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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도연명陶淵明

5言詩 11. 연우독음連雨獨飮

연우독음連雨獨飲 연일 내리는 비에 혼자 마시며

운생회귀진運生會歸盡 삶이라는 것은 목숨이 다하면 죽게 마련이라고

종고위지연終古謂之然 예로부터 그렇게 말하여 왔다.

세간유송교世間有松喬 세상에 오래 산 적송자와 왕자교가 있었지마는(間↔界)

어금정하간於今定何間 지금에는 정작 어디에 있는 것인가?

 

고로증여주故老贈余酒 친한 노인이 내게 술을 주며

내언음득선乃言飲得仙 마시면 신선이 될 것이라고 하네.

시작백정원試酌百情遠 한 잔 마시니 온갖 정이 멀어지고

중상홀망천重觴忽忘天 다시 한 잔 술에 홀연히 하늘도 잊었노라

 

천기거차재天豈去此哉 하늘이 어찌 이 곳을 떠나겠느냐!

임진무소선任真無所先 참 본성에 맡기니 하나 되었을 뿐.

운학유기익雲鶴有奇翼 기이한 날개 달고 구름을 탄 학 같이

팔표수유환八表須臾還 천지팔방을 삽시간에 휘돌고 온 느낌이로다.

 

자아포자독自我抱茲獨 나 홀로 그런 마음 가슴에 품고

민면사십년僶俛四十年 애써 살아온 게 사십 년이라네.

형해구이화形骸久已化 이미 몸은 늙어 시들었으나

심재복하언心在復何言 마음은 그대로니 무슨 말을 하리오.

 

►연우連雨 연일 내리는 비

►운생회귀진運生會歸盡 생이라는 것은 당연히 목숨이 다하면 죽게 되는 것. ‘귀진歸盡’ 죽음

►종고終古 예로부터.

►세간世間 세상. 유정有情의 중생衆生이 서로 의지依支하며 살아가는 世上

►송교松喬 전설 속의 선인仙人인 적송자赤松子와 왕자교王子喬를 말한다.

 

►적송자赤松子 전설 속의 선인仙人. <漢書 안사고顔師古>의 주注에

적송자선인호야赤松子仙人號也 적송자는 선인仙人의 호號이다.

신농시위우사神農時爲雨師 신농씨神農氏 때에 우사雨師였다. 라고 하였다.

 

음식으로 물을 먹고 옥으로 옷을 해 입은 적송자는 신농에게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견디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금화산金華山에 살다가 스스로 몸을 태워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왕자교王子喬 <태평광기太平廣記> 제4권 신선神仙4에 실려 있으며 그 첫 부분은 다음과 같다.

왕자교자王子喬者 주령왕태자야周靈王太子也 왕자교는 주나라 영왕의 태자이다.

호취생작봉황명好吹笙作鳳凰鳴 생황을 잘 불어 봉황의 울음소리를 낼 수 있었다.

유이낙지간游伊洛之間 도사부구공道士浮丘公 이수와 낙수 사이를 노닐었는데 도사인 부구공이

접이상숭산接以上嵩山 삼십여년三十余年 그를 데리고 숭산에 올라 30여 년을 지냈다.

 

►어금於今 지금至今

►고로故老 가까이 사는 친한 노인을 말한다.

►시주試酌 첫 잔

►중상重觴 거듭되는 술잔.

►임진任眞 참 본성에 맡기다. 자연의 순리에 맡기다.

 

►운학雲鶴 구름 속의 학.

►팔표八表 8方의 구석. 땅의 끝.

►민면僶俛 애써 ~ 하다. 노력. ‘힘쓸 민僶’ ‘힘쓸 면俛’

►형해形骸 사람의 몸과 몸을 이룬 뼈.

►심재心在 자연의 본성에 맡긴 마음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임.

 

 

연우독음連雨獨飮은 원흥元興3年(404)의 작품이다.

도연명이 모친상을 당하던 때이며 그때의 작품은 영목榮木과 정운停雲 등이 있다.

 

연일 내리는 비 때문에 집에 머물며 술 취한 후의 심경을 읊은 시로 40년 동안 세파에 시달려

몸은 늙고 시들었으나 마음은 하늘과 일체가 되어 변하지 않고 그대로라며 신선의 경지를 즐기고 있다.

 

 

●비 오는 날 읊는 한시漢詩

1. 연우독음連雨獨飲 연일 내리는 비에 혼자 마시며/도연명陶淵明

운생회귀진運生會歸盡 삶이라는 것은 목숨이 다하면 죽게 마련이라고

종고위지연終古謂之然 예로부터 그렇게 말하여 왔다.

세간유송교世間有松喬 세상에 오래 산 적송자와 왕자교가 있었지마는

어금정하간於今定何間 지금에는 정작 어디에 있는 것인가?

 

2. 남목위풍우소발탄柟木爲風雨所拔歎 남柟나무가 비바람에 뽑힌 것을 한탄하다/두보杜甫

동남표풍동지지東南飄風動地至 동남풍의 회오리바람 땅을 진동하여 불어오니

강번석주유운기江翻石走流雲氣 강물 뒤집히고 돌 구르며 구름 나는 듯이 달려왔네.

간배뇌우유력쟁幹排雷雨猶力爭 줄기는 우레와 비 물리쳐 힘써 다투었는데

근단천원기천의根斷泉源豈天意 뿌리가 물 근원에서 끊겼으니 어찌 하늘의 뜻이 아니겠는가.

 

3. 매우梅雨 초여름 장마/두보杜甫

남경서포도南京西浦道 남경南京 서포犀浦 길에는

사월숙황매四月熟黃梅 4월에 황매黃梅가 익어가네.

잠잠장강거湛湛長江去 깊고 푸른 물은 장강으로 흘러가고

명명세우래冥冥細雨來 어둑하게 가랑비가 내리네.

 

4. 우雨 비/두보杜甫

만목운심은萬木雲深隱 나무란 나무는 구름 속에 깊이 숨어 있고

연산우미개連山雨未開 연이은 산에는 비가 아직 개이지 않았네.

풍비엄부정風扉掩不定 바람에 사립문은 닫아도 고정되지 않고

수조과잉회水鳥過仍回 물새들은 지나가더니 되돌아오네.

 

5. 우부절雨不絕 그치지 않는 비/두보杜甫

명우기과점세미鳴雨既過漸細微 천둥치던 비 지나가고 차츰 가늘어지더니

앙공요양여사비映空搖颺如絲飛 어두컴컴한 하늘에서 실처럼 흔들리며 날리네.

계전단초니불란階前短草泥不亂 섬돌 앞 작은 풀은 흙탕물에 더러워지지 않고

원리장조풍사희院裏長條風乍稀 뜰 안의 긴 가지에 바람이 잠시 잠잠해지네.

 

6. 추우탄秋雨歎 3首 가을비를 탄식하다/두보杜甫

난풍장우추분분闌風長雨秋紛紛 이리저리 부는 바람과 오랜 비가 가을을 어지럽히니

사해팔황동일운四海八荒同一雲 온 세상이 모두 똑 같은 구름이구나.

거마래우부복변去馬來牛不復辨 가는 말과 오는 소를 구별 못하겠는데

탁경청위하당분濁涇清渭何當分 흐린 경수와 맑은 위수를 어찌 구별할 수 있을까.

 

7. 미우야행微雨夜行 이슬비 내리는 밤길/백거이白居易

막막추운기漠漠秋雲起 어두운 가을 구름 일고

초초야한생稍稍夜寒生 점차 밤의 한기가 스며드네.

단각의상습但覺衣裳濕 다만 옷 젖는 줄 알겠으나

무점역무성無點亦無聲 빗방울도 빗소리도 없다네.

 

8. 야우夜雨 밤비/백거이白居易

조공제부헐早蛩啼復歇 초가을 귀뚜라미 울다가 다시 멈추고

잔등멸우명殘燈滅又明 희미한 등불 꺼질 듯 또 밝아지네.

격창지야우隔窗知夜雨 창 너머 밤비 내리는 줄 알겠네.

파초선유성芭蕉先有聲 파초 잎에 빗방울 소리 먼저 들리네.

 

9. 음호상초청후우飲湖上初晴後雨 2首 개인 후 비 내려 서호의 배 위에서 술을 마시다/소식蘇軾

조희영객염중강朝曦迎客豔重岡 아침 햇살이 손님을 맞이하니 겹겹 산들은 아름답고

만우류인입취향晚雨留人入醉鄉 저녁 비는 나를 붙잡아 취중 별천지로 데려가네.

차의자가군불회此意自佳君不會 이런 마음 나 홀로 즐거움을 그대들은 모르니

일배당촉수선왕一杯當屬水仙王 술 한 잔을 수선왕水仙王에게 권하노라.

 

10. 적우망천장작積雨輞川莊作 장맛비 내리는 망천의 별장에서 짓다/왕유王維

적우공림연화지積雨空林煙火遲 장맛비 내리는 텅 빈 숲, 밥 짓는 연기 느리더니

증려취서향동치蒸藜炊黍餉東菑 명아주 삶고 기장밥 지어 동쪽 밭으로 나른다.

막막수전비백로漠漠水田飛白鷺 끝없는 논 위에는 백로가 날고

음음하목전황리陰陰夏木囀黃鸝 어둑어둑한 여름나무에 꾀꼬리 운다.

 

11. 부득賦得 모우暮雨 송리주送李冑 저녁 비:이주李冑를 보내다/위응물韋應物

초강미우리楚江微雨裡 초강楚江은 가는 비 속에 흐르고

건업모종시建業暮鐘時 건업建業에 저녁 종이 울릴 때

막막범래중漠漠帆來重 막막한 가운데 돛단배가 무겁게 오고

명명조거지冥冥鳥去遲 어둠 속에 새는 더디 떠난다.

 

12. 공무도하公無渡河 임이여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백李白

대우리백천大禹理百川 우禹 임금이 뭇 강물 다스릴 적에

아제불규가兒啼不窺家 아이가 울어도 집에 들르지 않았다네.

쇄단인홍수殺湍堙洪水 급류의 속도를 줄이고 홍수를 막아

구주시잠마九州始蠶麻 온 땅은 비로소 누에 치고 삼도 심었네.

 

13. 야우기북夜雨寄北 비 내리는 밤 북녘에 부치다/이상은李商隱

군문귀기미유기君問歸期未有期 그대 돌아올 날 물었건만 기약할 수 없구려

파산야우창추지巴山夜雨漲秋池 파산에 밤비 내려 가을 못에 물 불어나오.

하당공전서창촉何當共剪西窗燭 언제쯤 서창에서 함께 촛불 심지 자르며

각화파산야우시卻話巴山夜雨時 파산의 밤비 오던 때를 다시 얘기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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