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목榮木 4首 무궁화
영목榮木 염장로야念將老也 무궁화는 장차 늙어 감을 염려하는 시이다.
일월추천日月推遷 세월이 흘러
이복구하已復九夏 벌써 여름이 돌아왔지만
총각문도總角聞道 젊은 시절에 도를 들었으나
백수무성白首無成 머리가 희어지도록 이룬 것이 없다.
►구하九夏 여름. 여름 세 달이 모두 구순九旬(90일)이므로 구하라고 한다.
其一
채채영목采采榮木 무성하게 핀 무궁화
결근우자結根于玆 이곳에 뿌리를 (단단히) 내렸네(于↔於)
신요기화晨耀其華 새벽엔 그 꽃이 빛나더니
석이상지夕已喪之 저녁엔 벌써 시들었네.
인생약기人生若寄 인생도 나그네 길이니
초췌유시顦顇有時 때가 되면 몸이 야위고 파리해질 터.
정언공념靜言孔念 고요히 깊이 생각해보니
중심창이中心悵而 내심 서글퍼만 지네.
►채채采采 무성하여 많은 모양. 색채가 화려한 모양. 눈부신 모양 ‘풍채 채/캘 채采’
►영목榮木=목근木槿. 무궁화. 꽃이 활짝 핀 나무.
►자玆 이. 이에. 검다. 해(年). ‘무성할 자/이 자, 검을 현玆’ ‘무성할 자茲’
►신晨 새벽(아침). 닭이 울다.
►요耀 빛나다. 빛내다. 빛.
►상喪 죽다. 복을 입다. 널. 잃다. 망하다. 여기서는 '시들다'로 풀이함.'
►인생약기人生若寄(=人生如寄) 인생은 나그넷길이다. 인생은 잠시 왔다 가는 것. 인생무상. 인생은 짧다.
人生若寄 인생은 더부살이 같다.
인생기일세人生寄一世 사람의 한 평생은 더부살이 순간에
엄홀약표진奄忽若飆塵 사라지는 폭풍속의 먼지다./<고시19수 중 제4수>
인생홀여기人生忽如寄 인생은 홀연 머물렀다 가는 것과 같으니
수무금석고壽無金石固 목숨은 쇠나 돌처럼 단단하지 못하다네./<고시 19수 중 제13수>
►초췌顦顇 야위다. 수척하다.
►정언靜言 고요히. ‘言 어세를 고르는 조사’ 정언사지静言思之 말없이 곰곰이 생각함.
►공념孔念 깊이 생각하다. 곰곰이 생각하다. ‘공孔 깊다’
►창이悵而=창연悵然. 슬퍼하다. 원망하다. 희망을 잃다. ‘而는 어미조사語尾助词’
부성하게 자란 무궁화
이 땅에 뿌리 내리고
아침에는 화려한 꽃을 피우나
밤에는 벌써 시드네.
잠시 기우하는 인생도
이내 때가 되면 늙고 시들고 마니
조용히 깊이 생각해보면
가슴 속이 처량해 진다
其二
채채영목采采榮木 무성하게 핀 무궁화
어자탁근於玆托根 이곳에 뿌리를 맡겼네.
번화조기繁華朝起 무성하게 아름다운 꽃 아침에 피더니
개모부존慨暮不存 슬프게도 저녁엔 시들어 없네.
정취유인貞脆由人 곧음과 무름은 사람으로 말미암고
화복무문禍福無門 화복의 문은 (정해진 게) 없으니
비도갈의匪道曷依 도가 아니면 어찌 따를 것이며
비선해돈匪善奚敦 선이 아니면 어찌 힘쓰리오?
►탁托 받치다. 괴다. 맡기다. 핑계 삼다.
►번화繁華 번성하고 화려함. 초목이 무성하여 아름다운 꽃이 핌. 사람의 少壯 시절
►개慨 분개하다. 슬퍼하다. 피로한 모양. 시원시원하다.
►정취貞脆 바르고 굳다. 무르고 부스러지다. ‘연할 취脆’
►화복무문禍福無門 화와 복에는 문이 따로 없다.
유인자초惟人自招 오직 사람이 불러 오는 것이다.
화복무문禍福無門 화와 복은 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유인소소唯人所召 오직 사람이 부르는 바에 달렸다./<春秋左氏傳. 襄公23년>
►비匪=非 강도. 경솔하다. ~이 아니다. 아니
►갈의曷依 어찌 따르며
‘갈曷 어찌. 언제. 누가. 어찌~하지 아니하냐?(=何不~) 해치다’
‘의依 의지하다. 돕다. 힘이 되다. 사랑하다. 비기다. 좇다(따르다).편하다’
►해돈奚敦 어찌 힘쓰랴.
‘해奚 어찌. 어느. 왜. 무엇. 어떻게. 여자종’
‘돈敦 도탑다. 진을 치다. 힘쓰다. 감독하다. 성내다. 정성. 권하다’
싱싱하고 무성한 무궁화나무가, 여기에 뿌리를 얹고 있네.
많은 꽃 아침에 피어나더니, 한스럽게도 저녁 되자 없어지네.
곧음과 여림은 사람에게 달린 것이나, 화와 복은 일정한 문도 없이 들어오네.
올바른 도가 아니라면 어찌 의존할 것이며, 훌륭한 일이 아니라면 어찌 힘쓰겠는가?
其三
차여소자嗟予小子 아아, 난 못난 사람.
품자고루稟玆固陋 타고난 품성이 고루하여
조년기류徂年旣流 나이 먹고 (세월은) 이미 흘러갔으나
업부증구業不增舊 학업은 예전보다 늘지 않았네.
지피불사志彼不舍 (학업의) 뜻을 그만두지는 않았으나
안차일부安此日富 이처럼 날마다 (술에 취해) 편안히 지냈으니
아지회의我之懷矣 내가 생각하기에도
달언내구怛焉內疚 슬프고도 마음이 괴롭구나.
►차嗟 탄식하다. 한탄하다. 아아 한숨짓다. (부름을 나타내어)어이. 이봐.
►여予 나(1인칭 대명사=我)
►소자小子 아이. 아들이 부모에 대해 '자기'를 일컫는 말. 스승이나 어른이 '제자'나 '손아랫사람'을 부르는 말.
수양이 부족한 사람. '남'을 업신여겨 부르는 말. 여기서는 '못난 사람'으로 풀이함.
►품稟 품성禀性. 천성天性. 주다. 녹미. 받다. 타고난 성품. 사뢰다.
►고루固陋 견문이 좁다. 고루하다. 완고하고 식견이 없음.
►조년徂年 왕년往年. 지나간 해. 옛날.
여기서는 '나이를 먹다'로 풀이함. ‘조徂 가다. 지나가다. 시작하다. 죽다. 비로소’
►류流=유서流逝. 유수처럼 빨리 사라짐.
►지피불사志彼不舍
‘지志 도道와 善에 정진하는 것’ ‘彼 道와 善’ ‘불사不舍 멈추지 않다. 포기하지 않다.
►일부日富 술 취해 나날이 부유해진 듯 착각함.
‘부富 가멸다. 풍성풍성하다. 성하다. 가득차서 많다. 어리다. 부자. 행복’
피혼부지彼昏不知 우매하고 지각없는 사람은
일취일부壹醉日富 매일 취해서 행패를 부리네(한번 취하면 날마다 만족하다)
/<詩經·小雅·小宛>
►회懷 품다. 마음. 생각. 길들이다. 편안히 하다. 둘러싸다. 다다르다. 오다. 보내다.
►달怛 슬프다. 비통하다. 놀라다. 근심하다.
►내구内疚 (마음속의)멍. 매듭. 가책을 느끼다. ‘구疚 오랜 병. 꺼림하다. 괴롭다. 괴로워하다’
아! 나는 보잘 것 없는 자이니 이렇게 고루한 천성을 타고났다네.
지난 세월 이미 흘렀건만 학업은 전보다 늘지 않았네.
도와 선에 뜻을 두어 멈추지 않으려 하였으나 술에 취하여 안일함에 빠졌다네.
나의 심회여, 마음속의 가책이 슬프구나.
其四
선사유훈先師遺訓 공자님이 남긴 가르침을
여기운추余豈云墜 내 어찌 잊으랴.
사십무문四十無聞 사십에도 (명성을) 듣지 못한다면
사부족외斯不足畏 이도 경외할 가치가 없으니
지아명거脂我名車 내 좋은 수레에 기름칠하고
책아명기策我名驥 나의 뛰어난 천리마를 채찍질하여
천리수요千里雖遙 천릿길이 비록 멀다 해도
숙감부지孰敢不至 누가 감히 이르지 아니하랴?
►선사先師 세상을 떠난 스승. 공자孔子. 전대前代의 현인.
►유훈遺訓 옛 사람이 끼친 교훈. 고인이 남긴 훈계.
►여余 나. 음력 4월. 나머지(餘). 餘의 속자俗字.
►기豈 어찌. 그. 바라다. 일찍이. 화하다.
►운추云墜 ‘之墜’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추墜 저버리다. 포기하다’ 여기서는 '잊다'로 풀이함.
►사십무문四十無聞 사십, 오십이 되어서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다면
사부족외斯不足畏 그 또한 두려워할 만한 사람이 못된다.
사십오십이무문언四十五十而無聞焉 사오십에도 학문과 덕으로 이름이 나지 않으면
사역부족외야이斯亦不足畏也已 그런 사람은 무서울 것이 없느니라/논어論語 자한子罕
‘사斯 이. 어조사. 쪼개다. 떠나다. 희다. 천하다. 잠시. 다하다. 죄다’
►지脂 기름. 기름기가 돌다. 기름을 치다. 영화榮華. 노력하여 얻은 소득. 입술연지. 두 달 난 태아.
►책策 채찍. 채찍질하다. 지팡이를 짚다. 대쪽. 책. 명령서. 적다. 세우다. 제비(심지). 회초리.
►명기名驥 명예의 천리마千里馬. 천리마를 공명功名에 비유함. ‘기驥 천리마. 뛰어난 인물’
►요遙 멀다. 길다. 거닐다. 가다.
►숙孰 누구. 어느. 익다. 어느 쪽이냐. 도탑다.
►감敢 감히. 감히~하다. 굳세다. 감히~하지 아니 하랴.
공자께서 남기신 가르침을 내 어찌 저버리겠는가.
마흔에도 이름이 알려지지 못한다면 두려워할 사람이 못 된다 하였네!
내 명예의 수레에 기름칠 하고 내 명예의 준마에 채찍을 가하리.
천리 길 비록 멀다 해도 어찌 감히 가지 않으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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