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停雲 4首
<序>
정운停雲 사친우야思親友也 <멈추어 선 구름>은 친한 벗을 그리워하는 4수의 시다.
준담신료罇湛新醪 술통에 새로 빚은 막걸리가 괴어 있고
원렬초영園列初榮 뜰에는 갓 피어난 꽃이 늘어서 있는데
원언부종願言不從 친구가 생각나도 만날 수 없어
탄식미금歎息彌襟 가슴에 탄식이 가득하다
其1
애애정운靄靄停雲 비구름 모여들어
몽몽시우濛濛時雨 봄비 부슬부슬 내리네.
팔표동혼八表同昏 사방이 온통 어두컴컴해지고
평로이조平路伊阻 평탄한 길이 꽉 막혀 버렸네.
정기동헌靜寄東軒 조용히 동쪽 창가에 기대어
춘료독무春醪獨撫 봄 막걸리를 홀로 마시네.
량붕유막良朋悠邈 아득히 멀리 있는 좋은 벗 생각하며
소수연저搔首延佇 목을 길게 빼고 미적거리며 기다리네.
►정운停雲 멈추어 선 구름, 엉켜서 흩어지지 않는 구름
►초영初榮 갓 피어난 꽃
►원언願言 늘 그리워하다 생각나다. ‘言’ 語氣를 길게 끄는 어조사
►미금彌襟 가슴에 가득하다
►애애靄靄 구름이 뭉게뭉게 모여 있는 모양. ‘구름 피어오를 애靄’
►몽몽濛濛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모양. ‘가랑비 올 몽濛’
►시우時雨 때에 맞추어 오는 비, 봄비
►팔표八表 8방의 끝, 온 천지
►이조伊阻 꽉 막히다. ‘험할 조阻’
►유막悠邈 아득히 멀리 있다
►소수搔首 머리를 긁적이다. 초조하거나 번뇌하는 심정.
몽글몽글 저 구름
흐릿흐릿 해지면 비 오니
천지간 분간이 되지 않고
평지 길이 다 막히네.
조용히 동쪽 창에 기대어
봄에 담근 탁주 한잔 잡고
아득히 멀리 있는 벗
머리 긁으며 기다려 본다.
其2
정운애애停雲靄靄 모여드는 비구름에
시우몽몽時雨濛濛 소나기 내려 연무가 자욱하니
팔표동혼八表同昏 8방은 혼미해져 분간이 안 되고
평륙성강平陸成江 들판의 한 가운데도 강으로 변하였네.
유주유주有酒有酒 술을 좋아하니 술은 넉넉하다.
한음동창閒飲東窗 동헌의 창가에서 한가로이 술을 마시다가(閒↔閑)
원언회인願言懷人 그대의 견해를 듣고 싶어 사람을 보내려 하니
주차미종舟車靡從 배나 수레로 모시러 갈 수가 없네.
►평륙平陸 평탄한 땅.
►원언願言 그리워하다. 생각나다. ‘言 어조사.’
►회인懷人 마음에 있는 사람을 생각함.
►미종靡從 좇아갈 수 없다. ‘쓰러질 미靡 하지 못한다.’
뭉게구름 몽글몽글
장맛비로 흐릿해 지면
천지는 혼돈되고
평지가 강이 되네
담근 술이 있어
한가하게 동창에서 마셔본다
가슴에 품었던 사람 있지만
배와 수레를 조용히 매어두네.
其3
동원지수東園之樹 동쪽 정원에 심은
지조재영枝條載榮 유자나무 가지는 세력이 왕성해져
경용신호競用新好 겨룸을 행하며 새로워짐을 좋아하니
이이여정以怡余情 여가 시간을 참으로 기쁘게 하네.
인역유언人亦有言 사람들도 또한 견해를 가지고
일월어정日月於征 세월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 가담하는데(於↔于)
안득촉석安得促席 무탈함을 얻으려면 속히 자리를 만들어
설피평생說彼平生 저 편의 평탄한 삶에 대해 이야기 해보세.
►이이以怡 즐겁게 하다. ‘기쁠 이怡’
►안득安得 어찌하면 ~할 수 있나. ‘安 어찌’
동쪽 동산의 나무
가지와 줄기 다시 무성하다
다투어 새것 좋은 것을 쓰서
내 마음을 기쁘게 한다.
사람들은 또 말 한다네
세월은 가는데
어찌 자리를 재촉하여
저 평생을 말하려는가.
동쪽 정원의 나무들이 다시 번성하고 있습니다.
남은 기분을 달래기 위해 새롭고 좋은 것들을 사용해 경쟁하세요.
사람들은 또한 태양과 달이 행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와 함께 앉아 그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其4
편편비조翩翩飛鳥 가볍게 훨훨 나는 새들도
식아정가息我庭柯 정원의 메밀 잣 밤나무만 집착하여 생활하고
렴핵한지斂翮閒止 날개를 접고 한가로이 앉아
호성항화好聲缸和 소리로 동의하며 서로 잘 어울리듯(항아리 항缸↔相)
기무타인豈無他人 어찌 다른 사람 없겠소만 그대가 생각남은
념자실다念子實多 참으로 그대는 도량이 넓기에
원언불획願言不獲 견해를 묻고 싶지만 때가 마땅치 않으니
포한여하抱恨如何 어찌해야 원통한 생각을 되돌릴 것인가?
►편편翩翩 새가 펄펄 나는 모양.
►염핵歛翮 날개 죽지를 거두다. ‘거둘 염(렴)歛’ ‘깃촉 핵翮’
►포한抱恨 한을 품음.
►여하如何 어찌하는가.
펄펄 나는 새
우리 뜰의 나무 끝에 쉰다.
죽지를 내리고 한가히 앉아
좋은 소리 서로 즐기니
어찌 다른 사람은 없을까
그대를 생각하는 일 정말 많도다.
말해도 얻지 못한다고 하니
한을 품어본들 어찌하랴
진晉 원흥元興 3년(404) 40세에 지은 시로 그 해 2월 유유劉裕가 내란을 일으켜
도연명은 시상柴桑의 옛집에 머물면서 병란으로 친구를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표현한 시이다.
'漢詩 > 도연명陶淵明' 카테고리의 다른 글
4言詩 3 영목榮木 (0) | 2025.02.09 |
---|---|
4言詩 2 시운時運 (0) | 2025.02.09 |
<도연명집陶淵明集> 목차 (0) | 2025.02.09 |
도연명의 삶 (1) | 2025.02.09 |
<도연명집陶淵明集>과 판본 (0) | 2025.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