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移居 2首
其一
석욕거남촌昔欲居南村 옛날 남촌에 살고자 했는데
비위복기택非爲卜其宅 그 집에 대하여 점을 쳤기 때문이 아니다.
문다소심인聞多素心人 소박하고 진실한 사람 많다기에
락여수신석樂與數晨夕 즐겁게 자주 아침저녁으로 함께 하고자 하였다.
회차파유년懷此頗有年 몇 년을 벼르고 원하다가
금일종자역今日從玆役 오늘 비로소 이사하였다.
폐려하필광幣廬何必廣 가난한 내 집 클 필요 없고
취족폐상석取足蔽牀席 잠자리 눕힐 터전 있으면 족해
린곡시시래鄰曲時時來 노상 이웃 사람들 찾아와서
항언담재석抗言談在昔 옛 일을 큰 소리로 담론하며
기문공흔상奇文共欣賞 신기한 글을 감상하고
의의상여석疑義相與析 의심나는 뜻은 서로 함께 따져본다.
►이거移居 의희義熙 6년(410)에 남리南里로 이사 했을 때 시.
►남촌南村=남리南里. 심양潯陽 부근의 땅.
도연명은 원래 상경上京에 살고 있었으나 화재를 당해서 이리로 이사를 했다.
►복卜 거북의 등을 태워서 길흉을 점침.
►소심인素心人 소박한 인심을 지닌 사람들.
►수신석數晨夕 아침저녁으로 자주. 서로 만나는 것이 잦은 것을 말한다.
►종자역從玆役 이 이사하는 일에 따름.
►폐려幣廬 보잘 것 없는 집. 나의 집.
►인곡鄰曲 이웃 사람들. 안연년顔延年, 은경인殷景仁, 방통龐通 등
►항언抗言 소리를 높여 말한다.
其二
춘추다가일春秋多佳日 봄가을에는 좋은 날씨 많으니
등고부신시登高賦新詩 오늘도 높은 곳에 올라 시를 읊노라.
과문갱상호過門更相呼 문 앞을 지나며 서로 불려 들여
유주짐작지有酒斟酌之 술 따라 잔 권하며 마시노라.
농무각자귀農務各自歸 농사일 바쁠 때는 각자 밭에 가고
한가첩상사閑暇輒相思 한가롭게 틈이 나면 서로 생각하여
상사즉피의相思則披衣 친구 생각에 이내 옷 걸치고 찾아가
언소무염시言笑無厭時 담소하며 물릴 줄을 모르네.
차리장불승此理將不勝 이렇게 사는 도리 가장 좋거늘
무위홀거자無爲忽去玆 아예 이곳에서 나갈 생각 말아라.
의식당수기衣食當須紀 의식은 마땅히 내 손으로 벌어야 하니
역경불오기力耕不吾欺 애써 농사지으면 반드시 보답 있으리.
봄가을은 좋은 날이 많아, 높은 곳에 올라 새로운 시를 짓는다.
문앞을 지나가면 서로 부르고, 술이 있으면 그 술을 따른다.
►가일佳日 좋은 날. 기후가 좋은 절구絶句의 날.
►등고부신시登高賦新詩 높은 곳에 올라 새로 시를 짓다.
►피의披衣 옷을 걸쳐 입고 앞섶을 손으로 쥐고 친구를 찾아간다.
►차리장불승此理將不勝 이 마음 비길 대 없이 즐겁다.
리理는 의意와 같으며 취趣와 같은 정도의 가벼운 뜻. 반드시 道理가 아니다.
►기紀 엄하게 다루어 나가야 한다는 뜻. 즉 衣食은 엄숙하게 내 손으로 농사지어야 한다는 말.
►오불기吾不欺 나를 속이지 않음. 바라는 것이 이루어 짐.
록흠립逯钦立의 <도연명사적시문계년陶渊明事迹诗文系年>과 곽유삼郭维森의 <도연명년보陶渊明年谱>에 의하면
그는 의희义熙 원년(405) 팽택령彭泽令을 버리고 시상柴桑으로 돌아와 상경리上京里 고향 전원에 살고 있었다.
의희义熙 4年(408) 6月 陶渊明이 隐居한 上京의 旧宅에 불이나 잠시 배를 집으로 하였다.
两年 后 심양浔阳 남리南里(今江西 九江城外)의 南村 村舍로 이사하였다.
<移居 2首>는 陶渊明이 전원으로 옮겨 온 때부터 다시 南村으로 옮겨 와 오래지 않아 지은 연작시로
안제安帝 의희义熙 6年(410)에 쓴 것으로 당시 그는 46세였다.
이 2수는 모두 南村 이웃과 지내는 즐거움을 적었고 또한 각각 치중하는 부분이 있다.
첫째는 新居가 비록 허름하고 누추하나 南村에는 심지담박心地淡泊(마음의 본바탕이 慾心이 없고 깨끗하다)한
사람이 많아서 그들과 화목하게 아침저녁을 보내고 담고론금谈古论今을 즐거움으로 하는 것을 적었다.
둘째는 이사한 후 이웃과 화목하게 살면서 바쁠 때는 각자가 衣食을 경영하고 힘써 밭을 가나
한가한 때는 수시로 내왕하고 담소에 물리지 않는 흥미를 적었다.
이 시는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즐거운 기분이 가득하다.
<옮겨 살다>
1
옛적에 남촌에서 살고자하였으니
그 집을 선택함이 풍수지리에 의해 결정한 집은 아니다.
순수한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듣고
많은 나날들을 더불어 즐기려 함이었다
이러한 마음을 품은지 자못 여러 해가 되었으니
오늘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이루게 되었다.
황폐한 집이 어찌 넓을 필요가 있을까
평상과 돗자리를 가릴만하면 족하리
이웃들이 수시로 오고
왁자지껄 옛 일들을 이야기해 댄다
기이한 글들은 함께 기뻐하며 즐기고
도리에 의문이 생기면 서로 더불어 풀어보리라
2
농사일로 각자 돌아가지만, 한가한 틈이 나면 문득 서로가 생각난다.
서로가 생각나면 바로 옷을 걸치고 찾아가고, 담소하면 물릴 때가 없다.
이러한 이치가 어찌 아름답지 아니한가? 홀연히 여기를 떠나가지 않을 것이다.
입고 먹는 것은 마땅히 기획하고 관리하여야 할 것인데, 힘써 밭을 갈면 내가 보기 흉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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