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 唱】
금우내마조하존숙金牛乃馬祖下尊宿 금우는 마조 회하의 고승이었다.
매지재시每至齋時 자장반통自將飯桶 매일 점심때가 되기만 하면 손수 밥통을 들고
어승당전작무於僧堂前作舞 가가대소운呵呵大笑云 승당 앞에서 춤을 추며 껄껄 웃으며 말했다.
보살자끽반래菩薩子喫飯來 “수행자들아! 밥 먹어라.”
여차자이십년如此者二十年 금우는 이런 짓을 줄곧 20년 동안 하였다.
차도타의재십마처且道他意在什麼處 말해보라, 금우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약지환작끽반若只喚作喫飯 이를 단순히 ‘밥 먹어라’라는 뜻으로 생각한다면
심상고어격고尋常敲魚擊鼓 평소에 木魚를 두드리고 북을 두드리는 것도
역자고보의亦自告報矣 또한 밥 때를 알리는 것이다.
우하수경자장반통래又何須更自將飯桶來 작허다기량作許多伎倆
그런데 무엇 때문에 손수 밥통을 들고 와서 숱한 재주를 피우는 것일까?
막시타전마莫是他顛麼 이는 그가 미친 게 아닐까?
막시제창건립마莫是提唱建立麼 아니면 하나의 명제를 제시 하고 있는 것인가?
약시제창차사若是提唱此事 만일 본분사를 제시하는 것이라면
하불거보화왕좌상何不去寶華王座上 왜 寶華王座(설법 상) 위에서 선상을 두드리고
고상수불敲床豎拂 불자를 세우지 않았을까?
수요여차작십마須要如此作什麼 이처럼 해서 무엇 하려는 것이었을까?
금인수부지今人殊不知 고인의재언외古人意在言外
요즈음 사람들은 옛사람의 뜻이 말 밖에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하불차간조사당시何不且看祖師當時 초래저제목도십마初來底題目道什麼
왜 그들은 달마조사가 처음 붙인 제목이 무엇이었는가를 살펴보지 않을까?
분명설도分明說道 달마는 분명히 말했다.
교외별전教外別傳 “교敎 밖에 따로 전해지는 가르침이 있으니
단전심인單傳心印 오직 심인心印(진리의 핵심)만을 전한다.”
고인방편古人方便 야지교이직절승당거也只教爾直截承當去
옛사람(금우)의 방편이란 그대들에게 대뜸 알도록 하였는데
후래인망자복탁後來人妄自卜度 편도便道
후세 사람들은 헛되이 스스로 헤아리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리유허다사那裏有許多事 “거기에(本分事) 뭐 대수로운 일이야 있겠나.
한즉향화寒則向火 열즉승량熱則乘涼 추우면 불 쪼이고 더우면 시원한 바람 쏘이며
기즉끽반飢則喫飯 곤즉타면困則打眠 배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잠잔다.”
약임마이상정若恁麼以常情 의해전주義解詮註
이와 같은 상정常情으로 뜻풀이를 하고 주석을 붙이면[義解詮註]
달마일종達磨一宗 소토이진掃土而盡
달마의 일종一宗은 땅을 쓸어버린 듯 없어질 것이다.
부지고인不知古人 이는 옛사람을 모른 것이다.
향이륙시중向二六時中 념념불사念念不捨 요명차사要明此事
하루 종일 끊임없이 잊지 않고 이 일(本分事)을 밝히려 했다는 점을.
설두운雪竇云 설두가 말한
수연여차雖然如此 “그렇기는 하지만
금우불시호심金牛不是好心 금우는 마음씨가 좋지 않다”는
지저일구只這一句 다소인착회多少人錯會 한 구절을 많은 사람들은 잘못 알고 있다.
소위제호상미所謂醍醐上味 이른바 으뜸가는 제호의 맛이란
위세소진為世所珍 우사등인遇斯等人 번성독약翻成毒藥
세상에서 최고인데 이런 사람을 만나면 도리어 독약이 되는 경우이다.
금우기시락초위인金牛既是落草為人 금우는 한 수준을 낮추어서 사람을 지도하였는데
설두위십마도雪竇為什麼道 불시호심不是好心
설두는 무엇 때문에 “마음씨가 좋지 않다”고 말하였을까?
인십마각임마도因什麼卻恁麼道 무엇 때문에 이처럼 말하였을까?
납승가수시유생기시득衲僧家須是有生機始得
납승이라면 반드시 쌩쌩한 정신[生機]이 있어야 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금인부도고인전지今人不到古人田地 지관도只管道
요즘 사람들은 옛사람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고도 이렇게 말한다.
견십마심見什麼心 유십마불有什麼佛
“무슨 마음을 보며 무슨 부처가 있단 말인가.”
약작저견해若作這見解 만일 이런 견해를 지닌다면
괴각금우로작가료야壞卻金牛老作家了也 금우 노작가를 헐뜯는 일이니
수시자세간시득須是子細看始得 반드시 자세하게 보아야 할 것이다.
약지금일명일若只今日明日 구쾌사자口快些子 무유료기無有了期
오늘도 내일도 입으로만 지껄인다면 깨칠 기약이 없을 것이다.
후래장경상당後來長慶上堂 승문僧問 그 뒤 장경이 상당 법문을 하자 어떤 스님이 물었다.
고인도古人道 보살자끽반래菩薩子喫飯來 의지여하意旨如何
“옛사람(금우)은 ‘보살아! 밥 먹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뜻은 무엇입니까?”
경운慶云 대사인재경찬大似因齋慶讚
“재齋로 인하여 축하하고 찬양하는 것과 똑같구나.”
존숙가특살자비尊宿家忒殺慈悲 루두불소漏逗不少
존숙께서(장경) 너무도 자비로움이 많아 적잖은 허물을 지었다.
시즉시是則是 인재경찬因齋慶讚
(대답이) 옳기는 옳지만 “재로 인하여 축하하고 찬양했다”하니
이차도爾且道 경찬개십마慶讚箇什麼
그대들은 말해보라. 축하하고 찬양했던 것이 무엇인가를.
간타설두송운看他雪竇頌云 설두의 송을 살펴보라.
►고어격고敲魚擊鼓
‘魚’ 목어木魚
‘鼓’ 고전대고庫前大鼓(고방庫房 앞의 큰 북)
►막시타전마莫是他顛麼 ‘莫是 ~ 麼’ ~한 것이 아니겠는가?
‘顚’ 전광癲狂(미치다) 전도顚倒. 실성하다. 제정신이 아니다.
►보화왕좌寶華王座 설법상의 설법좌
►고상수불敲床竪拂
고격법좌敲擊法座 수기불자竪起拂子
법좌를 치고 두드림과 불자를 세워 일으킴이니
병시선가상용적시기혹응기동작並是禪家常用的示機或應機動作
모두 이 선가에서 상용하는 시기示機 혹 응기應機의 동작임.
범지선기작략泛指禪機作略 널리 선기의 작략을 가리킴.
►수요여차須要如此 이런 짓을 하다.
►망자妄自 함부로, 멋대로.
►복탁卜度 헤아리다.
►구쾌사자口快些子 개달음을 얻은 것처럼 입으로만 지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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