이 머니 변변한 게 없는데

준주가빈지구배樽酒家貧只舊醅 집도 가난해 술이라곤 묵은 막걸리뿐이오.

긍여린옹상대음肯與鄰翁相對飮 이웃 노인이랑 함께 마시는 게 괜찮다면

격리호취진여배隔籬呼取盡餘杯 울 너머로 소리쳐 불러 남은 잔을 비워 보세나.

 

►요요寥寥 매우 적다. 적막하고 공허한 모양.

적적고앵제행원寂寂孤鶯啼杏園 외로운 꾀꼬리 살구꽃 동산에서 쓸쓸히 울고

요요일견폐도원寥寥一犬吠桃源 무릉도원같이 복숭아꽃 핀 골에 한 마리 개는 한가로이 짖고 있네.

/<유장경劉長卿 과정산인소거過鄭山人所居>

 

●금강소우錦江疎雨/화잠華岑 진세현陳世顯(1854-1928)

 

요요강점반개비寥寥江店半開扉 쓸쓸한 주막, 반쯤 열린 사립문

소우무성수상미疎雨無聲水上微 보슬비 소리 없이 강물 위에 내린다.

장외무우현조거檣外無憂玄鳥去 돛대 밖엔 무심한 제비가 날고

사변유희백구귀沙邊有喜白鷗歸 모래톱엔 즐거운 듯 흰 갈매기 날아든다.

 

반공요양우사세半空搖揚雨絲細 허공에 흩날리는 실낱같은 빗줄기

고도안한기랑희古渡安閑起浪稀 옛 나루 한가하매 잔물결이 일렁인다.

시유어인혼망반時有漁人渾忘反 때가 되었어도 고기 잡는 이는 돌아갈 줄 모르고

사풍진일좌태기斜風盡日坐苔磯 비끼는 바람에 진종일, 이끼 낀 물가에 앉아있네.

/<화잠소창華岑消唱> 태양십이경太陽十二景 7경 錦江疎雨 금강에 내리는 보슬비

 

●대은암남지정고택大隱巖南止亭故宅/고죽孤竹 최경창崔慶昌(1539-1583)

 

문전거마산여연門前車馬散如烟 문전에 찾던 사람 연기처럼 흩어지고

상국번화미백년相國繁華未百年 영상자리 그 영화가 백년도 못 가는 구려

심항요요과한식深巷寥寥過寒食 적적한 골목길에 한식 같은 차가움 지나는데

수유화발고장변茱萸花發古墻邊 담장에 산수유 꽃만 모르는 듯 피었네.

 

►‘삿대 화, 그을 획, 쪼갤 과划’

►궁거窮居 은거하며 벼슬하지 않음.

 

●추일행차지상희증조자秋日行次池上戱贈釣者/야율주耶律鑄(1221-1285, 元)

 

수백궁거야수빈垂白窮居野水濱 들녘 물가에서 백발을 늘어뜨리고 숨어사는데

기의추수시룡진祇疑秋水是龍津 다만 고상한 풍모가 출세의 방편은 아닌지 의심스럽네

신구이사삼천세神龜已死三千歲 신이한 거북은 이미 죽어 삼천 년이 지났거늘

하사지간불고인何事持竿不顧人무슨 일로 낚싯대 잡고서 사람을 돌아보지 않는지

 

●수류시상酬劉柴桑/도연명陶淵明(365?-427?)

 

궁거과인용窮居寡人用 궁벽한 거처엔 사람의 왕래 적어

시망사운주시망사운주 때로는 사시절 운행조차 잊고 산다

 

문정다락엽門庭多落葉 문 앞뜰에 낙엽이 많이 쌓여

개연지이추慨然知已秋 감개하며 이미 가을이 왔음을 알았도다

 

신규울북유新葵鬱北牖 갓 핀 해바라기 북쪽 들창에 울창하고

가수양남주嘉穟養南疇 기쁘게도 벼는 남쪽 논에서 탐스럽게 자란다.

 

금아불위락今我不爲樂 지금 내가 즐거워하지 않으면

지유래세불知有來歲不 내년이 있을지 어찌 알겠는가

 

명실휴동약命室携童弱 아내에 일러 어린 것들 손잡고

량일등원유良日登遠遊 이 좋은 날 먼 소풍 길에 나서노라

 

414년 가을 연명 50세에 지은 詩로 유정지劉程之(354-410)는

자字 중사仲思 호號 遺民으로 시상령柴桑令 역임해 류시상劉柴桑으로 불렸다.

당시 廬山 동림사에서 수행 중이던 유유민劉遺民이 연명을 방문해 시로 화답.

 

►적우積雨 장마비. 임우霖雨. 적림積淋.

오랫동안 오는 비. 쌓이고 쌓인 오랜 근심.

 

재신주적우상잠宰臣奏積雨傷蠶 정승들이 장마비에 상한 누에같이 상주한다./<송사宋史>

 

●적우積雨 장맛비 매산梅山 홍직필洪直弼(1776-1852)

 

연우공강울미개烟雨空江鬱未開 빈 강에는 안개비가 자욱이 끼고

계정취색영신태階庭翠色暎新苔 정원엔 푸른빛 새 이끼가 덮였네.

한중역유관심사閒中亦有關心事 한가한 중에 또한 관심사가 생겨

좌간어주자왕래坐看漁舟自往來 고깃배 오고 감을 앉아 보고 있구나

 

●적우망천장작積雨輞川莊作​ ​장맛비 내리는 망천장에서 짓다/왕유王維(699-759)

 

적우공림연화지積雨空林煙火遲 장맛비 내리는 한적한 숲속 불 때기 더디지만

증려취서향동치蒸藜炊黍餉東菑 기장밥에 명아주 국 끓여 동쪽 밭으로 내 가네

막막수전비백로漠漠水田飛白鷺 넓디넓은 무논 위로는 흰백로들 날아 오가고

음음하목전황리陰陰夏木囀黃鸝 울창한 여름나무 사이로 꾀꼬리 노래 들리네

 

산중습정관조근山中習靜觀朝槿 산중생활 고요함 익숙해 아침엔 무궁화 보고

송하청재절로규松下清齋折露葵 솔 아래 깨끗한 집 짓고 이슬 머금은 아욱 뜯네

야로여인쟁석파野老與人爭席罷 촌 노인네 남들과 자리다툼 안 하는지 오랜데

해구하사경상의海鷗何事更相疑 바다 갈매기야 어이하여 자꾸 날 의심 하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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